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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이응노의 60년대 추상화전 열려

고암 이응노(1904-1989)는 1950년 후반 유럽으로 떠나기 전에 석양의 강을 바라보며 `영원히 이런 자연에 파묻혀 살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떠나는 자의 감회가 짙게 배어나는 말이다. 이후 고암은 자연 사랑과 고향 동경을 작품에 용해시켰다.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24일부터 12월 21일까지 `60년대 이응노 추상화전, 묵(墨)과 색(色)'을 개최해 고암이 1960년대 중반에 그렸던 소품 중심으로 전시한다. 이들 작품이 일반에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작의 시기를 더 좁히면 1962년부터 67년까지라고 할 수 있다. 고암이 동백림 사건에 연루된 게 67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획 배경이 좀더 쉽게 이해된다. 출품작은 `구성' `풍경' `사람들' 등 120여점.
이때는 1950년대에 구상회화에 치중했던 고암이 70년대의 문자추상과 80년대의 `인간' 시리즈로 넘어가는 과정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번 전시작은 자연사생에서 비롯된 반(半)추상 수묵담채가 대부분이나 형태가 완전히 사라진 추상화와 자모로 구성된 문자추상도 일부 포함돼 있다.
부인 박인경씨는 '고암 선생의 작품은 시기별로 경향을 구분하기 힘들 만큼 상호 연결되거나 반복되곤 했다'면서 '구태여 60년대 중반의 예술세계를 얘기하자면 자연에 문자와 사람을 끌어들이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암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동물을 이 무렵에 주로 그렸다. 산, 마을, 숲과 같은 인근 산야에 관심을 두었는가 하면 씨 뿌리는 사람, 여인 등 일상의 인간에도 시선을 던졌다. 더불어 기러기, 코끼리같은 동물세계와 봄, 여름 등 계절변화도 주제로 삼았다.
문자추상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한 점도 주목된다. 단순히 글씨가 아니라 획과 점을 빈 공간에 자유자재로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형태미를 찾고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여백을 중시하거나 화면을 가득 채우는 여러 시도가 엿보인다. 한지로 콜라주한 다음 그 위에 수묵담채로 그리는 기법도 구사되고 있다.
미술관은 이번 가을전시로 60년대까지를 아우른 뒤 내년에는 70년대 예술세계로 넘어갈 예정이며 내후년에는 고암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다채롭게 개최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한편 박인경씨는 프랑스의 문화예술에 기여한 점이 인정돼 지난 7월 파리시장으로부터 공로상 금상을 받았다. ☎3217-5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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