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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秋期의 홍조 - 나 이쁘죠?

성남시 박춘원산부인과 원장 박춘원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선 아주머니는 부채질을 연신해도 가라앉지 않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때문에 무척 곤혹스러운듯 했다.
이마에서부터 목 뒤까지 흘러내리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는데에도 많은 힘을 쓰고 계셨다.
햇살이 화창한 대낮인데도 "술 한 잔 걸쳤냐"는 짖궂은 농담을 사람들로부터 들은지 벌써 4개월째... 얼굴이 시도때도 없이 달아올랐다 내렸다 하는 덕분이다.
가뜩이나 열대야 덕분에 잠 못 이루는 요즘 심장이 두근거리고 밤잠이 오질 않아 누워있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앉아계신다고 한다.
자식들과 남편 뒷바라지에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이제 '내 인생은 어디 갔나' 라는 허탈함과 함께 이제 제 자리를 찾아 떠난 자식들을 보내놓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우울함과 흥분이 교차하기도 한다.
온 몸이 피곤하고 나른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매달 찾아오던 월경도 없어지면서 더 이상 여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도 끝난 듯해 더 맥이 빠지는 듯하다.
진료실에서 눈물을 흘리시며 '여자의 인생이 왜 이리 힘드냐고, 이젠 끝이 아니냐고' 물으시던 아주머니...
폐경과 함께 찾아온 갱년기 증상인지라 필요한 검사를 시행후 아주머니께는 호르몬제를 복용하도록 해드렸다.
조금은 생기있는 얼굴로 한달이 지나 다시 진료실을 방문하셨다.
"밤에 잠도 잘 자고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도 좋아졌고 기분도 좋다"며 " 여자로서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다시 태어난 기분이예요"라고 말했다.
얼굴에 다시 발그레한 홍조를 띄고 계시는 그 아주머니의 모습은 인생의 원숙미를 가득담은 思秋期의 어여쁜 홍조였다.
"이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제 건강 제가 지키며 열심히 살거에요"라며 진료실 문을 나서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참으로 예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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