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어학연수 중일 때였다. 늦잠을 밥 먹듯 하는 한국인 룸메이트가 어느 날은 투표를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는 첫 재외선거였다. 역사적인 그 순간 나는 해외에 체류 중이었기에 특별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국에 있을 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투표를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기에 그러한 친구의 모습에 충격이 더 컸던 것인지 저녁으로 먹은 음식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다. 재외선거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외국에서 생활하면 그 생활에 적응하여 살아가기에 바쁘므로 정작 한국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지 않냐는 것이다. 누가 출마해서 어떤 공약을 내세우는지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해외에서 장기든 단기든 체류해본 사람은 안다. 되레 밖에 있을 때 애국심이 높아진다는 것을. 그렇다면 내가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사소하지만 값진 ‘투표’이다. 외국에 있을지언정 그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오로지 그 실체적이지 않은 영광을 위해 금쪽같은 시간을 내어 투표를
경북 안동시는 술과 음식이 매우 발달하였는데 이는 많은 반가(班家)에서 제사(祭祀)를 치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교를 나라의 근본으로 삼은 조선은 조상의 숭배에 대한 제사를 중요하게 여겼다. 조선시대 제사음식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두부(豆腐)로 지금과 달리 고급음식으로 취급되었다. 두부 역사는 고대 한나라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고대에서는 목축업이 발달하지 않아 우유를 구하기 힘들어 콩으로 만든 두유를 대용하였고 거기서 물기를 빼면 두부가 된다. 아마 우리나라에 두부가 들어온 것은 고려 원간섭기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사찰은 두부의 제조기술이 발달하게 되는데 승려들이 고기를 먹을 수 없기에 단백질 섭취를 두부로 대신했기 때문이다. 이에 왕릉의 근처에는 두부를 만드는 곳으로 근처 사찰을 지정하거나, 없으면 새로 사찰을 건축하여 조포사(造泡寺)라 하였다.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억압을 받던 사찰은 능원원당사찰로 지정되면 왕실로부터 지원과 보호를 받게 되어 지정되는 것을 싫어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1907년 고종이 퇴위되고 왕실의 권위와 권력이 약해져 원찰(願刹,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사찰)에 대한 지원이 왕실로부터 끊어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농작물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꽃매미와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등 외래해충 창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최근 안성, 화성, 가평 등 도내 6개 지역에서 ‘외래 매미충류 월동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에서 건너온 외래해충인 꽃매미알의 월동생존율이 역대 최고치인 88.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겨울철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비율인 월동생존율은 2014년 68.9%, 2015년 82.2%, 지난해 81.2%였다. 게다가 수량도 20%나 증가했다. 증가원인은 지난겨울의 기온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난 12월부터 1월까지 경기지역 평균기온은 1.6℃였다. 이는 평년 평균인 1.2℃보다 0.4℃ 높은 것이다. 월동을 마친 알들은 5월쯤 부화해 복숭아나 포도나무를 비롯한 과수와 가로수 등에 붙어 수액을 빨아먹으며 생육을 방해하고 배설물을 싸놓아 농작물의 상품성을 떨어트리는 등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혐오감까지 준다. 과일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에서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천적이 없어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꽃매미 외에도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등 농작물 피해를
설원(雪原)의 아침일기 /강중훈 뉠까. 구순九旬을 넘긴 노모의 머리칼 같은 새벽 선잠 깬 침실 창을 살며시 열고 그것들 사이로 당신을 떠나보내던 이별과 그 이별들이 숨죽이던 간절함과 모락모락 피어오를 아침 햇살 속으로 하얗고 하얗게 서리를 뒤집어 쓴 채 계절을 잊고 피어나버린 구절초 한 송이. - 강중훈 시집 ‘털두꺼비하늘소의 꿈’ 그리움은 보이지 않는 형상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는 그 실체 앞에 서면 마음이 더욱 안타까워진다. 그리움은 내 안에 각인된 이미지다. 잠시라도 스쳤던 사람이 남긴 어느 한 모습이다. 하물며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 남기고 간 모습은 영원히 지울 수 없다. 시인은 밤새 내린 눈으로 설원이 된 바깥 풍경을 보며 당신을 떠나보내던 시간을 생각한다. 하얗게 밝아진 새벽은 ‘구순(九旬)을 넘긴 노모의 머리칼 같은 새벽’이며 ‘선잠 깬 침실 창을 살며시 열고 그것들 사이로 당신을 떠나보내던 이별’의 순간이다. 그 이별들이 숨죽이던 간절함 속에는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역사의 한 장면이 있다. 그리하여 ‘모락모락 피어오를 아침 햇살 속으로&rs
중국 고전에 나오는 중국이라는 말은 천자가 직접 다스리는 곳, 즉 나라의 중심을 의미하였을 뿐 국가의 명칭은 아니었다. 중국이 나라의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청나라 시대였다. 정식으로 국가 명칭이 된 것은 1911년 신해혁명 이후 중화민국, 약칭으로 중국이라고 하면서부터다. 우리는 중국 하면 대륙기질을 떠올린다. 느긋하고 쉽게 화내지 않고 또 금세 잊어먹지 않는, 큰 규모와 긴 안목을 가진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들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연예인들의 공연 제한으로 시작해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영업정지, 한국여행 금지, 화장품 수입제한 등 전 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 자발적 불매운동처럼 보이게 하고, 전면적 수입금지가 아니라 교묘하게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롯데가 부지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사드배치를 못했을 리 없다. 이런 치졸한 조치들을 보면 전혀 대국답지 않다. 우리 중간재를 수입하여 가공수출하는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소비재나 연예, 스포츠 등에만 제재를 가하는 것 모두 속이 들여다보인다.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은 전혀 중국답지 않아 사드는 지상 40-150㎞에서 적
라이파이(산호) 의사 까불이(김경언) 땡이(임창) 짱구박사(추동성) 고인돌(박수동) 꺼벙이(길창덕) 독고탁(이상무) 각시탈(허영만) 고바우(김성환)…. 60, 70년대 아이들의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들이다. 그 시대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만화 속 주인공들을 보며 울고 웃고 꿈도 키웠다. 1980년대 컬러 TV시대가 열리면서 종이 만화시대가 한풀 꺾이고 ‘만화영화’ 전성시대를 맞는다. 공상과학 만화영화 ‘마징가Z’를 필두로 ‘로보트 태권V,’ 역경 딛고 자라나는 착한 고아소녀 이야기 ‘캔디’, 꿈·지혜·용기를 준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등등. 주제가는 초등학생들은 물론 대학교 체육대회 때 자연스레 응원가가 될 정도였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일본 만화영화도 덩달아 황금기를 맞은 것도 비슷한 시기다. “자라나는 세대의 정서와 사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 속에서도 일본 만화영화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중 ‘은하철도 999’의 인기는 단연 최고였다. 2221년을 배경으로 철이가 영원히 사는 ‘기계 인간’이 되고자 은하철도 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과정을 그린 이 만화는 ‘영생과 인간다움’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져, 만화를 뛰어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대외환경이 혼란스럽고, 국내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으며, 국내 부동산 경기전망도 좋지 않다. 막대한 가계부채에 국제금리가 올라가면서 외환 및 금융시장도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부양책을 강하게 추진한다면 강달러가 될 것이고 달러부채가 많은 글로벌 기업과 국가에 충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해외로 눈을 돌려 경기전망이 좋은 국가의 부동산이나 증권에 투자하여 자산을 운용한다면 훌륭한 재테크 방법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자산관리 전문가들도 글로벌 주식 분산투자가 수익성과 안전성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투자국의 화폐가치가 오른다면 환율로 인한 차익도 누릴 수 있다. 해외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 차익을 실현한 경우 세금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본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여 수익을 올린 경우에도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원리에 따라 당연 과세된다. 5년 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양도차익에 대해 우리 세법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 해외 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국내자산의 매각과는 큰 틀은 비슷하지만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26일 실시된 책임당원 현장투표 참여율이 18.7%로 나타났다. 한국당 김광림 경선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현장투표에 18만1천473명의 책임당원 중 3만3천937명이 참여해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선출된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선거인단 투표율 41.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기록이다. 각각 이정현, 황우여 당 대표를 선출했던 2016년 8·9 전당대회(20.7%), 2012년 5·15 전당대회(14.1%)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6천928명이 투표한 경북의 투표율이 25.4%로 가장 높았다. 경남(5천529명·23.8%), 광주(150명·21.6%), 전남(238명·20.8%), 충북(1천361명·20.4%), 강원(1천471명·18.7%), 대구(2천924명·18.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저조한 투표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보수 진영이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지면서 당 안팎으로 침체한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이날이 일요일이라는 점도 작용했다는 것이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김 위원장은 투표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해 26일 전북에서 실시된 두 번째 순회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압승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경선에서 유효투표수 3만287표 가운데 2만1천996표(72.63%)를 얻어 7천461표(24.63%)에 그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큰 표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830표(2.74%)에 그쳤다. 안 전 대표가 전날 광주·전남·제주 경선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전북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호남대전’에서 2연승을 거둠에 따라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이 유력시된다. 안 전 대표는 전날 광주·전남·제주 경선 결과를 합산한 누적 득표에서도 5만9천731표(64.60%)를 얻어, 손 전 대표(2만1천707표, 23.48%)와 박 부의장(1만1천25표, 11.92%)을 큰 표차로 앞섰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광주·전남·제주에 이어 이날 전북지역 경선에서도 압승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권을 교체하라’, ‘문재인을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는 26일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혁명을 일으켜 불안한 국민에게 희망을 되찾아 주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오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정의당 대선 승리 전진대회에서 “어제 광화문 광장에 또 촛불이 켜졌다. 국민이 쉽게 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권이 미덥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겨울 국민은 촛불을 들고 새누리당을 깨트렸고 대통령을 파면시켰지만 우리 국민은 아직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촛불이 꺼지면 작은 승리라도 날아갈까 봐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탄핵 등으로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을 지배해왔던 기득권 질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은 변화를 갈망하고 있고 변화에 응답하기 위해 제가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심상정) 대통령 되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 적당히 장관 한자리 하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 있게 패배주의와 적당주의를 싹 걷어내고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