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그 의무를 이행할 때에는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해야 한다. 세무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도 또한 같다.” 국세기본법에 나와있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세법에 적용할 때 가장 흔한 사례는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를 신뢰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 납세자에게 과세관청이 공적인 견해와 반대되는 행위를 한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본다. 최근 조세심판례를 보자. 납세자 주장에 따르면 주택을 양도한 납세자가 양도소득세 신고를 위해 세무서에 방문해 상담을 받았는데, 담당 공무원은 1세대1주택 비과세가 적용된다고 상담해 줬다고 한다. 이에 따라 비과세로 신고했는데, 과세관청이 나중에 비과세 적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양도소득세 및 가산세를 고지한 사건이다. 납세자는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을 주장하며 가산세 부과취소를 요구했으나, 조세심판원은 양도소득세는 납세자의 신고에 의해 확정되는 세목으로, 과세관청의 개별 납세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 신고안내는 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정의무사항이 아니고, 납세자의 편의를 위한 행정서비스에 불과한 점을 들어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위 사례에서 납세자는 세무공무원의 말을 신뢰하고 그에 따라 비과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학교폭력을 목격했거나 경험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었던 학교폭력이 왜 없어지지 않고 우리곁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 학교폭력을 4대 사회악 중 하나로 정하고 이에 대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경찰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SNS, 휴대폰 문화에 익숙한 학생들의 학교폭력의 형태는 대부분 학교에서만 일어나던 예전과는 달리, 방과후에도 이어지는 등 학교 내에서만의 예방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어떠한 절차와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 피해학생 스스로가 피해사실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고, 피해사실을 접하거나, 목격한 사람 또한 이를 알리는 것이다. 실례로, 공원에서 싸우던 아이들도 같은 학교 동급생이었고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아 폭력을 행사하였고 이를 목격한 다른 학생이 경찰에 신고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교육부에서 진행한 2016년 제1차 학교폭력실태 조사를 한 결과 학교폭력은 전년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신체폭행, 사이버폭력, 심부름 강요, 집단따돌림 등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피해사실을 지인에게 알리거나 경찰,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비율 증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올해도 어김없이 불조심 강조의 계절이 왔다. 매년 발생하는 다양한 화재 건수 중 약 20% 이상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주택화재이다. 주택화재의 원인은 전자제품의 폭발, 합선, 음식물 조리 등 다양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원인은 ‘내 집에는 불이 나지 않을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닐까 한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 정부는 2011년 8월 4일 신설되었던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2012년 2월에 개정하여 신규주택에 기초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고 기존 주택에도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초소방시설의 구매와 설치 방법은 매우 쉽다. 먼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마트, 온라인쇼핑몰을 통하여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둘째, 설치 방법으로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침실,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천장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선진국들은 기초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를 시행한 후 주택화재 사망률이 40∼80%까지 줄어들었음을 볼 수 있다.
근대화를 통한 급속한 도시성장은 원도심과 도시재생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만들었다. 도시재생이란, 신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도심에 지속가능한 도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회적 재생과 낡은 시설을 개선하는 공간적 재생을 도입하여 쇠퇴한 도시를 경제·사회·환경적으로 새롭게 부흥시키는 사업이다. 원도심의 도시재생은 우리사회의 대표적 관심사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제도적으로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안적 도시발전의 한 형태인 도시재생은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 예술, 역사 등 인간의 감성적인 측면에 호소하는 창조산업의 경제적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문화예술이 효과적인 도시재생 도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일본 가나자와시 시민예술촌 등이 문화예술과 연계하여 성공한 대표적 도시재생 사례이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관광산업과 융복합하여 도시 재생을 위한 새로운 인구를 유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예술을 활용한 도시재생은 막대한 자본을 들이지 않고 감성요소를 활용하여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문화예술을 통한 재생은 도시의 새로운
휴대폰과 인터넷시대를 맞아 사회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휴대폰을 이용하며 생활해 간다. 심지어는 부부와 자녀관계도 휴대폰의 역할이 크다. 도시인들은 물론이고 농어촌의 사람들도 이의 의존도가 높아진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생활환경을 존중하여 원만한 신뢰의 공동체를 증진시켜가기 위해서 노력해 가야한다. 성남지역 53곳 마을 공동체 활동가와 시민 1천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즐기는 축제가 열린다. 모든 시민들이 대화를 통해서 신뢰의 사회관계를 조성해가기 위해서이다. 26일 성남시청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서 시민들의 공동체의식을 높여가는 계기가 되어야할 때이다. 성남시는 마을 만들기 활성화와 공동체 문화 확산을 위해 시청 로비와 의회건물에서 ‘제4회 행복마을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원만한 인간관계를 통한 새로운 행복 찾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번 행사기간에 마을사람들 관계는 행복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진다. 이 기간 중에 전시마당과 공연마당을 개최한다. 그리고 마을마당과 화합마당 및 시민참여마당이 진행되어 이웃과 시민들의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된다. 자신이 거주하는
겨울이 시작됐다. 먹고 살만 한 사람들은 추위를 피해 따듯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거나 스키장, 온천을 찾아 겨울 낭만을 즐기지만 없는 사람들은 겨울이 고통스럽다. 배고픈 사람들, 주머니가 빈 사람들은 더 춥다.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해 방안에서도 옷을 껴입고 산다. 한기가 골수까지 파고 들어온다. 물론 이 한기를 치유할 수 있는 1차적인 조건은 경제적인 풍요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풍요 속에 산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 현실에서는 빈부의 차이가 극심하다. 특히 자손이 없거나 버림받은 홀몸노인과 병마에 신음하는 빈곤층, 노숙자들에게 겨울은 가혹하다. 따라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가와 이웃, 사회의 따듯한 보살핌, 즉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사랑의 힘이다. 사사랑의 힘은 고통과 증오, 심지어는 병마까지 몰아내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는 온통 증오와 불신, 슬픔으로 뒤덮여 있다. 게다가 경제마저 바닥을 치고 있다. 청와대부터 정부 고위층들이 무능하고 부패돼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그 사례이다. 지난 12일 100만 촛불집회, 19일 85만 촛불집회에 이어 오는 26일 2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
청춘 /오은 거센소리로 머물다가 된소리로 떠나는 일 칼이 꽃이 되는 일 피가 뼈가 되는 일 어떤 날에는 내 손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내 손은 내가 아니니까 내 마음이 아니니까 자유는 늘 부자연스러웠다 몸의 부기를 빼는 일 마음을 더는 일 다시 예사소리로 되돌아가는 일 꿈에서 나와 길 위에 섰다 아직, 꿈길 같았다 - 오은 시집 ‘유에서 유’ / 문학과지성사 ‘청춘’이란 말에는 설렘과 불안이 공존한다. 무작정 튀어나가려는 에너지와 미지의 세상에서 미숙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는 불안. 그러나 에너지가 한 발 앞서기에 청춘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마음과 몸의 일사분란, 아니 머리가 결정하기 전에 몸이 먼저 시작하는, 그러므로 실수의 연속이며 스스로 용서하는 실수이다. 그 숱한 실수를 밑천으로 본격적인 삶의 궤도에 진입해야하므로. 이상한 ‘부기’에 조종되어 매사에 바쁘고 매사가 삐걱거리지만 ‘칼이 꽃이 되’는 ‘피가 뼈가 되’는 바쁘게 흘러가는 청춘!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에 ‘아직, 꿈길’같기만 한,
자기를 태워 서민들의 추위를 달래주고 외로움을 떨쳐준다고 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연탄.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연탄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그는 또 ‘연탄 한 장’이라는 시에선 ‘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삶이란/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이라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영혼의 연탄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담기도 했다. 한때 연탄은 겨울철을 나기 위한 필수품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맘때면 집집마다 식구 수에 따라 수백 장씩 미리 들여놓기도 했다. 가스와 석유가 난방을 책임지고 있는 요즘에 비추어 볼 때 먼 옛날 얘기처럼 들리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그랬다 ‘국민 연료’로 인기를 끌었던 연탄은 1988년 이후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다양한 신생 난방 에너지의 출현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연탄이 필요한 곳이 많
한때 보고 즐거워하며 아끼던 그림이 있었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속임수에 불과했다. 그림 뒤의 실세는 관객들의 호감을 끌기 위해 요리조리 변장술을 부렸고, 눈요기가 주는 얕은 만족감에 취해 관객들은 그림 뒤 실세의 존재도 잊고, 심지어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은 채 그림을 바라보며 즐거워했다. 역사에서, 예술작품 뒤의 실세는 종교인이었던 적도 있고, 왕이나 귀족이었던 적도 있었다. 명작들의 대부분이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문제작한 것이라는 걸 알지만 화가가 발휘한 훌륭한 솜씨와 기교에 감탄하며 관객들은 그림 뒤에까지 집요하게 파고들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작품의 매력적인 자태에 자신욕구를 일시적으로 동화시켜 버린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회화란 일종의 스크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관객들과 생산자는 서로를 혹은 스스로를 기만하는 놀이를 벌인다. 작품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아슬아슬한 가면놀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국위선양’과 ‘국민들의 문화향수’라는 명분을 앞세워 문화예술 콘텐츠가 국민들을 어떻게 농락했는지를 확인했다. 암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