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깊숙이 자리한 10대 시절 봤던 영상이 있다. 어떤 일요예능프로에서 엄마가 쓰러져 있던 아들을 부여잡고 “경제야, 경제야”라고 울부짖었고, 이들을 ‘경제를 살립시다!’란 커다란 글씨가 뒤덮었다. 경제에 대해 특별한 인식이 없었던 내게 아마도 이때부터 한국 경제는 위기로 기억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20대엔 1997년 IMF사태가 왔고, 30대엔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었다. 경제는 삶을 풍족하게 지탱시켜주는 대상이기보다는 위험하고 불안전한 요소로 우리를 배회해왔다. 경제 위기가 심화될 때마다 국가는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했고, 노동의 질은 더욱 떨어져서 노동소득은 줄어들었고, 고용불안은 심화되었다. 단적으로 현재 60대 이상 세대들은 열심히 일하면 적어도 자식 교육과 내 집 마련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50대 이하 세대들에겐 자식 교육도 내 집 마련도 대출 없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눈에 보이는 사회의 풍요로움과 화려함은 결코 국민 개개인의 삶까지 침투되지 못했다. 국가는 이제까지 경제가 발전하면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낙수효과’를 강조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원은 내일(7일)부터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인다. 제51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원래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리지만 7일 밤엔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 선발대회가 열리므로 사실상 7일부터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엔 음식문화축제, 시장거리축제도 열리므로 수원은 온통 축제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이번 축제는 역대 행사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유명세가 더해지는데다가 내용도 짜임새가 있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참여하는 재미까지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됐던 사회분위기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 더러 관광객들의 유입으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축제란 이런 것이다. 한때 축제는 예산만 낭비하는 전시행정의 표본이란 지탄을 받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몇몇 지자체의 축제는 이런 비난을 받기도 한다.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과 전국적으로 똑같은 야시장 음식들... 지역적인 특색이 없어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지역주민조차 외면하는 이런 축제들은 지금이라도 폐지하는게 낫다. 폐지할 수 없다면 ‘흥행’에 성공한 타 축제로부터 배워야 한다. 수원화성문화제도 90년대 초
인천 경서동 일대 수도권매립지 문제의 해법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2016년 이후 사용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는 인천의 문제를 떠나 경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화두다. 별다른 방법이 없어 기간 연장을 원하는 서울 경기와 이를 강력히 반대하는 인천시의 입장이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조성 이후 20여년을 정신적·신체적 고통과 재산적 손실을 감수해온 인천시민들이다. 그래서 2016년 이후 매립지를 주민들에게 돌려달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인천시는 얼마 전 수도권매립지의 대체 후보지로 옹진군 신·시·모도와 영흥도 등으로 발표했다. 인천시 옹진군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 1일 제176회 1차 정례회를 열고 ‘영흥·북도면 폐기물처리시설 후보지 선정 철회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옹진군의회는 결의안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충분하지 않았다. 영흥·북도면을 폐기물처리시설 후보지로 선정한 것은 청정지역을 보유한 옹진군민 전체를 우롱한 처사다’라며 후보지 선정 철회를 인천시에 촉구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혐오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쯤되면 인천시는 물론 환경부 경기
10월 정기국회 한달동안 신문 정치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이 ‘국감(國監)스타’다. 각 언론사별로 국감 동안 특별한 이슈나 문제를 제기한 국회의원들을 뽑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란이다. 그러나 독자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의적인 선정이 많기 때문이다. 20일 전 법률소비자연맹은 ‘2014년도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출범식’을 가졌다. 국민대표기능, 입법기능, 예산통제기능과 정부견제기능 등 4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를 모니터링 함으로써, 국회 기능회복과 기능강화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 베스트의원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 또한 두고두고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전국적으로 수많은 기관, 단체에서 국감에서 활약한 국회의원들을 선정, ‘국감우수의원’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칭찬(?)하거나 국감이 끝난뒤 감사패까지 전달하는 배려(?)를 베풀기도 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은 더욱 그렇다. 국정감사가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 집행 등에 대해 국회가 벌이는 공적감사 활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 개인의 호불호(好不好)나
콩나물 /이정록 노란 조막손을 머리통 속에 디밀어 넣은 동승들 저 숭엄한 합장 머리를 숙이는 일이 어찌 삶만의 일이겠는가 손등에 파란 핏줄이 돋을 때가지 외발로 서 있으리라 끝내는 지붕이며 주춧돌 다 날려버리고, 스스로 다비식의 젖은 장작이 될 저 빼곡한 법당들 -이정록 시집 ‘의자’ / 문학과 지성사 오랜 시간이 만드는 순간들이 있다. 한 알의 씨앗이 발아하여 싹을 틔우는 순간, 씨앗과 씨앗이 섞여 각자의 싹눈을 틔우는 그 순간들이 슬픈 계절이다. 서로 기대어 서 있을 때 서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삶의 숙연함. ‘머리를 숙이는’ 일들이 많은 순간들이 속절없이 가고 있다. 사람들의 가슴에서 흔들리는 노란 리본들. 그 리본들이 노랑나비가 되어 끝이 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날아가는 자유를 잠시 꿈꿔본다. /권오영 시인
오늘도 거리마다 아이들의 표정이 잔뜩 흐려있다. 반면에 어딜가나 이 땅의 어머니들의 표정은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내 아들이 남의 자식보다 더 월등해야 성공해서 출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이 사회에서 출세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비로소 대한민국의 상위 그룹에 들어가는 하나의 구성원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자식을 틀에박힌 고정관념에 의한 올바른 인간적 심성을 지닌 객체로 만들기보다는, 남의자식이 그러하듯, 내 자식도 위대한 신분이 되어 내놓으라 하는 직장에 들어가야 비로소 자식 하나 잘 키웠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자식을 가르치는 부모들의 바람이다. 이것이 오늘의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된지 오래이다. 여기에는 자식 의지와 달리 오직 부모의 욕망으로만 자식을 성공시켜보자는 일방적이고도 독소적인 이기심이 스스로 지배하고 있다. 우리는 학습부정의 영토를 차지하여 아이들을 욕망에 따리 움직이는, 산 꼭두각시로 만들어놓은 현실을 각성해야 한다. 어느 가정에 하나뿐인 아들을 중국어를 배우라고 유학 보냈더니 어느 날, 소중한 그 아들이 난데없이 중국에서 사고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채 싸늘한 죽음이 되어 돌아왔다. 이것이 지금
갑자기 오는 통증은 아무리 조심을 하려고 해도 어느새 비명이 어금니를 빠져나간다. 그 바람에 세상모르고 자는 남편까지 잠을 설치곤 한다. 이상하게 한밤중에 다리에 쥐가 잘 나는 나는 손가락에도 경련이 오기 일쑤다. 어른들 말씀으로 자가바람이라고 하는데 그냥 아픈 곳을 주무르며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한 번은 식구들이 모인 날 식사를 하고 과일을 깎다 말고 갑자기 손가락을 주무르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고만고만한 사촌들 틈에서 빨리 한 쪽 먹고 싶어 바짝 붙어 앉은 어린 조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쥐가 나서 손이 아프다는 말에 갑자기 쥐를 잡겠다고 파리채를 들고 덤빈다. 식구들이 웃으며 말리자 이번에는 살충제를 들고 쫓아온다. 그런 꼬맹이가 벌써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세월이지만 나는 아직도 쥐를 잡지 못하고 달고 산다. 하도 답답해 여기저기 묻기도 하고 검색을 해보니 쥐가 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련은 의학 용어로 수분 경직이라고 하는데 근육에 무리가 갔을 때 일어나며 갑작스런 운동을 하면 몸에서 수분과 전해질이 배출되고 그로 인한 불균형이 원인이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상 생활중에 오는 경련이나 자다가 말고 생기는
‘사람을 죽이겠다’, ‘내가 사람을 죽였다’, ‘방화를 하러간다’, ‘폭발물을 설치했다’. 최근에 있었던 112허위신고 내용이다. 허위신고의 이유도 다양하다. ‘친구가 술값을 갚지 않아 화가 나서’, ‘나이트클럽 입장을 거부당해서’, ‘취업 면접에 떨어지자 분풀이로’ 혹은 아무런 이유없이... 허위신고는 1회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몇 개월에 걸쳐 수백 통을 하는 사람도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112허위신고는 9천877건이었다. 이런 허위신고는 경찰력을 낭비시키고, 현장근무자의 긴장감을 떨어뜨려 결국 무고한 시민들에게 피해를 준다. 112허위신고자는 허위신고의 횟수 및 경위, 신고자의 연령, 동원된 경찰력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안이 중한 경우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경미한 경우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 ‘거짓신고’로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할 수
남양주에는 양평과 여주로 이어지는 남한강 자전거 길이 있는데 이곳을 지나가는 경치는 장관으로 이를 감상하기 위해 주말을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문제는 몇몇 사람들이 라이딩 후 자전거길 주변 식당가에서 땀을 식히며 대수롭지 않게 맥주나 막걸리를 마시고 술 기운이 남은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음주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면 사고 발생률이 높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음주상태에서 자전거를 몰고 가는 것에는 사람들이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실제로 자전거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자전거 사고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과속주행’과 ‘음주운전’으로 나타났다. 음주 상태에서 자전거를 운전하게 되면 상황 판단이 느려져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와 함께 차로 분류된다. 도로교통법 제50조 8항에 따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자전거를 운전해서는 안
두 발을 편하게 벌리고 서서 숨 한번을 들이 마시며 물동이를 머리에 이듯 활을 들어 올린다. 숨을 천천히 내쉬며 앞 손은 태산을 밀듯 하고, 시위를 잡은 뒷손은 호랑이 꼬리를 잡아 당기듯 지긋이 끌어당긴다. 잠시 과녁을 응시하고 멈췄다가 팽팽한 긴장감을 끊어 내듯 화살은 미련 없이 시위를 떠난다. 짙푸른 창공을 향해 화살 한 개가 얇은 잔상을 만들며 허공을 가른다. 이내 저 멀리 떨어진 과녁에서는 맞았다는 둔탁한 소리가 은은하게 퍼진다. 우리의 전통무예인 활쏘기의 모습이다. 아무런 흔들림 없이 고요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며 화살 한 개 한 개에 온 정성을 담아 수련하는 활쏘기는 그야말로 군자에게 어울리는 무예이기도 하다. 우리네 활쏘기는 기본적으로 이 땅을 지켜온 가장 중요한 군사전술의 핵심이었다. 높고 험준한 산지가 많아 외세를 막아낼 때에는 깊은 산성에 웅거하였다가 적이 몰려들면 쉼 없이 화살을 쏘아 접근조차 어렵게 만드는 전술이었다. 또한 달리는 말 위에서 정교하게 활을 쏘는 기사(騎射)는 고대부터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몸문화의 결정체였다. 그래서 조선시대 무관들의 공식 등용문이었던 무과시험의 실기과목은 활쏘기가 주를 이룬 것이다. 예를 들면, 철전(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