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곡항에서 열린 미술사생대회는 다른 미술사생대회와 달리 개최 장소가 바다라는 특수성 때문에 크게 차별화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역동적 파도의 움직임과 바다를 배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보트와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동적이미지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호연지기를 기르는 한편, 새롭고 즐거운 미적 체험의 장이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완성도가 낮은 미완성작 제출 학생들이 다수 보여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크게 나타났으나, 이곳 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통한 독창적 표현력을 발휘한 좋은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입상한 많은 수의 작품은 구성력과 색처리능력, 배색능력, 뎃상력이 우수했다. 고등부 대상인 봉담고 2학년 전희정양은 대담한 구도와 투명한 물의 재현적 질감표현이 돋보였고 초등학교 고학년부 봉담초등학교 박주이양 작품은 탄탄한 구성력과 정확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뎃상력 위에 자신감 넘치는 표현력으로 대상작 중에서도 수작으로 평가된다. 유치부가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앞으로도 많은 청소년이 이 대회에 참여해 자신의 미적 표현을 마음껏 발휘하고 그들의 재능을 발굴 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전국 미술사생대회가 되기를 바란다.
태안 ‘짝퉁’ 해병대캠프에 ‘극기훈련’을 받으러갔던 고등학생은 공주사대부고 2학년생 198명이었다. 연례행사로 해병대 캠프를 선택한 학교의 의도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캠프가 아이들을 강인하게 단련시켜 줄 것이다. 최소한 진짜 고생이 뭔지 맛보게 해줄 것이다. 군기 바짝 든 아이들은 다루기 쉽다. 그러나 생떼 같은 목숨 다섯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을 뿐이다. ‘해병대 미신’이 낳은 비극이다. ‘남자다운 남자’ 강박증 큰 아들이 해병대에 입대한 직후 아내 몰래 인터넷에서 해병대 생활을 검색해보곤 했다. <마린이의 일기> 따위 코믹 터치 수기나 과장이 섞인 훈련무용담이 많았다. 그 중에 잠수복 차림으로 물속에서 식사를 하는 사진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저 자세로 밥을 먹는 게 정말 가능해? 해병대 애들은 전부 저런 훈련을 거치는 건가? 아들 생각에 눈물부터 쏟을 아내에겐 차마 보여줄 수 없었다. 휴가 나온 아들은 픽 웃었다. “그런 훈련은 특수한 애들만 해요.” 자신이 남자답다는 걸 확인해 보겠다며 입대한 아들은 훈련에 대해, 군 생활에
여름이 시작될 무렵, 올해는 장마가 일찍 왔다 금방 끝나기 때문에 물이 짧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초여름 날씨는 상상보다 더웠고, 칠월에 접어들면서 장마다운 장마가 시작되었다. 그것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 집중 호우로 물폭탄을 쏟아 붓고 있어 가마솥더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시원하게 한 소나기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정도라고 한다. 나라가 크기나 하면 몰라도 땅 덩어리도 조그만 나라에서 이런 이변이 나고 있다. 하기야 여름철 소나기는 소의 잔등을 가르며 온다고도 했다마는…. 벌써 한 주일을 넘겨 매일 비가 오고 있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예전 같으면 빨래가 가장 큰 일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성능 좋은 세탁기가 있어 급한 대로 해결을 하고, 젊은 사람들은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생활하고 있지만 마을 회관이나 이웃으로 마실 다니는 노인들의 발이 묶였다. 이맘때면 호박전도 부치고 감자범벅에 오이냉국으로 심심풀이를 하고 계실 때인데 티브이를 보시다가 그것도 시들해지면 방문을 열고 내다봐도 바깥출입을 하실 엄두가 나지 않아 서로 오라고 전화를 해도 소용이 없으니 이러다가 생병이 날 지경이라고 하신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
조용한 가방/정현옥 뱉지 못한 것들이 입 속에서 엉겨있다 패인 볼에 담아둔 세월을 우물거리지만 말이 되지 않는다 버스는 가득해서 엉덩이들은 무겁다 손잡이가 높아서 더욱 무거운 노구에 대해 운전 중인 기사는 죄가 없다 터질 것 같은 입이나 꼭 다물고 있는 버스나 함부로 문을 열지 않는 침묵의 경지가 흔들린다 이빠진 지퍼같은, 이빨도 없는데 입은 더 무거운 - 정현옥 시집 <띠알로 띠알로> (시와미학사, 2012) 시인은 고단한 인생들을 싣고 달리는 버스의 모양이 마치 지퍼 닫힌 가방처럼 보였나 보다. 가방 속에 담긴 각자의 삶의 무게대로 각자의 표정에 그대로 표시되고 있지만 달리는 버스는 대답해 줄 것이 없다. 그렇지만 덜컹이는 시간 속에 우리들의 가방도 더러는 입을 열고 감춰진 삶의 일부를 보여주기도 한다. 가방을 닮은 버스 안에 작은 가방들이 침묵으로 올라타고, 서로의 가방에 대해서도 역시 침묵으로 응시한다. 소리 없이 말하는 인생들의 가방에서 이 빠진 지퍼 사이로 죄 없는 고단함이 죄의식처럼 부풀어 있다. 이 시를 통해 오늘도 인생의 가방끈에는 희망이라고 쓰고 그 속에는 곤고한 짐을 넣고 다니는 또 다른 나를 바라본다. 시의 제목을 &lsquo
‘사초(史草)’란 사관(史官)이 날마다 일어나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사료다. 실록을 편찬할 초고(草稿)의 뜻이기도 하다. 사관은 승지(承旨)와 함께 왕의 옆에서 국정에 관한 모든 사항을 기록했다. 그리고 기록은, 왕과 신하들의 대화 내용은 물론 당시에 일어났던 주변상황까지 직필로 이루어졌다. 사관은 직필을 생명으로 여겼다. 따라서 사관이 되는 사람은 젊고, 기개가 높고, 지식과 학식이 많으며, 문장력을 겸비한 사람이어야 했다. 문과 급제는 기본이고, 집안도 좋아야 했다. 세파에 찌들지 않은 젊고 명문가로서의 자존심을 갖추고 있어야 직필을 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궁중의 모든 비밀을 보고 듣는 대로 직필한 사초는 사관이 가지고 있다가 실록 편찬 때 춘추관에 납부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갖가지 형벌로 다스리기도 했다. 사초가 아무리 궁금해도 원칙적으로 왕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실록을 편찬하기 전까지는 볼 수 없다. 역사왜곡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실록은 왕이 죽은 직후에만 편찬했다. 실록편찬 초고인 사초 내용이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다 보니 역대 많은 왕들이 재임 중 이를 보기 위해 춘추관에 갖가지 압력을 행사했다.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기록
성남시가 만 1년 전 설립 재추진에 들어간 후 극한 대립·숱한 우여곡절 끝에 최근 성사된 성남도시개발공사. 민선 5기 이재명 시장은 민선 4기에 시작된 설립추진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으며 자그마치 7년여 만에 성남시에도 독자 개발기구를 두게 됐다. 이 시장은 본시가지 주택정비사업을 비롯 대장동 도시개발 등 다양한 독자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도시개발공사가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고, 이에 맞선 성남시의회 새누리당협의회는 당론으로 저지에 나서 설립 성사가 요원한 이야깃거리로 내비쳤다. 번번이 시의회에 상정된 공사설립 조례안이 지난 2월 제193회 임시회 시 민주당과 새누리당 일부의원의 가세로 가까스로 통과돼 절반의 성공을 거둔 시 집행부는 설립 자본금 추경안 통과에 나서 결과적으로 최근 열린 제197회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50억원의 공사설립자본금이 의결돼 바야흐로(?) 도시개발공사 시대를 맞게 됐다. 이재명 시장은 연초 기자회견서 공사 규모를 축소하고 사업추진 때 시의회 승인을 받겠다는 등 규제 장치를 마련, 이때부터 판세가 기운 게 아닌가 싶다. 관련 조례가 통과된 데 이어 설립자본금까지 마련돼 본격적인 설립 작업에 들어간 시와 성남시설관리공단은
사람은 자기가 있는 위치에 따라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맹자에 孔子登東山而小魯登泰山而小天下 故觀於海者難爲水遊於聖人之門者難爲言이라 했다. 공자가 자기가 살고 있는 魯(노)나라의 조그만 동산에 올라가서 노나라가 작다는 것을, 태산에 올라가서는 천하가 작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다를 구경한 사람에게 보통 강물 따위는 물같아 보이질 않는 것이고, 성인의 문하에서 배운 사람에게 웬만한 말은 말 같이 들리질 않는 것이다. 사람은 어디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크기와 넓이가 달라진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옛것을 바탕으로 공부하되 더욱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해 나아가지 않으면 마치 고여 있어 썩는 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위대한 학자들은 溫故知新(온고지신)과 法古創新(법고창신)의 정신개조를 두드렸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밑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만족감은 가질 수가 있겠으나 그것이 최고인양 우쭐대거나 떠벌이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니 정말로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일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은 국도 1호선이 관통하고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행정·금융·문화의 중심지다. 수원시청과 팔달구청을 비롯해 백화점·증권·은행·대형 상가가 밀집돼 있는 데다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또 문화의 중심지로서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수원시 야외음악당,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등 각종 문화예술 밀집지역이다. 가히 1번지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시청 뒤 일명 ‘박스’ 지역에는 각종 유흥업소가 불야성을 이룬다. 이 가운데는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불법 성매매업소나 유사 성행위업소도 음습한 곳에서 기생하고 있다. 당연히 민원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어서 공직자들이 쉴 틈 없이 바쁘다. 번듯한 거리나 대형 마켓, 대단위 아파트단지 이면에는 오래되고 낡은 주택가도 있어 대조를 이룬다. 특히 재개발지역에는 방치된 빈집과 폐가가 30곳이 넘는다. 재개발이 수년째 지연되어 지역 슬럼화가 매우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빈집 하나를 허무는 데 드는 예산이 1천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흉물이 된다. 청소년들의 탈선공간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인계동의 역발상이 시작된다. “어차피 허물어도 예산이 든다면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활용
본보는 지난주 상가번영회의 명암을 4회 연속기획으로 짚어보았다. 상가번영회의 상당수가 본디 구실과는 거리가 먼 조직으로 전락한, 안타까운 현실의 돌파구를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현재 경기도내에는 187개의 상인회 혹은 상가번영회가 등록돼 활동 중이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상가번영회도 각 시·군마다 여러 개 운영 중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상인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공동 발전을 기획 실행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살리는 번영회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기획보도에서 드러난 대로 이웃 상가를 헐뜯는 민원이나 제기하고, 회원 자릿세를 거둬 어디에 쓰는지도 모르는 구태의연한 번영회가 많다는 게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본디 목적에 충실한 번영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번영회 발족 이후 관성에 따라 운영하다보니 제 역할이 뭔지 잃어버린 게 사실이다. 일부 번영회가 이웃 상가를 상대로 도로 무단 점용 민원을 계속 제기하는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치열한 경쟁에서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소속 상인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민원이 하루 수십 건씩 밀려드는 판에 이런 일이나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가뜩이나
시어머님께서 또 병원에 입원하셨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3월에 허리 수술을 받으신 후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신장·심장기능이 약화되어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본인도 무척 힘드시지만 옆에서 간호하는 아버님도 걱정이다. 병원에서 쪽잠을 주무시며 병수발을 드는 것은 젊은 사람도 견디기 힘든 일이다. 간병인을 부르자고 몇 번 권유도 해 보았지만 고집을 꺾기가 어렵다. 오랜 병수발로 의기소침해 있는 아버님은 두 차례의 뇌경색으로 뇌 개선제와 혈압약을 복용하시는데도 어머님의 간병은 꼭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이 대단하시다. 자식들도 좌불안석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도 있지만 서로 눈치만 보며 불편한 심정을 애써 감추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질병 및 의료구조가 변화하여 중증, 희귀난치병, 만성질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수요와 병원입원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 핵가족화, 1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가족에 의한 돌봄이나 부양기능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증, 희귀난치병, 만성질환은 가계 파탄, 빈곤층 전락, 우울증, 자살, 빈곤과 질병의 대물림하는 주요 원인으로 소득 양극화에 따라 저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