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인 지난 2일 아침 ‘남한산성’ ‘칼의 노래’ 저자 김훈 작가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을 찾았다. ‘책을 읽는 국회의원들의 모임’에 함께 하기 위해서였다. 김 작가는 이날 ‘작가로서 본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 1시간 동안 강연했다.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매우 진지하게 듣고 대화시간엔 많은 질문도 쏟아냈다. 의원회관을 찾은 작가는 김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초에는 영화 ‘고령화 가족’의 원작을 쓴 소설가 천명관 작가도 여기서 강연했다. 요즘 이처럼 작가 초청 강연회를 매월 갖는 국회의원들의 책 읽는 모임이 원내 인기모임 반열에 올랐다. 신학용 의원(인천 계양갑·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만든 이 모임은 비록 결성 두 달밖에 안 됐지만 여야의원 30여명이 초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엔 여기저기 언론의 조명도 여러 차례 받았다. 모임에서도 밝혔듯 책을 읽는 이유는 당연히 자기 성찰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이런 면에서 국회의원들이 책읽기에 스스로 나섰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 안 한다는 인식이 높은 국
나는 일요일 밤마다 눈물을 흘린다. 다행히 초저녁잠이 많은, 아내 몰래 흘릴 수가 있다. 모 TV방송의 탈북 아가씨들의 이야기,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시청하면서다. 탈북자들의 실상은 이미 매스컴을 통하여 많이 알려져 있다. 더구나 나는 중국에서 그들 몇몇을 직접 만나기도 하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도 참혹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매번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들의 탈북은 정치적 목적이나 이상 실현,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살아남으려는 생존본능 때문이다. 가족 중 누가 굶어 죽었다거나 뿔뿔이 흩어졌다는 이야기는 이제 기본이 되었다. 탈북 후에도, 인신매매 당하거나 중국 공안에 붙잡혀 다시 북송, 모진 고문과 수용소 생활, 재탈출 등의 고난이 이어진다. 동남아, 몽골 등 수천∼수만Km를 거쳐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그 어떤 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우리 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예쁘고 해맑은 아가씨들이 이같이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인간의 기본 존엄성마저 박탈당하고 오직 생명 부지를 위한 처절한 투쟁이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것이다.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공산주의의 붕괴로 동구권의
춤꾼 이야기/이윤택 슬픈 노래가 너를 천국에 데려다 주지는 않는다 슬픈 노래 흐를 때 슬픈 노래 지긋이 밟고 빙글 멋지게 스테이지 한가운데로 이 세상과 우리 사이 발이 있다 하나님은 발이 없지 막달레나 마리아도 내 발을 닦아 주었다 미스터 J 춤을 추세요 당신의 발 너무 날렵해 날아다니는 것 같애 나는 날지 않았다 스텝을 밟으며 욕심 없이 발자국 지우며 슬픈 노래 가득 찬 세상 손을 내밀었지 한 번 추실까요, 아가씨? 시집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1988년 문학사상사> 슬픈 노래 가득한 세상과 지긋이 멋지게 빙그르르 돌다보면 세상의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동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그의 연극들에서처럼 세상의 온갖 희로애락을 한 판 춤으로 승화시키려는 아름답지만 아픈 춤을 시인은 추고 있다. 욕심 없이 발자국마저 지우며 하나님도 천국도 예수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수는 없다고 그것이 역설로서의 갈망이든 절망이든 눈 지그시 감고 빙그르르 세상 모든 아픔들에게 손을 내어 밀고 있다 살며시 그 손을 잡아줄 일이다. /조길성 시인
상선약수(上善若水). 무엇을 뜻하는지 당최 모르겠지만 물이 좋다는 의미겠다. 물은 순리(順理)이고 생명(生命)이고 도(道)이기 때문이다. 물은 흐르다 장벽을 만나면 굽이쳐 돌고 빗겨가며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차고 넘칠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알고 넘어가거나 돌아가거나, 할 뿐이다. 사람이 물을 닮고 싶은 까닭이다. 장마 전선이 수마(水魔)인 시기에 흡사 물 예찬으로 보일까봐 불안하기도 하지만, 인간 세상에 물보다 친밀한 물질이 있을까 싶어 긁적거린다. 그래서인지 물(水)은 우리네 삶과 친밀하다. 술(酒)이 그렇고 법(法)이 그렇다. 삼 수(水)변이 꼭 붙는다. 인간과 친밀한 물질에는 언제나 물이 함께한다. 한자가 단순히 언어 기능을 떠나 인간의 또 다른 유전자라고 할 때, 왜 중요한 단어에는 꼭 물 수(水)자가 함께하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하여,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 물일까. 다시 상선약수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일관되게 도(道)는 물과 같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제8장에서 ‘최고의 선(善)이란 물과 같다(上善若水)’라며 물이란 능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까운 것
미국에서 친척 아이를 성폭행하고 한국으로 도주해 연방수사국(FBI) 1급 수배를 받던 원어민 강사가 전북지역에서 초등학생을 9년째 가르쳐 오다 우리 경찰에 검거됐는가 하면, 고종석·김수철·김길태·조두순 사건 등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아동은 성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높고 대처능력이 부족하여 신고가 어려울 수밖에 없어 피해자보호·지원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이 절실하다. 성폭력 관련 법률이 산발적·분질적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부 부처 간 협업 등 체계가 미흡하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다행히 관련 법률이 2012년 국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12월 18일 공포되어 2013년 6월 19일 시행되었다. 형법에서는 유사강간죄를 신설하고 성범죄 객체를 ‘부녀’에서 ‘사람’으로 확대하고 친고죄 조항을 삭제하고 혼인빙자간음죄가 폐지되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했다. 이 법률에서도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감경을 배제하고, 신상정보 등록제도 조항을 삭제하여 등록은 법무부로
검찰이 어제 전두환씨 추징금 확보를 위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추징금 집행 전담팀을 주축으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와 국세청 등 관련 기관 지원인력 등 동원된 수사진만 80∼90여명에 이른다. 압수수색 대상도 서초동 시공사 본사와 연천에 있는 국내 최대 허브 농장인 ‘허브빌리지’ 등 10여 곳이나 된다. 규모와 기세로만 보면 검찰이 이번에야말로 불의한 은닉 추징금을 상당히 밝혀내 환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전씨의 확정 추징금 2천205억원 가운데 지난 17년 동안 변제된 금액은 24%인 533억원에 불과하다. 가장 궁금한 점은 검찰이 확실한 단서를 포착했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정권까지 검찰이 전씨 비자금의 행방을 몰라서 추적 못했는지, 알고도 못했는지 일반 국민으로서는 알 수 없으나, 정치적 판단에 의해 전씨를 결과적으로 도와준 꼴이 된 경우는 여러 차례 있었다. 무엇보다도 1995년 수사팀 일각에서 전씨가 자택 등에 천문학적 비자금을 숨겨둔 것으로 추정했으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대법원 확정 판결 후인 1998년부터 전씨
일제에 대항해 3·1독립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질 때 경기도 곳곳에서도 목숨을 건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다. 화성 제암리와 화수리, 안성 양성면과 원곡면, 양주, 김포, 용인 등 도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시위 양상도 거셌다. 이 가운데 안성의 3·1운동은 화성 제암리와 함께 대표적인 독립항쟁이었다. 특히 안성 3·1운동은 당시 평북 의주군, 황해도 수안군과 더불어 전국 3대 ‘실력 항쟁지’로 평가되기도 한다. 3·1운동이 한창이던 1919년 4월 1일 양성면 일대 주민 2천여명은 낫과 곡괭이, 삽 등 농기구를 들고 일본인들이 근무하던 양성면사무소 등지를 습격, 일제로부터 이 지역을 2일 동안 해방시켰다. 이를 ‘4·1 만세항쟁’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만세운동은 민족대표 33인의 재판에도 인용될 만큼 격렬했다. 4·1 만세항쟁이 벌어지자 일제는 급기야 안성에 일본군 수천명을 투입, 분연히 일어선 농민들을 무차별 제압, 수백명이 숨지거나 투옥돼 모진 옥고를 치러야 했다. 이에 따라 안성시는 매년 3월 1일이 아닌 4월 1
KTX가 다시 ‘민영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6월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둘러싼 논란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지주회사와 자회사 체제로 전환해서, 코레일 산하에 수서발 KTX, 물류, 차량관리, 유지보수, 역사 등 부대사업 등의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누가 봐도 이번 발전방안의 핵심은 수서발 KTX다. 이를 위해 철도공사 자금 30%, 연기금 등 공적자금 70%를 투자하겠다고 한다. 수서발 KTX가 각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 노선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거라는 예측 때문이다. 이번 발전방안에도 여기서 번 돈으로 코레일의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말한다. 굳이 국토부가 수서발 KTX를 고집하는 것도, 수서발과 용산발 KTX 간의 이른바 ‘경쟁체제’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요금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에 그 이유가 있다. 정부 측은 이번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철도노조나 시민사회에서 제기한 의혹, 곧 철도 ‘민영화’와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사실 그렇긴 하다. 코레일 공사자금 30%는 공적 자금이 분명하다. 그리
김희겸<사진> 제13대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15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김 부지사는 이날 오후 북부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기북부가 갖는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과 위상은 매우 크지만 그동안 군사지역, 규제, 낙후지역으로 인한 희생을 감내해 왔다”며 “경기북부지역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고 통일을 준비하는 중심지로 육성해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이를 위해 ▲임진강평화문화권역 지정 추진, 한반도평화생태벨트조성, 평화누리주변 개발 등 DMZ 관광 인프라 구축 ▲북한강 가평·남양주권역의 수도권 주민 에코 힐링 공간 조성 ▲캠프 그리브스 안보체험시설, 대학 유치 등 반환미군공여지 활용 등을 중점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지사는 성균관대 행정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도 경제투자실장, 부천시 부시장,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 개편기획국장, 도 경제부지사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