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범죄를 저지른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가 구속됐다. 검찰총장 대국민 사과는 “향후 특임의 성역 없이 수사하고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통해 겸허한 자세로 전향적인 검찰 개혁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을 위한 인권중심의 건강한 수사구조는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으로 수사 전반을 지배하고 있을까. 권한남용·부정부패 가능성, 수사공정성·투명성 논란, 검사승인절차로 사건처리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의 ‘수사구조 제자리 찾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한국 검찰의 모델이라는 독일이나 일본은 사실상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지 않거나 최대한 자제한다. 기소권자인 검찰이 수사권을 행사하였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검찰은 경찰의 수사까지 지배하고 있다. 경찰 수사에 있어서 법률 적용의 조언을 하거나 기소 업무를 위해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찰 수사의 개시·진행에 대해서도 간섭을 한다. 이렇게 되면 경찰 수사의 잘
하나의 작은 기미만 보고도 전반적인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잎이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면 가을이 깊어져 이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알게 된다(見一葉落而知世之將暮)는 예측과 어떤 조짐을 말해준다. 당시(唐詩)에 산속의 중이 육갑을 헤아릴 줄 몰라도 잎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 천하에 가을이 온 것을 안다(山僧不解數甲子一葉酪天地秋)라고 하였으며, 병속의 얼음을 보면 모든 세상에 겨울이 온 것을 안다(睹甁中氷知天下寒)란 말도 있다. 중국 송나라 주자(朱子)는 권학문에서 미각지당춘초몽 계전오엽이추성(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이란 글을 남겼다.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도 못했는데 돌계단 앞 오동잎은 이미 가을소리를 낸다. 무수히 돋아난 봄의 풀잎들이 아직도 봄인가 하고 자라는데 뜰 밖의 넓고 넓은 오동잎은 푸르기만 한 줄 알았는데 벌써 비벼 대는 잎 소리가 말라가면서 다른 소리를 낸다. 참으로 절묘하게 시간의 빠름을 시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젊은이에게는 학문에 있어 때를 놓치지 말라는 경고이고, 주역에도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라 하여 서리를 밟을 때가 되면 얼음이 얼 때도 곧 닥친다는 뜻으로, 겨울은 갑자기 오
어느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에 간 적이 있다. 출입구 양 옆으로 늘어선 수십 개의 화환들이 국회의원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가운데, 주인공인 국회의원 앞에는 눈도장을 찍으려는 인사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국회의원이 소속된 상임위원회 관련 공기업 간부들, 관련기업체 홍보책임자들, 지역구의 유지들이 대부분이었다. 특이한 것은 지역구 기초의원 전원이 출석해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이리저리 뛰며 마치 자기 일처럼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었다. 총선기간 내내 선거사무실을 지키며 각종 궂은일을 도맡는 건 기초의원 부인이라는 사실은 이제 새삼스러울 게 없다. 4년간 임기와 생활급이 보장되고, 지역리더로서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초의원직을 생각하면 평소 지역구 국회의원의 행사장 나들이는 일도 아니다. 어느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굴욕적 순간을 맞이하지만 대부분은 기초의원 배지가 주는 달콤함에 참아 넘긴다. 시장, 군수, 구청장으로 불리는 기초단체장도 ‘오십보, 백보’다. 이렇듯 기초의원들이 충성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회의원이나 정당의 지역구 책임자가 손에 쥔 공천권 때문이다. 공천권자의 심기에 따라 주민들의 박수를 받는 기초의원도 공천에서 탈락하고, 공천권자와
TV 속 우리나라 수업 장면은 선생님은 설명하고 학생들은 듣거나 메모하는 장면만 나온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언제나 설명만 하는 것은 아닐텐데… 기자님! 저는 EBS 애청자입니다. 이른바 ‘채널 선택권’을 제가 가졌을 때만 더러 보다가 이젠 아주 ‘애청자’로 자부하게 됐습니다. 저로서는 EBS 시청률이 다른 지상파 방송보다 낮은 것이 안타까울 정도지만, 딱 한 가지! 짜증스럽고, 이해할 수 없고, 불만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 수업 장면은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유독 우리나라 교실을 보여줄 때는 꼭 교사가 설명하는 장면만 보여주는 점입니다. 공감하시겠지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은 학생들 앞에서 그야말로 열변을 토합니다. 뭘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하루 종일 저러다 쓰러지지 않을까 조바심을 갖게 되고, 얼마나 고마운가, 얼마나 헌신적인가 싶고, 좀 저속하다고 나무랄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봉급 이상의 일로 여길 것입니다(봉급 수준으로야 그럴 수도 있고, 정작 고된 이유는 다른 데 있지만). 그런가 하면, 한결같이 폼이 나고, 그 누구도 감히 그 엄숙한 설명을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 같
‘중지성성(衆志成城)’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여러 사람이 뜻을 모으면 성을 이룬다’는 뜻이다. 병무청에는 이런 여러 사람의 뜻이 모아져서 큰 성을 이룬 사람들을 위한 사업이 있다. 바로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이다. 병역명문가란 3대가 모두 현역으로 복무를 마친 가문으로 1대 할아버지, 2대 아버지·큰아버지·작은아버지, 3대 본인·형제 및 사촌 형제를 모두 포함한 경우를 말한다. 누구나 가는 군대, 뭐 대단하다고 선양사업까지 하는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3대 가족이 모두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가문을 찾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작게는 할아버지, 아버지, 본인 3명이 현역복무를 마쳐야 병역명문가가 될 수 있고, 많게는 총 10명이 넘는 가족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쳐야 선정되는 경우도 있다. 여러 사람의 뜻이 모아져서 성을 쌓아 올리듯이 이 병역명문가들은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병역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3대가 모두 병역을 마쳤기에 지금에 와서 병역명문가라는 명예로운 성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직도 병역문제가 언론에
고추꽃이 지고 나면 고추 열매가 매달립니다. 가지꽃이 지고 나면 가지 열매가 자랍니다. 오이꽃이 지고 나면 오이 열매가 매달립니다. 상추밭에서 볼일 보시다가 아버지가 들킵니다. 어머니 부지깽이가 온 집안을 들쑤십니다. 봉숭아꽃이 지고 나면 누이의 꿈은 사라집니다. 나팔꽃이 오므라들면 아침도 저녁이 됩니다. 나리꽃은 활짝 피어도 징그럽기 짝이 없습니다. 어머니 몸 꽃이 붉게 피던 시절에는 아버지도 꽃밭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배춧잎에 배추벌레 일일이 잡아내던 시절도 상추 잎에 벌레길 이리저리 뜯어내던 시절도 먹을 수 있을 때 먹는 것이 싱그러운 입맛이라. 알고 보면 아버지의 아버지 되는 가르침이었으니 배추꽃이 다 지도록 텃밭을 버려두지는 말라. /장종권 이 시 한 편이 텃밭의 성쇠를 한 눈에 보여준다. 싱싱하다. 생명의 연속성이 있고 푸름과 푸름이 연대감을 이뤄 무성해 가는 텃밭의 분주함을 보여준다. 가족사를 잘 보여준다. 한 때 부지깽이는 어머니가 가진 가르침 대이다. 나도 어릴 때 장난꾸러기여서 그 날 사준 고무신을 신고 숲이며 바닷가며 뛰어다니다가 그 날 찢어져서 저녁에 부지깽이를 피해 달아났다가 별 초롱초롱할 때 집으로 그야말로 몰래 숨어 들어간 적이
지난 19일 수원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5차 세계화장실협회 이사회가 열렸다. 2012년 세계화장실협회 이사회에는 미국, 러시아, 호주 등 이사국 중 11개국 27명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사회에서는 신임 이사들의 선임과 함께 차기 회장 추천, 이사회 내용 보고, 그 동안의 추진 사업 보고, 네팔 화장실 보급사업 승인, 내년 총회 준비, 그 동안의 프로젝트 소개 등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 자리에서 이사들의 만장일치 동의에 의해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염 시장은 내년 5월 회장으로 취임한다. 염 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고 심재덕 수원시장(국회의원)의 ‘정치적 아들’이다. 그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3대 인물 가운데 가장 먼저 심 전 시장을 꼽고 있을 정도다. 심 전 시장은 화장실 전도사로서 세계화장실문화 개선운동을 주도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은 ‘미스터 토일렛’이다. 그 스스로도 이 별명을 아주 만족해했다. 그의 화장실 사랑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시작됐다. 수원에서 열리는 한·일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외국인들에게 문화가 있는 수원의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은 대립관계다. 서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관계 때문이 아니다. 골목상권은 대형마트에 고객을 고스란히 빼앗겨 왔다. 경쟁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운영시간을 새벽까지 늘리게 되면 그만큼 골목상권은 타격을 입는다. 골목상권이 대형마트를 당할 재간이 없다. 시장경제와 무한경쟁시대에 일방적으로 양보를 강요하는 것도 썩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골목상권의 생존권을 건 호소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국내 대형마트 3사인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대표들은 지난달 22일 전국상인연합회와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대표들과 만나 고무적인 상생방안에 합의했다. 전국 곳곳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이 처음으로 만나 자율적인 상생방안을 이끌어 낸 것은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상생 합의문을 발표한 다음날 홈플러스가 서울 관악구청에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을 신청했다고 한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회원사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사인 홈플러스가 앞장서서 골목상권과의 약속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같은 날 오산시에서도 홈플러스가 세교점 개설 등록을 신청했다. 특히 대형유통업계와 중소상인들이 협의한 인구 30만
푸른 초원 위에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얼룩무늬 젖소의 모습에서 우리는 여유를 꿈꾼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러한 풍경을 동경하고 한편으론 신기해하며 아이들과 그런 풍경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체험목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젖소는 우리에게 이러한 삶의 여유뿐만 아니라 완전식품으로 꼽히는 우유도 제공한다.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 급식을 통해 우유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낙농업은 우리 생활 속에서 매우 친숙한 것 같지만 실제 우유 생산부터 소비까지 낙농업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텔레비전을 통한 우유 소비 촉진 홍보 광고가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인 것이다. 이러한 낙농산업이 최근 들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함으로써 우리 국민들 생활 속에 낙농산업의 중요한 가치를 심어주고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산부터 가공까지 체험하는 낙농업 많은 산업들이 본연의 틀을 깨고 다른 분야의 산업과 서로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산업 가치를 확대하고 생존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낙
이들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농업기술센터에서 자신들이 직접 키운 귀농학교 공동텃밭의 배추 300포기와 주머니를 털어 준비한 고추가루, 쪽파, 젓갈 등 각종 양념으로 김치를 버무렸다. 특히 이들의 좋은 일을 알게 된 이인범 농가(영중면)가 무 100개를, 세진케미칼 이준호 대표가 김장용 비닐을 기탁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정성스럽게 담근 김치는 10㎏씩 포장돼 무한돌봄센터를 통해 어려운 이웃 100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귀농학교 수료생 대표 조성현(이동면 연곡리·귀농 2년차)씨는 “귀농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행복해 그 고마움을 포천시에 전달하고 싶었다”며 “시의 소외이웃들을 위한 김장행사는 올해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포천시 귀농선배로서 지속적으로 매년 이어나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포천애인 귀농학교 1기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25회 실시된 귀농인과 귀농희망자를 위한 교육과정으로 올해 18명의 수료생이 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