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 같은 장소에서 8일 시차를 두고 격돌했다. 선거전 반환점에 해당하는 이날 두 후보의 광화문 유세는 양측의 세 대결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그래서인지 많은 유권자들은 누구 유세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몰렸느냐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다. 경찰 추산으로 박 후보 지지자는 1만5천여 명, 문 후보 지지자는 1만1천여 명이 몰렸다고 한다. 이제 대선 분위기가 양자 대결구도로 본 궤도에 들어선 느낌이다.
두 후보는 이날 유세를 통해 상대 후보를 향해 거친 비판을 쏟아내는 동시에 차별화를 시도했다. 박 후보의 ‘민생정부론’과 문 후보의 ‘정권교체를 통한 새정치론’이 맞섰다. 박·문 두 후보는 ‘광화문 대전’을 시작으로 수도권 부동층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수도권에서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양당의 치열한 선거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대선일이 10일밖에 남지 않았다. 사실상 이번 주 초 실시될 각계의 여론조사 결과에 각 당은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느냐 마느냐 말도 많았던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예비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대선 구도는 양자대결로 굳어졌다. 보수·진보로 양분된 이번 대선의 특성상 양측 대결구도의 표심향방이 어느 정도 결정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안 전 후보의 막판 지지선언으로 이번 대선은 여야 두 진영이 총동원 체제로 승부를 벌이는 구도가 됐다. 보수진영의 경우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종필, 이회창, 이인제, 박세일 등 보수정당의 당수를 지냈던 원로정객들이 모여든 상태다. 범동교동계의 한화갑, 한광옥 전 의원도 가세해 외연까지 넓어졌다. 여기에 이재오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도 유세에 뛰어들 태세다.
진보진영은 안 전 후보의 사퇴를 통해 박·문 양자 구도로 대선판을 재편하기는 했으나, 안 전 후보의 ‘거리 두기’로 온전한 의미의 총력체제를 가동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크게 탄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진보정의당까지 가세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선거연대를 했다가 ‘종북 논란’으로 사이가 틀어진 통합진보당만 빠져 있다.
그러나 이상과열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 정책선거가 아닌 네거티브 전이 치열해지면서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양당 대선후보 측은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국가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선거전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