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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이상성"장남교 유감"

 

금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면서 건설교통위원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장남교였다. 장남교는 경기도 건설사업소 주관 하에 오래되어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의 낡은 다리를 대치하기 위해 임진강에 건설하고 있는 교량이다. 그런데 공사가 거의 막바지에 이른 9월 22일, 마지막 교각 한 구간의 거더를 설치하던 중 이 거더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

장남교 공사에는 두 가지 공법이 도입되었다. 하나는 ILM 공법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PCT(Pre-stressed Composite Truss) 공법이라는 것이다. ILM 공법은 거더를 지상에서 한 칸씩 만들어 밀어내기 방법으로 교각 위에 위치시켜나가는 방법으로서 시공상의 공법이라 할 것이다. PCT 공법은 일본에서 개발된 복합 트러스 공법을 약간 변형시켜 국내에서 특허를 낸 구조상의 공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PCT 공법이라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안전성이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최대한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공법임을 알 수 있다. 즉, 단순 트러스 구조나 여타의 다리 구조물은 거더가 설치되고 그 위에 다시 콘크리트 슬래브를 치게 되는데 PCT 공법은 상부의 콘크리트 슬래브를 트러스 구조물의 일부로 이용함으로써 원가 절감효과가 상당하게 된다.

원가를 절감하는 대신 측면 풍압에 매우 취약하게 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가 다소 있다. 이 위험성은 세계 최초의 현수교인 타코마 내로우스 브리지가 측면 풍압을 못 이겨 1950년에 무너진 것에서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트러스 구조에 강재와 콘크리트가 복합적으로 사용되어 단일 소재로 구성된 트러스와 달리 서로 다른 물리적 특성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사고가 난 마지막 55m 구간은 군사적 목적으로 ILM 공법과는 별도로 제작, 설치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는 설계도상에 시공 방법이 불명확하게 적시되고 기술사와 시공사 사이의 기술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난 사고로, 지상에서 거더를 완전히 완성한 후 크레인으로 일괄 설치해야할 작업을 하현재와 강재 트러스만 완성한 후 교각 사이에 설치하고 상현재인 콘크리트 슬래브를 추후 타설하다가 발생한 사고였다. 제대로 된 시공절차를 거치지 않아 난 사고이므로 그 원인과 결과를 정확히 알 수 있어 비극적 사고이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안전성과 안정성의 문제 때문에 기왕에 공사가 끝난 구간이 필자는 더 염려스럽다. 나머지 공사가 완료되더라도 저 다리가 과연 20년이고 30년이고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 성수대교처럼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안전성과 안정성보다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더 중시한다. 그러나 교량사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여파가 엄청나다. 장남교에 적용된 공법은 획기적으로 공기나 사업비를 줄여주는 것도 아니며, 더구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공법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동시다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없는 공법이다. 오로지 건설사들의 건설 단가만 낮춰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럼에도 ILM과 PCT 공법이 동시에 적용되는 사업이 여기저기서 시행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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