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합당한 밥이 있듯이 내게 합당한 저녁이 있다. 팔뚝을 스치는 산뜻한 바람과 그 결에 실려 오는 아이들 웃음소리 기척 없이 다가오는 먼 산의 망연한 초록과 아, 기적처럼 들려오는 새 지저귐 소리. 내 마음의 완만한 굴곡을 타고 흐르는 초여름, 이 저녁 공기의 한적함이여 누구에게 선물할 수는 없으나 누구에게 빚지지 않아도 좋을, 이 합당한 나의 저녁. - 세상의 기척을 다시 쓰다란 시인축구단 글발 시집에 수록 합당하다는 말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서영채 시인의 이 시를 읽으면서 난 과연 합당한 세상을 합당하게살아가고 있나 되돌아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합당한 사랑이 있고 합당한 그리움이 있고 합당한 노래가 있고 합당한 말이 있고 합당한 저녁이 있고 합당한 만남이 있으나 그 합당이 본인에게도 합당하고 타인에게도 합당해야 비로소 합당이란 말이 향기를 지니게 될 것이다. 시인에게 내게 합당한 저녁은 밥 짓는 연기가 먼 곳을 향한 손짓처럼 피어오르는 저녁이다. 귀가하는 발소리가 가벼운 저녁이다. 어떤 범죄의 기미도 없는 평화로운 저녁이다. 새는 아무 탈 없이 자작나무 숲으로 내려앉고 꽃은 시들어서 단단한 열매를 가지는 저녁이다. 그러므로 합당한 저녁이란 아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알아줄만 하다. 살림에 허덕이면서도 빚을내 자녀 교육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면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온 자신들의 삶을 2세에게까지 대물림 하지 않아야 겠다는 각오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살림살이도 빠듯한 형편에 과도하게 자녀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을 보면 안스럽기까지 하다. 그어느때보다도 경제여건이 않좋다는 요즘 너도 나도 할것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고난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중산층’이라는 자신감도 사라진지 오래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절반은 자신을 스스로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상승 기대감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볼수도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수석연구위원이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1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중산층의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보면 자신을 저소득층으로 분류한 응답자는 50.1%에 달했다. 이는 2011년 통계청에서 가처분 소득 등을 기준으로 집계한 저소득층 비율 15.2%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렇듯 중산층의 붕괴는 내 자녀만큼은 저소득층에 머물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를 읽을 수 있다. 신분상승은 우선 공부밖에는 없다는 부모들의
수원화성행궁 아래쪽으로는 공방거리와 ‘맛촌’이 형성돼 있다. 수원시와 이곳 주민들은 수원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마을만들기사업을 통해 명소로 가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 골목을 찾는다. 이 거리의 음식점 주인들이 연극무대에 섰다. 지난 26일 밤 11시쯤 자신들의 영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행궁동 맛촌사람들’이라는 공연을 선보인 것이다. 비록 전문연극배우들은 아니고 갈비집·중국집·떡까페·김밥집 주인과 인근 주민,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로 이뤄진 공연이었지만, 공연장소도 우물 옆 작은 공간이었지만 큰 박수를 받았다. 연출은 극단 성에서 배우로 활약했던 표수훈 씨가 맡았다. 바쁜 영업시간 틈틈이 모여 한달 남짓 연습을 했다. 연극 연습을 하면서 정을 더욱 도탑게 다졌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무대였으므로 가족간의 사랑도 배가됐을 것이다. 이 공연은 수원화성국제연극제 행사인 ‘시민공동체 연극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시민공동체연극축제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종료일인 9월 2일까지 학교 강당, KBS아트홀, 대승원 마당, 수원체육문화센터, 제2야외음악당, 청소년문화센터, 중·고등
‘농가월령가’에 보면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뿐이로다. 논밭을 갈마들여 삼사차 돌려 맬 제,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때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라는 소절이 있다. 바쁜 농촌 풍경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노랫말처럼 기존의 모든 농사일은 인력으로 손수 챙기지 않으면 곡식이 제대로 자랄 수 없었다. 산업이 발달하고 농업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제초제를 사용하고 기계화로 인력 문제는 덜게 됐지만 살충제 등 농약 살포로 인한 생태환경 오염과 이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지금은 신선식품 외에 가공식품까지 많아지면서 먹거리도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졌다. 소비자들 역시 나와 내 가족의 입으로 들어가는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까다로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땅과 자연을 악화시키는 관행농법에서 벗어나 자연에 순응하며 벌레, 지렁이와 공생하는 생태농법, 유기농법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면서 유기농 채소, 과자, 화장품, 의류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제품의 농약 잔류 수치 확인은 필수가 됐다. 제초제, 살충제 및 화학비료나 농약
초대형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도내 지자체들이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고양시는 27일 재난종합상황실에서 최성 시장을 비롯 부시장, 관련 부서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29일까지 3일간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최성 시장은 사고위험이 높은 취약지구 관리, 부서간 역할분담, 공동대응 협력체계 구축을 포함해 국민행동요령 등 태풍 북상에 따른 사전대비태세를 점검하고 급경사지, 공사 중인 사업장의 안전조치와 함께 도심 내 위험시설물에 대한 특별관리 등을 당부했다. 부천시도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재해취약지역과 위험 시설물, 펌프장 등의 방재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는 등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김만수 시장은 “재해취약계층 돌봄과 산사태 위험지역 및 축대 등 취약시설 점검, 옥외 광고탑 및 간판 등을 군부대 및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긴밀하게 유지하여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같은 날 광명시 역시 양기대 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특별 비상근무 태세를 강화하고 나섰고, 조억동 광주시장과 현삼식 양주시장도 대책회의를 갖고 재난대책 유관기관과의 비상연락망 점검 등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을
개인과 같이 국가에도 신용도가 존재한다. 이는 특정 국가가 채무를 이행할 능력과 의사를 평가해 등급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쉽게 말해 돈을 빌려줘도 떼이지 않고 이자를 잘받을 수 있느냐를 평가한 것이다. 따라서 국가신용등급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입 이자나 투자여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아니 나아가 해당 국가의 전체적 신뢰도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급이 낮을수록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투자부적격’의 경우 유럽의 금융위기에 나타나듯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발행이 어렵고 지급이자가 올라간다. 이러한 국가신용등급을 가장 눈여겨보는 집단은 투자펀드를 비롯한 세계 투자전문기관과 투자대상을 찾는 기업들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국가신용등급은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항목이다. 이러다보니 국가신용등급의 하락은 해당 국가의 기업으로 파급돼 아무리 우량기업이라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국가신용등급에는 경제적 여건외 정치적, 군사적, 사회적 요소까지 포함된다. 국가신용등급은 세계 각국 정부와 금융 및 재정관련 전문기관들이 나름의 기준을 갖고 평가한다. 특히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tandard&Poor′
초등학교 시절 방학이 끝날 때면 밀린 과제물과 일기를 작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개학이 걱정됐던 것은 누구한 한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성인이 돼 아이들을 둔 부모인 지금은 개학할 때쯤 되면 아이들의 등굣길 교통안전이 대한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우리의 사랑스런 어린이는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이라고 한다. 어디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튀어 나올지 모르는 아이들의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 진행중인 차량이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아이들에 대처할 수 있는 속도가 바로 최대 시속 30㎞이다. 지난해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스쿨존에서 12살 이하 어린이가 보행중 교통사고를 당한 건수가 733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2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스쿨존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 만큼 운전자들은 위험의식 갖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등하굣길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다는 스쿨존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이는 ‘어린이들은 움직이는 신호등’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보호구역내 무분별한 불법 주·정차가 어린이를 차도로 내몰고, 교통표시가 지시하는 서행(신호 또는 지시위반 등)을 하지 않아 무심코 횡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좀 고상하게 표현하면 역술가(易術家), 혹독하게 말하면 점쟁이 이렇게 말한다. 훌륭한 역술가란? 결코 단정적인 언사(言事)는 피한다고 했다. 두리뭉실 해야 하며, 그리고 반드시 변명할 구색은 만들어 놓는다. 맞으면 맞는데로, 틀리면 틀리는데로 “그것 보시오! 내가 전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소위 서양의 미래학자들도 대부분 이와 비슷한 처신이 으뜸 요령이라 했다. 물론 미래학의 바탕이 되는 학문은 엄청나게 넓다.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철학 등 하여간 한치 발끝도 내다보기 힘들만큼 복잡하게 돌아가는 시대를 예측하는데 학문적 이론만 가지고 감당할 수 있을까? 균형 갖춘 지성이 가장 필요하다 했다.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라고 유명한 미래학자가 있다. <제삼의 물결>이란 책으로 우리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인데, 외모는 동양적이고 웃는 모습은 마음씨 좋은 우리 이웃 할아버지처럼 수더분한 인상이다. 이 유명한 토플러 선생이 오래 전에 가라사대 “한국이 세계의 중심국가 중에 한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멀지 않아 세계 5등의 강대국이
한국의 다문화교육에서 가장 주된 내용은 문화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한글교육과 한국문화교육 등의 적응 교육과 관련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적응 교육은 중요하다 하겠다. 현재 한국에서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과 관련된 활동들은 대부분 한국 사회와 문화에 적응하도록 도와줘 문화적 단일성을 유지하고 사회적 응집력을 유지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문화적 단일성을 지향한다고 해서 한국 사회의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외국인근로자 자녀까지 포함해 진정으로 한국인이 되기를 원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현재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다문화교육에서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한국말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한국 문화를 이해해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것을 최선의 당면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정책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한국어, 한국 문화 이해 교육이나 학교생활 적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적응 교육이다. 그 예로 학교에서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개설 및 대학생 멘토링, 지역평생교육기관에서의 찾아가는 서비스를 위한 가정방문, 한국어 교육, 한국 생활 적응에 필요한 정보제공 시스템 구
국립수목원(원장 신준환·포천시 소흘읍)이 늦여름과 초가을 자주 발생하는 독버섯 중독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27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버섯 중 일부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강한 독소를 지니고 있다. 특히 우기가 끝나고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초가을에는 자연에 식용할 수 있는 버섯들이 많이 발생해 버섯 중독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 7년 동안 식약청 통계를 보면 30여명이 독버섯을 섭취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그 중 10여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이는 독버섯에 대한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라고 수목원측은 설명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버섯을 구입해 먹는 것이 좋으나, 야생버섯을 식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정확하게 아는 버섯만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야생버섯을 섭취하고 메스꺼움, 구역질, 구토, 설사,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먹을 음식물을 토해내고 곧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환자가 먹고 남은 버섯을 가지고 있다면 함께 가져가서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 독버섯들은 각각 다른 독소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물질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