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에 눈을 떴다. 근처 밤나무에서 조잘대는 작은 새 두 마리가 어찌나 시끄러운지 더는 누워있을 수 없어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연다. 훅 밀려드는 새벽의 신선한 공기 속으로 밤나무 꽃의 특유한 향이 밀려든다. 커피 한 잔을 들고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들판을 본다. 먼 곳의 개 짖는 소리와 과수원 약 뿌리는 소리 그리고 이른 출근에 나선 이웃이 가로막힌 차를 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이방인처럼 바라본다. 가까이 보이는 초등학교에 있는 접시꽃도 활짝 피었다. 탁구공만 하게 자란 배와 철조망을 타고 올라 보랏빛으로 핀 나팔꽃이 새벽이슬에 한결 싱그럽다. 낯설지 않지만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 속으로 생각을 몰아넣는다. 밤꽃이 필 때면 빗장을 채우고 동네 아낙들을 단속해야 한다는 말처럼 밤꽃엔 사랑을 불러들이는 마법이 숨어있나 보다. 딸이 여섯인 우리 집도 늘 분주했다. 2년 터울로 낳은 딸들을 단속하느라 아버지는 늘 바쁘셨던 것 같다. 푸르뜸 사내와 눈이 맞은 언니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밤 마실을 나서곤 했다. 어린 나를 데리고 아래 집에 마실 다녀온다고 허락을 받고 나와서는 적당히 따돌리고 언니는 푸르뜸 사내를 만나곤 했다. 잠깐만 기다리고 있으면 과
1998년 오늘, 강원도 속초 근해에서 70톤급 북한 잠수정 1척이 그물에 걸려 있는 것을 우리 어민이 발견했다. 우리 해군이 이 잠수정을 동해항으로 예인해 내부 수색을 벌인 결과 북한 승조원 등 9명이 총상을 입고 숨져 있었다. 남한의 음료수 병과 수중 침투용 공기흡입기, 작전일지 등이 발견됨에 따라 이들이 침투작전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발각되자 자폭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 정부는 이 사건을 ‘명백한 영해침범이며 정전협정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위반한 침투작전 행위’로 규정하고 북한의 사과를 촉구했다. 잠수정에서 발견된 북한 측 시신 9구는 사건 발생 12일 만인 7월 3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됐다.
2003년 오늘, 프로야구 삼성의 이승엽 선수가 세계 최연소 300 홈런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승엽 선수는 이 날 저녁 대구에선 벌어진 SK와의 경기에서 8회 솔로 홈런을 터뜨려 개인통산 300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 선수의 300 홈런은 26세 10개월만에 세워진 것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로드리게스보다는 10개월, 일본 프로야구 왕정치보다는 5개월여 앞선 기록이다. 이승엽 선수는 또 4대 4로 비긴 9회말 만루찬스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만루홈런을 추가해 자신의 300홈런을 자축했다.
그대, 그렇게 오셨습니다 화살촉에 묻은 독약처럼 내 가슴에 박히셨습니다 핏줄을 타고 온몸으로 스며들어 서서히 서서히 나의 힘을 빼놓으시고 눈을 가물거리게 하시고 아무 것도 들을 수 없게 하셨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나의 죽음까지도 다 가지셨습니다 - 박상천 시집 ‘말 없이 보낸 겨울 하루’ / 1988년 / 둥지 누구든 젊어 한 때 독약을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그것이 이념이었건 사랑이었건 노래였건 간에 일상적인 삶에 치명타를 입혔다면 농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독약이라 말할 수 있으리라. 독 묻은 화살에 젊은 심장을 찔려 피 흘리던 순정을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과거형으로 분류해 청춘의 무모한 열정이었노라 말하는 사람 또한 있으리라. 그러나 시인은 그 대상(詩가 아니었을까?)에게 죽음까지도 다 가지셨다 했으니 그는 아주 소생 불가능한 독약을 마셨고 여전히 그 고통은 진행형일 것이다. 시인이여 부디 회복되지 말아라. 독약에 중독돼 서서히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 때까지… 드디어 빛나는 문장 한 줄 초여름 녹음 속을 가르는 순백의 나비처럼! /최기순 시인
경찰들이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술에 만취돼 경찰서나 파출소에서 행패를 부리거나 기물을 때려 부수는 이른바 ‘주폭(酒暴)’들이다. 이들은 심지어 경찰관까지 폭행하기도 한다. 주폭들은 술만 취하면 가족에게 손찌검을 하고 이웃가게에 가서 영업방해를 하거나 물건을 부수는 망나니들은 어느 동네에나 꼭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법이나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관대했다. 술이 그런 것이지 사람이 그런 것이 아니라며 용인해 주곤 했다. 전주에서 만취상태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40대가 이 때문에 입건되자 지난 10일 술을 마신 채 또 다시 파출소를 찾아가 연행 경찰관에게 보복성 폭력을 휘두르는 일도 있었다. 그는 이미 공무집행방해로만 전과 7범인데다가 경찰관을 상대로 보복범죄를 벌였다. 따라서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전주지방법원은 지난 12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을 정도다. ‘술에 참 관대한 나라’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 음주문화는 잘못됐다. 우선 음주량이 엄청나다. 분위기 좋게 간단하게 마시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만취상태까지 간
컴퓨터 바이러스가 전국 컴퓨터의 대부분을 잠식해 무용지물로 만드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전기는 일순간에 만물박사인 컴퓨터를 빈껍데기 상자로 만들어 버린다. 전기가 끊긴세상은 암흑과 무법천지로 돌변한다. 날로 치솟는 수은주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전기의 고마움이 새삼 일깨워진다. 지구는 더워지고 그에 따라 전기사용은 늘어가는데 전기를 만들어내는데는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정전 대비 위기대응훈련’이 실시됐다. 정전 대비훈련은 정부 역사상 처음이다.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예비전력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5단계로 구분되는 예비전력이 준비단계로 낮아진 적이 올해 들어 5월 7차례, 6월 6차례나 됐고, 지난 7일에는 316만KW로 떨어지면서 관심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예비전력이 바닥나면 전국적으로 대규모 동시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한다. 정부는 전력수요가 피크에 달하는 올 8월 3-4번째 주의 예비전력이 147만KW, 겨울엔 93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아웃이 될 경우 예상되는 피해규모는 11조6천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바디스인류가 살아가는 역사와 함께 우리에게 기억되는 많은 대작의 영화들이 있다. 벤허, 엘시드 징기스칸, 클레오파트라, 알렉산더 대왕, 우리 영화로는 주몽, 대조영, 용의눈물, 연개소문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오늘의 사회상에서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독자들에게 메세지를 통해 함께 고민하며 호소하고자 하는 논제를 전할 영화를 공유하고자 한다. 바로 분명한 계시가 있고 사회의 등대가 될 영화는 기독교적인 소재로 제작된 감명 깊은 영화인 <쿼바디스 도미네>이다. 로마의 라틴어인 Quo Vadis Domine! ‘쿼바디스 도미네?’라는 말은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뜻으로, 이 말은 성경에 나오는 베드로의 말보다도 오히려 <쿼바디스>라는 영화나 소설로 더 유명해진 말이기도 하다. 필자는 본 주제를 기독교적인 교리로 연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이념의 중심이 혼돈되고 가치 척도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판단이 흐려지고 있어 이를 외면할 수가 없어서다. 사회지도층이라는 계층에서 세치의 혀로 무한정 뱉어내는 말은 우리 사회의 정신적 기준을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특히
Q. 일용근로자도 소득세 납부해야 하나요 A. 근로소득자라고 하면 매월 정기적으로 급여를 지급받는 직장인만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근로소득자 외에도 건설공사자나 하역작업 등에 종사하는 일용근로자도 근로소득자에 해당된다. 다만 일용근로자의 경우에는 고용의 불안전성과 소득금액의 영세성 등을 감안해 소득을 지급하는 때마다 원천징수 분리과세로 납세의무가 종결된다. 즉, 일반근로자와 같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근로자인지 일용근로자인지의 구분에 따라 세금부담이 달라진다. 일용근로자는 동일한 고용주에게 3개월(건설공사자는 1년) 미만으로 고용돼야 한다. 건설공사종사자들은 그 특수성을 인정해 동일 고용주와의 고용기간이 3개월 이상이 아닌 1년 이상 고용돼 있지 않으면 일용근로자로 인정된다. 일용근로자는 10만원의 근로소득공제가 적용된다. 근로소득공제를 제외한 일용소득금액에 6%의 단일세율을 적용해 산출세액을 구한뒤 여기에 55%의 근로소득세액공제해 원천징수된다. 현행 소득세법은 원천징수세액이 1천원 미만인 경우는 소액부징수라 해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매일 매일의 일용근로소득에 대해 원천징수를 하는 일용근로자의
도내 지자체들이 에너지절약 실천 홍보에 팔을 걷었다. 군포시는 21일 산본전철역과 산본중심상업지역 일대에서 에너지 절약 실천 독려 캠페인을 실시했다. 시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합동으로 국가적 전력 위기 상황을 안내하며, 개별 가정과 상가 등 민간부문의 에너지 절약 운동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생활 속 각종 절전 방법이 담긴 홍보물을 배포했다. 같은날 안양시도 시 공무원과 지역 유관기관 관계자들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에너지절약 참여 캠페인을 전개했다. 캠페인 참여자들은 사무실과 가정 그리고 상점과 관련해 업종별 손쉽게 절전·절약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한‘여름철 전기절약 행동요령’ 실천을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때이른 무더위로 인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9월15일 대규모 정전(블랙아웃)과 같은 전력수급 위기 사태가 우려된다”면서 “전 시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의지로 그 어느 때 보다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할 때”라며 모두가 참여해 전력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양 지자체는 이날 캠페인을 통해 전력소비 집중 시간대인 오후 2~5시 냉방기 가동자제를
인천시 계양구(구청장 박형우)는 계양산 주변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누리길를 조성해 계양역부터 방축동 어린이과학관까지 총연장 5㎞에 달하는 아름다운 산책로를 꾸며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는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추진한 2011년 친환경 산책로인 누리길 조성사업 대상지 10개소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국비 4억8천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부터 조성사업에 나서 6월에 완공해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조성된 누리길은 마사토 포장 길, 쉼터, 가로 녹지 등으로 자연환경과 어울리도록 꾸며져 있다. 특히 차량소통이 많지 않은 데다 산과 인접하고 있어 누리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절별로 꽃과 단풍, 열매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중간 중간 휴게 쉼터가 3개소 설치돼 있어 누구나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는 코스로 설계됐다. 주변에는 경인아라뱃길과 계양산 둘레길은 물론 어린이 과학관 등이 근접해 있어 계양구의 새로운 걷기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계양산 누리길 구간은 차량소통이 적고 계양산 등산로와 연계로 농촌마을도 경험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누리길을 구의 명소로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