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접경지역의 규제를 완화하고 미군공여지를 국가 주도로 개발한다는 내용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또 북한과 접경한 파주와 개성·해주를 연계한 ‘통일경제특구’ 조성도 포함돼 경기북부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9일 경기도 및 경기북부 일부 지자체에 따르면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군사기지 및 시설 보호법 등 중첩된 규제로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경기북부는 전국에 걸쳐 있는 반환 미군공여지의 80%가 몰려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진행된 반환 미군기지 개발사업은 민간 주도 개발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파주시는 캠프 하우즈(61만1천㎡)·에드워드(62만9천㎡)·스탠톤(97만3천㎡)·자이언트(48만4천㎡)·게리오웬(69만2천㎡) 등 지난 2007년 반환이 이뤄진 5개 기지 중 도시공원이 조성 중인 캠프 하우즈를 제외하면 10년째 빈 땅으로 남아있다. 시 전체면적 95.66㎢의 42%(40.63㎢)에 달하는 미군 공여지가 있는 동두천시도 캠프 님블(6만6천㎡)과 캠프 캐슬(20만6천㎡), 짐볼스 훈련장(1천194만6천㎡), 캠프 모빌(H-220 헬리포트·20만8천㎡), 캠프 케이시(1천414만5천㎡),
콘트라베이스 /이윤훈 광릉 숲 크낙새 나무 쪼는 소리에 그는 새삼 제 속 텅 빈곳을 들여다보았다 빛이 드는 창가에서 오래도록 그는 침묵이었다 그 누구의 것도 되지 못한 그 속에서 크낙새가 콕콕 그의 일 초 일 초를 쪼아내고 있었다 부리 부딪는 소리가 손목에서 톡 톡 뛰었다 톱밥처럼 날아가 쌓인 시간 그 더미에서 생목 냄새가 뭉실뭉실 피어올라 그를 감쌌다 그가 숨을 깊이 들이쉬자 그의 목숨을 잡아주던 줄들이 팽팽해졌다 그는 숨 줄을 고르고 어둠과 빛 속을 갈마들며 활을 문질렀다 숨어있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직이 울던 그는 그제야 제 속 텅 빈 곳이 제 둥지임을 알았다 크낙새 알 같은 온음표 한 알 따습게 생의 마지막 마디에 품고 싶었다 꼭 실의가 아니더라도 인간은 슬퍼집니다. 마음의 빈곳들이 늘어납니다. 시간이 관여하는 공간입니다. 이 시에서는 그 빈곳이 먼지의 더께가 아닌, 가장 낮은 음역대의 소리를 내는 악기가 되었습니다. 나무와 시인의 호흡과 크낙새의 부리가 합체가 되었습니다. 그 때 빈곳이 팽팽해지는 것입니다. 공명통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제 자신도 몰랐던 울음이 고였다가 흘러나오는 곳. 그곳이 중심임을 깨닫습니다. 나이거나 너, 친구이거나 가족, 그
올해 초 스웨덴에서 흥미로운 통계가 나왔다. 스웨덴 청년 (20~27세)의 24%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와 살고 있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 됐다는 내용이다. 그것도 비슷한 조사가 시작된 1997년(15%) 이후 최고 수치라고 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른바 ‘복지 천국’으로 꼽히는 나라에서 ‘캥거루족의 증가’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캥거루족은 물론 스웨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도처에 있다. 그리고 각각 이름은 달라도 뜻은 같다. 미국에서는 어중간한 세대를 뜻하는 ‘트윅스터’, 캐나다는 ‘부메랑 키즈’, 이탈리아는 ‘맘모네’, 프랑스는 ‘탕기’, 독일은 ‘네스트호커’, 일본은 ‘파라사이토 신구루’로 부른다. 일본에서 부르는 이 말은 기생충 또는 식객이란 뜻의 영어 패러사이트와 싱글의 합성어로, 해석하자면 기생독신(寄生獨身) 정도가 된다. 모두가 구직난에 지쳐 자립심이 약해진 청년을 일컫는 조어들이다. 그리고 증가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것 또한 각국이 공통이다. 캥거루족이 양산되는 것은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이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20~30대 성인 절반(50.2%)
대학은 이미 시작했지만 모든 학교들이 곧 방학을 한다. 살던 지역과 가정형편에 따라 달랐겠지만 필자는 어릴 적 방학만 되면 시골에 있는 큰 집과 외가 집에 가서 길게는 2주 정도 머물며 사촌들과 함께 곤충채집을 하며 다른 방학숙제도 했다. 또 논두렁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샘에서 박박 문질러 물거품을 빼고 매운 찌개를 만들어 먹고는 했다. 그 때는 미꾸라지뿐만 아니라 이름 모를 붕어들이 참 많았다. 어린 우리들은 우물터와 그릇을 엉망으로 만들어 어른들로부터 꾸중을 듣기는 했지만 그 나무람의 억양은 결코 꾸지람이 아니라는 것을 감으로 알기에 이틀도 못 넘겨 또 미꾸라지를 잡아서 똑 같은 짓을 반복했다. 저마다 잠자리채를 어깨에 하나씩 들쳐 매고 저수지 풀 섶 갓길을 한 줄로 나란히 걸어갈 때면 어김없이 뱀이 가로질러 소스라치게 놀라고는 했다. 반세기가 지나 그 동네를 가보았지만 고기 잡고 수영하던 맑았던 시냇가는 온데간데없고 신작로 옆 그 컸던 한옥 집도 이미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가 저수지를 메우고 있었다. 공주 부여로 가는 시외버스가 비포장도로 위에 흙먼지 날리며 지나가면 연소되지 않은 매연 냄새를 맡으려고 버스 뒤를 쫒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냄새
하늘이 조용히 가라앉고 있다. 활활 타오르던 하늘이 글쎄 서서히 붉어지다가 숯가마 숯덩이 식어가듯 차분히 가라앉는 이 시간. 한여름, 저녁을 맞이하는 초저녁의 그 시간을 나는 참 좋아한다. 도심의 어느 골목을 걷다가도, 오늘처럼 파도소리 출렁거리는 저 소리에 섞인 숱한 인파들의 소음에 섞여서도 문득 불그레한 그날 같은 하늘이 눈에 들어올라치면 내 숨은 서정을 풀어놓기 일쑤다. 언제 풀어놓아도 마음 푸근해지는 추억 속 숨겨놓은 나만의 고유한 낭만, 나는 그 그림 속 풍경을 결코 놓아버릴 수가 없다. 탈 탈 탈 탈 경운기 소리 들리고 집 지키던 강아지가 마중 나오는 골목어귀. 뉘 집 할 것 없이 마당 한쪽 한데 솥 걸어놓은 아궁이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감나무 밑 넓은 평상마루에서 홍두깨로 밀어낸 어머니의 칼국수는 쑹쑹 썰려나가고 소죽솥 아궁이 벌건 불길에 뜸들어가는 소죽냄새가 구수하다. 막내 상한이 차지가 된 칼국수 꽁다리는 몇 개 숯불 위에서 하릴없이 타들어가고 두툼한 생풀 몇 단 엎어놓은 모깃불에서는 매캐한 천연모기향이 바람을 탔다. 왁자하던 밥상머리 소리가 잦아질 때쯤 골목은 서서히 수런거리기 시작했다. 배 채운 아이들의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뜨
매년 무더운 날씨를 피해 바다, 강, 계곡 등 물놀이 명소를 찾아 잠시나마 더위를 잊으려는 피서객들이 많이 증가한다. 그러나 피서객들의 증가와 함께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수난사고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소방에 몸담은 지난 27년의 세월 동안 수난사고 중 구조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시골 농수로를 따라 길을 걷다 미끄러져 수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고, 저수지에서 음주 후 물에 들어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발생한 사고,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다 투망 그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사고, 물고기가 끌고 들어가는 낚싯대 잡으려고 물로 뛰어들다 발생한 사고와 같이 예상치 못했던 사고 등 사례는 수 없이 많다. 대부분의 수난사고는 119소방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사망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현장을 접하게 된다. 수난사고 현장은 도로가 협소하거나 차량통행이 어려운 곳이 대부분으로 현장 도착이 쉽지 않을뿐더러 사고 후 물속에서 오랫동안 버텨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난사고를 예방하려면 안전 불감증을 줄여야 한다. 하인리히의 법칙을 살펴보면 1:29:300의 법칙이 있다. 무심코 한 행동 300번이면 29번은 사고로 이어지고 그중에 1번은 중상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다는
어느덧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해수욕장과 워터파크에는 휴가를 계획한 휴가객이 설레는 마음으로 휴가를 즐길 것이다. 하지만 휴가지에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도 있다. 바로 몰래카메라 등 각종 성범죄이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스마트폰과 소형화된 위장형 카메라를 이용해 탈의실·공중화장실·교통수단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촬영한 몰래카메라 범죄가 2011년 1천523건에서 2016년 5천185건으로 6년 사이 무려 240% 증가했다. 몰카는 한순간 호기심으로 몰래 촬영한 경우도 있겠지만 몰카 영상물이 온라인상에 유포되어 돈벌이 수단에 이용될 경우 그 피해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게 되는 중대한 범죄 행위이다. 그래서 몰카 범죄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등을 이용한 촬영)에 의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시계형, 자동차키형, 안경형, 라이터형 등으로 초소형 카메라에 무음 촬영앱이 등장하여 발견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 경찰에서는 몰카촬영 예방을 위해 언론 등 각종 매체를 이용하여 집중 홍보하고 청소년 대상으로 예방 교육도
필자가 인생2막 경력설계 강의를 갈 때 어김없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재취업준비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본다. 수강생들의 답변이 비슷비슷하다. 자격증,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하기, 직업교육 등 내가 생각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수강생들의 답변을 들을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정작 중요한 것은 빼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사회현상, 기술변화 트렌드,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인생2막 경력설계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상 중장년 재취업이 청년들 신입사원 취업보다도 훨씬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렵기 때문에 좀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자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면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꾸준히 세상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이러한 변화들이 지원 기업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봐야 한다. 지원 기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공부만이 최종 합격의 영광을 가져올 수 있다. 단기간 준비를 해서는
성범죄는 낮과 밤, 직장과 가정, 학교나 공원, 지하철 등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발생하고 있다.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국회의원이나 법관 외교관 등 고위 공직자나 교사·교수 등 교육자, 목사·승려 등 종교계 인물 그리고 피해자의 친·인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성범죄는 강간이나 강제추행 뿐만 아니라 언어적 성희롱, 음란성 메시지, 몰래카메라 등 상대방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육체적·정신적 손상을 주는 성적인 폭력이다. 아직도 국민의 기억에 남아 있는 끔찍한 성범죄 사건 중 하나는 지난 2008년 12월, 8세 여자아이를 안산의 교회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일명 ‘조두순 사건’이다. 조두순은 등교 중이던 어린이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저질러 신체 일부를 훼손시켰다. 대장이 심하게 손상돼 잘라냈고 항문이 파열됐다. 올해 17세가 된 피해자는 아직도 신체와 정신의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당시 법원은 온 국민을 분노케 한 범인 조두순에게 술에 취한 상태의 ‘심신미약’이었다며 징역 12년과 전자발찌 부착 7년, 신상정보 공개 5년을 확정했다. 이에 형량이 가볍다며 국민들의 여론이 들끓고 인터넷 청원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소원’이란 영화로 제작
지리한 장마가 물러가고 이제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됐다. 폭염 특보가 이어지면서 찜통더위에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쓰레기가 문제다. 최근 들어 도심지의 쓰레기 무단투기는 감시카메라의 상시 작동으로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일부 관광지와 행락지에는 쓰레기가 아무 데나 버려지고 있다. 장마가 최근 그치면서 팔당호 수면에는 무려 1천600여 t의 쓰레기가 둥둥 떠 있다고 한다. 경기도수자원본부는 최근 직원 12명과 바지선 4척, 굴착기 2개를 동원, 600여 t을 수거했지만 완전히 처리하는 데는 앞으로도 10일은 걸릴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 장마에 떠내려 온 나뭇가지 등이지만 이 중에는 생활쓰레기도 상당한 양이어서 이를 처리하려면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장비 대여료, 매립비용 등으로 3억원 가까이 소요된다. 이같은 현상은 팔당호뿐만이 아니다. 전국의 강과 호수, 계곡, 바닷가 등에는 장마가 그친 뒤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한 곳이 많다. 나뭇가지와 풀, 빈병, 폐비닐, 스티로폼, 폐타이어 등이 뒤섞여 보기 흉한 모습이다. 이처럼 강이나 호수를 뒤덮는 쓰레기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특히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는 더욱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