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아직도 대규모 미술관이 없다는 사실에 다들 깜짝 놀라요.” 미추홀구에 사는 A씨(27)는 서울 토박이인 동기를 따라 각종 미술관과 전시관을 누비며 여행한 지 벌써 5년째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다 보니 미술관 방문은 빠질 수 없는 일정이었다. 이번 여행지는 인천이다. 동기는 들뜬 목소리로 계획을 이야기했지만, A씨는 머쓱할 뿐이었다. 대도시인 인천에는 시립미술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조심스레 전하자, 순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A씨는 “인구 300만 명이 넘는 인천이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느낄 때마다 속상하다”며 “곧 인천시립미술관이 생긴다던데,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공간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미술인들 역시 창작과 교류의 중심이 될 공적 공간의 부재를 지적하며, 오랫동안 시립미술관 설립을 요구해 왔다. 이에 시는 시립미술관을 단순한 전시시설을 넘어, 시민과 함께 구상하고 성장하는 공공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정책·공간·콘텐츠 전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개관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본격 착수했다. 시는 올해 공론화 기반의 ‘사전홍보 프로젝트’, 지역미술 정립을 위한 ‘인천미
4·19혁명의 불씨가 타올랐던 인천기계공고. 65년이 흐른 지금, 모두가 그날의 용기를 가슴에 되새겼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8일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제65주년 4·19혁명 기념식을 개최했다. 4·19혁명 한 달 전인 1960년 3월 19일 인천기계공고 학생들은 인천에서 처음으로 교내 학생 집회에 이어 학교 담을 넘어 거리 시위에 나섰다. 이는 4·19 혁명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인천기계공고는 학교 운동장에 ‘4·19학생의거기념탑’을 세웠는데, 매년 시민들의 참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도성훈 교육감을 비롯해 인천시 정무부시장, 시의회 의장, 인천보훈지청장 등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유공자 표창, 기념사 및 축사, 4‧19의 노래 제창, 기념탑 묵념 및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에 참석한 인천기계공고 학생은 “선배님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자랑스럽다”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에 기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도성훈 교육감은 “인천기계공고 학생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되새기며, 우리 학생들이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자치 활동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다음날에는 국민의힘 대선
자매결연 15주년을 맞은 인천시와 일본 고베시가 경제·문화 분야 협력을 다졌다. 시는 지난 18일 시청에서 하병필 행정부시장이 일본 고베시 오하라 가즈노리 부시장 일행을 접견했다. 이번 인천 방문은 인천시와 고베시 간 자매결연 15주년 및 인천-고베 간 직항노선 신규취항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다. 대표단은 고베시 부시장을 비롯해 한일 우호 고베시 의회 의원연맹 회장, 고베 상공회의소 회장 등 고베시 주요 인사 7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인천시와 고베시는 지난 2010년 4월 6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고위급 인사 상호 방문, 조형물 교환, 공무원 연수, 사진전 개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교류를 이어오며 우호 관계를 굳건히 다져오고 있다. 이날 접견 자리에서 하 부시장은 “국제공항이 있는 항만도시인 인천과 고베는 국제교류의 중심지로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직항노선 개설을 계기로 양 도시 간 교류와 우호 협력이 한층 강화돼 글로벌 중심도시로 동반 성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천시의회와 고베시의회도 만나 문화적 공통점을 바탕으로 정책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간담회는 고베시 대표단 중 의원연맹 12명이 인천시의회 방문을 별도
인천시가 청년 창업가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시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2025년 청년 해외진출기지 지원사업(청진기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청진기 사업은 시 대표 청년 창업지원 사업이다.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 (예비)창업가들에게 해외 진출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기술 분야 창업을 기반으로, 거주지나 사업장이 인천이어야 한다. 예비 창업자 또는 창업 7년 이내 39세 이하 청년 창업가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올해는 해외 진출 수요가 높은 아시아 대륙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시는 진출 국가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선정했으며, 지난 14일에는 전문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와 협약을 체결했다. 제품의 시장 적합성(PMF) 등 창업기업의 현지화 지원을 비롯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일대일 지원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모집인원도 25명으로 확대했다. 이 중 15명은 국내·외 글로벌 액셀러레이팅부터 현지화 추진까지 전 과정을 지원받게 되며, 나머지 10명은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2023년 몽골과 베트남으로
인천시가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을 유도하기 위해 인천 I-패스 혜택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재정부담 등으로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올해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사업으로 8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3월 말까지 1065명이 지원받았다. 현재 시는 70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최초 1회만 10만 원이 충전된 인천e음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인천지역 6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는 최근 증가세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사고 건수는 2021년 957건, 2022년 1059건, 2023년 1221건으로 집계됐다. 시는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기 위해 지원책을 운영해 왔지만, 낮은 지원금 등으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했다. 이에 ‘인천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조례’가 개정됐다. 지원 대상을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지원 금액도 최대 30만 원까지 상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 개정안은 오는 7월부터 시행 예정이나, 올해는 우선 지원 대상만 확대하고 지원 금액은 기존과 동일한 10만 원을 유지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면허 반납으로 이어지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생업 유지나 이동
문화예술 민간위탁 제도가 그 취지를 잃었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역 대중음악가의 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인천음악창작소’ 위탁기관에 부평구문화재단이 선정됐다. 지난 3년 동안 운영해왔던 예술인 중심의 민간 비영리단체 (사)인천음악콘텐츠협회는 행정 조직이 뒷받침 돼있는 부평구 출자·출연기관과의 경쟁에서 밀려 인천음악창작소를 떠나게 됐다. 애초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고,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사)인천음악콘텐츠협회는 다른 민간단체와 마찬가지로 행정역량, 조직규모, 예산집행력(약 38배) 등에서 부평구문화재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인천음악창작소 예산은 연간 5억 원 안팎이다. 반면 출자출연기관인 부평구문화재단의 지난해 예산은 2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때문에 위탁기관 선정 평가 항목인 행정안정성, 재정건정성 등에서 민간단체가 부평구문화재단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이 수행할 업무를 민간에 맡겨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과 창의성을 활용한다는 문화예술 민간위탁 제도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평구문화재단의 참여자격 및 사업범위 적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인천음악창작소 위탁운영은 ‘인천 전
인천시가 아동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촘촘한 돌봄망’ 구축에 나섰다. 시는 17일 아동돌봄협의회를 열고, ‘2025년 아이 플러스 길러드림 아동돌봄 시행계획’의 정책 방향과 세부 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동돌봄협의회는 시의 아동돌봄 정책을 활성화하기 위해 구성된 협의체다.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시의원, 교육청 관계자, 학부모, 민간전문가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아동돌봄 기본계획 수립과 지원사업 조정·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2025년 아이 플러스 길러드림 아동돌봄 시행계획은 ‘온마을이 돌봄’, ‘온종일 돌봄’, ‘온전한 돌봄’, ‘온기있는 돌봄’ 등 4개 분야, 31개의 세부과제로 짜여 있다. 먼저 ‘온마을 돌봄’은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해 마을 전체가 아이를 함께 돌보는 사업이다. 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지역본부와 협력해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내 돌봄공간을 확보하고, 유휴공간을 발굴해 돌봄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51곳, 내년에는 67곳을 확충할 예정이다. ‘온종일 돌봄’은 틈새 돌봄을 강화한다. 아동돌봄기관(다함께돌봄센터·지역아동센터)의 운영시간을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 토요일까지 연장한다. 특히 신규 설치
인천 학교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는 17일 오전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학교 급식실에서는 170명에 달하는 폐암 산재자가 발생했고, 인천 지역에서도 6명이 폐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현장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교육공무직 대부분의 직종이 여전히 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인력 부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조리실무사 폐암 관련 현황은 ▲2022년 확진자 2명·의심소견자 1명 ▲2023년 확진자 4명·의심소견자 2명 ▲2024년 의심소견자 10명으로 집계됐다. 급식 종사자 결원 문제도 꾸준하다. 2025년 제1회 교육공무직원 공개채용에서 조리실무사(인천시내) 직종은 재공고 끝에 최종 경쟁률 1대 1에 그쳤다. 강화도와 연평도, 영종도, 영흥도 등 일부지역은 지원 미달이었다. 결원을 면한 인천시내 조차 신학기 근무 중 퇴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인천시교육청은 ‘제2회 교육공무직원 공개채용 시험 시행계획’을
유정복 인천시장이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향한 첫 관문을 통과한 가운데, 내친 김에 쭉 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국민의힘은 지난 14~15일 경선 후보로 등록한 11명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를 거쳐 1차 경선 진출자 8명을 발표했다. 유 시장은 명단에 포함되며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대선을 완주하려면 지지층 확보가 필수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과의 경쟁 속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1차 경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100%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오는 22일 2차 경선 진출자 4명을 가린다. 이후 2차 경선은 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27~28일 양일간 치러진다. 결과는 29일 발표된다.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유 시장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보’내고, 이재‘명’ ‘퇴’출시켜 대한민국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오후에는 출마를 포기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났다. 유 시장의 대선 공약 3대 키워드는 개헌·개혁·민생이다.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다. 기존 정치권과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괴롭힘의 대상이 돼선 안 됩니다.” 고등학생인 A군은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오른쪽 귀는 청력이 거의 없고, 양쪽 모두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 청력장애와 지적자폐성장애를 함께 가진 중복장애학생이다. 지난 2022년 계양구의 한 중학교에 입학한 A군은 같은 반인 B군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조롱, 폭행을 당해 왔다. 2·3학년으로 진급하며 다른 반으로 분리됐지만,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급식실 등 공용 공간에서 B군을 마주쳤기 때문이다. 결국 A군은 B군을 피해 대부분의 시간을 특수학급에 머무르면서 스스로 격리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 당국의 미흡한 조치는 더 큰 사건을 야기했다. 지난해 11월 21일 B군 등 동급생 6명이 A군을 조롱하며 괴롭히고, 그 모습을 촬영한 영상까지 유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관련 조사는 특수교육대상자임에도 특수교육 전문가 없이 진행됐다.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에는 장애학생의 진술기회 확보를 위해 특수교육 전문가가 사안조사에 참여하도록 안내돼 있다. 결국 가해 학생들은 인천북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넘겨졌으나, 징계를 받지 않았다. 처분에 불복한 A군의 부모는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