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A양의 부친은 21일 딸의 시신을 안산의 한 병원에 안치한 뒤 곧바로 부검을 신청했다. A양 부친은 “딸이 사망한 정확한 시각과 함께 사인이 익사인지, 질식사인지, 저체온증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사인 규명을 통해 정부의 구조대응이 적절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인이 익사가 아닌 질식사나 저체온증일 경우 정부의 책임을 따지겠다는 취지다. A양 부친은 “부검은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반대하는 의견이 있지만, 일부 유족들은 부검에 찬성하고 있다”며 “유족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 B병원 관계자는 “한 학생의 사망진단서를 보니 익사로 돼 있었는데 간단한 검안에 의한 것”이라며 “부검을 통해 희생자들의 폐에 바닷물이 유입됐는지 등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발인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경찰이 작성한 검시필증이 있으면 가능하다. /안산=김준호·양규원기자 jhkim@
.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안산시 단원고 교사들과 학생들의 장례식이 엄수되고 있는 가운데 단원고는 20일 오후 3시 유족대표자회의를 열고 사고 수습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유족대표들은 학교 인근에 위치한 올림픽기념관 내 체육관에 임시분향소를 설치해 줄 것을 시에 요구키로 하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대표들은 여객선 침몰사고로 희생된 교사와 학생들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고,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임시분향소가 하루라도 빨리 설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유족대표들은 임시분향소를 설치한 뒤 인원이 늘어나면 임시분향소를 체육관보다 넓은 장소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됐으며, 학교와 유족측의 입장을 시에 전달하기 위해 21일 시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유가족과 학생, 교사, 시민들의 빠른 안정을 위해 유족대표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등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안산=김준호기자 jhkim@
단원고 교사·학생들 발인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안산시 단원고 교사들과 학생들의 장례식이 20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5시쯤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2학년4반 장진용군의 발인식이 유족과 친구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다. 희생된 학생들 가운데 첫 번째 치러진 발인식장 주변은 곳곳에서 탄식과 비통함이 흘렀다.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장군의 친구들은 발인식장을 찾아 애써 눈물을 삼키며 고개를 떨구었다. 유족의 재배(再拜)에 이어 친구들도 장군의 영정 사진에 대고 절을 두 번 올렸다. 운구차를 따라 유족과 친구들이 식장을 떠날 때 장례식장 주변에선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장군을 태운 운구차는 수원 연화장으로 출발했다. 이후, 한 시간 간격으로 같은 반 안준혁군, 6반 담임 남윤철 교사, 3반 담임 김초원 교사의 장례식이 차례로 치러졌다. 안군의 발인은 장군과 비슷한 절차로 진행됐고, 안군을 태운 운구차 역시 수원연화장으로 향했다. 장례식장은 부모와 교사, 친구, 선후배 학생들의 흘린 눈물로 바다를 이뤘다. 오전 7시쯤 진행된 남 교사의 장례식은 천주교 예식으로 진행됐다. 신부와 교우들이 남 교사의 의로운 죽음을 애도했다. 남 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다녀왔습니다로”, “꼭 무사하기를!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네요. 죄송해요” 안산시 월피동 삼일초교 후문 쪽 문이 닫힌 마트 셔터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는 단원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가득찼다. 이 마트는 지난 16일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뒤 실종된 단원고등학교 2학년 강승묵군의 어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군 어머니는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가게 문을 닫고 셔터에 ‘단원고, 우리 승묵이를 지켜주세요’라는 흰 종이를 붙여 놓고 진도로 떠났다. 사연을 들은 학생과 시민들은 강군을 비롯한 실종된 단원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작은 메모지에 적어 셔터에 붙이기 시작했고, 지금은 셔터 전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메모지에는 “부모님 걱정 많이 하셔요. 제발 한번만이라도 찾아와서 얼굴 좀 보여주세요”, “돌아와라 승묵아. 우리 모두 널 기다린단다”, “아주머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등 간절함이 가득 차 있다. 마트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즐겁고 추억이 가득해야 할 수학여행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악몽으로 변해버렸다. 승묵이가 하루 빨리 돌아오길
'세월호' 침몰사고로 맏딸과 유년기 스승을 한 번에 떠나보낸 한 유족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깝게 하고 있다. 19일 오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단원고 강모(52) 교감 빈소에 여객선 침몰사고로 숨진 같은 학교 2학년 A양의 부모가 찾았다. 장례절차로 경황이 없었을텐데도 A양 빈소에서 5㎞ 떨어진 곳을 직접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린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어머니는 숨진 강 교감의 옛 제자였는데 강 교감이 단원고로 부임하면서 사제지간에서 스승과 학부모가 돼 다시 만난 것이었다. A양의 큰어머니는 "단원고 교감 선생님이 아랫동서 옛 스승이라고 한다. 어제 교감 선생님 소식을 듣고 동서가 많이 놀랐다"며 "참 어진 분으로 기억한다며 딸을 잃은 엄청남 아픔중에서도 굉장히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강 교감은 공주대 사범대 학군사관후보생(ROTC) 출신으로 장교 로 복무하고 교편을 잡은 뒤 윤리과목을 가르쳐왔다. 동료 교직원 사이에서도 정직하고 과묵하면서도 후배교사를 묵묵히 도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교육자로 기억되고 있다. A양의 큰아버지는 "제수씨는 연년생 세 딸 중 큰조카를 많이 의지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세월호 침몰 사고 생존자들의 우울·불안 상태가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대 안산병원 차상훈 병원장은 19일 오전 11시 입원 중인 생존자들에 대한 진료 및 경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까지 이 병원에서 진료받은 여객선 침몰사고와 관련한 환자는 모두 80명으로 전날보다 4명이 늘었다. 단원고 학생 73명과 일반인 2명, 실종자 학생 가족(어머니) 1명 등 모두 76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교사 1명과 일반인 1명 등 2명은 퇴원했다. 퇴원한 교사 1명은 인근 다른 병원으로 옮겨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차 병원장은 "우울·불안 상태 평가 결과 우울상태 16명, 불안상태 28명이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7명의 환자에게서 우울 증상이 심한 것으로 나와 1대 1 심층면담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일부 수면 장애를 겪는 학생과 일반인 환자가 있어 약물 처방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불안을 감소하는 안정화 치료를 우선 시행하되 상태가 심하면 불안증상 경감 치료의 행동요법 중 하나인 이완요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고대 안산병원은 환자
여객선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 학생들의 치료를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병원장 차상훈)은 17일 오전 9시 브리핑을 통해 “환자 모두 사고 스트레스로 당황하고 멍한 상태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원장은 “전날 오후 7시30분부터 병원에 도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X-레이, 혈액, 혈압, 문진 등 검사를 실시했다”며, “코와 골반에 골절상을 입은 2명을 제외하고는 경미한 타박상으로 심각한 외상은 없었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창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들의 외상은 경미하지만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많아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며 “아침식사 때 일부 학생은 울먹이며 친구들 얘기를 하는 등 충격의 정도를 가늠하기 힘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학생들의 퇴원에 대해 심리적 치료와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한 만큼 부모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전날 입원한 학생 65명과 교사 1명 등 66명 중 3명의 학생은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안산=김준호·김지호기자 jhkim@
수학여행 중 여객선 침몰사고로 2학년 학생 대다수가 실종된 안산시 단원고는 임시휴교 기간을 오는 23일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단원고는 17일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실종된 학생들의 구조 등을 위해 당초 18일로 예정된 임시휴교를 23일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수학여행을 떠난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등 339명 가운데 생존자 수는 학생 75명, 교사 3명 등 78명으로 오전과 변동이 없으나, 사망자수는 학생 4명, 교사 2명으로 각각 1명씩 늘었다. 오전 9시 브리핑 당시에는 학생 3명과 교사 1명의 사망이 확인됐었다. /안산=김준호기자 jhkim@
숨진 2학년 정차웅 군 “우리 웅이 수업 잘 듣는다고 쌤들이 모두 칭찬하시네♡ 앞으로도 열심히 화이팅♡.” 16일 수학여행길에 여객선 침몰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17)군은 수업태도가 바른 성실한 학생이었다. 담임교사이자 수학담당 김소형 교사는 정군의 노트에 이 같은 응원글로 열심히 공부하는 정군을 자주 응원했다. 학급 내 ‘학습부’에서 수학부장을 맡은 정군은 수학을 좋아해 유독 담임교사를 따르던 착한 학생이었다. 정차웅군은 책상에 이름과 함께 ‘공부 열심히 하기’라는 목표를 붙여놓기도 했다. 속속 연락이 취해진 학생들로부터 정군이 여객선 내 선실 ‘방장’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군이 친구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늦게 빠져나오다가 사고를 당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수학여행에 불참한 같은 반 친구 임재건 군은 사망 소식을 듣고는 “아무리 장난을 쳐도 화 한번 안내던 착한 친구라 정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며 “아마 친구들을 먼저 대피시키느라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 군은 &ld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