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우리나라 외교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대수술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를 통해 외교 인력의 특정 국가 및 언어 편중성, 선진국 근무만을 선호하는 외교관들의 인식, 지역 및 분야별 전문가 부재, 외교 인프라의 빈약함, 외무고시 중심의 외교관 선발의 문제점 등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분야 전문성을 가진 여권 의원들이 `대수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 사태가 장관 등 몇몇 책임자를 교체해 민심을 다독이는 것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국제적 위상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는 외교체제를 이번 기회에 획기적으로 보강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과도 맞물려 있다. 우선 이해찬 총리후보는 지난 24,25일 양일간 실시된 인사청문회에서 "교민 보호, 정보 관리 등에 전기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취임하면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여권에서는 외교체제 개선 방향으로 ▲선진국 근무만을 선호하는 외교관의 인식변화 ▲지역 및 분야별 전문가 육성 ▲업무 특성에 따라 3명의 차관을 두는 복수 차관제 도입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27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교민 납치기도 사건이 있었으나 현지 대사관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날 故 김선일씨의 시신이 안치된 부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거주하는 한국인 태권도 사범 김모씨가 아랍인 괴한 4명으로부터 납치시도를 받았다"며 정부의 진상파악을 촉구했다. 권 의원은 "이같은 사실은 리야드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당차원에서 조사를 벌인결과 사실로 드러났다"며 "현지 대사관의 대응조치와 은폐의혹에 대해 정부가 조속한 진상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27일 경기도 김포시 중앙승가대학에서 열린 제8회 세계여성불자대회 개회식에 서면 메시지를 보내 축하하고 故 김선일씨의 명복을 빌었다. 권 여사는 "故 김선일씨에 대한 살해 만행사건은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에게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줬다"면서 "고인의 명복과 극락왕생을 빌며, 이처럼 불행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소원한다"고 피력했다. 권 여사는 또 "불교는 인간과 생명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라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증오와 적대가 없고,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세상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오는 30일부터 `김선일 피랍 및 피살사건 국정조사' 활동에 착수키로 함에 따라 각 당은 27일부터 국정조사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각 당은 우선 20명으로 구성되는 특위 위원 인선에 착수하는 한편 구체적인 국정조사 대상기관, 증인 및 참고인 선정 범위, 활동계획 등에 대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번 국정조사가 의결되면 국회는 지난 90년 7월 `5공비리 국정조사'가 의결된 이후 18번째(본회의 의결 기준) 국정조사 활동을 벌이게 된다. ◇열린우리당 = 정부의 무능과 실책에 대한 따가운 국민여론 때문에 여당으로서 향후 국정조사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무척 곤혹스런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를 비호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 사후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신기남 의장은 27일 당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사건을 면밀히 조사 분석해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한점 의혹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관계당국에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정조사 대상기관이나 증인 선정에 있어서 `성역'을 인정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종걸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총리 후보가 국회에서 인준되면 오는 29일, 늦어도 30일쯤엔 통일부와 보건복지, 문광부 등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자간담회를 갖고 "개각 범위는 기존에 언급돼온 세자리에 대해 가급적 빨리 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오는 29일 총리가 참석하는 인사추천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 "청와대 내부에서 개각이 논의된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문책성 개각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장.차관의 책임 문제를 판단할 만한 사실들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개각을 한다, 안한다의 방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 통일장관엔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보건복지장관엔 김근태 전 원내대표, 문화관광장관엔 정동채 의원의 기용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윤 대변인은 그러나 반기문 외교통상, 조영길 국방장관, 고영구 국정원장 등 외교안보라인 장관급 인사들의 교체 여부에 대해선 "사실관계 규명과 사건 수습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개각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피력했다. 윤 대변인은 "필요할 때 개각을 단
김선일씨 피살 소식 이후 전국민이 비탄과 노여움에 빠졌다.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한 김씨의 무참한 피살에 대해 국민적 슬픔과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납치 후 정부의 대처를 놓고 의혹과 비난이 증폭되고 있다. 초점은 정부가 김씨의 납치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묵살했거나, 아니면 알고도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김씨가 무장단체에 납치된 시점이 당초 알려진 17일보다 훨씬 전인 지난달 31일 이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이번엔 AP 통신이 김씨의 피랍 관련 비디오 테이프를 전달 받아 외교부에 사실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곳 외교부가 이때 납치 사실을 알게 됐거나, 아니면 알 수 있었음에도 문제를 소홀히 다뤄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지에선 이달 초 김씨의 피랍과 관련한 소문이 나돌아 대사관에서 이를 알았을 개연성이 크다는 설이 파다하다고 한다. 만에 하나 외교 당국이 김씨의 피랍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 또는 묵살했다면 그 책임은 김씨 석방 과정에서 보인 정부의 무능보다 훨씬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외교 당국의 주장대로 정말 몰랐다 하더라도 그 책임이 면해질 순 없다. 이라크 치안이 최악인
앞으로 각종 개발사업시 계획단계에서부터 방재개념이 도입돼 재해영향성 검토를 하게 된다. 또 각종 시설물이 지진이나 태풍, 침수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기준이 제정돼 적용된다. 소방방재청은 25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재난관리 21대 발전과제'를 마련,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방재청은 보고에서 앞으로 재난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재난영향평가기능을 강화, 각종 토지이용 개발사업시 계획단계에서부터 유관부서와 협조, 재난에 미칠수 있는 영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중대형 시설물의 인허가 과정에도 재난영향 평가를 의무화하고 평가기준과 방법, 대상시설물 등도 정하기로 했다. 방재청 관계자는 "현재 15만㎡ 이상 사업에 대해서는 재해영향평가를 하도록 돼있으나 그 이하 규모 사업은 아무런 기준이 없다"면서 "소규모 아파트 개발 사업 등에 대해서도 재해와 관련되는 의견을 관련부서에서 제시, 수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재청은 또 주요시설의 성능평가 및 시설기준도 설정하고 재난발생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선정, 안전관리기준을 표준화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연재난보험제도도 단계적으로 확대, 민간 보험사와 협의해 자연재난보험법을 연내에
김선일씨 피살사건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감사원 조사 대상에는 외교통상부와 국정원, 국방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등 4개 정부기관이 포함돼 있다고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가 25일 밝혔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지시한 감사원 조사 대상에는 외교통상부 뿐만 아니라 국정원과 국방부, NSC 등 외교안보라인이 모두 포함돼 있다"면서 "이번 조사의 핵심은 외교안보 부서의 정보체계에 대한 총체적 점검과 체계적 정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감사원 조사 요청대상을 외교통상부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라인 전체로 확대한 것은 이번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외교.안보기능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 공신력이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 투명성 확보를 통한 신뢰회복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은 `김선일씨 피랍 직후 피랍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다'는 AP통신의 주장에 대한 진위여부, 김씨의 피랍에서 피살까지의 전반적 사실관계의 조사에 그치지 않고 정부의 외교.안보.국방 관련부처 정보체계의 효율성과 미비점, 유기적인 공조체제 구축 여부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감사원은 약 2주일 일정으로 이
내년 7월부터 새로운 토지 용도지역.지구 지정이 제한되고 목적과 기능이 유사한 지역.지구가 통폐합된다. 정부는 25일 오전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장관 간담회를 갖고 복잡한 토지이용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토지이용규제기본법을 연내에 마련, 토지이용규제가 수반되는 새로운 지역.지구 설치를 제한키로 했다. 정부는 13개 부처, 112개 법률에 의거해 지정된 전국 298개 지역.지구 가운데 토지이용 규제를 받고 있는 181개 지역.지구를 대상으로 토지이용규제의 단순화, 투명화, 전산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또 지역.지구를 지정할 때 주민의견 청취절차를 의무화하고 지형도면에 지역.지구지정 현황을 고시하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할 방침이며, 토지이용 관련 규제를 모두 국토계획법 체계로 일원화하는 작업은 내년 이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故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국민들의 애도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내 일부 기초단체장들을 포함한 전국 17개 자치단체장들이 26일 미국 나들이를 떠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전국 17개 기초단체장들은 26일 오후 3시 '선진행정 현장확인'을 명목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방미길에 오른다. 이번 미국 연수에 경기도에선 구리시와 이천시장, 그리고 양평군수 등 4명이 끼어있고, 인천에선 강화, 옹진군을 비롯해 부평구청장 등 3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의 해외연수는 김씨 피살 사건으로 전국이 비통함과 슬픔에 잠겨있을 뿐아니라 특히 장마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이들의 연수프로그램을 확인해 본 결과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 상당 부분이 관광지 방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을 추진해온 행정자치부 산하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 재단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미리 고지가 됐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계획대로 이 행사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