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등 다양한 이유로, 가족들을 살해한 후 사망하는 야만적인 가족살인 비극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처자식 등 가족은 엄연히 별도의 인격체를 지닌 독립적 생명이다. 도대체 왜 귀한 생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숨지는 비극이 그치지 않는가. 제대로 된 교육과 계몽을 통해서라도 이 그릇된 인식과 몰상식한 사고체계는 하루빨리 세척돼야 한다.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11시쯤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40대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신원 확인을 통해 이 아파트 주민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후 집 내부를 수색했다. 그 결과 경찰은 안방에서 숨진 남성의 40대 아내와 중학생인 큰아들, 초등학생인 작은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의 목 부위에는 졸림 흔적과 불을 지핀 흔적 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는 없었다. 경찰은 자영업자인 남성이 지인에게 3억 원가량의 돈을 빌려준 뒤 이를 되돌려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어 왔던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해당 지인에게 여러 차례 “생활이 어려우니, 빌려준 돈을 빨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를 맞아 집집마다 노환을 비롯한 환자 돌보는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안한 간병국가책임제가 긴요한 정책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소멸 현상이 불러온 급격한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2050년에는 약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이라는 추계가 나오는 판국이다. 환자가 발생하면 영락없이 온 가족의 일상이 흔들리는 일은 개선돼야 한다. 간병국가책임제를 조속히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김동연 지사는 간병국가책임제 비전 발표에서 “한 사람이 쓰러지는 순간 가족의 삶까지도 그 자리에서 멈춰버리는 비극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며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실현하기 위한 4대 전략을 제시했다. 김 지사가 내놓은 간병국가책임제 전략의 골간은 ‘국민건강보험 의료급여 항목에 간병급여 포함’, ‘재택의료·재가요양 인프라 확충’, ‘365일 주야간 간병시스템 도입’, ‘간병인 처우 개선’ 등이다. 김동연 지사는 우선 간병급여를 국민건강보험 의료급여 항목에 포함하고 간호·간병 통합병동을 대폭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 30조 원을 활용해 상급종합병원부터 종합병원까지 전 병동의 간호·간병 통
영상만 보면 흡사 전쟁의 한 장면이다. 국민들이 경악했으니 그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얼마나 기겁했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2리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공군 KF-16 전투기가 민가가 밀집돼 있는 마을에 폭탄을 투하했다. 영상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사고로 주민 2명이 중상을, 13명이 경상을 입는 등 1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들 중에는 군 성당에 와있던 군인 2명과, 마을에 있던 외국인 2명도 있었다. 성당 1동과 주택 5동, 창고 1동, 비닐하우스 1동, 화물차 1대도 파손됐다. 집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은 이재민은 18가구 40명으로 인근 지역의 콘도나 모텔, 친·인척 집에 머물고 있다. 부상을 당한 주민들의 쾌유를 빌며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입은 주민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아 하루속히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주택과 차량 등이 파손, 재산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도 위로를 보내며 관계 당국의 신속한 피해복구와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오폭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51년에 만들어져 미군의 폭격·사격
3월이 되면 남부지방에서는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중부지방은 아직 이른 시기라 꽃 소식이 간절하다. 야생화의 섬으로 알려진 풍도를 찾았지만, 현지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최계숙 대표는 “올해는 날씨가 추워 야생화는 3월 14~15일 정도에 만개할 것”이라며 웃는다. 풍도는 어디에 있을까 풍도는 경기도 안산시에 속한 섬이지만, 지리적으로는 충청남도 당진과 더 가깝다. 생활권은 인천시에 연결되어 있으며, 현재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 시간은 오전 9시 30분에 하루 한 차례 여객선이 운항한다. 여객선에 오르자, 매점을 하는 아주머니가 풍도 처음 가는 분이라 한다. (내가) 놀라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매점을 30년 운영하여 풍도 가는 사람들 거의 기억한다고 한다. 풍도의 특별한 식물들 풍도에는 총 220종의 관속식물이 자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풍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풍도바람꽃과 풍도대극이 있다. 풍도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에 속하며, 햇빛이 잘 드는 습한 산지에서 자란다. 키는 약 10㎝ 정도이며, 3월이 되면 개화한다. 여행객과 사진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풍도의 대표적인 자연 자원으로 꼽힌다. 풍도대극은 대극목 대극과에 속
경기도가 ‘빈집 해소 3법’ 개정안을 마련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빈집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인구 유입의 중심지이자 가장 많은 주택 공급이 이뤄진 지역임에도 공급이 과도하거나 기존 주택이 방치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흉물로 방치돼 주거환경을 해치고 우범 위험성마저 높이고 있는 빈집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효율적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발표한 ‘연도별·지역별 미거주 주택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의 빈집 수는 153만 4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106만 8000가구) 대비 43.6% 증가한 것이다. 전국 빈집 비율은 2015년 6.5%에서 2019년 8.4%까지 치솟았고, 2021년 7.4%로 다소 감소했으나 2023년 다시 7.9%로 상승했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 빈집의 18.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도내에서 빈집이 가장 많은 지역은 평택(11.2%)으로 나타났다. 이어 화성(8.1%), 부천(6.3%), 수원(6.1%), 남양주(5%) 순으로 빈집 비율이 높
최근 전 세계에 재해가 계속되고 있다. 원인은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기후 마지노선’은 1.5도다. 그런데 지난해 1~9월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1.54도나 더 높았다. 그리고 앞으로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 곳곳에서 폭우와 가뭄, 이상고온과 한파 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더 심각한 위기도 있다. 빠르게 북·남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있어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이 말은 곧 세계 여러 나라의 국토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곳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역이다. 이미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 연구팀이 ‘2050년에 자카르타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고 북자카르타는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9년 미국 기후변화 연구단체인 ‘클라이밋센트럴’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2050년에는 매년 상시 침수 피해를 입는 인구가 약 3억 명(현재 인구 기준)에 달할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2100년에는 약 6억4000만 명이 수
우리은행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대출 금리 인하 행렬에 주요 은행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낮추고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도 한층 거세진 여파로 해석된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어 은행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금리 변동은 언제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난제다. 은행권의 금리조정과 함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리한 정책 수단이 발휘되길 기대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 주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인하 폭은 최대 0.2%포인트(p) 정도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 인하 동향은 우리은행에서 시작됐다. 우리은행은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 다음 지난달 28일부터 5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신규 신청 시 가산금리를 0.25%p 인하했으며, 5일부터는 개인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도 0.2%p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이날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8%p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분을 최대한 빠르게 대출금리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
경기도가 중앙 지방시대위원회에 2조 6000억여 원 규모의 2025년 경기도 지방시대 시행계획을 제출했다. 시행계획에는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지역맞춤형 발전을 도모하고 도민에게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복안이 담겼다. 도는 이번 계획을 통해 제3차 지역균형발전사업,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등 주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회의 경기’ 실현이라는 목표가 잘 구현돼 고질적인 불균형 해소에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내길 당부한다. ‘손잡고 나아가는 기회의 경기’라는 비전 아래 마련된 ‘2025년 경기도 지방시대 시행계획’은 5대 전략, 22대 핵심과제, 136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5개 전략 주요 목표는 사람과 기업이 성장하는 탄탄한 사회경제적 토대로 구축과 누구든 어디서나 편안한 일상을 누리는 질 높은 삶의 터전 창출이다. 도는 민선8기 주요 공약사업과 중앙정부의 지방 공약 등을 포함한 세부사업 추진을 위해 국비, 지방비, 민자 포함 총 2조 6136억 원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제3차 지역균형발전사업은 도내 저발전지역인 가평·양평·연천군, 포천·여주·동두천시의 산업경제, 관광인프라, 도로교통, 문화체육, 교육복지 등 주민 삶의 질과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끝으로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종료됐다. 지난 해 12월 14일 국회가 탄핵소추의결서를 헌재에 접수하면서 시작된 탄핵심판은 두 차례의 변론준비기일과 11차례의 변론기일을 거쳤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선관위 등 헌법기관에 대한 계엄군 투입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 된 탓에 헌법상 쟁점은 크게 없어 보였으나, 헌재가 11차례의 변론기일을 진행한 것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안의 중대성 측면에서 정치적 고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11차례의 변론기일 과정을 되돌아보면 탄핵심판의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적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권한은 우리나라 헌법과 법률이 매우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상계엄이 수반하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엄청나고 일시적으로 헌정질서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12.3 비상계엄에서 윤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헌법기관을 침탈하고,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언론인 등에게 체포 명령을 내린 것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 되는지 판단하는 것이 탄핵심판의 본질이다.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 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 등은 탄핵심판의 본질을 벗어난 정치적 주장일 뿐이다. 탄핵심판 과정은 윤 대통
후진국에서나 벌어질 법한 사고가 또 터졌다.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 현장에서다. 교각에 올려놓았던 상판 4개가 떨어져 내렸다. 공사현장 상부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10명도 52m 아래로 추락했다. 4명이 목숨을 잃고 6명이 중·경상을 당했다.(관련기사:경기신문 26일자 1면, ‘고속도로 다리 통째로 우르르…사상자 10명 발생’) 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 아울러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부상자들의 쾌유도 기원한다. 현장을 지나가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현장 모습을 보면 흡사 재난영화의 한 장면처럼 소름이 돋는다. 지난 1994년 성수대교 참사 때의 처참한 기억도 소환된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는 당시의 처참했던 공사장 상황을 보도했다.(경기신문 25일자 인터넷판, ‘아수라장 된 안성 고속도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 ‘사고 현장은 시멘트와 철근 등 붕괴된 상판 잔해로 아수라장이 됐다. 교각 위에는 작업자 안전을 위해 설치된 철제 울타리가 무너진 상판과 충돌해 휘어 있었으며, 상판을 설치하는 데 사용된 런처 장비도 휜 채로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다.’ 그러면서 인근 주민들의 놀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