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를 뛰어넘어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에 오른 인물이 있다. 바로 故 강영우 박사(1944~2012)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장애인들에게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정신을 삶으로 보여준 강영우 박사는, 사실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열다섯 살 때, 날아오는 축구공에 두 눈을 맞아 시력을 잃게 되면서 평범했던 그의 삶은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아들의 실명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충격으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얼마 후 뇌졸중으로 돌아가셨다. 이미 아버지를 여읜 상태에서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누나는 밤낮없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두 눈이 실명되고 가족마저 떠난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는 비통한 마음을 부여잡고 수없이 이렇게 외쳤다. “앞도 못 보는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이제 나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어.”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도서관에서 점자책을 읽다가 한 문장을 발견했다. ‘가지지 못한 한 가지에 불평하기보다 가진 열 가지에 감사하라.’ 강영우 박사는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갇혀 불평하던 것을 멈추고 내
예부터 남중국해는 해적들의 무대로 유명했다. 인도 및 인도차이나와 중국 일본을 잇는 중요한 해상루트로서 각국의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해적이 자주 출몰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남중국해에서 발생하는 해적 피해건수가 세계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남중국해는 명칭대로 중국 남쪽에 위치한 바다로 중국·대만·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6개 국가로 둘러싸여 있다. 현재 세계 원유 수송량의 3분의 2가 이곳을 지난다. 또 세계 해상 교역량의 30% 이상이 그곳을 거쳐 동북아와 태평양 너머 미국으로 향한다. 길이 약 3천㎞, 너비 1천㎞에 달하는 드넓은 해역은 300억t 내외의 원유와 7천500㎦ 정도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리적 근접성과 역사적 연고, 선점권 등을 근거로 주변 각국은 1960년대 이래 부속 도서의 영유권을 계속 주장해 왔다. 특히 난사(南沙·스프래틀리 제도) 등 무인도로 이뤄진 4개 군도가 있어 영유권 갈등은 복잡한 양상을 띠어 왔다. 이중 중국은 ‘구단선(九段線)’을 명분으로 남중국해 영유권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나라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과 해저에 대해 영
모티 /강금희 내 아명은 모티, 모퉁이를 돌아가는 사투리 말순 막딸 필남 후남 다남 고만이 수많은 모티들, ……………………………… 모퉁이를 닮은 이름을 붙여주고 내리 아들 넷을 얻으신 어머니 언니 둘 남동생 넷 사이에서 모티는 차가운 전봇대의 등에 띠 둘러 업히기도 하고 밥상 한가운데 놓인 생선을 멀리서 바라만 보기도 했다 한 생애가 울음을 딱 그치고 바닥을 치는 순간 몸을 떠받치던 손길, 모티들은 안다 신의 긴 팔은 가까운 중심을 지나 외곽의 모퉁이를 자주 껴안는다는 것을 - 강금희 시집 ‘잠의 뱐덕’ / 시와 표현 남아선호사상이 낳은 이름들, 말순 막딸 필남 후남 다남 고만이 그리고 모티……. 홀대의 증거인데 다정하고 따뜻하게 들리는 건 왜일까? 아무렇게나 던져준 이름인데도 우리의 언니들은 참으로 씩씩했다. 오히려 그 부모와 형제를 위해 억척스레 살았다. 오빠나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일찌감치 공장으로 던져진 어린 딸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생각할수록 어처구
아무리 좋게 봐 주려해도 그럴 수 없다. 우리 민족을 죽이고 능멸하고 역사까지 말살한 침략자의 무력인 군대가 내 나라 수도 서울 중심부에서 기념행사를 벌이는데 정부가 묵인해주고 호텔이 식장을 대여했다. 국방부와 외교부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을 보니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귀신 잡는 해병대’ 현역 대령도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참석했다. 12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62주년 기념식 이야기다. 이 행사를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졌지만 행사는 예정대로 열렸다. 궁금하다. ‘외교 관례상 거절하기 어렵다. 안보 협력차원이다’라는 이유로 참석한 이 나라 정부나 군 관계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나 국가를 위해 거친 만주벌판, 밀림 속에서 싸우다 전사하거나 체포돼 처형당한, 그리고 추위와 굶주림에 떨다가 죽은 애국투사들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 그렇다.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다. 국제 관계와 국익을 위해 용서할 건 용서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가해자가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 아베 일본 총리는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인 지난 1월 피해 당사자가…
사회 안전을 위해서 근무하는 경찰관의 자살은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자신의 상사와 갈등으로 근무여건 때문에 자살을 하였다. 어려운 현실적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한 경찰은 본질적으로 개혁되어야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고귀한 생명을 단절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국가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27.3명이 자살하는 나라가 되었다.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다. 생명의 존엄성과 절대성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실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하여 해결책을 모색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립하는 일이 중요하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의 자살이 발행하였다. 모든 공직자는 원만한 인격과 지질을 갖춰야한다. 특히 대민관계가 주 업무인 경찰관은 인명중시 사상을 갖추어야한다. 부하 경찰직원을 괴롭혀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사건은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상급자인 경감이 자신과 부서원들에게 욕설 등 심한 질책을 했고 부하 직원의 차량을 얻어 타고 다니는 등 복무규율을 위반해왔다. 공직관리자로서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경기남부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부서장으로 근무하면서 김 경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전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간 찬반 논란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는 지역마다 주민들의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대한민국 미래와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국민과 국가를 지켜야 할 의무”로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논란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모습이다.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반대의 논거는 간단하지 않다. 첫째, 효과에 대한 불신이다. 사드는 탄도 미사일 요격을 위한 것인데, 북한이 장사정포 대신 북한이 우리에게 구태여 탄도 미사일을 쏠 이유가 없고, 따라서 사드는 미국과 일본을 지켜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이다. 특히 남부권이 배치 지역이 될 경우, 2천만 국민이 사는 수도권은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제까지의 설명과는 달리, 사드가 국내 방어용이 아님을 정부도 이미 공인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두 번째,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 따른 후폭풍이다. 사드를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두 나라는 군사적 대응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는…
많은 분들로부터 TV를 보시다가 유명한 연예인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거나 매우 친한 친구의 이름조차도 떠오르지 않아 난처한 경우가 있다며 치매의 초기 증상이 아닌지 문의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치매는 뇌졸중과 더불어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질환입니다. 정신이 깜빡깜빡하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는 경우, 치매가 오게 될까봐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기억력 감퇴가 치매의 초기 증상이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다 치매인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단순한 기억력 감퇴로 흔히 말하는 건망증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치매와 건망증은 기억력 감퇴가 나타나는 양상이 많이 다릅니다. 건망증은 어떤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다가도 관련 힌트를 주면 대부분 금방 기억을 되살리지만, 치매의 기억 장애는 힌트를 줘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건망증의 경우에는 사건의 세세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치매환자는 사건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며, 본인의 기억력 저하를 모르거나 부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는 대부분 기억력 저하, 성격의 변화 들이 먼저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성격의 변화에는 우울, 감정의 변화 등의 이전과 다른 성격을 서서히 또는 갑자
세상 사람들은 건강 걱정 안 하고 돈도 많고, 자식도 잘 돼서 아무런 근심 없이 살아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바람일 뿐이지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살아가면서 한순간에 집안이 망할 수도 있고, 병에 걸리기도 하며, 자식들이 속을 썩일 수도 있는 등 우리를 덮치는 불행의 그림자가 수없이 많아서다. 이를 어느 누구도 비껴갈 수 없어 더욱 그렇다. 지난주 천안으로 시집간 딸과 카톡을 하면서 이 같은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소식이 궁금해 점심 식사 후 문자를 띄웠다. ‘별일 없지?’ 한참 후 돌아온 답변은 ‘지금 병원이에요. 잠시 후 다시 연락드릴게요’였다. 걱정이 앞서 재차 ‘누가 아프니’ 했더니. ‘우리가 아니라 시어머니요’라고 했다. ‘왜, 어디가’라는 물음에 5분쯤 지난 뒤 전화가 왔다. 내용은 이랬다. 이틀 전 식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서 피곤해 그런 줄만 알았는데 오늘 갑자기 황달기가 있고 복수까지 차 응급실에 왔다는 것이다. 진찰 결과, 담도에 종양이 발견됐고 좀 더 자세한 증세를 알기 위해 CT를 촬영 중이며, 판독결과 나오면 또
풍매(風媒) /이홍섭 뻣뻣하게 서 있던 소나무 떼가 한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실을 때가 있다 숨죽이던 파도가 일순간, 앞 파도의 등에 올라 탈 때가 있다 긴 긴 골짜기를 내려온 바람이 뎅뎅뎅, 절간 풍경을 때리는 아침 극락보전 앞마당을 가로지르던 숫두꺼비 한 마리가 몰록, 암놈 등에 올라 탄다 필경 바람의 일이다. 바람의 소행이 분명하다. 살랑살랑 나부끼는 풀밭 물결무늬부터 나무 뿌리째 뽑히고야 끝장을 보는 태풍에 이르기까지, 당신에게로 향하는 어이없는 마음의 풍향으로부터 사정없이 기울어서 마침내 격정의 쓰나미로 덮쳐오는 욕망의 너울까지, 그건 틀림없이 바람이 시킨 일. 그러므로 바람의 은유는 동적(動的)이다. 그가 매개하는 것은 소나무와 소나무의 이완, 파도와 파도의 중첩, 절간 풍경과 소리의 공명, 숫두꺼비와 암두꺼비와의 교집합. 그러고 보면 바람은 단순한 공기의 이동이 아니라 사물과 사물 간 끊임없는 교호작용을 일으키거나 돕는 생물 아닐까. 위 시는 평범한 자연현상의 묘사일 수도 있는 시의 전개가 끝 행의 ‘몰록’이란 단어 하나로 일순 살아 움직인다. 돈오돈수인가? 돈오점수인가? 몰록, 극락보전 앞에 깨달음의 법희가 완연하다…
요즘 경기도내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방문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가장 알차게 관광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시티투어 버스는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낯선 지역의 중요한 문화유적 등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수단이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에서는 관광객들의 높은 호응 속에 시티투어버스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뉴욕이나 런던, 파리, 시드니이고, 아시아에서는 도쿄나 홍콩이 잘 되어있다. 이들 지역 시티투어버스는 도시의 또 다른 관광명물이 됐다. 시티투어 차량 자체만으로도 시각적인 관광 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내에서도 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하는 곳이 적지 않다.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수원과 안산, 화성, 광주, 가평 등 14곳이 시티투어버스를 운행 중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용객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니 시티투어를 운영 중인 일선 지자체는 맥이 빠질 만하다. 이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외부업체도 마찬가지다. 이용객이 적으니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그 손실분은 지자체가 보상해주는 경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