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입었던 옷을 정리한다. 그리 길지 않았던 겨울동안 입었던 옷들이 뭐가 그리 많은지 옷장을 꽉 채우고도 남는다. 세탁소에 맡길 것은 맡기고 물세탁이 가능한 옷은 세탁기에 그리고 한두 번 입어 빨기도 그렇고 그냥 보관하기도 찜찜한 것들은 울 세제를 풀어 조물조물해서 널어 말린다. 햇살과 바람이 좋아 빨래도 잘 마르겠다. 요즘은 먼지 상태가 나쁜 날이 많아서 창문을 활짝 열기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햇살좋은 날 골라 집안 환기도 시키고 빨래도 말린다. 예전 같으면 마당 한가운데 빨랫줄이 있어 바삭바삭하게 말릴 수 있어서 좋았다. 잘 마른 옷들을 마루 끝에 앉아 개고 있으면 심심해진 오후에 햇살이 지분대며 한지 문창살을 넘나들곤 했다. 지금은 세탁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빨래하는 부담과 시간 그리고 힘겨움도 줄었지만 예전엔 빨래하는 일이 큰일이었다. 가족이 많다보니 빨랫감도 많았고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개울물을 빨래방망이로 깨고서 빨래를 하다보면 손이 얼마나 시린지 나중에는 감각조차 느끼지 못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빨래를 울타리에 걸치면 빳빳하게 얼면서 고드름이 매달리곤 했다. 그런 세탁물을 태양이 녹이고 바람이 얼리면서 며칠이 지나다보면 말라 있곤 했다. 겨
어느 사진작가가 빛바랜 사진을 보면 과거가 기억나고, 그 기억이 그 과거를 사랑하게 한다고 했다. 노래도 그렇다. 어릴 적 듣고 즐기던 노래가 불현 듯 떠올라 흥얼대기도 하지만 특히 거리에서 흘러간 노래가 들려올 때는 잠시 과거로 회귀되곤 한다. 필자가 초등학교 2학년 때 5·16 군사혁명이 일어나자 우리는 그 어렵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혁명공약을 외워야만 했다. “우리는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태세를 시급히 강화 한다”. 그리고 이런 가사말의 노래로 조회를 마쳤다. “5·16의 새벽나팔 행진의 소리 우리들은 걸어간다 발을 맞추어….” 그리고 교정에는 “명랑한 새 아침에 태양도 밝다. 당신은 들로 가고 나는 공장에…. 재건, 재건 만나면 인사….”라는 노래가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을 덮었다. 그리고 귀가하면 봄, 가을에 곡식을 지불하고 마루에 매달았던 누렇고 작은 스피커에서 “팔 걷고 땀 흘리는 보람찬 나날, 꽃 되어 빛날 날이 앞에 보인다….”가 흘러나왔는데
민주주의가 성숙한 국가를 꼽을 때 영국과 미국은 상위그룹이다. 그런데 요즘 미국의 대통령 선거판을 보면서 ‘이게 미국식 민주주의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지역의 한 중견 언론인은 ‘강자의 겸양과 부자들의 도덕적 의무 등에 충실한 것이 미국식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 블로그를 통해 밝힌바 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경선은 ‘겸양’이나 ‘도덕’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진흙탕’이 아니라 분뇨가 가득찬 ‘거름통’이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후보를 지지하는 ‘메이크 아메리카 어섬’이라는 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 부인의 과거 모델시절 누드사진을 온라인 선거 광고에 사용한 것이다. 누드사진에는 ‘멜라니아 트럼프를 보라. 차기 퍼스트레이디. 원하지 않는다면 화요일 테드 크루즈를 지지해달라’는 광고문구도 들어 있다. 이에 다혈질의 트럼프가 그냥 있을 리 없다. ‘당신 부인의 비밀을 폭로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연일 목소리를 높여 크루즈를 비난하고 있다. 정책의 대결이 아니라 모욕의 대결장이 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저질정치다. 4·13총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우리나라에서도 진흙탕 선거가 벌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봄철 관광 기를 맞아 중국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볼거리에서 새로운 체험을 통한 복합관광의 선호도가 존중되어 가야한다. 최근 들어 중국관광객들이 인천을 많이 찾는다. 지리적 문화적 특성은 이들의 관광욕구를 충족하기 때문이다. 해외관광은 새롭고 편리한 환경이 중요하다. 편리한 시설과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차원 높은 관광 상품개발에 주력해 갈 때이다. 중국 24개 도시를 출발한 중국 건강보조식품 개발과 유통기업인 광저우 아오란그룹 임직원 3천여 명이 인천에 도착했다. 총 150여 편의 항공편을 이용해 29일 오전까지 약 6천명이 방한한다. 4월2일까지 6박7일 일정 중 나흘을 인천에서 보내고 나머지 기간에는 서울을 찾는다. 내일까지 모두 6천명이 방한한다. 중국의 다양한 단체와 업체 간의 긴밀한 관계를 개선하여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인천 시내 관광에 나선 아오란 그룹 소속 요우커들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 한류 드라마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를 찾고 있다. 송도석산은 산의 절반가량이 골재로 채취돼 송도국제도시 건설을 위한 매립용으로 쓰였으나 1994년부터 채석이 중지되면서 방치되었다. 훼손된 자연환경이 안타까
Q:납부예외 중 소득이 있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납부예외 중 언제라도 소득(농업소득, 임업소득, 어업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동산임대소득)이 발생하면 다시 납부를 시작해야 합니다. 납부예외는 소득이 없는 기간 동안 연금보험료 납부를 면제받는 것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소득(납부재개)신고를 통해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이 때 국민연금 적용 사업장에 취업하면 해당 사업장의 국민연금 업무담당자가 사업장가입자 취득신고를 하겠지만, 개인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사업장에서 국민연금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공단에 전화나 우편 등으로 납부재개 신고를 해야 합니다. 소득이 있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향후 연금을 받으실 때 가입기간 부족으로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고, 특히 장애 또는 유족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가까운 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전화(국번 없이 ☎1355), 팩스 등으로 꼭 소득 신고를 하시기 바랍니다./국민연금 경인지역본부 제공
아토피는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피부 습진질환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만성 두드러기와 함께 대표되는 알레르기 질환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태열이라고 부르는 영아기 습진도 아토피 피부염의 시작으로 볼 수 있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빈도는 줄어들지만 소아,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호전 악화를 보이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1970년대까지는 6세 이하 소아의 3%에서만 앓고 있다고 보고되었지만, 최근에는 소아 20%, 성인에서도 1~3%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토피성 피부염은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과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는 깊은 상관관계에 있음이 이미 잘 알려져 있어 다양한 회피요법과 조절 약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피부에 상재하는 곰팡이 알레르기가 아토피 피부염과 깊은 관련이 있음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피부 상재 곰팡이 중 가장 흔한 말라세지아(Malassezia, pityrosporum spp) 곰팡이가 그 원인균입니다. 말라세지아는 정상인의 피부에서도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피부 상재균으로, 사람의 피부와 두피에서 떨어지는 피지를 먹고 사는 피부 곰팡이입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지만 마주치는 바람만큼은 따스하게 느껴지는 봄이다. 춘분과 경칩도 지나 겨울잠에 들어갔던 개구리들도 깨어났다. 광교산 등산로에서 만나는 나뭇가지에는 어김없이 새순이 돋고, 어린 싹들은 얼었던 땅을 비집고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봄은 왔지만 대한민국은 아직도 동토(凍土)다. 정치 경제 사회 대북관계 어느 곳을 들여다봐도 모두가 ‘동토(凍土)의 왕국’이다. 특히 요즘 보여주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는 연일 낯뜨겁다. 고질적인 패거리 싸움에다가 여야 모두가 서로 비방하느라 정신줄을 놓치고 있다. 국민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대명천지(大明天地)에 자기 사람 심기나 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의리가 생명이라는 조직폭력배들보다도 의리가 없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지은 시 ‘소군원(昭君怨)’에서 유래한다. 오랑캐의 왕비가 된 왕소군을 개탄한 노래다.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는 의미다. 한
상처의 실개천엔 저녁해가 빠지고 /허수경 상처의 실개천엔 저녁 해가 빠지고 바람같이 장난같이 시시덕거리며 세월도 빠졌습니다 산들은 활처럼 둥글게 사라져버리고 이 실개천 꽃 다홍 주름이 어둠을 다림질하며 저만치 저만치 가버릴 때 바닥에서 스며드는 먹물, 저녁 해는 물에 빠져나오지 않고 동생들이 누이를 가엾어 하는 상처의 실개천엔 누이들이 지는 해처럼 빠지는 내 상처의 실개천엔 세월도 물에 빠져나오지 않고 - 허수경시집 ‘혼자 가는 먼 집’ / 문학과지성사 큰물도 아닙니다. 개울물도 아닙니다. 졸졸 흐르는 실개천이랍니다. 실, 가느다란 목숨이라는 말씀이십니다. 우리는 어느 실개천에 목매어 살고 있을까요. 아니면 살아가려 몸부림 치고 있을까요. 우리들의 누이들 동생들 그 수많은 상처의 실개천을 우리는 잊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애써 잊으려 돌아서는 길가에 바닥에서 스며드는 먹물, 우리들 작은 상처의 실개천은 아직도 피 흐르며. /조길성 시인
모기밥 /김경윤 지난여름 미황사에 며칠 묵을 땝니다 마침 멀리 서울에서 왔다는 손님이 있어 스님이 내려주는 차茶를 마시고 있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글쎄, 모기 한 마리가 스님의 손등에 앉더라고요 잠시 생각더니 스님은 살며시 문을 열고 나가 모기를 방생하고 들어와 아무렇지 않게 차를 마시는데 한참 후 모기란 놈이 내 발등에도 날아와 앉는 겁니다 생각 같아선 손바닥으로 탁! 쳐서 그놈을 잡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시 쓴다고 절간에 앉아 있는 처지에 차마 살생을 할 수가 없어 나는 꼼짝없이 모기 밥이 되었지요 모기에게 피를 주고서야 공양이라는 말, 몸으로 새겼지요 - 김경윤 시집 ‘바람의 사원’ 누구나 한두 번쯤 모기에게 안 물려본 이는 없을 것이다. 물린 곳을 긁어대면 더 가려워지는 그 가려움증이 자판 위의 손등에까지 느껴진다. 산중의 모기는 더 독하지만 병을 옮기지 않는 모기라 다행이다. 스님의 방생과 꼼짝없이 모기 밥이 되고 있는 시인의 몸 공양. 모기 한 마리의 목숨까지 소중히 생각하는 실천이 요구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은 함께 공존하기를 원할 것이다. 인간이 인간만을 위해 이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면, 모기떼가 백신도 치료제도
우리는 매일 알게 모르게 세금을 부담하며 살고 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할 때 등 여러 가지 소비행위에는 반드시 세금이 따라 붙는다. 막상 자신이 소비를 할 때 무슨 세금을 얼마나 부담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에 부과되는 세금은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주세, 담배소비세가 있다. 그중에서도 부가가치세는 납세자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재정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호되고 있다. 2015년 총국세 세수 217조 9천억 원의 24.8%인 54조 2천억 원을 부가가치세가 차지하고 있으며 소득세 세수 60조 9천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세수를 기록하고 있다. 법인세는 45조원으로 3위를 차지한다. 점심으로 5천500원하는 설렁탕 한그릇을 먹더라도 우리가 지불하는 가격 중에 500원의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 국민 모두는 매일 생활하면서 일평균 3천원 정도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고 있다. 담세자는 소비자이지만 납세의무자는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가 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세부담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