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화된 입 /강영은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저, 돌의 입술도 처음엔 말랑말랑했을 것이다 부풀어 오르다 탁, 하고 터져버린 풍선껌처럼 한꺼번에 오그라든 돌의 입 속엔 아직 헤어지지 못한 바람의 어금니가 박혀 있을 것이다 심장을 두근거리며 처음 말문 열었던 돌, 모래가 되어버린 당신의 말도 거기 화석으로 굳어져 있을 것이다 - 강영은 시집 ‘마고의 항아리’ / 현대시학 돌의 묵묵한 입술이 물고 있는 것이 바람의 어금니뿐이겠는가. 모래가 되어버린 말뿐이겠는가. 말랑말랑한 입술에 닿으려 아득한 길을 달려오는 햇살, 말랑말랑한 입술이 되기 위해 평생을 바스락거리는 잎사귀들, 말랑말랑한 입술이 외롭지 않게 손 내미는 온갖 벌레와 그림자들, 고독을 이기려 말랑말랑을 흉내 내는 안개와 그늘까지. 말랑말랑하다는 건 뜨거운 삶의 현주소다. 수수만 년 침묵하는 돌의 한때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현재라는 시간이 품은 과거의 사실들. 그러니 현상만으로 사물을 단정하지 말자. /이미산 시인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할 것인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견들이 분분했다. 하지만, 다수는 그동안 안철수 의원이 보여준 행보를 놓고 볼 때, 탈당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추론과는 달리 결국 안철수 의원은 탈당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인간적인 모멸감이라는 생각이다.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이 부분을 간과하는데,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런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의원은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비판하고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인내하며 제 길을 걸어왔다”거나 “생각이 다르다고 어떻게 새누리당이라고 그러느냐”고 말하며, 인간적 차원의 모욕감을 솔직히 토로했다. 이는 분명 문재인 대표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번 안철수 의원의 제안을 거부하는 성명에서, 지나치게 강한 어조로 안 의원을 비판했다. 보편적 정치적 수사에 어긋난 성명이었다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몰아붙이고 나서, 안철수 의원이 탈당…
언제부턴가 출판계에 전해오는 불문율 가운데 제목이 80%를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그것도 기존의 활자체 대신 직접 손으로 쓴 글씨, 즉 캘리그라피로 장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베스트셀러의 30%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니 캘리그라피의 인기도가 어느 정도 인지 짐작이 간다. 하기야 컴퓨터가 쏟아내는 딱딱한 활자체로 넘쳐나는 게 요즘 세상이니 이런 손글씨가 각광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르지만.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이다. 아름다운(calli) 글씨(graphy)의 합성어여서 ‘아름다운 손글씨’로 번역된다. 활자 이외의 서체 또는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를 뜻하기도 한다. 캘리그라피 말고도 또박또박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는 마음을 담는 순수한 여정이나 다름없다. 필기구와 종이가 만날 때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 가는 행위 또한 창작을 떠나 철학과 마음을 기록하는 시간이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듯 글씨 형태가 제각각이라는 사실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컴퓨터의 발달로 아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자판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손글씨가 서툴러지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 덩달아 연필과…
반딧불이 /권기만 한 무리 반딧불이가 발광한다 몸에 불을 켜고 미소보다 10촉 밝게 빗금 긋는 반딧불이, 10촉 10촉 바위도 짚단도 불을 낸다 자작나무 언덕에 불이 들어오면 억만 송이 고요에도 불이 켜진다 마침내 어둠도 아이 볼살처럼 통통해졌다고 함박눈이 펑펑, - 시집 ‘발 달린 벌’ / 문학동네·2015 낯선 나라의 밤풍경 같습니다. 고호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에나 볼 듯한 고요 속 밝음입니다. 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리를 이루며 밤하늘을 노랗고 푸르게 요동치게 하는 그림 말입니다. 그리고 귀에 익은 팝송이 환청처럼 들립니다. 돈 맥클린(Don Mclean)이 부르는 ‘빈센트(Vincent)’……. 그만큼 이 시는 아름다움에 젖게 합니다. 그런데 ‘억만 송이 고요’를 건드리는 반딧불이의 불빛은 차갑기 그지없어 보입니다. 요즘 생활이 그래서인가요? 좀체 따뜻함을 전할 수도 전염될 수도 없는 시절입니다. 말할 수 없는 설움이 ‘아이 볼살처럼 통통’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함박눈이라도 ‘펑펑&rsq
누구든지 세금을 내게 되는 경우 가급적 이를 줄이고자 하는 유혹을 받게 된다. 거래시기를 조정하거나 거래방식을 선택하여 가장 세금이 적게 나오는 방법을 택하는 것은 현명한 절세 방안이 된다. 내년부터 중소기업 주식 양도세율이 현행 10%에서 20%로 인상되니까 금년내 매각을 서두른다든지, 종합부동산세 적용기준이 6월 1일이므로 그 이전에 매각하여 세부과를 피한다든지 하는 일은 합법적 절세에 해당된다. 그러나 절세를 넘어서 조세법의 흠결을 이용하여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행위는 조세회피행위가 된다. 조세회피행위는 형식적으로는 합법적 행위이므로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나 실질과세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과세대상이 된다. 부당행위 계산 부인이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등은 이러한 조세회피 행위를 막기위해 도입된 대표적 규정들이다. 조세의 탈루는 신고내용의 오류 또는 누락에 의하여 조세의 납부의무를 면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세금을 신고하지 않거나 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과소신고 하면 더 내야할 세금의 10%가 가산되며, 적극적 부정행위가 개입된 경우에는 40%가 가산된다. 무신고가산세는 20%다. 납부기한이 지나면 지연이
정부는 11일 제4차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평택호 관광단지 개발사업(1.6조원)과 대곡-소사 복선전철(1.1조원)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협약을 의결했다. 이 사업들은 경기도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다. 대곡-소사 복선전철은 지자체와 사업비 분담 협의가 지지부진했던 사업이었다. 경기도 고양시 대곡역에서 경인선 소사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18.4㎞전철 건설 사업으로 2021년 개통되면 하루 23만명이 이용하는 서해안 간선철도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구간에 복선전철이 구축되면 지금까지 67분이 소요되는 대곡-소사구간이 16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뿐만 아니라 경부선에 집중된 여객과 화물물동량도 대폭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호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관광단지 최초로 정부의 민간투자사업 심의를 통과했다. 기획재정부의 중앙 민간투자사업 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승인됨으로써 시는 이달 중 사업시행자 모집 공고를 내고 내년 4월쯤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그런데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가 이 같은 대규모 지역 숙원사업들을 사업들을 통과시키자 일부에선 선거용이라는 비난도 흘러나온다. 이 사업들이 영향력 큰 정치인들이 소속된 지역구의 민원성 사업인데다
15일인 오늘이 내년 4월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이다.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후보들은 어디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난감해한다. 현역 의원들조차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그 여파로 선거구 획정도 이미 물건너 간 건 아닐까 답답한 마음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제 스스로 정한 규칙을 어기고 있는 행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쟁점에 대한 협상을 벌였지만 ‘비례대표 의석 배분’ 문제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하며 2시간 만에 결렬됐다. 김 대표는 “15일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데 그때까지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국가 비상사태’로 간주할 수 있는 그런 상태에 진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국가 비상사태’ 시에는 여야 합의가 없는 안건이라도 심사 기일 지정 후 직권으로 본회의에 올릴 수 있다. 아무리 당리당략을 우선한다지만 이건 초등학교 학급어린이회만도 못한 지경이다. 통큰 양보나 통큰 합의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국민들에게 이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국민을 위한
12월도 중순을 넘기고 있다. 지난해 그러하였듯 올해도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미 몇 차례의 송년 모임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가야될까, 말아야 될까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12월 일정표에는 연말 송년모임이 빠지지 않는다. 한 해 동안 열심히 함께 일해 온 직장 사람들, 가족, 친구, 동문, 동호회 등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하여 지난 일 년을 돌아보고 감사와 고마움을 나누며 친밀함을 공유하는 것이 송년 모임을 갖는 이유일 것이다. 송년회 모임 장소와 음식 메뉴 등을 자세하게 안내하는 앱은 물론, 회식 자리에서의 건배사를 정리해놓은 앱도 나와 있으니 편리한 세상이다. 이맘때면 웬만한 음식점마다 송년 모임을 갖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술잔 부딪치며 수고 많았다고, 더 잘해보자고 외치는 구호로 소란스러울 터인데 예년 같지 않은 요즘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직장 송년회를 안했으면 좋겠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견이 나타나고 인터넷 유머게시판에는 ‘송년회 피해가는 법’이 올라와 있기도 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만큼 송년 모임이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GWDC. 구리시민의 최대 관심 현안사업이다. 자그마치 10조원이나 투입돼 ‘작은 도시’의 이미지를 일거에 탈바꿈 시킬 대형기간사업으로서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가치가 크다는 점일 것이다. 80만㎡의 넓은 그린벨트로 묶인 부지를 풀어 시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극복하고 보다 잘사는 자족도시의 시민이 된다는 만족감을 줘 온 것이 사실이다. 시의 수장이 GWDC사업의 진행 정도를 6·4지방선거용 현수막과 전광판을 통해 전파하다 선거법에 위배돼 결국 시장직을 잃게 된 점은 그만큼 이 사업에 대한 시민 기대감이 커왔음을 방증한다. 결국 박영순 시장은 자신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일에 발목이 잡히는 신세가 됐다. 때문에 박 시장의 도중하차로 시의 최대 현안사업은 오리무중의 형국에 빠졌다. 적어도 8년여간 밤낮으로 이 사업에 대해 애정을 쏟아왔기에 동력을 잃는 게 아닌지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하지만 경기도의 관심과 참여, 시공사 업체 참여, 외국기관 투자자들의 한화 3조4천억원에 이르는 30억달러 투자 약속 및 관심도 상승, 행정 절차상으로도 중앙정부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밟고 있어 이를 없던 사실로 되돌리기는 부
공무원노동조합은 2004년 단체행동권을 금지하는 ‘공무원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06년 1월부터 시행됨으로써 합법화됐다. 일부 정치적인 편향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들의 복지와 권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행사 강제 동원, 강제 모금이나 티켓·물건 강매 등 불합리하고 무리한 지시에 대응하고, 직원들의 건강과 친목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또 그릇된 인사에 항의 하는 경우도 있다. 상급 지자체에서는 기초단체에 ‘인사교류’ 명분으로 공무원을 ‘파견’하고 있다. 그러나 시·군의 입장에서 볼 때 상위기관 공무원들을 받는 것은 인사적체를 더욱 악화 시키고 승진을 막는 나쁜 관례일 뿐이다. 경기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에 도내 기초단체 공무원들은 경기도의 횡포이자 지방자치권 침해라고 불만을 표출해왔다. 그러면서 도와 기초단체간 인사교류가 필요하다면 상호 동등한 파견제도를 원칙으로 전 직급에 적용하는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도는 지난 9일 파주에서 열린 2차 도-시·군 상생협력 토론회에서 시장군수협의회와 ‘경기도와 시·군간 인사교류 제도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군에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