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나는 퇴근길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팔달문 근처 전통시장에 가끔 들른다. 물론 명절을 앞두곤 예외 없이 찾지만 평일에도 가곤 한다. 근처에 대 여섯 개의 시장들이 몰려 있어 이것저것 구경도 하며 시간 보내기가 좋아서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다른데 있다. 대형마트처럼 정갈하지는 않지만 복작이는 사람들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옛 향수도 느낄 수 있어 서다. 때문에 시장에 가면 덩달아 기분도 좋아 진다. 출출함을 느낄 때는 모처럼 먹거리 좌판에서 주전부리도 한다. 목이 칼칼할 때는 부침개에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기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시장 갈 때면 버스를 타고 간다. 주차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서도 그렇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레 시장 구경을 하고 구입한 장 물건을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기분이 마치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어릴 땐 시장을 더욱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사시던 어머니는 공부 한답시고 서울로 유학(?)간 내가 모처럼 내려오면 오산 읍내 장날을 기억 하셨다 어김없이 데리고 가셨다. 날짜가 5일과 8일 이었던 것이 기억날 정도다. 어머닌 버스를 타고 시장에 가선 텃밭에서
침묵·2 /조광태 가로수 멱살을 잡는 비바람 소리도 침묵이고 천둥 번개 요란함도 침묵이고 폭풍이 몰아치는 것도 침묵이고 산이 땅이 무너지는 것도 침묵이고 비 갠 청명함도 깊은 침묵이고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도 침묵이고 휘영청 밝은 대보름달도 침묵이고 떼 지어 지평선을 넘는 새들도 침묵이다 이 땅은 철조망 걷어내는 소리 외는 다 침묵이다 - 시집 ‘한탄강’(들꽃시선, 2015)에서 얼마전 가슴 철렁 내려앉았던 남과 북의 대치 상황을 겪고 나니 새삼 이 시가 새롭게 눈에 들어옵니다. 남북 분단의 비극을 이처럼 입 앙다물고 결연히 내 뱉은 시는 요즘 보지 못했습니다. 비바람 소리, 천둥 번개 소리, 별빛 쏟아지는 소리, 새들이 떼 지어 날아가는 소리는 모두 평화롭게 우리를 감싸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소리도 한 순간 깨어질 것 같은 불안과 공포를 우리는 언제나 안고 있습니다. 그것을 시인은 ‘깊은 침묵’이라 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이 땅의 평화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깊게 배어납니다. 남북을 옥죄는 철조망은 언제나 걷어낼 수 있을까요?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고
도박심리로 자행되는 불법 성인게임장이 늘어나고 있어 피해가 심각하다. 관계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시민들의 자숙이 요구된다. 게임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승부를 겨루거나 즐기는 놀이인데 이것이 도박성사행사업으로 자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행산업은 일제시대 부터 존재하였던 경마를 비롯해서 1969년 현 국민은행에서 발매를 시작한 주택복권 등 2종에 불과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 국내 취약산업 육성과 지방재정 지원 등을 목적으로 경륜, 경정, 카지노, 그리고 새로운 복권들을 위한 관련법이 마련되고 운용기관이 구성되는 등 사행성 산업의 성장세가 빨라져 역기능이 심각하다. 수원시내의 성인게임장에서 불법영업을 일삼고 있어 시민불만이 높다. 손님들을 대상으로 환전거래 등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신고와 경찰의 철저한 단속이 요구된다. 일부 성인게임장은 개 변조한 게임기를 설치하여 아케이드게임을 제공하여 거액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경제적 시간적 피해를 보게 된다. 특히 일부 성인게임장은 손님들이 게임 중 획득한 결과물을 현금으로 환전해 주는 것은 물론 손님 1명당 여러 대의 게임기를 이용하는 등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다. 손님 대부분이
케이티 위즈는 뜨거운 열망 속에서 탄생한 프로야구 10구단이다. 한때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을 임시연고지로 정한 뒤 수원야구장에서 홈경기를 해왔지만 수원팬들은 이 팀을 외면했다. 곧 연고지를 옮기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무늬만 홈경기지 원정팀 응원단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얼마 후 현대유니콘스가 없어지고 수원은 야구장만 있을 뿐 야구팀이 없는 도시가 됐다. 그러다가 진정한 수원 연고팀인 10구단 케이티위즈가 창단됐으니 수원시민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첫해 신고식은 혹독했다. 아니 지옥이라고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하다. 작년 2군 리그를 거쳐 올해 1군에 뛰어든 케이티는 5월까지만 해도 10승 42패로 승율은 0.192에 불과했다. ‘프로야구가 양적 확대에 집착해 질적으로 하락했다’는 날 선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칫 이대로 가다간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슈퍼스타즈가 세운 프로야구 34년 역대 최악의 승률 0.188을 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케이티는 환골탈태했다. 케이티는 대형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교체, 내부적 경쟁체제 확립 등 진통과 변화를 겪으면서 거듭났다. 그 결과는 성적이 말해준다
우리나라 성장에 있어 수출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국내총생산의 지출측면을 구성하는 소비, 투자, 수출 중 수출의 비중은 35% 내외로 소비와 함께 우리나라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가 어려운 이때 수출 동향이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우리나라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한 435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1~9월 누적 수출액은 3천97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전국과는 달리 전년 동기 대비 증가를 보여왔던 경기도의 수출도 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내수회복이 미진한 가운데 우리나라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제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그간의 수출액 감소는 유가하락에 따른 가격요인에 기인하는 바가 컸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출물량의 증가도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수출부진의 구조적인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수출 감소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있다. 첫째 세계 교역량의 증가세 둔화이다. 금년 상반기 글로벌 교역신장률(상품교역 기준)은 전년 수준(3.3%)에 크게 못 미치는 1.
‘정치란 본래 그런 것’이라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생각하지만 같은 사안에 대한 정치권의 판단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남경필 지사의 ‘경기연정’에 대한 평가가 그렇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혹평을 한 사람이 같은 여당 새누리당 소속에다가 지역구조차 도청과 지근거리인 경기도 화성시 서청원 의원이라는 것이다. 반면 야당 소속으로서 지역구가 의정부인 문희상 의원은 “경기도 연정 성공은 대한민국 정치에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의원은 2일 열린 국회 안행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체로 연정은 내각책임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인데, 경기 연정은 대통령 중심제의 첫 사례로 잘 진행되면 행정학 전문가들의 중대한 연구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가 연정을 차곡차곡 시행해 나간다면 중앙정부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남 지사를 추켜세웠다.(본보 5일자 1면) 문 의원은 남 지사의 경기연정 사례로 ‘생활임금 지급’ ‘광역지자체 최초 인사청문회 도입’ ‘도의회 예산편성권 부여’ ‘도-도교육청 관계 개선’ 등의 사례를 칭찬하고 경기연정이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당 서청원 의원은 연정에 대해 “야당 출신 사회통합
서울 서초 사옥에 있는 삼성전자 주요 지원부서가 수원으로 옮길 것이라는 언론보도다. 삼성그룹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서초사옥에서 경영 총괄을 담당하고 있었으나 대부분 업무를 수원사업장으로 옮겨 실질적인 본사 역할을 수원으로 옮길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부문에서만 본사 역할만 하던 수원본사(수원사업장)가 실질적인 총괄 본사 역할을 담당하면서 삼성전자의 헤드쿼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같은 수원사업장 강화는 현장 중시 경영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수원시와 시민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울산이 ‘현대市’라고 하면 수원은 ‘삼성市’나 다름 없을 정도였다. 삼성전자 수원공장은 지난 1969년 지역 국회의원과 유지들의 노력으로 유치했다. 1963년 12월 경기도청의 수원 이전과, 1968년 12월 21일에는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중 서울~수원 구간이 개통됐다. 이를 계기로 매탄동 허허벌판에서 1970년 11월 4일 착공한 삼성전자는 명실공히 삼성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당시만 해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45년이 지난 지금은 글로벌 1위의 기업이 됐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뿌리는 수원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5일부터 7일까지 남과 북은 금강산 산림병해충 방제를 공동으로 실시한다. 이는 지난 7월 말 남과 북의 금강산지역 병해충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금강산 산림병해충 방제에는 1억3천만여 원 상당의 물품이 북측에 지원된다. 이 지원 물품은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마련됐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1억3천만여 원 상당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사용하고 있을까? 개성공단의 누적 생산액이 공단 가동의 지난 2005년부터 2015년 7월까지 29억9천616만 달러(한화 3조5천억여 원)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천491만 달러로 시작해 2007년 1억8천만 달러, 2010년 10억 달러, 2013년 20억 달러에 이어 안정적 성장세를 기록해오고 있는 수치다. 공단 입주기업 숫자도 2005년 18개였지만 현재는 124곳이다. 공단의 북측 근로자는 초기에 평균 6천명 수준에서 지금 5만4천여명으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북쪽의 개성공단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을까? 이의 두 가지 질문에 관한 해답은 ‘통일’이 곧 ‘돈’, 즉 ‘통일=돈’이라는 등식의 관점에서 찾아보자. 돈은 자본이다.…
자벌레 /정하선 찔레꽃 그늘 아래 가는 나뭇가지 가시 더러 있는 길을 외길을 자벌레 한 마리 기어갑니다 곁눈질하지 않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체투지로 전 생애를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 구부렸다 폈다 머리를 아래로, 아래로 숙이고 가늘고 긴 외길을 기어갑니다 한 생애를 절로 채우며 -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 월간문학 출판부 ‘한 생애를 절로 채우며’ 가는 삶을 생각해본다. 겸손은 아니고 종교적 이유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는 오체투지의 삶은 자벌레의 실존이며 생존이다. 최선이 선택한 진화의 결과물이다. 모든 생명체는 부여받은 환경 아래 스스로 최선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어쩜 저리 힘들까, 갸우뚱하는 그것이 엄혹한 삶이다. 삶은 움직임이고 움직임은 고된 순간이다. 자벌레를 생각하면 나의 숨 쉬는 한 순간이 더없이 소중해진다. /이미산 시인
조세조약은 국제거래에 따른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를 방지하여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아울러 국제적인 조세회피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양 국가간 조약이다. 조세조약은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국가간 과세권을 배분하는 규정을 두고, 거주지국과 원천지국 중 하나 또는 둘 모두에 과세권을 배분한다. 양국 모두에 과세권을 배분하는 경우에는 외국납부세액공제 등의 이중과세방지 장치를 두어 이중과세를 막는다. 국제적 조세 회피 방지를 위하여 국가 간 정보교환·동시 세무조사 및 징수협조 등 상호협조 제도를 두고 있으며 수익적 소유자·이전가격세제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중과세방지 및 경제협력 강화를 위하여 84개국과 조세조약을 체결·시행중에 있다. 십수년 전 필자가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국제조세과장으로 2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이란·UAE·쿠웨이트·벨라루스·요르단·라오스·칠레 등과 조세회담을 열어 조세조약을 체결(가서명)하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도 조세조약 보완을 위한 협상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국익을 위해 우리가 자본을 공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