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이버섯 /이명 전등사 암자 바위에 귀가 돋아났다 귀는 빛바랜 불경처럼 구겨진 채 듬성듬성 솟아 있었다 바람은 돌개바람, 연가시에 감염된 귀뚜라미는 물로 뛰어들고 추녀 위 나무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다 후일담이 궁금한 담쟁이넝쿨이 바위를 타고 오르고 귀는 풍문으로 배를 채우고 염불 소리에 바위는 스스로 깊다 당신은 너무 멀리 왔다고 산그늘이 되어 운다 -시집 ‘벽암과 놀다’ 전등사 하면 대웅전 처마 밑 네 귀퉁이를 떠받치고 벌 받는 나부상에 대한 전설이 떠오른다. 사실 여부를 떠나 경건함을 넘어 살짝 미소가 떠오르게 되는, 골계미가 돋보이는 전설이다. 시인은 전등사 바위에 돋은 석이버섯이 귀를 닮은 것에 착안해 이 전설을 생각해냈으리라. 그리고 연가시를 유추했으리라. 연가시는 육식곤충에 기생하여 성충이 되면 숙주를 조종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 물로 유인해 빠뜨림으로써 곤충의 몸을 빠져나온다고 한다. 전설에 등장하는 주모야 말로 그 연가시가 아닐까. 도편수를 꾀어 파멸에 이르게 하는 그 치명적 속임수와 닮지 않았는가. 시인은 그 설화를 듣기에 바쁜 석이버섯의 귀가 돼 보았나 보다. 그리고 후일담이 궁금하여 담쟁이넝쿨이 되어 바위를…
모든 질병의 바탕에 스트레스가 있다. 심지어 질병의 90%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람도 동물도 스트레스로 인하여 남모르게 고통을 받는다. 심리학자들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보고서가 있다. 스트레스가 얼마나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가에 대한 실험이다. 박스 둘을 준비하여 상자 한 개에 쥐 10마리씩 넣었다. 좋은 환경에서 한 달간 지내게 한 뒤 두 박스에 담긴 쥐 20마리를 상자 하나에 합쳤다. 박스의 3면은 막혀 있고 전면은 그물로 막은 박스였다. 그리고는 고양이를 한 시간에 한 번씩 박스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고양이가 박스 앞을 지나면서 보니 먹음직한 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고, 고양이에게는 뷔페밥상이나 마찬가지였다. 상자에 달려들었지만 그물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아쉬워하며 지나갔다. 그러나 쥐들은 고양이가 ‘야옹!’ 하며 달려들 때에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기를 시간마다 반복하니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한 쥐들이 다른 박스에서 온 쥐들을 물기 시작하였다. 그러기를 일주일 계속하니 스트레스에 몰린 쥐들이 이제는 곁에 있는 쥐들을 구분하지 않고 물기 시작하였다. 그러기를 일주일 더 계속하니 이제는 쥐들 자신
우리는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될 때가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15일 포항 지진 때 곧바로 수능연기를 제안했고, 정부는 엿새 만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였다. 28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는 국무위원과 여당 지도부, 청와대 참모들에게 혁신성장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업을 통해 성과로 보여줄 것을 주문하였다. 29일 북한의 화성 15호 장거리 미사일 발사 2분 만에 보고를 받아 6분만의 대응사격이 가능하게 했다. 1일 국제기능올림픽 대표선수단 환영 오찬 때 동석한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현장실습제도의 실질적 개선’을 주문하였고, 정부는 곧바로 내년부터 고교생의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폐지하기로 하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일 벌어진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건에서 문 대통령은 사고 49분 만에 직접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관계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필요한 지시를 하였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을 대통령의 직접적인 업무와 책임으로 생각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완화하자는 분권형 개헌 주장과는 모순된다. 물론 모든 경우 대통령이 먼저 결정하고 지시하지는 않겠지만,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
19층 아파트 /김영산 문방구점을 하는 아들 내외가 있는 할머니가 또 불쑥 찾아왔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더니, 자기 집인 양 아주 조용히 들어왔다 검버섯 낯으로 새색시처럼 안방을 기웃기웃 하였다 이 방에서 손주와 함께 살았다 했다 그리고 19층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하염없이 허공 벽을 바라봤다 몇날이 지나 문방구점에 들렀다 할머니 잘 계시냐 물었다 자꾸만 어디로인지 돌아다니신다 했다 옛집을 못 잊어하신다 했다 - 김영산 시집 ‘벽화’ / 창비·2004년 우리 할머니들은 글을 몰라도 숫자와 형태를 기억하는 데는 선수다. 19층 아파트만 보면 예전에 자신이 살던 집으로 아는 할머니가 ‘또’ 불쑥 내 집에 찾아 들어왔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옛 기억을 더듬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베란다에 서서 하염없이 허공을 본다. 허공 벽이다. 그 높은 곳에 살던 때 날마다 까마득한 허공만 보였을 터였다. 함께 살았다 했던 손주는 어디 갔을까. 할머니는 허공 벽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할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김은옥 시인
요사이 기온이 계속 영하권을 오르내린다. 바야흐로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겨울은 봄, 여름, 가을과는 달리 불조심 즉, 화재예방이 특별히 강조되는 계절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겨울철은 건조한 날씨와 더불어 난방기구 사용 증가로 화재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로인해 전국의 모든 소방관서에서는 국민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각종 특수시책를 추진하고 화재예방대책 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통계시스템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겨울철 화재 발생률은 사계절 중 약 37%로 다른 계절에 비해 월등이 많았고, 그 중 1~2월에 집중 발생했다. 이같은 이유는 난방·온열기구 사용량 증가로 인해 부지불식간에 화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례로 지난 2016년 11월에 발생한 대구서문시장 화재와 올해 1월에 발생한 여수 수산시장 화재 역시 화재원인이 ‘전기합선’이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따라서 광명소방서는 화재로부터 취약한 장소를 선정해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광명전통시장은 모든 점포에 ‘말하는 소화기’를 비치했고 이어 소방차 피양훈련, 화기 안전사용 계도 등을 지속적으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최근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극심한 정체로 오래전부터 이미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인고속도로 인천 구간은 일반도로로 전환한데다 그동안 투자비의 몇 배를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유료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다. 경인고속도로는 국내 처음으로 지난 1968년 개통한 이후 50년 가까이 통행료를 징수해왔다. 그동안 거둬들인 통행료는 6천583억원으로 건설비와 유지·관리비를 포함해 2천760억원이 들었지만 이의 2.4배 수준에 이른다. 경인고속도로의 인천 구간은 이미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도 통행료 폐지 주장의 이유다. 인천 기점에서 신월IC까지 경인고속도로 전체 22.11㎞를 달리는데는 정체가 극심해 출퇴근 시간에는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차량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교통 여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인천 기점부터 서인천IC까지 10.45㎞ 구간이 일반도로화하면서 제한속도마저 시속 100㎞에서 60∼80㎞로 하향 조정된 걸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인천시의회와 시민들이…
일요일인 지난 3일 낚시어선 선창1호가 급유선과 충돌해 13명의 승객이 숨지고 2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먼저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아울러 실종자들도 하루빨리 발견돼 가족들에게 돌아가길 간절히 염원한다.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또 다시 우리나라의 안전망이 느슨함을 개탄하게 된다. 이번 사고 시엔 승선자들이 모두 구명복을 착용한 것으로 보이며 승선인원도 초과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인천해경에 따르면 기상상황이나 출항신고 등 운항 준비 과정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이후 해경의 대처도 비교적 빨랐다. 해경의 고속단정은 신고 후 3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은 선창1호와 급유선이 영흥대교 교각 사이의 좁은 수로를 통과하려다가 충돌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고 해역의 빠른 물살과 차가운 수온 그리고 갑작스런 선체 충격 등으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지난 1995년 어한기 어민 소득 증대, 어촌 관광의 활성화 등을 위해 낚시관리 및 육성법(구 낚시어선업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어한기 어민 소득 증대와 어촌관광 활성
수원화성을 기본설계한 정약용의 호는 다산(茶山), 당호(堂號)는 여유당(與猶堂)이다. 다산은 강진에 유배갔을 때 만덕산(야생 차가 많아 다산으로도 부름)에 거처하면서 이를 호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여유당은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주저하기는 겨울에 내를 건너듯 하고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듯 조심한다.’는 뜻으로 ‘책롱사건(冊籠事件, 책을 넣는 농짝에 천주교 관련 물건 운반하다 발각된 사건)으로 인해 겪은 고통을 잊지 않기 위함이었다. 정조보다 열 살 적은 정약용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한 달 후인 1762년 6월에 태어났다. 아버지 정재원은 남인출신으로 하급관리였고 사도세자 사후 입지가 더 작아진 남인들은 정치를 떠나고자 한다. 정재원도 이때 귀농을 꿈꾸고 마침 태어난 정약용의 아명을 귀농(歸農)이라고 지었다. 다산은 23살(1785년)부터 진사가 되어 성균관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성균관을 찾은 정조가 ‘중용(中庸)’의 문제를 출제하였는데 정약용 답안이 정조의 마음에 쏙 들어 극찬하고 그를 기억하게 된다. 사도세자의 묘를 1789년 이장할 때 한강을 건너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넓은 강을 가로 지르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전기요나 전기매트, 전기장판 등 전기 난방용품 수요가 증가해 겨울철 화재 위험도 함께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 전기 난방용품으로 인한 1위는 전기장판, 2위는 전기매트, 3위는 전기요 순으로 이로 인한 화재사고는 2014년 65건, 2015년 66건, 2016년 61건 등으로 매년 60건 발생하고 있다. 전기매트 화재 예방 방법으로는 첫째 국가에서 인증 받은 ‘전기용품 안전인증’ 마크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기매트를 접을 때는 접히는 부분의 전선이 무리가 가면서 감열선이 끊어진다든가 혹은 피복이 벗겨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전선의 결대로 접어주는 것이 좋다 또 전기 매트를 사용할 때 위에 가능한 의자 등 물건을 올려놓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도록 하고 전선이나 콘센트 주변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만약 전선이 파손돼 있거나 콘센트 주변에 먼지가 있으면 미세한 불꽃으로도 불이 붙게 되고 대형화재로 이어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멀티탭 콘센트 사용 또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한 개의 콘센트에 문어발식 사용을 하게 되면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