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세계사를 보면 ‘물을 다스리는 문명, 부와 권력을 손에 쥐다’라는 구절이 있다. 과거에는 물을 다스리는 국가가 융성하고, 문명을 형성해 부와 권력을 누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떠할까? 앞으로는 탄산가스를 잘 다스리는 국가가 세계의 주도권을 가지게 될 것이라 예상해 본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 정보화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인류는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땅 속의 엄청난 석탄과 석유를 에너지원과 원료로 활용하게 됐고, 이에 따른 탄산가스의 농도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도시 근교의 옥외 탄산가스 농도를 측정해 보면 380ppm을 가볍게 넘는다. 10년 전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배운 대기 중 기준치 330ppm은 이제 도시 근교에서 보기 힘든 수치가 됐다. 이렇게 탄산가스 농도가 올라가면 태양광을 흡수한 지구가 방출하는 4천300nm의 적외선을 대기 중에서 흡수할 때 탄산가스 농도가 증가한 만큼 대기의 흡수량도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대기의 온도도 함께 올라가게 된다. 몇 십 년 뒤 한국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뀔 것이라고 추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과 탄산가스는 식
역사 교과서에 대한 갈등은 “어차피 벌어질 일”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는 일”처럼 취급됐던 것은 아닌지,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심사를 통과한 8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두고 뜨거운 이념논쟁이 재연됐다. 제7차 교육과정의 선택과목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두고 2002년에 시작된 이 갈등은 교과서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장장 10년간 이어졌는데, 지난 8월30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필수과목 ‘한국사’ 교과서 검정심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또다시 불붙은 것이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시각의 서술이 들어 있고, 여러 가지 사실(fact) 오류도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대한 서술이나 정부수립, 역대 대통령, 5·16군사정변, 5·18민주화운동, 4·19혁명 등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어느 출판사는 ‘한국사’ 교과서 발행 포기 검토를 운운하기도 했고, 그런 논란은 학문과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심지어 어느 국회의원이 특정 교과서로 공부하면 수능고사 성적
조례(條例)란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에 관하여 법령의 범위 내에서 지방의회의 의결을 통해 제정하는 자치 규범을 말한다. 즉,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제정하는 자주법(自主法)의 일종이다. 조례의 제·개정안을 제안할 수 있는 경우는 세 가지다.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한 조례의 제출, 지방의원들의 의원발의 그리고 주민의 조례제정 청구가 있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들도 지방자치법상 입법기관이기 때문에 열정을 가진 의원들의 의원발의가 많아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소식일 것이다. 다만, 중복 유사한 조례를 산발적으로 발의할 경우 주민들에게 혼돈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준비 중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공동주택 노후급수관 교체사업 특별회계 설치 및 운영 조례안’ 외 ‘안양시 경로당 지원조례’, ‘안양시 장수수당 조례’를 비롯 안양시 장애인 관련 8개 조례 그리고 체육·청소년 관련 4개 조례 등 유사한 조례가 산재한다. 이제는 각 분야별로 산재해 있는 법규 등을 하나의 조례 및 규칙 등으로 통합해 일
나는 요즘 미친(?) 두산을 응원하고 있다.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많은 팬들이 두산의 선전에 흐뭇해하고 있다. 페넌트 레이스 4위로 가을야구 잔치에 겨우 턱걸이해서 참여한 두산이 3위 넥센을 꺾더니, 2위 LG마저 이기고 드디어 대망의 코리안시리즈에 올라왔다. 이변에 이변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제 코리안시리즈의 상대는 삼성이다. 작년 재작년 2년 연속 페넌트 레이스와 코리안시리즈를 싹쓸이했던 막강 전력의 삼성은 올해도 페넌트 레이스 1위를 했다. 이런 삼성을 4위 두산이 이길 수 있을까? 그런데 원정팀 두산이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이기고 말았다.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코리안시리즈 3차전과 4차전, 그리고 5차전은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당연히 두산이 삼성보다 유리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1차전과 2차전을 승리한 팀이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은 95%에 가깝다. 페넌트 레이스 4위로 올라온 두산이 1위 삼성까지 물리치고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이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두산이 잘해주기를 바라는 이유는 뭘까? 먼저, 꼴찌의 뒤틀린 심사라고 할 수 있다. 꼴찌 팀이 이기면 마치 내가…
지난 2월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대학 연구팀이 3D 프린터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복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세계적 뉴스거리가 됐다. 당시 줄기세포와 배양액을 섞은 ‘바이오잉크’로 매우 얇고 작은 세포 구조물을 찍어낸 것이다. 이렇게 복사된 배아줄기세포는 놀랍게도 어떤 장기조직의 세포로도 분화해나갈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그보다 한달 전인 1월 미국 코넬대 연구팀도 3D 프린터로 인공 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역시 콜라겐과 연골세포가 들어있는 바이오잉크로 귀 구조물을 찍어냈는데 살아있는 세포로 만들었기 때문에 몸에 이식하면 곧 자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스콧 크럼프(Krump)가 딸에게 글루건(glue gun·접착제를 바를 때 사용하는 분사기)을 통해 개구리 장난감을 만들어주다가 얻은 아이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3D 프린터는 1992년 세상에 첫 출시됐다. 그 후 20년이 지난 현재 기술이 혁명적으로 진화하면서 세계시장은 2조원 규모로 커졌고, 5년 내에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나라마다 미래를 흔들 혁명의 아이템으로 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떠오르는 1
위급상황을 알리는 신고시스템이 오작동으로 인해 제구실을 못한다면 무용지물과 마찬가지다. 경기경찰청이 운영 중인 한달음시스템이 꼭 이 모양새다. 한달음시스템은 주민이 경찰을 필요로 하면 한걸음에 쉬지 않고 달려간다는 의미로 운영하고 있는 긴급 범죄 신고 프로그램이다. 전화조차 할 수 없는 위급한 상항에서 가입자가 전화기를 내려놓으면 7초 후에 경찰서 112지령실에 설치된 전용전화기로 연결되며, 곧바로 컴퓨터 화면에 주소 업소명 성명 등이 자동으로 나타나 경찰이 즉시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도내 범죄취약지역 편의점, 금은방, 금융기관 등 모두 8천300여곳이 가입돼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통해 신고된 10건 중 9건은 오작동에 의한 것일 정도로 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본보가 보도(25일자 1면)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 9월까지 한달음시스템을 통해 21만9천378건의 범죄가 접수됐으나 이 가운데 91.6%인 20만960건이 오인 신고였다. 오인 신고원인은 종업원이 수화기를 잘못 건드리는 등 사소한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신고 때마다 출동한 경찰은 헛걸음하기 일쑤였고 가입업소들은 곤란을 겪기까지 했다고 한다
수원시와 화성시, 오산시는 역사와 문화가 같다. 주민들은 행정구역만 다를 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리고 사실 수원과 화성은 지명이 바뀌었다. 수원은 원래 현재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와 태안읍 안녕리 일대다. 정조대왕 때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을 이장하면서 읍치를 현재 팔달산 아래로 옮기고 화성을 축성했다. 그리고 화성유수부를 설치했으므로 현재 수원시는 화성시가 돼야 하고, 화성시는 수원시가 돼야 옳았다. 한때 통합논의도 있었지만 불발로 그쳤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9월11일 수원시광역행정시민협의회 9월 조찬 강연회 강사로 나선 여수넷통 한창진 대표는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 “수원·화성·오산은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볼 때 오랜 기간 한 뿌리였다고 언제까지 주장만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그는 당위성 치고는 강도가 너무 약하다면서, 이제는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반사이익이 무엇인지 강구해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여천군·여천시·여수시는 1997년 전국 최초 주민발의로 행정구역 통합을 성사시킨 곳이다. 이들의 통합과정은 쉽지 않았다. 총 4번째 도전 끝에 일궈낸 성과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주민화합으로 공동의 목표를 세웠다. ‘선 양
미국에서 생활할 때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에 있는 도서관을 찾았다. 여기에 가면 장난감과 각종 책이 풍부하게 있었다. 장남감은 고장 나서 버리는 경우보다 싫증이 나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아이들이 집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은 장난감들을 가져다 두고 있다. 마을 도서관은 교환의 장소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을 도서관은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미국에 도착하여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도서관에 가면 각종 생활 정보가 있다. 그리고 생활 영어를 가르쳐주는 동아리 모임도 있다.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는 각종 모임을 위한 공간 제공도 됐다. 지금 우리에게 자치는 그러한 생활 자치 수준의 활동이 필요하다. 주민자치회에 대한 기대 최근 수원시가 특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역을 돌아가면서 분권과 자치에 관한 주민 콘서트를 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의미를 살리고 지방분권에 따른 주민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는 모임의 장이다. 특히 2010년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올해 6월부터 전국 31개 동에서 시범 실시되는 주민자치회에 행궁동과 송죽동이 선정되면서 이에 관한 운영방안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99년 주민자치센터를 실시할 때,
이맘때쯤, 찬바람 들녘을 휘~휘~ 젓기 시작하면 빙그레 웃으며 여지없이 시골 마을 어귀에 들어서는 그. 키가 커 싱겁기까지 한, 올 때는 늘 혼자가 아니었던. 가을 타느라 옆구리 시리게 쓸쓸해 하는 우울한 여심을 달래느라 무더기 무더기로 자리를 잡고 연신 모가지를 흔들어 어설픈 춤사위를 보여주던 그. 그 흔하디흔했던 억새조차도 이즈음 21세기 트렌드에 맞추어 숱한 사람들을 불러들일 줄 아는 축제를 열었다. 요즘 우리나라는 매일매일 축제로 시작하여 축제로 끝나는 듯 전국이 축제의 연속이다. 인삼, 고추, 아카시아, 젓갈, 맥주, 대추, 머드 등등. 이런 축제가 지방홍보와 지방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부분엔 바람직한 면이 참으로 많아 보인다. 하지만 자연을 소재로 한 경우에선 안타까운 면을 보이기도 한다. 산이나 자연이 그 대상이 될 때 소중한 환경, 그 자연이 뒷전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다. 축제를 위해 억지준비를 한 자연은 이미 자연이 아닌 축제를 위한 작품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며칠 전 재약산을 오른 적이 있다. 송골송골 땀 흘리며 두 시간 이상 오른 재약산 사자평에서 본 그 억새들의 모습은 새삼 감동으로 다가왔다. 결코 인공적이지 않아 더없이 자
‘새정부 道 8대 공약사업 空約 위기.’ 경기신문이 어제(24일) 보도한 1면 머리기사다. 고양 한류단지 조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USKR), 수서발 KTX 노선 의정부 연장, DMZ 한반도 생태평화벨트 조성 등 나열된 단어만 보더라도 초대형 사업들이다. 이 같은 경기지역 현안이 현재 모두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였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초기만 해도 상황은 사뭇 달랐다. 국정과제에 반영됐다. 그래서 기대 또한 컸다. 한데 이 사업들이 줄줄이 무산 위기에 처한 이유는 뭘까. 기사 원문을 인용하면 이렇다. 정부의 SOC 신규 사업 투자억제 기조와 재정문제 때문이란다. 비수도권 국회의원들의 해묵은 국토발전 불균형 논리도 작용했단다. 이게 톱기사의 요지다. 공약(公約)은 선거 때 후보자 또는 정당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개적인 약속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정부가 국정과제에 반영하겠다고 경기도민과 한 약속도 여기에 속한다. 정치인이 됐든, 정당이 됐든, 정부가 됐든 약속을 했으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게 도리다.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이행하지 못한다는 것은 거짓된 약속인 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