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궁지에 몰린 푸틴이 또다시 핵버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푸틴이 진정 핵을 사용하고 이로 인해 핵전쟁의 길목으로 들어설 것인지 모두가 우려스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핵무기는 사용할 수 없는 무기”라는 80여년 간의 타부가 깨어지고 서서히 “사용가능한 핵무기”로 패러다임이 shift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푸틴의 핵위협이 ‘선언적 사용’ 단계였다면, 이번 핵사용 위협은 ‘실제적 사용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기에 그 어느 때 보다 엄중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암울한 ‘핵무기 사용 협박’ 에 편승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정은이다. 조만간 실시될 7차 핵실험은 ‘핵무기가 협박용이 아닌 실전용’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한편, 지난 9월 7일 제7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한 핵독트린은 ‘핵실전 사용’ 가능성이 결코 망상적 시나리오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는 북한이 사실상 핵선제 불사용을 폐기하였음을 시사하면서, 6조는 북한이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김정은의 핵시계가 매우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엄혹한 핵환
“깨져 버린 바이든의 밀어”, “미국의 전기차 ‘뒤통수’에 ‘허둥지둥’”, “‘실망 안 시키겠다’던 바이든이 '현대차의 꿈' 깼다”, “14조 선물 고맙다더니, 미국 이익만 챙기는 ‘중국 견제’”, “이게 한·미 경제동맹이냐” 등등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유독 현대·기아자동차만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사건에 대한 신문 표제들이다. 필자는 2022년 6월 30일 자 칼럼 “지경학적 분열의 시대,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서, “기업 경영자는 ‘탈통합’에 선제적으로 앞장설 필요는 없다. 기존의 글로벌 ‘통합’의 이익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서서히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긴 호흡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강대국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에 맞추어 대응하여도 늦지 않다.”라고 조언한 바 있다. 바이든의 행위는 2016년 트럼프가 일반적 예상과 달리 클린턴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백인 중산층 유권자들의 관심은 국제문제보다 일자리 증대와 같은 국내 경제 문제로 이동하였다. 트럼프는 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승리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제일 지표는 ‘아메리카…
마침내 축제의 계절이 왔다. 상황과 분위기를 보며 주춤거리던 지역들은 3년 만에 빗장을 풀고 다채로운 먹거리와 화려한 볼거리, 가을 색으로 물든 자연과 특별한 지역문화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일 장을 마련한다. 가을 축제는 다른 계절에 비해 상당히 다채롭다. 단풍 축제, 국화 축제, 억새 축제 등의 자연을 바탕으로 한 축제, 감 축제, 사과 축제, 마늘 축제, 인삼 축제, 대하·전어 축제, 한우 축제, 쌀 축제, 커피 축제, 술 축제, 와일드푸드 축제 등 먹거리를 주제로 한 축제, 도자기 축제, 한방 약초 축제 등의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와 선비 문화 축제, 탈춤 축제, 유등 축제, 불꽃 축제, 음악 축제 등 역사, 전통, 문화, 예술을 전면에 내세운 축제 등 하루에도 몇 개씩 이루어지는 축제에 가을을 맞이한 한국은 들썩이며 참아왔던 흥을 뿜어낸다. 가을에 들어서며 서서히 완화되는 상황에 대학축제장과 콘서트장, 야시장에서 3년 동안 눌려왔던 욕구를 분출시킨 사람들은 실외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로 인해 본격적으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연일 이어지는 국내 여행 기획전과 할인 행사에 혹하거나 10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계획하며 지역 축제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다.
누군가 “최고로 가치 있는 자유는?”이라고 물으면, ‘언론 자유’라고 할 테다. “언론 자유는 모든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자유”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는 사회를 정의롭게 한다. 세상을 진보케 한다. 언론이 난세를 성토할 때면, 옳지 않은 것이 바른 곳으로 간다. ‘가짜뉴스’만 아니라면, 언론의 자유는 언제나, 어디서나, 보장돼야 할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다. 언론 자유, 언론 보도, 언론 책임… 지난 20일, 유엔서 열린 바이든의 기금모금 행사에서 사단이 났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윤 대통령의 ‘막말’이 있었다. 살다보면, 욕 할 수도 있다. 인간의 모습 중 하나다. 하지만 국제외교무대였다. 대통령의 언어로는 부적절했다. 사과하면 끝날 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진실’ 왜곡.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란다. 나아가 ‘언론 탓’이란다. 보도로 인해 국익이 훼손됐단다. 본질은 대통령의 태도다. 국익은 국가의 이익일까. 혹은, 국민의 이익일까.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국익은 권력자들의 특수한 이익”이라고 했다. 살피건대, 국익은 ‘자유’의 상위 개념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진
철도기관사 직종은 매년 건강검진에 더해 청력 특수검진을 받아야 한다. 20년 이상 근무한 고참 기관사 중에는 유독 난청이 많다. 시끄러운 디젤기관차의 소음공해 때문이다. 그런 동료들에게 물어봤다. “이 새끼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이 말이 어떻게 들리냐고? 난청인 고참기관사나 이제 막 들어온 신입 부기관사나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는 사람은 없었다. 누군가 그랬다. 청력검사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금처럼 ‘삐’소리가 나면 버튼을 누르는게 아니라 ‘바이든’과 ‘날리면’ 소리를 틀어주고 구별하게 해야 한다나? 청력검사를 그렇게 바꾸면 아마 20% 정도는 “날리면 난청”으로 나올지도..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국민들은 더 이상 대통령의 언행에서 품위를 기대하지 않는다. 쩍벌, 도리도리, 막말 등은 그냥 “윤석열이니깐..”한다. 늘 사고는 수습과정에서 커졌다. 불을 어떻게 끌까 고민하다가 휘발유를 끼얹어버리는 꼴이다. 취재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한 MBC를 향해 보도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이 공격에 나섰다. 1986년 보도지침을 폭로한 ‘말’지를 탄압했던 군
전쟁의 모든 참화에 대해서는 잠시 접어두고, 그것의 가장 큰 악의 하나는 인간의 마음을 비뚤어지게 하는 것이다. 군대가 존재하고 군사비가 지출되는 것을 어떻게든 설명해야 하는데,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이성이 비뚤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강 건너편에 살고 있고, 그의 황제가 내 황제와 싸우고 있다는 이유로 그와 나 사이에 무슨 나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에게 나를 죽일 권리가 있다고 하는 것보다 더 불합리한 얘기가 또 있을까? (파스칼) 사람들이 전쟁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4세기 전에 피사와 루카의 주민들은 서로 맹렬하게 미워했는데, 마치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피사의 짐꾼까지도 신분이 높은 루카 시민에게 뭔가 신세를 지는 것을 피사에 대한 수치스러운 배신이라고 여겼다. 지금 그 적개심의 흔적이 어디엔가 남아 있을까? 마찬가지로 현재의 프러시아인의 프랑스에 대한 적개심에는 장차 무엇이 남을까? 그러한 감정이 장차 우리의 자손에게, 마치 아테네인의 스파르타인에 대한 증오심이나 피사의 주민의 루카 주민에 대한 증오심과 마찬가지로 보일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다. 사람들은 이윽고 자신들에게는 서
9월 14일 기아차 임단협이 결렬됐다. 차 구매 시 30% 할인되는 퇴직자 평생사원증 제도가 75세로 제한된다는 점에 선임 노조원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기심은 참 끝없다. 16일에는 평균 연봉 1억 원의 금융노조가 파업했다. 임금인상과 주 4.5일 근무, 영업점 폐쇄 중단, 정년연장이 파업의 이유다. 파업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라디오 광고도 했다. 지점장의 연봉이 대략 1.5억을 상회한다. 대한민국 장관 연봉이 1.4억 선이다. 두 경우 다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 사고로부터 유리되어 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노란봉투법을 9월 15일 발의했다. 이미 19,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이 다시 수정 발의됐다. 현행 노조법에는 합법적 쟁의행위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사측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일명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은 불법이든 폭력, 파괴 파업이든 조합과 조합 임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사측이 못한다는 말로 압축된다. 2020년 말까지 손배소 59건 중 58건이 민노총 사업장이다. 영국, 독일도 손배소가 가능하고 프랑스는 손배소금지법이 통과되었다가 헌법위원회의 위헌 판결로 무효화되었다. CJ대한통운 파업 때 92%는 일
지난 8월 8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역대급’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 났나 싶을 정도로 무섭게 내린 폭우였다. 하루 최대 강수량과 시간당 강수량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날이었다. 서울 동작구엔 시간당 강수량이 140밀리미터를 넘겼다. 1907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시간당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라는 주택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집 안에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동작구에서도 반지하방 거주민이 같은 사고로 숨졌다. 유례없는 폭우가 가장 먼저 할퀴고 지나간 곳이 반지하였다. 기후 재난은 모두에게 불행을 안기지만,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취약한 조건에 놓인 이들에겐 비극적 참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후 위기에 대해 언론은 어떤 보도를 주로 하고 있을까? 민주언론시민연합이 9월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 동안 신문과 방송을 모니터한 결과를 참고했다. 기후 위기 관련 기사의 상당은 특정 기업의 대응을 소개하고 계획을 밝히는 내용이었다. 국내 최초 혹은 최대를 언급하거나 강조하면서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조한 홍보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기업이 신재생에너지로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잘 따른다면 그 자체
기원 전 2세기에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秦)의 시황제(始皇帝)는 나라가 세세손손 영속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진은 불과 15년 만에 멸망했다. 황제는 학문을 탄압하고 이에 저항하는 학자들을 불태워 죽이기까지 하는 분서갱유(焚書坑儒)의 만행을 저지른 탓이 크다. 폭압 통치는 진을 어느새 탐관오리로 가득 찬 부패왕조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충신들의 진언을 막은 철권정치의 한계를 보여준 셈인데, 나라를 망친 자는 다름 아닌 환관 한 사람이었다. 순행 중 급사한 시황제의 죽음에 따른 왕위승계 과정에 주도권을 장악한 환관 조고(趙高)는 권력 찬탈을 위해 유언서의 조작도 서슴없이 벌인다. 시황제는 ‘큰아들 부소에게 장례를 주관하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지만 조고는 황제가 믿고 맡긴 옥새를 틀어쥐고 승상 등과 짜고 태자를 바꿔치기한다. 시황제는 평소 모든 신하들이 자신 앞에서 복종하는 모습을 보고 조고도 끝까지 자신에게 충성할 것으로 굳게 믿었으나 배신을 당한 것이다. 시황제의 막내 아들 호해를 허수아비 황제로 내세운 조고는 급기야 반란의 음모를 꾸민다. 어느 날 호해에게 선물로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말하고 신하들에게도 묻는다. 곧이곧대로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
이전 경기도 교육감의 정책이던 혁신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올해 1학기에 경기도에서 혁신학교 재지정을 요청한 180개 학교 중 179개 학교가 재지정에서 탈락했다. 혁신학교 재지정에 성공한 1개 학교는 일반적으로 알던 의미의 혁신학교는 아닌 것 같으니 지정에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혁신학교는 기간이 남은 학교들이 차례로 재지정에서 탈락하면 역사로 사라질 일몰제에 들어갔다. 혁신학교는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혁신학교를 추진했다가 학부모들의 역풍을 맞고 포기한 학교가 한두 개가 아니다. 기사화된 것만 여러 학교가 있으니 그렇지 않은 학교는 더 많을 것이다. 혁신학교는 아이들을 놀게 하는 학교라는 오명이 붙었고, 혁신학교에 다니면 학력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았다. 교육청 연구에 따르면 혁신학교에 다녔을 때 학력이 오히려 평균보다 높다는 결과가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아이러니한 건 혁신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중 몇몇은 자신이 어린 시절 다녔던 특목고의 수업과 혁신학교의 수업이 매우 흡사하다고 했다. 강의식 수업보다 토론과 활동 위주의 수업이 많고, 교육과정 외의 다양한 걸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고 했다. 아이를 특목고 자사고에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