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이 도래할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예술 작품들이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이십 여 년 전에, 대륙이 머금은 전운을 강렬히 예고한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보다 120년 전에 파리에서는 도시 전체를 피로 물들인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났으며, 이후에도 여러 번 파리는 혁명과 내전을 거듭 치러야 했다. 이 역시 영민하게 포착하여 미리 신호탄을 쏘았던 예술가가 있었는데, 바로 신고전주의의 필두에 서있었던 자크 루이 다비드였다. 많은 이들이 다비드를 혁명의 예술가로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당시 파리의 정치적·역사적 정황을 정확하면서도 극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었다. ‘마라의 죽음’에서는 방금 전 살해를 당한 창백한 마라의 얼굴을 웃는 듯 하기도 하고 자는 듯 하기도 한 신비스러운 표정으로 그렸다. 마라의 장례 행렬의 선두에 있었던 이 작품은 혁명의 지도자였던 고인을 종교지도자 혹은 순교자와 같은 모습으로 보이도록 했다. 대중들이 잘 기억하고 있는 작품 중에서 ‘생 베르나르에서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rsq
‘텐트’의 역사는 매우 오래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에 나올 정도다. 또 인류 주거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간의 진화와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오늘날 텐트는 일상적인 주거는 아니다. 지금도 이동생활을 영위하는 수렵민이나 목축민의 주거 형태로 활용되고 있지만, 임시 야영용으로 군사·탐험·등산·캠핑 등에 사용된다는 게 일반적이다. 그중 군사용 이외에 텐트사용 역사가 깊은 것이 등산이다. 1787년 근대 등산의 아버지로 불리는 드 소쉬르가 몽블랑을 등정할 때 정상 부근에서 텐트를 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200년이 족히 넘었다. 1862년 에드워드 윔퍼가 스위스 마터호른을 등정할 때 자신이 직접 고안한 윔퍼 텐트를 사용한 기록도 있다. ‘A텐트’로 잘 알려진 윔퍼 텐트는 돔형 텐트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텐트의 기본형으로 불려 왔다. 몽골 유목민들은 아직도 둥근 모양의 이동식 텐트를 즐겨 사용한다. 몽고포(蒙古包)라 부르는데 ‘포’(包, “빠오”)는 만주어로 ‘집’이라는 뜻이다. 규모도 다양하다. 큰 것은 높이가 4m, 직경이 5m 넘는 것도 있다. 그곳에서 온가족이 겨울을 나며 생활한다.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텐트여서 그런지 정치권에서 빌려다 쓰기
보름사리 연가 /전건호 물살에 휩쓸리는 낙엽 한 장에 시선을 빼앗겨 몸을 버리고 나뭇잎에 옮겨 탄다 탁란! 마음을 떠나보내니 꽃잎 단장하던 육신도 남루한 헌옷이구나 흐르는 물살에 몸을 맡기니 상상하지 못한 무색계가 열린다 낮은 데로 흐르다보면 그대 내려뜨던 눈썹 밑에 언젠가 도달하리라는 것 그대여, 조금만 더 새침하게 몽산포 해변에 앉아계시라 보름사리 가랑잎 하나 밀려올 때까지 달빛 아래 기다리시라 - 전건호 시집 ‘변압기’ 비움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만산홍엽, 그 어찌할 수 없이 몰려오는 허전함에 절로 눈이 깊어지는 가을노래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쓸쓸함에 누군가의 눈빛이 그립다. 화자는 물살에 휩쓸리는 낙엽에 마음을 실어 떠나보낸다. 하여 꽃잎 단장하던 육신도 남루한 헌 옷일 뿐임을 깨닫는다. 남은 몸마저 맡겨 상상하지 못한 무색계가 열림을 느낀다. 이렇듯 낮은 데로 흐르다 보면 그대 내리뜨던 눈썹 밑에 언젠가 도달하리라는 것 또한 깨닫는다. 그리하여 비움의 미학 앞에서 그리운 그대에게 조금만 더 새침하게 몽산포 해변에 앉아계시라. 보름사리 가랑잎 하나 밀려올 때까지 달빛 아래 기다리시라. 마음속 주문을 한다. 이렇듯 썰물처럼 나를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500조9천230억원으로, 전년 말(458조7천181억원) 보다 42조2천49억원(9.2%)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가계부채가 총액이 이미 1천300조 원을 넘었으니 5대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 1년이 멀다하고 해마다 100조원 이상씩 폭증한다. 한국은행의 경고와 정부가 여러차례 내놓은 대책에도 속수무책이라는 게 더 걱정이다. 이들 은행 가운데 농협의 경우 작년 한 해 11조1천404억원(14.8%)이 늘어 증가량과 증가율에서 모두 타 은행들을 압도했다. 조선·해운산업의 구조조정으로 1조7천억원 넘는 충당금을 쌓았던 농협은 가계대출을 통해 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가계대출 증가세에 힘입어 4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성장은 평균 9.2%였지만 그만큼 대출의 리스크도 커진다.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가계대출의 ‘리스크 관리’가 더욱 시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은행들은 대출 리스크 관리를 올해 경영전략의 중
국방부에 ‘수원군공항이전과’가 신설된다. 이로 인해 앞으로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앞으로 추진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그동안 수원군공항 이전을 찬성해왔던 수원시민과 화성 동부지역 주민, 그리고 군공항 유치에 나선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 5개 마을 주민들이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 군공항 이전 문제는 그동안 국방부가 뚜렷한 이유 없이 예비 이전후보지 선정을 계속 미뤄왔다. 반면에 대구는 수원보다 1년 늦게 시작했으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이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지역차별이란 비난을 받아왔다. 아무튼 국방부는 31일자 조직개편을 통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수원군공항이전과’를 신설, 운영한다고 한다.(본보 1월31일자 1면) 수원군공항이전과는 제일 먼저 예비이전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은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수원군공항이 이전돼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많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첫째는 소음피해다. 123만명이 사는 대도시 수원시와 아파트 밀집지역인 화성시 북동부지역 주민들이 엄청난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소음피해 배상에 따른…
지난해 연말 언론을 통해 기쁜 소식을 하나 접하였다. 인천시가 해수소통이 막혀 생태계가 파괴된 시도와 모도를 잇는 연도교 430m 구간중 150m 구간의 제방과 구조물을 뜯어내 소통로를 만들어 해수 소통이 가능하도록 물길을 연결하고 생태계를 복원한다고 한다. 얼마 만에 인천시가 해양환경분야에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지…. 아마도 2007년 수립된 인천연안도서 해양환경 조사 및 보전 관리계획 이후 처음인 듯 싶다. ‘갯벌생태복원 사업’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처럼 한편에서는 인천 연안습지인 갯벌 생태복원사업이 추진되는 반면 인천 연안습지 생태계를 위협하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송도 11공구는 2009년 습지보호지역, 2014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저어새 등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의 도래지로 송도에서 마지막 남은 갯벌이다. 시흥시에서 추진하는 배곧신도시와 송도신도시를 연결하는 총 연장 1.89㎞ 왕복4차선 해상교량 배곧대교가 건설되면 람사르 습지인 송도11공구를 관통하게 된다. 영종2지구(중산지구) 개발계획은 영종도 동측과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사이의 390만5천㎡ 면적의 갯벌을 매립해 조성하는 것으로 전
Q:실업크레딧 제도란 무엇인가요? A:구직급여 수급자가 연금보험료 납부를 희망하는 경우, 최대 1년간 보험료의 75%를 지원하고 그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추가산입하는 제도다. 2016년 8월1일 이후 신설된 실업크레딧 제도는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실업기간에 대해 구직급여 수급자가 희망하는 경우,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하고 그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추가 산입해 국민연금 수급기회를 확대하는 제도입니다. 실업으로 연금보험료 납부가 곤란한 경우, 실업크레딧을 통해 연금보험료 납부 부담을 경감할 수 있습니다. 신청방법- 구직급여수급자가 공단 지사를 방문하여 신청할 수 있고(2016년 8월1일 이후 최초로 구직급여 수급자격을 인정받는 자부터 실업크레딧 신청 가능), 또는 고용노동(지)청 고용센터에서 수급자격인정신청일이나 실업인정 신청 시에도 실업크레딧 신청이 가능합니다. 지원조건- 실업크레딧 신청자 중 국민연금을 1개월 이상 납부하였거나 일정금액 이하의 재산·소득을 보유(재산세 과세표준 6억 이하이고, 연간 이자·배당·연금 소득의 합이 1천680만 원 이하인 경우)하는 등의 지원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보험료의 75%가 지원됩니다. 실업크레딧 신청자 중 연금보험료 고지
다사다난했던 지난해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모였던 대국민 촛불집회 이후 집회·시위에 대해서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집회시위는 법에서 정의하듯이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있다. 이는 헌법21조에 제시된 국민의 기본권을 위해 자유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반면, 그에 대한 책임 또한 규정하고 있는데 그것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한 집회시위법 과태료 규정이다. 지난해 경기남부경찰청 30개 경찰서에 접수된 집회는 16만6천976건이었으나, 실제 열린 집회는 불과 4%가 채 되지 않는 6천538건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일시 장소에서 집회의 목적이 상반된 단체 간의 충돌의 막기 위해 경찰이 후순위 집회를 금지통고 하던 것을 악의적으로 이용한 것으로서, 반대단체가 먼저 선점하여 상대 단체가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태가 빈번하게 이루어졌기에 이러한 허위집회신고 이른바 ‘유령집회’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오랜 마찰 끝에 지난해 2월28일 개정된 집회시위법이 시행되었고, 약 1년간의 홍보 및 행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두되는 문제들 중 하나가 노인문제이다. 수명은 늘어나는데 퇴직은 빨라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어떤 직종은 50대에 퇴직을 한다. 교사들마저 60대 초반에 퇴직하고 대학교수도 65세면 퇴직한다. 그 나이면 살아갈 날이 아직 30년 40년이 남아 있을 나이이다. 그래서 나는 3모작 인생을 강력히 주장한다. 지금 내 생각으로는 85세까지 현장(現場)을 지키려 한다. 85세까지 현장에서 뛰다가 후배들에게 책임을 맡기고 그 이후로는 산속에서 한가로이 지내려 한다. 그래서 내 삶을 3모작 인생이라 부른다. 성경에 나오는 모세는 ‘게르솜’이란 이름이 있다. 거기엔 ‘내가 나그네 길에 덧없는 세월이 흘러간다’는 회한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80세에 이르렀을 때 이스라엘 민족의 영도자로 부름을 받아 120세까지 백성들을 영도하다가 120세에 하늘나라로 옮겼다. 그러기에 모세의 삶은 전형적인 3모작 인생이다. 나는 두메산골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30세까지는 대학을 하고 신학을 하며 준비한 기간이다. 30세에 청계천 빈민촌으로 들어가 목회를 시작하여 빈민목회, 농촌목회, 두레마을 공동체 세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