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인구로 편입되는 2026년 이후에는 고령인구가 20.8%를 차지해 대한민국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치매인구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가 54만명으로 9.18%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됐으며, 이 수치는 해마다 크게 증가해 2050년에는 2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는 발생원인 등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지만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는 나이 들어서 생기는 퇴행성 또는 노인성 치매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노인성 치매 외에도 뇌혈관질환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 지나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치매,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전에는 나이 들어 생기는 치매증상을 노망 또는 망령이라고 하여 신체의 노화현상과 더불어 생기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뇌혈관성 치매는 건강관리만 철저히 하면 충
이회창씨는 아들의 병역의혹으로 인해 대통령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병역 불이행자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남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적으로 군대에 불려가서 청춘과 자유를 통제받는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의 고통을 받으며 복무하는 우리의 군인들. 자식이 군에 입대하는 순간부터 전역할 때까지 모든 부모는 무사 제대를 기원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텔레비전에서 군대장면만 봐도 자식생각에 눈물을 글썽인다. 사랑하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나 군대에서 고생하고 제대한 남자들이 병역을 기피한 사람이나 그 부모들에게 보내는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15일 열린 국회 국방위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는 병역 회피를 위해 동원된 기상천외한 수법이 드러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 멀미약을 눈에 발라서 눈동자 장애를 유발한 뒤 병역을 면제받으려 하는 등 각종 면탈 수법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병역 면제 사이트’에 나온 방법들이라는 것이다. 2011년 이후 행방불명 등 병역 기피자가 2천907명이나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4년간 5년 이상 아동양육시설에 등록해 면제 받는 ‘고아
지난달 정부가 영유아 보육에 대한 국고 기준보조율을 애초 약속한 20%포인트가 아니라 10%포인트 올리는 데 그침에 따라 영유아 무상보육의 재정 부담에 대한 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무상보육을 지속하려면 정부의 재정 분담률을 높여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데, 이를 요구하는 지자체들에 대해 정부는 오히려 무상보육 대란을 조장한 책임을 물으면서 무상보육이 또다시 정쟁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이명박 정부의 무상보육 중단 위기 사태를 비판하고, 소득과 관계없이 보육료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정부의 재정 책임을 자신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재정논란이 재현되고, 상위 70% 이하 소득 제한,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 제한 등의 얘기가 새누리당 내에서 다시 나오면서 부모들은 또 속았다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무상보육 문제는 애초부터 정치적으로 성급히 추진한 데 문제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보육료 지원과 같은 중차대한 보육정책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여 장기적인 계획 속에 예산이나 인프라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그러한 협의 과정이…
만남은 이별의 시작(合者離之始)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 말은 부처님이 열반을 앞두고 제자에게 한 말로, ‘인연으로 이루어진 이 세상 모든 것들 빠짐없이 덧없음으로 돌아가나니 은혜와 애정으로 모인 것일지라도 언젠가는 이별하게 마련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으레 그런 것이거늘 어찌 근심만 하고 슬퍼만 하랴’ 했다. 제자가 울면서 말했다. ‘하늘에서나 인간에서 가장 높으시고 거룩하신 스승님께서 머지않아 열반에 드시게 되니 어찌 걱정되고 슬프지 않겠습니까’ 하며 ‘이 세상의 눈을 잃게 되고 중생은 자비로우신 어버이를 잃게 됐나이다’ 했다. 이에 부처님은 ‘걱정하거나 슬퍼 말아라. 비록 내가 한세상 머문다 하더라도 결국은 없어지리니 인연으로 된 모든 것들의 본바탕이 그런 것이리라’ 라고 답해 주었다. 生者必滅 去者必返 會者定離(생자필멸 거자필반 회자정리)가 그것이다. 즉 살아있는 것은 반드시 죽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오며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는 것. 만해 한용운의 시 한 수속에는 다음과 같이 녹아내리고 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임은 갔지마는 나는 임을 보내지 아니 하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어야 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실종됐다, 삭제됐다, 사전 유출됐다하여 온 나라가 시끄럽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정리할, 사초가 쟁점이 됐다. 사초란 당시의 역사를 기록한 실록, 사기(史記) 등을 편찬하기 위한 초고이다. 이 일은 우리나라 최근 역사의 한 부분이 지워질 수도, 왜곡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라 하겠다. 조선시대에도 사초가 문제가 되어 능지처참을 당한, 우리 김해김씨 삼현(三賢)파의 중시조이신 탁영 김일손 선생이 계신다. 선생이 사관(史官)이었을 때 스승인 김종직 선생의 조의제문(吊儀祭文)을 사초에 실었다가 연산군에 의해 화를 당하셨다. 조의제문은 중국 초나라 의제(儀帝)가 꿈속에 나타나 패왕 황우에게 살해됐다하여, 의제를 조문하는 내용이다. 이는 곧 왕위를 찬탈하고 단종을 죽인 세조의 패륜을 비난하는 글이다. 성종실록을 편찬하던 이극돈, 유자광 등이 발견, 연산군에게 고변하면서 사단이 일어났다. 사초는 객관적인 직필과 사관의 보호를 위하여 왕을 비롯 누구도 열람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연산군이 금기를 깨고 열람, 연루자 50여명을 참하거나 귀양, 파직하는 무오사화(戊午士禍)를 일으켰다. 우리나라는 고려 때부터 실록을 편찬했
한의사가 맥(脈)을 짚지 않고 보이는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린다면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할까? 그러나 맥을 진단하는 것은 단지 한의학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기설기 엮여 있는 사건과 사상의 ‘맥락’(脈絡)을 파악하는 것 역시 한의사의 진맥만큼이나 중요하다. 최근 각종 언론매체를 볼 때마다 온갖 선정적이고 선동적인, 폭로성 짙은 제목들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제목 한 줄에 어떤 인물은 공공의 적인 악마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인물은 한국 사회를 구원하는 천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그 한 줄은 바르게 전해지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 시대의 폭발적 정보 과잉과 함께 말의 병이 판을 치는 시대에 병든 말을 진맥하는 것이야말로 단단히 정신을 벼리고 달려들어야 할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맥락 없이 가져다 쓴 말은 거의 예외 없이 오용되거나 오해되곤 했다. 자신의 말이 맥락과 달리 인용돼 피해를 본 대표적인 인물로는 아마도 고대 로마의 풍자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와 발명가 에디슨(Thomas A. Edison)을 들 수 있다. 먼저 오해받은 유베날리스의 유명한 말은 다음과 같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각 나라가 사이버부대 병력을 대폭 보강하면서 역할도 방어적 대응형에서 공격형으로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다. 적의 네트워크에 공격을 가해 지휘통제 시스템을 무너뜨리거나 기간망 시스템을 파괴해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인 셈이다. 중국은 인민해방군 산하 61398부대가 정부에서 육성하는 사이버부대라고 알려져 있다. 규모는 수천명에 이른다. 이들은 세계를 상대로 해킹과 사이버 교란 작전을 일삼고 있다. 이미 공격형으로 진화한 것이다. 올해 초 미국이 국방부 문서 130만 쪽 분량의 데이터를 해킹한 주범으로 지목해 중국과 심한 갈등을 빚은 그 부대다.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사이버부대는 3천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들 역시 공격형으로 거듭 진화중이다. 미국은 최근 국방부 산하 사이버사령부를 현재 인원의 5배 이상인 약 5만명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중 전투 임무 부대를 중점 육성, 앞으로 공세적인 사이버 작전을 펼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지난달 합동사이버예비군을 새로 창설했다. 국방부가 수백명의 고급 IT전문가를 고용해 외인부대 개념으로 창설한 이 부대는 사이버테러에 대한 방어와 공격이 목적이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간에 지겨운 돈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11~12월분 누리과정 지원예산이 문제다. 도교육청이 도에 655억원을 전출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도에서 진작 넘어왔어야 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결산차액, 학교용지분담금 등 2천94억원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는 누리과정과 학교용지분담금 등은 별개의 사업이므로 이를 연계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잘못이 누구에게 있던 오는 25일까지 전출금이 해결되지 않으면 누리과정 사업은 전면 중단된다. 두 기관이 다투느라 3~5세 어린이 보육·교육 사업이 올 스톱하는 것이다. 두 기관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사사건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싸움이 두 기관 공무원들에게는 의미 있는 다툼일지 몰라도, 어린이와 학부모는 알 필요조차 없는 일들이다. 저들 사이에 어떤 해묵은 감정이 있든, 복잡한 회계 방식과 까다로운 법 해석을 어린이와 학부모가 왜 알아야 하나. 두 기관은 속으로 큰 진통을 겪더라도 이미 결정된 교육 사업은 제대로 추진해야 할 의무를 진다. 그럼에도 예산 문제를 외부화시켜 교육 중단 운운
엊그제 모처럼 막내 동생 내외와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중 동생은 자연스레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졸업을 앞둔 큰아들 얘기를 꺼냈다. 물론 취업걱정이었다. 지난 일요일인 6일 취업시험을 치렀고 그 시험 이외에도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제출해 놓은 상황을 이야기하며 털어놓은 걱정이었다. 그중에는 아들이 받는 중압감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었다. 잘 될 것이라는 위안의 말로 화답했지만, 취업이 ‘고시’나 다름없는 요즘이어서 동생 내외의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알 것 같아 매우 안쓰러웠다. 이렇듯 대졸 구직자들에게는 10월이 기회의 달이기도 하지만 좌절과 고통의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10월을 잔인한 달이라 부르기도 한다. 최소한 취업희망자들과 가족에게는 그렇다는 얘기다. 올해도 10월 초 어김없이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했다. 2월과 8월 졸업생, 그리고 내년 2월 졸업예정자, 거기에 취업재수생까지 수십만명이 시험을 치렀다. 삼성그룹에 13만여명, 현대차그룹에 10만여명이 몰렸다. 덕분에 이들을 포함 4대 재벌그룹의 입사경쟁률도 평균 8.3대1로 지난해 6.1대1보다 크게 높아졌다. 삼성은 SSAT 시험을 보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 숫자다
가을의 심장이 지나가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의도와 상관없이 읊조리는 시가 있다. 낸시 우드의 ‘오늘은 죽기 좋은 날’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른다. 주책이다. 내용은 이렇다. ‘오늘은 죽기 좋은 날/모든 생명체가 나와 조화를 이루고/모든 소리가 내 안에서 합창을 하고/모든 아름다움이 내 눈 속에서 녹아들고/모든 잡념이 내게서 멀어졌으니/오늘은 죽기 좋은 날/…/웃음이 가득한 나의 집/그리고 내 곁에 둘러앉은 자식들/그렇다. 오늘이 아니면 언제 떠나겠는가.’ 가장 아름다운 날, 세상을 접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 같은 범부(凡夫)에게는 더구나,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스콧 니어링처럼 100세나 넘긴다면 스스로 곡기를 끊을까? 쉽지 않을 터다. 여기 암(癌)과 공생 또는 투병에 들어간 사내가 있다. 소설가 윤대녕의 표현처럼 ‘천지간(天地間) 사람 하나 들고 나는데 무슨 자취가 있을까’만 그의 투병 소식이 내 가슴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비단 대학시절 맺은 인연 때문은 아니리라. 다큐멘터리 감독, 이성규가 그다. ‘오래된 인력거’와 ‘시바, 인생을 던져’가 대표작이다. IMF 이후 호흡이 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