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재정 적자와 누적된 국가부채로 경제의 활력을 잃어가는 일본 경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보려는 아베노믹스의 결정판으로 소비세 인상을 결단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일본 현행 소비세율이 5%인데 내년 4월부터 8%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89년에 3%의 세율로 도입됐다가 97년 5%로 인상됐던 소비세가 2012년 소비증세법을 성립시켰으나 실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내 2014년 8%, 2014년 10%로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조세·사회보장 일체개혁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비세 인상을 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세의 인상은 당장 물가 인상을 의미한다. 그래서 근로자에게 더 충격을 준다. 소비재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저소득층에 부담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소득에 역진적인 조세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아베 정부는 소비세 증세로 인한 세수분 사용에 대해 많은 부가적인 약속을 하고 있다. 우선은 사회보장의 안정화와 확충을 위해 지출하겠다는 것이다. 의료보험의 증가분, 기초연금 국가 부담분 충당, 보육소 확충, 재택의료 확충 등을 우선 약속하고 있다. 소비세 증가에 대한 국민적 설득을 위해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바쁜 와중에 모처럼 시간이 나거나,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아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난 가끔 영월루에 오른다. 23일 여주가 시로 출범을 하는데 잠시 생각을 정리할 겸 시간을 내어 지난 일요일 오후에도 영월루를 찾았다. 영월루는 같은 이름의 영월루 공원 정상에 있는 누정(樓亭)이다. 누정은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현재의 영월루는 원래 18세기 말 여주 관아의 정문으로 있었는데 1925년 관아가 현대식 건물로 지어지면서 지금의 장소로 옮겨졌다고 한다. 자칫 땔감으로 쓰일 뻔한 아슬아슬한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 이렇게 여주를 상징하는 훌륭한 문화재로 남아 있으니 우리 조상님들의 깊은 혜안에 감사할 따름이다. 하룻밤 사이 그 더웠던 여름이 한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지고 가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선선한 아침저녁으로 많은 이들이 영월루를 오른다. 어떤 이는 운동 삼아, 어떤 이는 나처럼 바쁘고 힘든 일상을 잠시 잊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만큼 영월루는 지역민들에게 도심 속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더욱이 영월루 정상은 일 년 365일 똑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없다. 심지어 아침과 저녁의 모습도 같지 않으니 지나가는 아름다운 여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갑작스레 취소한 북한의 처사에 할 말을 찾기 어렵다. 북은 금강산으로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또한 가까스로 화해와 대화의 실마리를 잡은 남북관계를 삽시간에 대결과 긴장 상태로 되돌려놓았다. 이러고도 인도주의 운운하고 있으니 어처구니없는 적반하장이다. 입만 열면 민족을 들먹이면서 남과 북 겨레의 소망을 이런 식으로 짓밟고 외면하는 저들의 강변에 분노를 참기 어렵다. 시대의 흐름을 어찌하면 그렇게도 읽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북이 내놓은 상봉 무기 연기 이유는 사리에 맞는 게 없다. 21일 발표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남측이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진전을 ‘원칙론의 결과’로 광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봉회담 타결 직후부터 남쪽 정부 입장과 여론은 대체로 일관적이었다. 상봉을 나흘 앞두고 이 점을 시빗거리로 내세우는 건 억지다. 둘째, ‘남조선보수패당’이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모든 진보민주인사를 용공 종북으로 몰아 탄압하는 일대 마녀사냥극을 벌인다”는 점을 들었다. 설령 저들의 주장이 100% 옳다고 해도, 그것 또한 결코 상봉 취소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벌써 추분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올 한 해가 초침처럼 숨 가쁘게 달려가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시침처럼 여유 있고 느린 보폭으로 가는 것처럼 살기도 하지만 결국 다 같은 날에 추분을 맞는다. 추분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이며 추분이 지나면서 밤이 조금씩 길어져 동지에 밤이 가장 길다고 상식으로 알고 있다. 옛 선조들은 추분의 세 가지 징후를 들어 계절의 변화를 가르친다. 첫째 뇌성 소리가 들리지 않고, 둘째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흙벽을 뚫고 집안으로 들어오며, 셋째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여름을 폭우와 천둥 번개에 시달린 우리는 한 송이 국화꽃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우선 조용해진 날씨와 선들해지는 기온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나 푸르름을 뽐내며 뻗어갈 것만 같았던 나뭇잎이나 풀잎들이 마치 가을 이슬에 탈색제라도 들어있는 것인 양 희미하게 빛을 잃어 가고 있다. 그렇지만 장마 끝에 병이 돈다고 걱정들이 이만저만이 아니던 고추밭에서는 연일 빨갛게 익은 고추를 쏟아내고 지붕 위에 널려 하루하루 쏟아지는 가을볕에 유리알처럼 마른다. 하기야 그동안 습기에 골머리를 앓던 우리 집에서도 빨래를 널면 한나절도 못가 강정같이 마른다. 그…
연휴 뒤끝 뉴스를 검색하니 몇몇 언론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부각시키려는 게 눈에 띈다. 달력 상 이맘때부터 지방선거가 의제로 떠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추석 명절에도 가족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내년에 누가 우리 도지사, 우리 시장이 될지 잠깐씩은 얘기를 나눠봤을 듯하다. 누구는 공천이 어려울 거라는 둥, 누가 물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둥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올해 연휴 뒤끝에서 시도되는 지방선거 이슈화는 왠지 찜찜하다. 올해 내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던 ‘물타기’ 여론공작정치의 일환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결코 어울릴 수 없는 공작정치에 지방선거가 이용당하는 느낌이랄까? 나쁜 민주주의는 나쁜 지방자치를 낳고, 질 낮은 자치는 민주주의를 더욱 타락시킨다. 악순환이다. 되짚어보면 지난 설 명절 이후 추석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시원하게 밝혀진 것 없이 국면전환용 ‘물타기’만 줄곧 시도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지난 3월 여야가 국정원 국정조사에 어렵사리 합의하고, 진선미 의원이 원세훈 원장 시절 국정원 내부망에 게시되었던 ‘원장님 지시 말씀’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국정원의…
추석을 9일 앞둔 1985년 9월20일 오전 9시30분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이 동시에 판문점을 통과해 서울과 평양으로 각각 향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그리고 3박4일 동안 각기 151명으로 구성된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은 서울과 평양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가족을 상봉하고 공연도 펼쳤다. 우선 21일 평양에 간 우리 측 고향방문단 가운데 35명이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41명의 그곳 가족·친척들을 만났다. 서울에 온 북한 측 고향방문단 가운데 30명이 숙소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51명의 이곳 가족·친척들을 만났다. 이러한 만남은 22일까지 이틀간 이어졌다. 당시 분단 40년 만에 꿈에 그리던 혈육들의 만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이산가족들의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돼 한반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예술공연단도 9월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서울예술단은 평양대극장에서, 그리고 평양예술단은 서울 중앙국립극장에서 각기 2회의 공연을 가졌다. 정치성을 배제하고 전통적인 민속가무로 채워진 서울과 평양의 공연에서 특히 서울예술단이 부른 <눈물 젖은 두만강> <꿈에 본 내 고향> 등은 북한 주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방문기간 동안 분단이래 최초 북한 땅에서
경기도의회 임시회가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그것도 난투극이나 다름없는 폭력을 동원한 몸싸움을 벌이고, 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마지막까지 여·야 모두 추태를 부리며 도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로 인해 임시회에서 처리하려던 40여건의 안건을 비롯 3천552억원의 추경예산처리가 무산되면서 가정양육수당 지급 등 시급한 민생현안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번 경기도의회의가 벌인 추태는 도민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정쟁으로 민생문제가 실종돼버린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경기도의회의 파행이 3개월 넘게 계속되어 왔음에도 아무런 결과 없이 끝났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6월 윤화섭(민주당) 전 의장의 불법 외유사태가 불거지면서 파행을 거듭했다. 임시회를 매번 개회했지만 윤 전 의장으로 인해 촉발된 도의회 파행은 40일 가까이 지속되면서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여·야 공방으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윤 전 의장의 자진사퇴로 문제가 마무리되고 의회가 정상화 되는가 싶더니 또 이 꼴이 난 것이다.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회에서 새누리당이 의총 중이던 기회를 틈타 긴급 현안 질문과 행정사무조
9월 한 달 동안 동네에서 승용차를 몰아내는 혁명적인 사건인 ‘생태교통 수원2013’ 페스티벌이 개막된 뒤 이제 절반 정도가 지났다. ‘혁명’이란 표현을 했을 정도로 이 사업은 처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 계획이 발표됐을 때 당사자들인 행궁동 주민은 물론이고 수원시 공무원들조차 어이없다는 표정 지었다. 사실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불편함을 넘어 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해당지역에서 상업을 하는 사람들, 기사식당이나 물류사업을 하는 이들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택시 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사식당에 차가 들어오지 못한다면? 당연히 주인은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생태교통 행사가 시작되자 이 집은 예전보다 더 많은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손님들이 줄을 이어 마당에까지 파라솔을 펴고 영업을 하고 있다. 행사를 반대하던 주인은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흡사 자기 집 주차장인양 자동차만 즐비했던 골목길엔 어느새 카페나 빈대떡집, 공방이 들어서 손님들로 흥청거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풍경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 페스티벌의 핵심
가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2012년도 지역사회복지계획 시행결과에 대한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수원시가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별지원금도 주어질 예정으로 있어 기쁨을 더해주고 있다. 2005년 11월 민·관이 협력하여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지역의 복지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논의구조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역단위 연계·협력체계 마련을 위해 수원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구성되었다. 현재 12개의 실무분과와 실무협의체, 대표협의체에서 260여명의 민·관 위원들이 활동 중이다. 협의체가 구성된 직후 수립한 제1기(2007~2010년) 수원시지역사회복지계획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관의 지역복지계획수립 이해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어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수립·시행되었다. 민·관이 합의점을 찾기 위해 야식을 먹으며 늦은 밤까지 회의를 하기도 했고, 의욕이 앞선 계획은 예산부서에서 과감히 삭감되는 사례도 많았다. 복지계획은 민·관의 합작품이다 제1기 수원시지역사회복지계획 수행을 통해 얻어진 중요한 성과는 첫째, 사
지붕에 세차게 꽂히는 빗소리와 천둥소리에 밤잠을 설쳤다. 장마자락이 채 걷히지도 않았는데 또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텃밭에 심은 가을배추 모종이 무사할까 걱정되었다. 유난히 길었던 금년 장마는 상추, 쑥갓, 오이, 가지 등 봄채소들을 깡그리 망쳐 놓았다. 밤새 아우성치던 하늘이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붉은 해가 구름 사이로 빠끔히 얼굴을 내민다. 금년 장마는 경기 북부지역인 이곳에 특별히 많은 비를 뿌렸다. 덕분에 각처의 지인들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기도 하였다. 장마는 40여일 동안 이어져 기록을 갱신하였지만 중부지방에만 집중되어 중부에는 홍수피해, 남부에는 가뭄피해가 났다. 장마철이 끝났다 해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8∼9월의 태풍이 몰고 온 폭우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힌다. 나에게는 먼, 태풍 기억이 있다. 포프라 가로수를 넘어뜨리고 초가지붕을 하늘로 날리는 거센 바람과 굵은 빗줄기가 줄기차게 쏟아졌다. 큰물에 마을 뒤편 하천 둑이 무너져 이웃사람들과 언덕 위 중학교로 급히 대피하여 밤새 공포에 떨었다. 온천지가 물에 잠겼고 우리 집도 천장까지 물이 차 옷가지며 살림살이가 몽땅 흙탕물을 뒤집어썼다. 내가 13살 되던 해, 추석 준비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