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하다 /허형만 지리산 깊은 터에서 아흔 줄 어머니 고구마 덩굴을 들어 올리신다 줄줄이 딸려 나와 세상을 밝히는 저 붉은 고구마 앞에 나는 두 손 모아 절한다 바로 옆 참깨 밭에서 잘 여문 어머니 독경 소리가 우루루 쏟아진다 그 독경 소리 앞에서도 나는 두 손 모아 절한다 그렇게 한나절이 갔다 한 때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일기장을 덮을 때면 늘 자신을 향해 ‘잘난 척 하지 않고 오늘을 살았는가?’하고 묻곤 했다. 어리석게도 자신을 잘났다고 여기며 스스로 겸허해 지기를 표방하던, 자기중심적 인간의 지독한 독선이 아니었나 싶다. 점차 自己愛에서 벗어나 성숙해지자 자연의 이치는 왜 그리 무한하고 세상에는 또 잘난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자신을 드러내기가 부끄러웠다. 요즘은 하루에 한 번 시간이 나면 부처님 앞에 108배를 하며 어리석은 인간임을 참회하지만 아직도 못난 송아지의 엉덩이에 난 뿔은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른다. 하지만, 붉은 고구마 앞에 두 손 모아 절하는 저 시인은 정녕코 우주 앞에 얼마나 겸손한가! 엎드려 절하고 싶다. /송소용 시인·수원문학 시분과위원장
최근 모 통신사 광고 중 어린 아이의 선택을 담은 광고가 화제이다. 아이에게 아빠라는 단어를 가르쳐주는 아빠와 ‘아빠’를 따라 말하는 아이의 모습이 담긴 이 광고는 마지막에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는 질문에 엄마라고 대답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상품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고민을 잘 표현한 광고라는 평이다. 미국의 한 저명한 행동경제학자가 한 가지 실험을 해봤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기사들을 대상으로 택시에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을 교대로 태우게 한 뒤 반응을 살폈다. 지름길을 두고 먼 길을 돌아가는 수법을 쓰는지 관찰하였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시각장애인보다 일반인에게 그 부정행위가 더 많이 저질러졌다. 이 경제학자는 사람들의 선택의 문제에 있어 고뇌에 찬 결정을 내린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다만, 자신을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다.” 다시 말해 누구나 소소한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챙기며, 동시에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 합리화하는 탁월한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아주 평범한 사람들에…
해를 넘긴 정치현안과 민생현안들이 수두룩하다. 2016년이 밝았지만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 모양이 될는지 답답하다. 자신들의 일인 선거구 획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정의화 국회의장은 결국 직권상정 수순에 들어갔다. 이제 국회의원들은 선거구가 없는 상황이 됐으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출마예정자들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 돼버렸다. 선관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단속을 유보한다고 했다. 선관위가 이처럼 ‘편법’에 가까운 고육지책을 낸 것은 국회 스스로가 책임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헌정 사상 발생한 초유의 사태를 놓고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1일 0시에 발표한 ‘선거구 담화문’에서 여야가 선거구 획정 합의에 실패한 현 상황을 ‘비상사태’라고 규정하면서 국회의장 직권상정 절차에 착수했다. 정 의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현행 지역구(246석)와 비례대표(54석) 의석비율을 유지하되 일부 시·군·구 분할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내년 총선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제시하고 5일까지 획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 의장이 내놓은 안에 대해서도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반발하고 있어 본회
경기도가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주지하다시피 경기북부는 중복규제로 시름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북한과 가까운 탓에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여있다. 경기북부 지역은 경기도 전체 면적의 42.9%(4천266㎢)나 된다. 그런데 이 가운데 44%(1천893㎢)나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여있는 것이다. 또 전국 180㎢의 미군 반환공여지 가운데 80.5%인 145㎢도 경기북부에 몰려있다. 게다가 수도권규제까지 받고 있다.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지난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무려 30여 년간 큰 산업단지와 대학도 세우지 못했으며 대규모 개발 사업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변방신세였으면서 규제만 수도권 대접을 받은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중첩 규제로 경기북부는 자족기능이 저하되고 당연히 낙후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도로나 산업 기반도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이에 경기도는 경기북부를 통일한국을 이끌어갈 전초기지로 만들기 위해 10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의 자료에 의하면 의정부·양주·동두천을 신성장거점존으로 조성한다고 한다. 신성장거점존은 캠프 스탠리 등 미군반환 공여지를 개발해 병원과 학교 등 인프라를 보강
여행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낯선 것에 대한 흥분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낯선 것을 마주한 느낌은 뇌를 자극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사람의 일상도 현재보다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있어야 하고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낯선 것을 마주한 경험이 바탕이 된다. 시장이 되어 일정에 매여 사는 나도 젊은 날에는 트렁크에 웬만한 여행장비는 다 갖추고 잠깐만이라도 틈이 나는 대로 친구들과 전국을 그리고 세계를 돌아 다니며 여행하는 것을 즐겼다. 학교보다 세상에서 책에서 사람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 모든 낯선 것들과의 만남이 오늘날 내게 영양분이 되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힘들게 보낸 2015년이었다. 그리고 새해에도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삶이 계속되는 동안 인간은 희망이 필요하다. 그리고 희망은 변화에 대한 기대와 그에 따른 준비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는 막연한 자세로는 안된다. 희망은 거저 오지 않으며 먼저 나가서 맞아야 오는 것이다. 더 적극적인 자세는 변화를 통해 희망을 부르는 것이다. 변화를 불러 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현실인식이 있어야 한다. 생
올해는 병신년(丙申年)으로 육십간지 중 33번째이다. 병신년은 붉은 원숭이띠로 적극적이고 활기찬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의미한다. 원숭이는 동물 가운데서 가장 영리하고 재주 있는 동물로 꼽힌다. 붉은색을 나타내는 ‘병’은 양의 기운이 충만한 기로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좋은 해로 해석된다. 다만 지나치게 양의 기운이 셀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술가들은 조언하는데 이 중 지나치게 강조해도 좋은 예외가 있다. 바로 ‘안전(安全)’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상황은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도 발생하고 있어 안전 구호를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 화재는 전기장판, 화목보일러 등의 난방제품 사용 취급 부주의로 인해 매년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간 주택화재 발생률은 전체 화재의 25%가량으로 2015년도 시흥시 지역에서의 주택 화재는 43건에 사상자는 4명이 발생했고, 기억에 남는 대형 사고로 의정부 아파트 화재에서 4명이 사망, 124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양주 아파트 화재에서도 2명이 사망하고 연기를 마신 주민
길을 가다보면 갈림길에서 망설이게 된다. 초행길에 나설 때면 특히나 그렇다. 순간의 선택이 목적지의 향방을 바꿔놓기 때문에 우리는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된다. 다행히도 이정표가 있으면 그 길을 따라가면 되지만 이정표도 없고 길의 방향도 비슷하다면 그 길을 가보고서야 옳고 그름을 알게 된다. 길을 나서기 전에 목적지에 대한 사전 지식을 얻거나 정보를 습득했으면 그 길에 도움이 되겠지만 무작정 나선 길이라면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길 안내도 없이 혼자 찾아 나설 때의 어려움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삶의 길을 가는 것이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불안과 절망을 함께 느끼게 된다. 가끔은 시행착오도 하고 깊은 고뇌에 빠지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살아내야 할 길에 대한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어릴 때 품었던 거대한 꿈들이 세상과 직면하면서 현실적으로 바뀌고 작은 꿈마저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나를 돌아봐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하기가 어렵다. 꿈이 무엇인지 어떤 꿈을 꾸고 살아야 그 꿈이 이루어질 지 막연하다. 어떤 꿈을 꾸기보다는 그저 오늘…
교수신문이 2015년 선정한 사자성어,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無道)하다’는 의미의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선정되었다. 그만큼 세상이 혼란스러웠다는 의미일 것이다. 2016년 또한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의 시대라고들 한다. 특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불안하다고 하는 것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팬톤이라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미국의 색채 전문 기업이 2000년부터 매년 유행 컬러를 선정하여 그 해의 디자인에 영향을 미쳐 왔다. 그동안 한가지 색상만을 선정하여 왔지만, 2016년에는 처음으로 2가지 색인 Rose Quartz라는 핑크톤과 Serenity라는 블루톤을 동시에 선정하였다. 이 또한 2016년이 그만큼 복잡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한국사회 갈등의 현주소와 관리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제2차 국민대통합 심포지엄’(2013년 8월)에서 박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10년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중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하며 이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점쟁이 문어가 세계적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문어는 신통방통 하게도 독일팀의 6경기 승패를 족집게처럼 맞춰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 ‘도사’ 칭호를 받았다. 미래에 대한 인간의 궁금증이 문어까지 예언자로 만들어 낸 셈이다. 어느 시대 누구를 막론하고 앞날에 대한 호기심과 불안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데, 이를 미리 예측해 보는 수단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점이다. 그래서 점의 역사는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전국의 무속인과 역술인이 60여만명을 넘어섰고 관련된 비용이 영화산업과 맞먹는 2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점에 기대는 부류는 천차만별이며 나이 불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젊은이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취업문이 막히자 답답한 미래를 점괘에 의지해서라도 뚫고 싶은 심리가 커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년인 요즘 대학가의 용하다는 역술원과 타로카페마다 이들로 만원사례라고 한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상담해준다는 곳 또한 부지기수며 마찬가지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한 운세상담 반값 할인쿠폰까지 나올 정도다. 의뢰 내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