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실은 장례식장 바로 건너편에 있었다. 환자들은 그 흡연실에 모여 담배를 빨아댔다. 담배를 피우느라, 또 서로 간밤에 누구와 누구가 만나서 소주 몇 병을 마셨느니, 경비원한테 들켜 강제 퇴원을 당할 뻔하였느니,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하느라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늦은 밤이나 새벽녘에는 달랐다. 늦은 밤에는 흡연실 앞마당에 검정 옷을 입은 방문객들로 성시를 이뤄 시끌시끌했다. 더러는 소주로 얼얼해진 혀로 소리를 높여 말을 했고, 여기서 한 무더기 저기서 한 팀이 어울려 시끄러웠다. 마치 장마당을 방불케 했다. 예전에는 사람이 죽은 초상집은 울음소리가 나거나 슬픔에 찬 말소리가 들렸으나 요즘은 그런 소리보다 방문객끼리 서로 나누다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더 크게 나는 지경이었다.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참가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어 끼리끼리 모여 낄낄거리는 게 눈에 띄는 장례식장 풍경이었다. 11시에 담당 경비원이 흡연실 출입문을 잠글 때까지 사실은 환자보다 장례식장에 오는 방문객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므로 해서 주인 격인 환자들은 밀려나 대문 밖에서 죽치는 수가 많았다. 그래도 군소리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산 옆/외로운 골짜기에/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 다(중략)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구나/ 가슴엔 아직도 더운 피가 흘러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여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6·25전쟁을 소재로 쓴 모윤숙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 한다’를 읽으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 진다. 한때 교과서에도 수록 되어 있었고 전쟁을 부추긴다는 논란도있었지만 6월만 되면 아들을 조국에 바친 부모들의 가슴을 더욱 저리게 만든다. 오늘은, 지정한 지 61년이 되는 현충일이다. 그렇다면 왜 6월6일을 현충일로 정했을까. 또 6·25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한국전쟁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우리 풍습과 더 깊은 연관이 있다. 조상이나 호국영령에게 제사지내던 절기 망종(芒種)을 참고했다고 해서다. 그리고 보리를 베고 모내기를 하는 농번기임에도 조상들께 제사를 올렸던 1956년의 망종이 6월 6일이어서 이날을 현충일로 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현충일은 우리와 조금 다른 제정 의미와 역
건망증 /오명선 달 속에 태양이 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모래알의 체온에서도 사막을 읽을 수 없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는 내가 없고 우물이었던 젊은 날은 바닥을 보인다 수천만 년 묵은 바람은 돌 속의 수맥들 밟으며 명을 잇지만 내 기억은 백년도 살지 못한다 달짝지근한 날들을 되씹어보니 내 속을 빠져나간 내가 오래된 레코드판처럼 지직거린다 - 시집 ‘오후를 견디는 법’ / 2012 돌아서면 장미가시에 찔린 피의 한 방울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나지 않아서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에 몰두한 식은 땀 나는 경험이 있다. 방금 전에 만졌던 내 차가운 체온을 내가 기억하지 못해서 이별의 아픔을 잊은 채 세 번째 일곱 번째 사랑과 바닷가에 도착한다. 시인이 이야기하는 내가 있던 자리에 내가 없고 우물이었던 젊은 날은 바닥을 보이는 쓸쓸함과 마주하지만 바닥이 놓지 못하고 기억하고 있는 내가 분명 있을 것이다. 백년도 살지 못하는 기억을 잡고 우린 야생화 꽃에 몰두하고 산길에서 만난 다람쥐를 두 손에 올려도 놓는다. 뒤돌아보면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에도 분명 냄새가 있고 차가움과 따듯한 테두리가 있다. 나를 빠져 나간 내가 숲으로 강으로 다리로 건너뛰었던…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이 자주 인용되곤 한다. 백범은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가지,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했다. 백범이 꿈꾸었던 것은 문화강국 대한민국이었다. 20세기 초 갖은 역경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헌신하였던 백범이 21세기가 문화가 국가경쟁력의 주요 원동력이 되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한 탁월한 식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그렇다. 문화는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줘 삶의 질을 한껏 높여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문화는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도 갖고 있으며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힐링 시켜주는 기능도 갖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산업화 및 고부가가치 창출 기능까지 갖고 있다. 또한 유아 및 청소년들의 인성과 창의력 형성의 필수적 기능까지 가졌으니 문화의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문화의 역할과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문화생산자 중심 지원정책에서 문화향유자 중심 지원정
현지시각으로 지난 5월16일 밤 영국 런던에서 날아든 낭보에 한국문학계가 들썩였고 그 흥분의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46세의 중견 여성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권위 있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자 언론과 문학계에서는 드디어 한국문학이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는 자부심을 공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상 이후 국내 각 대형서점에서 ‘채식주의자’의 판매가 최고 30배 이상 급증하고 주간베스트셀러 1위에도 올랐다. 또 영국의 서점가에서 소설분야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모두 25개국에 해외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우리의 작가 한강이 이루어낸 성취는 자못 지대하다. 먼저 언론에 많이 언급되고 있듯이 한국문학이 세계적 유수의 작가와 경쟁하여 당당히 인정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문학의 본무대에 본격진출이라는 쾌거임과 동시에, 작품성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둘째, 한국의 경제적·문화적 저력이 한국어와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국어학습은 한국문화체험의 첫 관문이
창조적 열정으로 도약하는 고양도시관리공사 고양도시관리공사는 고양시로부터 위탁받은 공공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도시개발을 통한 균형발전과 고양시민의 건강과 복리증진을 통한 행복 만들기를 목표로 세워진 공기업이다. 지난 5년간 전사적인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기울인 공사는 경영평가 최우수기관 선정(2011·2013·2014년), 문화체육부 우수공공체육시설 수상(2015년), 행정자치부 복리후생 정상화 우수기관 선정(2015년)등 외형적인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에 지난 2월 제3대 임태모 사장의 취임과 더불어 지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103만 고양시민의 행복을 만드는 참 좋은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 성장 동력확보, 성과중심의 조직설계, 2020중장기 경영비전 수립 등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이뤄나가고 있는 고양도시관리공사의 청사진을 조명해봤다. 소각장 안정적 운영·바이오매스 인수 등 신 성장동력 확보… 국가 환경산업 앞장 제조업 탈피 국내 첫 차 애프터마켓 산업 덕양구에 차 서비스 복합단지 조성 ‘순항’ ‘계약직→일반직
정 찬 민 용인시장 정찬민 용인시장은 비장했다. 한여름인데도 분노의 냉기가 서늘할 정도로 단호했다. 당락을 오가는 선거전에서도 볼 수 없던 ‘결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기초단체 중 4번째 밀리언시티 등극을 앞두고, 고향인 ‘용인사랑’과 ‘혈세지키기’에 모든 것을 걸고 올인했다는 게 그대로 느껴졌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수천명의 시민들의 선두에 서서 ‘36년간 용인시민의 희생만 강요한 송탄상수원보호구역 철폐’를 요구했던 모습이 여전했다. 취임 2년만에 몰락했던 ‘부채도시’에서 탈출하고, 오직 시민과 함께를 실천하기에 바쁘다는 정 시장은 분초를 쪼개 수많은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지방재정 개편 철회’를 요구하는 분노의 대열을 격려하고, 직접 꼼꼼이 점검했다. ‘승부사 기질’로 선후배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던 ‘특종 전문’ 기자 출신 시장의 ‘지방재정 개편 반대’는 반박할 단락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로 구구절절이 열변을 토해냈다. ‘지방재정 지킴이&rsq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용인 대웅경영개발원에서 청소년 영상제작 프로젝트 ‘THE 꿈즈 3기 미디어캠프’를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THE 꿈즈 3기 미디어캠프’에는 지난 달 11일부터 24일까지 참가모집에 신청한 도내 청소년 117팀(540명) 중 기획안 심사를 통해 선정한 8팀(38명)이 참여한다. 이번 미디어 캠프에서는 2박 3일 간 8팀 38명의 학생이 모집 당시 제출한 기획안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작성부터 촬영, 편집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전문 PD와 함께 배우고 실습할 계획이다. 또 캠프에서 제작한 예고편 영상은 도교육청 청소년방송 홈페이지 ‘미디어경청((http://www.goeonair.com/)’에 탑재할 예정이며, 향후 3개월 간 본 프로젝트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하는 본편 영상은 오는 10월 미디어 페스티벌을 통해 친구, 가족, 지역주민에게 공개한다. 조대현 도교육청 대변인은 “올해로 세 번째 실시하는 꿈즈 영상제작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변화하는 미디어 기술과 결합해 놀라운 발전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 청소년이 주변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꿈즈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새로운 꿈을 펼쳐 나가
경기도교육청은 2일 ‘2016년도 제2회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 시행 계획’을 공고했다. 제2회 검정고시 시행일은 오는 8월 3일이며, 합격자는 25일 도교육청 홈페이지(www.goe.go.kr)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응시원서 교부 및 현장 접수는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도내 25개 지역교육청에서 실시한다. 또한 현장 접수가 어려운 응시자는 나이스 대국민 서비스(http://homedu.goe.g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접수는 13일부터 16일까지만 가능하며, 외국학력 인정자의 경우는 현장 접수만 가능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시험과목은 초졸·중졸·고졸 모두 필수와 선택으로 구분하며, 응시 영역에 따라 초촐·중졸은 6과목, 고졸은 7과목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 장소는 7월 22일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고할 예정이므로 수험생은 반드시 시험일 전에 확인해야 한다”며 “시험 당일에는 8시 30분까지 해당 고사장에 입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자세한 사항은 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도교육청 평교육과(☎031-820-0888)로 문의하면 된다./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