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 사람들은 법을 잘 안 지킨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일제가 한국을 식민통치하면서 우리 전통사회의 생활바탕을 완전히 파괴하고 일본이 도입한 독일의 법조법(法曹法=사법·司法-체계에 맞추기 위한 국가 법)을 시행함으로써 생긴 혼란과 반항이 그 원인이다.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도덕이나 법의 근원을 자연의 섭리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도리(道理=사람이 면 당연히 지켜야 할 하늘의 이치) 또는 순리(順理)에 거슬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법(法)이라는 글자도 물 수(水)변에 갈 거(去)자를 써서 법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우리의 전통법은 법이라기보다는 도덕률과 일상적인 생활관습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원리였다. 따라서 국가의 제도도 육분주의(六分主義), 즉 하늘과 땅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을 본받아서 이(吏)·호(戶)·례(禮)·병(兵)·형(刑)·공(工)의 여섯 종류로 만들었다. 즉 이조(吏曹)는 하늘을 본받아 임금과 관리들의 일을 관장(管掌)했고, 호조(戶曹)는 땅을 본받아 백성들을 다스리는 일을 관장했으
지난해 국가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7개 사정기관 중 경찰청은 13위를 차지했다. 해마다 꼴찌였던 경찰이 오랜만에 꼴찌를 탈출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안주하기는 이르다. 최근 3년간 공무원 징계건수가 가장 많은 기관도 경찰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새정부 출범 이후 과거부터 잘못된 관행과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비정상화의 정상화’라는 기치(旗幟)를 내세우며 범정부적으로 ‘청렴 경찰’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경찰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초치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112신고 총력대응, 4대악 근절, 근린 치안확보 등 기초치안의 시금석이 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힘써왔다. 112출동은 관할주의를 혁파, 1초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생활범죄 전담수사팀 및 여청수사팀을 운영해 체감치안과 직결된 분야에 예방·단속·수사 역량을 집중시키는 등 ‘생활속 맞춤 치안’ 활동 등 국민 치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무리 법과 원칙에 따른 경찰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받지 못한다면 그 한계에
본격적인 방학을 맞아 많은 청소년들이 그동안 학업에 지친 심신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가정에서 부모들과 떠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학업에 흥미를 잃었거나 부모의 무관심속에 홀로 방치된 학교 밖 청소년들도 상당수 있다. 매년 6만여명이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 밖 청소년도 약 28만명에 이르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그래서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범정부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15년 5월29일자로 시행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 밖 청소년의 정확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그들이 능동적으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상담지원, 교육지원, 취업 및 진로 교육, 자립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학교안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여 다양한 진로를 모색해 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학교 밖에서 소외된 친구들의 집을 찾아가 보면 정상적인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을 찾기는 거의 드물다. 거의 모든 시간을 부모로부터 방치하다시피하는 그들
경기북부 지역이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얘기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첩규제 문제 해결과 교통·문화 인프라 구축 등이 절실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안보를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내세우며 주민들의 절실한 어려움을 외면해왔다. 이런 불만이 지난 14일 양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경기북부 10개년 발전계획 정책콘서트’에서 분출했다. 또 북부발전을 위한 제안도 속출했다. 북부도민들은 남경필 지사에게 국지도 39호선 조기 추진, 산림자원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통일교육 특구 지정, 평화통일경제특구 지정, K-디자인 빌리지 조성사업, 별내선 복선전철 진접선 연결, GTX 파주 연장, 반환공여구역 합리적 개발, 전철 7호선 연장 및 교외선 재개통, 지하철 9호선 양정역 연결 등을 건의했다. 이에 남 지사는 ‘경기북부 10개년 발전계획’(이하 북부계획)을 밝히고, 이 지역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북부계획은 남지사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낙후된 경기북부지역 발전의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향후 10년간 경기북부 발전을 효율적으로 견인하기 위해 마련하는 종합 계획이다. 경기북부를 ‘한반도…
학업활동과 교우관계문제로 학교생활에서 일탈한 학생들에 대한 각별한 진로지도가 절실하다. 학업성적을 중시하는 획일적인 학교교육의 역기능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학생 개개인의 타고난 특성과 재능에 적절한 교육을 위한 다양한 선택적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매년 발생하는 6~7만 명의 학교 밖 청소년 중 50%는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고생들은 한반에서 5~10%정도가 성매매 등 탈선행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업지도과 잡무에 시달린다며 교사들의 관심과 노력이 매우부진하다. 이들을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지원할 장기적 정책수립이 시급하다. 경기연구원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대책과 현실적 보완방안 연구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학업 중단 학생들의 주요 상담은 진로상담이 4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활정보 제공 36.7%, 심리상담 22.2%, 일자리 소개 21.9%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업 중단 후 교류하는 친구는 1~5명이 40.9%를 차지했고 친구가 없는 경우도 36.3%에 달한다. 학교 밖 청소년은 현재 학업형, 무업형, 직업형, 비행형, 은둔형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이
바람은 상쾌하고 단풍 짖게 물들어간다. 도심, 교외 곳곳에서 가을축제가 한창이다. 서울불꽃축제에서의 시민의식 실종, 대학축제의 지나친 선정성이 언론에 보도되고, 오랜 전통을 가진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에 대한 찬반 반응이 뜨거웠다. 축제의 기원이 제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실이 있는 가을은 축제의 계절임에 틀림없다. 기획하고 주최하는 측이나 참여하고 즐기는 입장에서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힐링일 것이다. 1990년대부터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이미지 제고 등을 목적으로 많은 축제가 기획 운영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2015년 지역축제는 664개에 이른다. 국가나 지자체가 주관·후원하고, 3일이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축제만 통계 잡은 것이다. 콘셉트도 지역의 전통문화 중심에서 국화, 억새, 구절초, 단감, 장단콩, 반딧불이 등 자연환경이나 특산물에 초점을 맞추어 확대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 진행되는 축제는 60개다. 그중에는 이천쌀문화축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었고, 여주오곡나루축제가 유망축제로 선정되었다.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다시
당연한 지켜야 할 것들을 가벼이 여긴 결과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지난해 국가적으로 유례없던 대형 사고로 이어졌고,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뉴스가 일면을 장식했다. 사소하거나 설마라고 생각했던 것, 관례로 여겼던 것에서 부정부패의 싹이 자라나 결국 불안과 불신의 사회를 만들고 있다. 오늘날 우리시회에 만연한 불안과 불신은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국민 10명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사대상 41개국 가운데 26위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선진국 진입을 말하는 나라의 결과라고 보기엔 부끄러운 수준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사회의 불안과 불신으로 인한 갈등해소비용이 연간 최대 246조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1인당 총 생산(GDP)의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우리는 지난 70년간 땀과 눈물로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였고 역동적인 민주주의도 이루어 냈다. 하지만 부정부패로 인한 사회적 불신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흥행이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흥행업자들이 대거 조선에 들어와 대중심리와 영합한 신파 연극이나 영화들을 상업의 목적으로 만들어 전국방방 곳곳에 배급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정착된 것이라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흥행’이라는 표현이 관객들을 홀려 ‘수익’을 얻는다는 뜻으로 해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흥행의 정의를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형의 이익에서 무형의 이익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지역 자산의 가치의 상승, 문화 예술의 융성을 통한 지역경제 파급의 기대효과와 같은 것이 빅 데이터로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도시 활성화와 관련된 도시의 재생과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어떻게 도시를 활성화시키고 도시재생을 통해 어떻게 창조도시로서 발전시켜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계속 연구되어지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문화 콘텐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최근에 들어 더욱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지역민들의 문화요구가 급속도록 늘어나면서 국가에선 지역 사회의 균형 발전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에선 지역도시의
“나는 오늘 백국화 한 분(盆)을 내 조그마한 서실(書室)로 뫼셔 드리며 스스로 ‘선생’이라 부르는 뜻은 세상이 하도 구지분하고 어지럽고 시속(時俗)이 또한 얕고 엷어 미황(迷徨) 속에서 허덕이므로 나는 물러나 조용히 이 꽃 앞에 와서 탄원하고 질의하고 묵상함으로써 무엇을 얻자 함이다. 알뜰하기로는 친구인 채로 귀하기로는 손님인 채로 점잖기로는 군자인 채로 정답기로는 식구인 채로. 나는 이제 내 서실로 뫼셔 드린 백국을 ‘축민선생(逐悶先生)’이라 부르기로 한다.” 국화 사랑이 유별났던 노산 이은상 시인의 상국삼도(賞菊三到)라는 글이다. 그는 글에서 국화를 고민·번민을 내쫓아주는 스승이라 표현했다. 예부터 국화는 이처럼 특별한 상징성이 부여되고 시제(詩題)에 많이 사용되는 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천에 이름을 가진 꽃이라 불린다. 오상(傲霜)을 비롯 은군자(隱君子)·은일화(隱逸花)·중양화(重陽花)·상하걸(霜下傑)·황금갑(黃金甲)·동리(東籬)·동리가색(東籬佳色)·연년(延年)·수객(壽客)·가우(佳友)·일우(逸友)·냉향(冷香) 등등. 별호도 품종만큼이나 많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만 절화(節華)·여절(女節)·여화(女華)·여경(女莖)·일정(日精)·갱생(更生)·부연년(
/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 끝나랴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하늘 복판에 알새기 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 같이도 이 노래를 그친 자가 누구뇨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 윤동주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72 윤동주 시인을 죽게 하는데 일조한 조상을 둔 사람들이 국내외에서 망언을 일삼고 있다. 윤동주 시인이 떠난 지도 반백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아픔은 잊혀 지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있다. 오늘도 삶은 끝나지 않는 죽음의 서곡을 부르고 있다. 죽음을 부추기고 죽음을 장려하고 있다. 갈수록 삶은 뼈를 녹여내는 듯 아프다. 그러나 이 노래를 그치는 사람들이 있다. 있었으며 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바로 윤동주와 같은 위인들 때문이다.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말이다.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