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거기 있다 /김서은 산이 우는 걸 본 사람이 있다 그의 눈자위 늘 붉다 빗소리 차오르는 방 어둠을 한 겹씩 입는 손끝이 어눌하다 모스부호 같은 사막을 건너왔을까 바튼 숨소리가 모래 폭풍 속으로 흩어진다 웅크렸다 편 손바닥엔 한 뼘 우주가 또아릴 틀고 있다 길이 가물거린다 길게 파인 웅덩이 속에 거꾸로 누워 있는 아버지의 산, 아이의 발목을 아슬아슬 잡고 있다 - 시집 ‘안녕, 피타고리스’에서 대개의 경우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거대한 나무이고 속을 측량하기 어려운 산이다. 모든 것을 아버지가 책임지고 끌고 가는 한 아버지의 존재는 신이라 할 만하다. 아버지를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나이가 들어야 비로소 아버지의 속이 들여다보인다. 아버지의 부서진 어깨와 거친 손바닥과 어쩌다 만나게 되는 눈물, 이제는 다 드러난 아버지의 실체가 점점 안쓰러워지게 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나의 손을 잡아주는 것은 결국 아버지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기도 한다. 아버지는 언제까지 우리들의 영웅이다. /장종권 시인
20여년전 한 일본의 언론기관의 한국주재 기자와 친하게 지냈던 적이 있다. 그가 한국특파원으로 10여년을 지난 후에 귀국할 때 송별하는 자리에서 한국인들에 대하여 느낀 점을 말해 달라 부탁하였다. 그랬더니 그가 한국인들의 장점들만 늘어놓았다. 친절하고 다정다감하고 머리 좋고 순발력 있고 등등으로 좋은 국민이라고 하였다. 나는 그에게 다시 묻기를 그렇게 좋은 말만 하지를 말고 한국인들의 나쁜 점들도 기탄없이 말해 보라 하였더니 딱 한 마디로 한국인들의 부족한 점을 짚어 주었다. “한국인들은 훈련이 안된 국민들이지요.” 20년이 지난 지금 그 말이 다시 생각나는 것은 추자도 앞 바다에서 낚싯배가 뒤집혀 18명이 사망·실종된 사건을 듣고서다. 이 사건의 전말을 듣고서 저절로 나오는 탄식이 “세월호 사건을 겪고서도 달라진 것이 없구나…”하는 탄식이다. 세월호 사건이든, 돌고래호 사건이든 이런 사건을 연거푸 겪으면서 우리는 청와대를 쳐다보며 대통령을 탓할 수도 없고 출동이 늦었다는 해양경찰만을 탓할 수도 없다. 세월호 같은 6.25 전쟁 이래 가장 끔찍한 사건을 겪고서도 안전에 대하여, 사고에 대하여
내일(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오늘부터 16일까지 자살예방주간이 시작된다. 우리가 세계 자살예방의 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의 자살률이 무려 11년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꿔 말한다면 OECD 회원국 가운데 삶의 질이 가장 형편없다는 뜻도 된다. 한국의 전반적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한국의 자살자는 1만4천427명이나 됐다. 그러니까 그해에만 인구 10만명 당 28.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자살률 증가현상은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2013년 경기도 자살 사망자 수는 3천369명으로 전년 대비 154명나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 청년층까지 자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20~30대 사망 원인 1위는 바로 자살이다. 최근엔 젊은 남녀들의 동반 자살 소식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SNS나 개인 블로그에서 오고 가는 자살 관련 정보가 동반 자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SNS 자체를 없애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자살에 많이 사용되는 번개탄도 마찬가지다. 지난 2
미국 서부 와이오밍 주에 위치하는 인구 9천명 정도의 잭슨(Jackson)이라는 소도시가 있다. 이곳에서 미국 지방 연방준비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 이른 바 잭슨홀 미팅이 매년 열린다. 이 심포지엄은 198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낚시를 유달리 좋아했던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인 폴 볼커(Paul volker)를 참석시키기 위해 연어낚시로 유명한 이곳을 심포지엄 개최지로 선택했다고 한다. 학술회의적 성격이 짙은 이 회의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인 2010년 버냉키 의장이 동 회의에서의 연설을 통해 2차 양적완화(QE2) 정책을 내놓으면서부터다. 그 이후 잭슨홀 미팅은 미국의 통화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회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지난 8월28일~29일중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Fisher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의 발언이 세계금융시장을 긴장시켰다. 미국은 그간 금리인상의 조건으로 고용시장 안정과 2%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제시하여 왔는데 Fisher 부의장은 통화정책의 파급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강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사건 사고 또한 많다. 수십 년을 각종 재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소방대원의 입장에서 접하는 소식은 주로 화재를 비롯한 각종 사고 소식에 관심이 가는데 그 이유는 비슷한 유형의 사고를 접할 경우에 효율적인 대처를 하기 위한 학습의 일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119구급대원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연로한 어르신들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갈수록 고령화 되어가는 우리의 현실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수년 전에 사망한 노인이 백골 상태로 발견되는가 하면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 식사도 못하여 쓸쓸하게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하였고 갈수록 이런 추세가 늘어나는 현실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문제는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모든 것이 풍족하고 화려해 보이는 현대사회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씁쓸한 생각이 든다. 한 전문가는 고독사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하여 우리 사회가 이제 고립 사회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가족 공동체에서 떨어지고 또 지역 공동체에서 떨어져 혼
사랑하는 연인사이에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데이트 폭력의 심각한 문제점들을 이야기해본다. 우리는 연인사이에 단순한 말다툼정도로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이니까 괜찮아, 내 일이 아닌데 뭐…”라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 한 해 동안 데이트 폭력 피해자는 약 7천여명이며 폭행은 6천032명, 성폭행은 678명, 생명의 위협을 느낀 피해는 64명이라는 통계가 있다. 그중에서도, 데이트 관계에 있던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무려 42명에 달하고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피해자 상담을 통한 폭력의 유형으로는 정서적 폭력이 82%, 신체적 폭력 은 52%, 성폭력은 39%나 되고 2개 이상의 폭력 경험률은 무려 57%라고 응답을 해 데이트 폭력에 대한 주변인의 무관심과 당사자들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그럼, 데이트 폭력의 처벌실태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 정도의 범칙금만 납부한다. 미국은 2년이상의 징역형, 독일은 3년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 일본은 1년이하 징역 또는 100만엔 벌금의 처벌을 받게 된다. 처벌수준을 보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아 재범의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활용하여 미래사회의 고부가치를 높여가야한다. 기존의 자원개발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광산업개발에 전력을 기울일 때이다. 수원화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 존재하는 곳으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한국 관광의 별로서 관광매력물의 문화관광자원부문에 선정된 화성은 관광문화를 개발하고 홍보하여 발전시켜 가야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 속에 관광객유치를 위한 창조적 노력이 절실하다. 수원화성은 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중 하나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 콘텐츠로 인정받았다. 시는 내년에 수원화성 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총 86개 세부 추진과제 중 32개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였다. 이 중 10개 사업을 수원화성과 연관하여 추진해간다. 수원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수원화성문화제와 수원연극제 그리고 무예공연 등 6개가 기존사업이다. 새롭게 시도되는 헬륨기구 유치 등도 시설물 설치를 활성화시켜 가는 일이 중요하다. 지자체미래의 관광콘텐츠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한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원화성 문화제를 다채롭고 창조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새벽에는 춥다는 말이 나오며 옷을 겹쳐서 입게 된다. 더워 더워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가을이 어느새 곁으로 다가왔는지 새삼 놀랍다. 하늘은 마음껏 푸르고 한 없이 높아졌다. 어디선가 고추잠자리가 보일 것도 같은데 아직 잠자리의 날갯짓은 보이지 않고 고추 말리는 이야기들이 무성하다. 연배가 조금 위인 분들은 벌써 마늘 손질도 끝내시고 이렇게 날씨 좋을 때 고추 말려야 한다고 하신다. 살림살이라는 것이 그냥 세월 따라 저절로 흘러가는 듯해도 막상 하다 보면 끝이 없는 일 또한 가사일이다. 해도 해도 티도 안 나는 일이라는 말이 꼭 맞는다. 요즘은 하루 세끼 집에서 먹는 사람이 드물어 삼식이라는 농담조의 말도 있지만 한끼를 먹어도 집에서 먹는 밥만한 게 없지 싶다. 나이를 먹어도 엄마가 해주던 밥이 그립고 김치 하는 엄마 옆에서 얻어먹던 무쪽 맛은 지금도 생생하다. 철따라 밑반찬 고루 장만해 두고 장맛 좋고 김치 잘 담그는 집은 언제나 푸짐한 밥상이 차려지고 온 가족이 행복한 상상을 하며 밥때를 기다리곤 한다. 요즘은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못지않게 요리 잘하는 사람이 스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 때는 먹방이라고 해서 주로 먹는 쪽
오래 전 루브르에서 조르주 쇠라의 ‘아니에르의 물놀이’를 보고 소름이 돋은 적이 있었다. 미술에 아무런 조예를 갖추지 못했던 당시에는 쇠라의 작품을 그저 예쁘장한 점묘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크기도 어마어마한 대작일 뿐만 아니라 화면에 스산한 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었던 것이다. 물가에 앉아있는 소년의 몸은 동그랗게 구부러졌고, 구부정한 등을 따라 밝은 빛이 발하고 있었다. 젖은 머리로 덮인 얼굴은 그늘졌고 시선은 아무것도 응시하지 않은 채 멍하기만 하다. 사내들은 풀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소년들은 물놀이를 하고 있지만 소년을 둘러싼 인물들의 여유로움은 소년의 고독을 오히려 더 짙게 만들고 있다. 또 다른 대표작인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파리의 세련된 도시민들의 여가생활을 그린 작품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시 음산한 기운이 느껴진다. 이 작품에서는 ‘아니에르의 물놀이’보다 점묘화의 기법이 완성도 있게 나타난다. 점들의 색깔은 대범한 원색들을 띠고 있고 점들마다 작가의 강한 터치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 모든 점들은 강한 운동력을 지니게 되었고, 점들은 그대로 캔버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