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신고 사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살인, 강도, 절도 등 강력사건도 어렵다고 하지만 이것보다는 단연 주취자 관련 신고 처리일 것이다. 술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모습, 술을 이기지 못해 토하는 모습, 경찰관에게 달려들며 공무를 방해하는 모습,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일상생활에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흔한 모습이 법을 경시하는 풍조를 만들었다. 사회생활의 연장이자 친목 도모의 수단으로 긍정적 기능만 부각된 우리나라의 관대한 음주문화도 한 몫 했다. 지구대에서 야간 신고사건의 대다수는 술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위급한 상황에 있는 시민에게 제때 치안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술로 인한 시비와 행패에 경찰의 치안력이 분산되고 공백이 생기는 현실이다. 다행히도 경범죄처벌법 개정으로 지난 2013년 5월부터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은 6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규정에 근거하여 주취소란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또한 경찰에서는 관공서 주취 소란ㆍ난동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
성매매가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지 범죄의 영역에 속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성매매에 대해 범죄로 규정해 성매매특별법으로 성을 사고 파는 행위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다. 규제 내용은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에 의하면 19조(벌칙)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자 ▲성을 파는 행위를 할 사람을 모집한 사람 ▲성을 파는 행위를 하도록 직업을 소개 알선한 사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성매매 알선자와 성매매녀, 성매수남 전부 처벌을 받을 경우가 있다. 성매매특별법은 위와 같이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도 하지만 성을 파는 여성이면 무조건 처벌한다는 관행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은 피해자로 규정해 형사처벌을 면제하고 있어 인권보호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법률적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매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선 법적 제제 물론 중요하지만 돈으로 성을 살수 있다는 ‘성삼풍화’라는 사람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돈을 지불하고 강요에 의하지 않는 성매매라 하더라도 여성들에게는 신체적·정신적 침해를 입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지난달 30일 경기도청 신청사를 복합개발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경기도의 로드맵이 발표됐다. 남경필 도지사와 강득구 도의회 의장도 참석한 이날 ‘경기도 신청사 건립사업 설명회’에는 당연히 광교주민들도 참석했다. 도는 올해 하반기에 조경공사를 먼저 착공하고 내년 하반기에 건물을 착공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빚 내지 않고 건립 재원을 마련하고, 광교 입주민이 바라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통과 개방을 표방하며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을 추진 기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의 계획은 전체 행정타운 부지 12만㎡ 중 2만6천㎡를 복합개발하면서 발생하는 이익금 1천500억 원을 신청사 건립재원으로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 개발이익금과 청사매각대금, 공유재산매각대금, 손실보상금을 합쳐 총 5천600억원으로 짓겠다는 것인데, 복합시설 개발에 따라 6만㎡였던 도 신청사 건립부지는 3만3천㎡ 로 축소되고 건립비용도 당초 4천270억원에서 3천630억원으로 줄어들어 2천100억원의 여유가 생긴다고 한다. 그동안 심각한 재정위기 속에서 신청사 이전건립을 요구하는 주민시위 등 민원에 골머리를 앓아온 경기도의 입장에서 본다면 분명히 ‘묘수’라고 할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벌어졌다는 성추문 의혹을 듣고 충격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 믿고싶지 않을 정도다. 성추행 확산을 견디다 못한 해당 학교 여교사가 지난달 14일 신고에 따라 20일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이 학교에 대해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최근까지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은 남자교사들로부터 교실·상담실·회식 자리 등에서 성범죄 피해를 봤다고 진술한 여교사가 8명, 여학생은 130여 명에 이른다. 이 학교 여교사 35명의 23%, 학생 753명의 17%가 장기간에 걸쳐 성범죄에 시달려온 것이다. 게다가 가해 교사 중에는 교장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조사대상에 올라 영화 ‘도가니’만큼이나 충격적이다. 소수자들의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무리다. 남자 교사 4명과 교장의 이같은 일탈행위는 오히려 믿고싶지 않을 요지경에 가깝다. 여교사와 여학생을 가리지 않고 130여 명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은 인륜과 도덕 불감증을 뛰어넘어 정신착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노래방에서 동료 여교사의 몸을 더듬다가 옷을 찢고, 어느 교사는 과학실 등지에서 여학생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가슴에 손을 넣어 만지려 하는 등의 파렴치한 성추행을 저질렀다. 서울의 한
철칙(鐵則)으로 여겨야 할 수학 교과서의 공식 적용을 싫어하고 그 강요를 혐오하는 중학생이 있다. 다른 방법 찾기를 즐긴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공식만 염두에 두었던 수학교사가 틀렸다고 채점한 걸 보고 그렇지 않다는 걸 기어이 증명해 보여주기도 했다. 실험·관찰도 즐긴다. 교육청 영재반에도 들었다. 고민은 엉뚱한 데서 드러났다. 아이를 면담해본 이른 바 특목고 대비 학원 강사가 말했다. “두뇌는 비범하다. 공부하는 방법도 좋다. 다만 이렇게 푸는 것이 좋은지 저렇게 푸는 것이 좋은지 따질 것 없이, 문제를 보는 순간 숨 쉴 겨를 없이 기계적으로 풀기 시작해야 하고, 단 한 문제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대입수능고사에서는 불리하다. 당연하다.” 그 강사가 이야기하는 그런 공부를 우리는 ‘입시위주 학습’이라고 한다. 그런 학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말이 ‘학습’이지 ‘자기 주도적 학습’이니 ‘사고력 신장’이니 하며 ‘학습다운 학습’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게 과연 학습이기나 한지 의심스럽다. 입시
제9호 태풍 찬홈(CHAN-HOM)이 서해안을 지나간 다음날인 7월13일 오전 10시경 인천 남항부두 인근 해상에서 검은색 기름띠가 있다는 신고가 인천해경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직후 해양경찰은 경비함정 및 해양환경관리공단 방제정을 긴급 출동시켜 해상에 유출된 기름의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또한 당시 남항부두에 피항 중인 약 300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4일간 조사를 벌인 결과 선내 기관실 선저폐수를 배출한 예인선 K선박을 적발해냈다. 지난 2월에도 인천 연안부두에서 발생한 기름오염사고 시 인천 입·출항 선박 조사 및 탐문활동 등 해양경찰의 끈질긴 추적조사로 예인선 A선박을 적발한 바 있다. 해양오염 행위자가 도주를 하거나 오염행위를 계속 발뺌해서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이런 사건을 해결한 것은 선박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진 기름의 성분을 비교하는 분석기법인 유지문(油指紋) 분석기법(oil fingerprinting method)때문이다. 유지문 분석기법은 수천 종의 화합물로 구성된 기름이 원유의 산지 및 생성조건에 따라 조건을 달리하는 것이 사람의 지문과 비슷하다는데서 유래됐으며,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상에 유출된 기름과 주변 선박의 연료탱
요즘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것이 무예라고 하면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그런데 분명히 조선시대에는 조총을 쏘는 것이 무예의 한 종목으로 인정되었다. 대표적으로 조선후기 무관을 뽑는 무예시험에서 조총을 쏘는 방포술은 핵심과목으로 채택되었다. 이는 당시 총을 만드는 기술이 부족해서 총기 자체의 성능보다는 이를 다루는 사람의 능력을 더 중요시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몇 명이서 함께 조를 이뤄 쏘는 총통(대포)과는 달리 개개인이 조총을 가지고 빠르게 사격할 수 있는 능력을 시험했기에 무예로서 충분히 인정을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단순히 움직이지 않는 허수아비나 표적을 쏘는 것은 기본이고 일정 정도 거리에 있는 참새를 쏘아 맞추는 시험을 군영에서 진행했을 정도로 실제 사격능력을 최우선으로 하였다. 당시 사격에 활용한 화약제조법에 대해 살펴보면 이렇다. 조선시대에는 화약의 원료가 되는 초석(질산칼륨)을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이는 흙에서 얻는 것으로 당시에는 취토법(取土法)이라고 해서 특수한 흙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흙에도 맛이 있다. 그 중 화약에 사용하는 흙은 그저 맹맹한 일반 흙이 아니라, 일정한 숙성 과정을 거친 짠 흙(일명 함토)과 매운 흙
수학적 개념들이 언제부터 존재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약 3만 년 전에 만들어진 55개의 깊은 칼자국이 있는 어린 늑대 뼈가 발견되면서 선사시대에 이미 수 개념이 존재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수학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고대 시대 바빌로니아인들과 이집트인들은 경제 활동에 필요한 계산을 위해, 또 농경 생활을 위한 천문 관찰 및 측량 등을 위해 산술, 대수, 그리고 기하를 활용하면서 수학을 발전시켰다. 수학이 학문 또는 과학으로 자리잡은 것은 그리스 시대다. 이 시기는 수학이 삶에서의 직접적인 이유가 아닌 사유를 위한 대상이었다. 특히 그리스는 인류최초 수학의 방정식에서 변수를 문자로 쓴 나라다. 그 중심에는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아폴로니오스’ 등이 있었다. 이밖에 고대 수학을 크게 발전시킨 나라로는 이집트, 인도, 중국 등이 있다. 3차 방정식이 규명된 16세기와 17세기 과학혁명을 겪으면서 천문학과 물리학이 발달했고 수학의 황금기가 시작됐다. 갈릴레오 갈리레이등 걸출한 수학자들도 배출해 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
군용종이비행기 /박완호 아이가 군용비행기 몇 대를 군사우편으로 보내왔다 편지지 활주로에 가지런히 정렬된, 날아오르기 직전의 비행기들 어디로든 날아가고 싶었을까, 무작정 이륙하고픈 마음의 갈피를 접고 또 접어가며 제가 꿈꾸는 누군가에게로 어떻게든 가 닿고 싶었던 걸까, 팔순 장모가 날린 비행기가 이 방 저 방을 왔다 갔다 하며 앳된 이등병의 근황을 수런수런 부려놓는다, 멀고 먼 은하로부터 날아든 꽃별 같은, 눈물 나게 예쁜 군용종이비행기들 - 박완호 시집 - 『너무 많은 당신』 중에서 군인아저씨께 라고 시작되는 위문편지를 쓴 시절에는 군인들을 보면 늠름하고 씩씩한 남자라고 느꼈는데, 지금 군인들을 보면 앳된 모습들이다. 공군에 입대한 이등병 아들이 안부편지를 쓰고 마음의 갈피를 접고 접었을 종이비행기. 아버지는 아들이 군용비행기 몇 대를 보냈다고 과장을 하고 있다. 그 비행기들이 어찌 은하의 꽃별 같지 않겠는가. 군부대 사건사고가 많아 마음이 한시도 편할 리 없는 가족들. 아들의 근황을 접한 가족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아이가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기를 기도했을 것이다. /김명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