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지난 9일 대변인 정례브리핑을 통해 수도권의 의료기관 병상 신·증설을 억제하는 법안에 대해 심한 반감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지난 2월 ‘의료기관은 인구집중 유발시설이기 때문에 수도권의 의료기관 병상 증설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수정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도는 경기도 차원에서 도내 국회의원 등과 힘을 합쳐서 대응키로 했다면서 언론인들의 협조를 ‘간절히’ 부탁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경남 진주 갑)이 대표 발의한 수정법 개정안의 문제점은 의료기관을 인구 집중유발시설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최의원은 경기도 지역의 의료 관계 문제점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경기도의 발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경기도의 경우, 인구 1천명당 3.8병상이다. 이는 전국 평균 5.3명, 서울 4.5명, 대구 7.2명, 광주 8.1명에 비해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따라 도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도내 적정 병상수 확보에 노력해왔는데 난데없이 수정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다. 만약에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뜩이나 병상수가 모자라 몸이 아파도 입원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열악한 경기지역의 의료복지 서비스 질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경
얼마 전 포름알데히드가 들어간 사료를 먹인 젖소의 우유로 만든 유제품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그 후 문제가 된 회사 제품을 포함한 주요 회사의 유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가 허용량보다 훨씬 낮게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잠잠해졌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고, 왜 지금은 조용한가 하는 의문이 생길만하다. 문제는 용량이다. 마치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과 같이, 적절한 용량을 복용하면 치료제가 되는 경우조차도 과도하게 많은 양을 복용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됐던 포름알데히드는 유기용제에 많이 들어있는 화학성분으로 주로 새집증후군의 주범으로 지적된다. 자연상태에서는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할 때 쉽게 만들어져서 산불이나 담배 연기, 또는 자동차 매연에서 발견된다. 포름알데히드는 호흡이나 섭취 혹은 피부 접촉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나 비교적 빠르게 분해돼 소변으로 배출된다. 다량의 포름알데히드에 호흡 등을 통해 노출되면 눈이나 코, 목, 피부 등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천식이 있는 경우에는 특히 민감하게 나타날 수 있고, 많은 양의 포름알데히드를 마신 경우에는 통증, 구토, 혼수 증상이 올 수 있다. 우리
지난 4월 어머님을 좋은 곳으로 모셨다. 진남포가 고향이신 어머님은 6.25 전쟁 때 가족들과 월남하신 실향민이셨다. 월남 후 미군부대를 다니셨던 아버지를 만나 19살에 결혼하셨으나 내가 3살이되던 해에 아버님과 사별하시고 누나와 나 두 남매를 키우셨다. 어머님이 살아오신 길을 뒤돌아 오면 그 삶의 곳곳이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소설과 영화의 한 장면으로 점철된 아픔의 기록이었다. 청상의 아픔을 딛고 미용실로, 남의 집 식모로, 식당으로, 동대문시장의 밥집 아줌마로 살아오면서 삶의 모든 것을 우리 두 남매를 키우시는데 만 진력하셨다. 실향민이 그러하듯 억척과 정말 강인한 의지로 한평생을 살아오신 그분도 결국 작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타향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여성이시면서도 큰 목청과 불같은 성격으로 우리 남매를 키워내신 어머니. 애비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엄한 훈육과 사랑으로 우리를 가르쳤다. 특히 아버님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 질 때마다 평양 영생고보 출신이며, 수재이며, 총알이라는 별명을 들으실 정도로 빠르게 달리셨다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우리에게 되새겨 주곤 하셨다. 그 어머니를 이제 영영 다시 볼 수가 없다고 생
21세기는 차량 홍수시대이다. 핵가족화 이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구밀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아파트 단지 내 주차난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수원지역은 타 지역 보다 노후된 아파트가 많아 단지 내 주차시설이 태부족(본보 4일 22면보도)인데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주차면적이 1세대 당 1대도 미치지 못하는 10~20년 이상 아파트들의 경우 인도, 건물코너 등을 가리지 않고 아무렇게나 주차하는 탓에 시야방해로 인한 교통사고 급증은 물론 화재 때 소방차량의 진입 방해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일반 도로의 불법주차를 단속하는 각 구청과 수원시는 아파트단지의 경우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단속을 꺼리고 있으며, 단속을 하려해도 아파트 단지의 도로를 도로법이나 교통법상의 도로로 볼 수 있는 지도 논란거리여서 팔짱만 끼고 있다. 수원 영통구 A아파트는 1천320세대가 입주해 있지만 주차 가능공간은 1천대에 불과한데 현재 이 아파트는 1천700대의 차량이 등록돼 있어 약 700여대는 정해진 주차공간에 주차하지 못하고 있다. 불가피 이중 주차나 아파트 담장 밖에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원 장안구의 B아파트와 권선구의 C아
서울 광진구와 구리시의 경계에 아차산(阿且山, 285m)이 있다. 이곳엔 삼국시대 산성인 아차산성(사적 제234호)이 있는데 동·서·남쪽에 문이 있던 흔적과 물길, 문 앞을 가려 보호하는 곡성이 남아있다. 이곳 아차산성에는 두 개의 슬픈 역사가 전해온다. 하나는 백제의 수도 한산이 고구려에 함락됐을 때 개로왕이 성 아래에서 죽음을 당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인 온달(溫達·?~590)장군이 죽령 이북의 잃어버린 땅을 찾기 위해 신라군과 싸우다가 이 성 아래에서 죽었다는 것으로, 이러한 전설을 간직한 온달샘이 성안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관이 가장 좋은 산성을 꼽는다면 충북 단양의 온달산성(사적 제264호)이 있다. 남문은 조선의 풍수학자 남사고(南師古)가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고 말한 소백산을 조망하기 좋은 명당이다. 경관 뿐 아니라 삼국의 산성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다는 온달산성은 이름처럼 온달과 평강공주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온다. 삼국사기 ‘온달전’을 보면 온달은 신라에 빼앗긴 남한강 유역을 되찾기 위해 590년(영양왕 1)에 천릿길을 달려왔다. 온달은 “계립령과 죽령 서쪽 땅을 되찾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겠다”며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질서’라는 윤활제로 인해 활기차게 움직인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선다거나, 마트에서 물건 값을 치를 때나 영화관에서 입장권을 구입할 때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 마다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처럼 사회 상규와 보편적 가치, 관습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질서있게 돌아간다. 곧 우리의 일상은 ‘묵시적 약속’을 행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통해 혼란을 줄이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박사는 ‘질서’를 외부의 힘으로 만들어진 ‘인공적 질서’와 스스로 성장한 ‘자생적 질서’로 구분했다. 또한 사회 근간을 ‘진화되고 있는 일련의 규칙체계’로 인식하고, 이를 ‘자생적 질서’라고 주창했다. 특히 하이에크는 진화하는 사회 질서를 의도적으로 바꾸거나 새롭게 설계하려는 시도는 ‘무모하고도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3색 신호등’ 도입 추진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빨간색-노란색-녹색 좌회전-녹색 직진’ 순서로 배치된 기존 4색 화살표 신호등을 ‘빨간색-노란색-녹색’의 3색 신호등 체제로 바꾸기로 하고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경기 등 일부 도심지역 교차로에서 시범…
지방의회가 1991년 부활된 지 이제 20년이 흘렀다. 지방의회는 그간 정치·사회의 민주화를 견인하며 지방자치가 뿌리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아직도 권한과 기능에서 많은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방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첫째, 밖으로의 변화이다. 지방의회는 조례의 제·개정 및 폐지, 예산의 심의·확정 등 11가지 의결권과 행정사무 감사권 등을 갖으며 주민대표 기관으로서 의결, 입법, 감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여러 법적·제도적 제약에 막혀 있다. 우선 조례제정을 보자. 헌법 제117조와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따르면 지자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한다고 돼 있다. 이 경우 어떠한 사무가 조례제정의 대상이 되는 지에 대해 명확하지가 않아 정부와 지자체간 권한 다툼이 일어날 수가 있다. 실제 재의요구나 대법원제소 등 일련의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다. 더불어 지자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율성과 다양성이 확보돼야 하는데도 현재의 법체계상 지역의 특성을 담을 수 있는 유연성이 작다 보니 붕어빵처럼 똑같은 조례들이 찍혀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 인사권에 대한 부재이다.…
평택 팽성에서 안중 쪽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비밀장소가 있다. 그곳에는 가끔 낚시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도 하니 나만 안다고 생각하는 공공연한 비밀장소인 셈이다. 난 이따금씩 하루의 일과로 머리가 아프거나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을 때면 숨어 있기 좋은 방을 찾듯 저녁 무렵 혼자서 카메라 하나와 메모지를 들고 차로 이십분 거리에 있는 이곳을 찾곤 했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둑 위로 올라가 걷다보면 강물은 지는 해를 따라 황금빛으로 물들었고 강을 끼고 펼쳐져 있는 넓은 습지에서는 갈대가 숲을 이뤄 그들만의 언어로 소살거렸다. 습지에서 둑으로 이어진 곳에는 하얀 개망초 꽃이 하나 가득 피어있고 키 큰 코스모스는 둑을 따라 길게 늘어서 바람이 흔들릴 때마다 그들만의 유연하고 환상적인 화무(花舞)를 보여주었다. 그 풍경에 취해 울퉁불퉁한 둑길을 걷다보면 흰 백로 떼가 길 위에 무리를 지어 앉아있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그러면 가던 길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 백로 떼가 날아가기를 마냥 기다리곤 했다. 기약 없이 한참을 기다리다보면 백로 떼는 무리를 지어 석양이 지는 하늘로 날아올랐고,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그 곳에서만
우리 역사 속의 ‘효(孝)’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물은 누굴까? 아마도 정조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정조의 효심으로 축성된 수원화성과 아버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임금 자신이 묻힌 융·건릉, 용주사 등이 잇따라 연상될 것이다. 그래서 수원을 ‘효의 도시’라고 부른다. 그 수원에서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효도화(孝桃花) 달아주기 운동이 전개됐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어버이날 기념식 석상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앞으로 카네이션이 아닌 한지 복사꽃인 효도화(孝桃花) 달아드리기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사실 카네이션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소녀가 어머니를 여의고 어머니 산소에 피어있는 카네이션꽃을 달기 시작한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비록 외국에서 건너온 풍습이긴 하지만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님과 스승님에게 보내는 존경과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거부감 없이 수용하고 있다. 수원의 영복여중 등 일부에서는 카네이션 대신 나라꽃 무궁화를 달자는 운동을 오래전부터 펼쳐 오고 있지만 카네이션의 인기를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수원시가 시작한 효도화 달아드리기 운동은 ‘효의 임금’인 정조
부천시는 면적이 53.5㎢인데 반해 인구는 87만6천명으로 인구 밀도가 ㎢당 1만6천373명으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다. 인접한 시흥시는 면적이 부천의 1.5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45%에 불과해 비교적 개발 여지가 많은 편이다. 두 도시 사이에서는 어떠한 공통점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두 도시가 만난다. ‘부천시·시흥시 공동발전을 위한 협약’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부천시청에서 김윤식 시흥시장과 김만수 부천시장을 비롯 양 시의 주요 간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천시·시흥시 공동발전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수도권 핵심 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부천시와 시흥시간 협약을 통해 양 도시의 현안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상호 협력해 공동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 이라는 것이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 김윤식 시흥시장과 김만수 부천시장은 대학 선후배 사이이고 각각 고 제정구 의원과 원혜영 의원 보좌진 출신들이어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 민선 4기 시절 활발한 행정구역 통합 움직임을 보였던 부천시와 시흥시가 ‘부천시·시흥시 공동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행정구역 통합논의의 불씨를 살릴 것인지를 놓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