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소포에 들다 /천양희 폭포 소리가 산을 깨운다 산꿩이 놀라 뛰어오르고 솔방울이 툭, 떨어진다 다람쥐가 꼬리를 쳐드는데 오솔길이 몰래 환해진다 와! 귀에 익은 명창의 판소리 완창이로구나 관음산 정상이 바로 눈앞인데 이곳이 정상이란 생각이 든다 피안이 이렇게 가깝다 백색 정토淨土! 나는 늘 꿈꾸어왔다 무소유로 날아간 무소새들 직소포의 하얀 물방울들, 환한 수궁水宮을 폭포 소리가 계곡을 일으킨다 천둥소리 같은 우레 같은 기립박수소리 같은-바위들이 몰래 흔들한다 하늘이 바로 눈앞인데 이곳이 무한천공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 화서 보니 피안이 이렇게 좋다 나는 다시 배운다 절창絶唱의 한 대목, 그의 완창을 - 천양희 『마음의 수수밭 창비』 1994. 10. 초록이 숨어있는 길, 마른 잎들 가득한 산길을 걷는다. 바스락 거리며 내 곁을 지나가는 발걸음이 경쾌해 돌아다 봤다. 조그만 다람쥐녀석이 주위에 머물다 발자국 소리에 놀라 나무위로 달아나는 소리다. 나의 발자국 소리만큼 커다란 소리로 숲을 채운다. 크고 작은 살아있는 동물들과 나무들, 풀들이 지르는 소리, 골을 흘러내리는 물들의 소리가 숲이다. 그들이 내지르는 소리들의 어울림의 숲을 키운다. 그들의 노래는 모두가 절
두레마을에는 <숲속창의력학교>란 이름으로 상처 받은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에 오는 학생들의 사연들을 들어보면 한결같이 가정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말하자면 이들 청소년들이 결국은 흔들리는 가정의 희생자들이라 여겨진다. 지금 세계적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학문 분야 중에 <가족학>이란 분야가 있다. 지난날에는 가정학이 발전하였지만 지금은 가족학이다. 가정학은 한 가정을 이루는 데에 필요한 주택, 영양, 의복 등이 연구의 중심이지만, 가족학은 가족들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루는 분야이다. 가족학의 권위자로 미국의 '샤트레' 교수가 있다. 그가 쓴 저서로 <아름다운 가정>이란 제목의 책이 있다. 가족학의 개론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쓰기를 "자동차는 자동차 공장에서 만든다. 텔레비전은 텔레비전 공장에서 만든다. 그러면 사람은 어디서 만드는가? 가정에서 만든다. 가정은 사람 만드는 공장과 같다."라고 하고있다. 자동차 공장에서 불량 자동차를 만들면 길거리에 불량 자동차가 다니게 되고, 텔레비전 공장에서 불량 텔레비전을 만들게 되면 안방에 불량 텔레비전이 놓이게…
무주가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 대회에는 전 세계 160개국 2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9일간 무주를 방문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20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경주대회에 이어 7번째 세계대회를 열게 됐다. 무주대회 유치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세계 태권도 종주국의 자리를 지켰지만 보완해야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 태권도가 그동안의 논란을 딛고 일어서 올림픽 종목으로 선정됐지만 태권도가 갖고 있는 무예적 진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온 게 사실이다. 태권도는 단조로운 경기방식과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해 각국이 중계를 꺼리기도 했다. 그러나 태권도가 퇴출위기를 딛고 2013년 2월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태권도인들의 단합된 힘과 ‘중단 없는 개혁’의 결과였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올림픽 정식종목이라 해도 태권도의 갈 길은 아직 험난하다. 첫째는 단체가 통합되어야 한다. ITF와 WTF로 갈라진 단체는 무도로서의 본질을 훼손시킬 뿐이다. 12일 첼랴빈스크에서 막을 올린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개회
어린이들에게는 삶 전체가 놀이다. 놀이를 통해서 모든 것을 배우고 관계를 형성한다. 따라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터는 그 생김새에 따라 아이들이 배움을 얻고 관계를 형성해 가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놀이터에 예술적인 감성을 담아낸다면 그곳에서 노는 아이들 역시 예술적 감성을 키울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놀이터가 조형미술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하여 단지 놀이기구로서의 최소한의 기능과 안전만을 고려한 채 어느 곳에 가나 똑같은 형태로 꾸며놓기가 일쑤이지만, 놀이터는 미술, 건축, 환경, 과학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작품이 될 수 있으며 근사하게 디자인만 된다면 랜드마크로서의 명성을 얻을 수도 있다. 외국의 놀이터 디자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놀이터가 얼마나 근사하고 멋질 수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스페인의 알코벤다스 시의 갈라시아 공원에는 거대한 개미총 모양의 놀이터가 조성되어 있다. 개미들이 만든 길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동글동글하고 알록달록한 섹션들이 포도송이처럼 배치되어 있다. 그중 어떤 섹션들은 개미총 마냥 나지막한 잔디 언덕으로 되어 되어있고, 나머지 섹션들에는 놀이기구들이 특성별로 분류되어 배치되어 있다. 큰 아이들이 매
요즈음 날씨가 더워지면서 공원, 놀이터를 가족단위로 이용하는 시민이 부쩍 늘고 있다 어린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이용하는 근린시설은 이젠 도시속의 필수적인 휴게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근린시설은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더 안전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몰지각한 사람들의 음주, 고성방가, 주취폭력, 쓰레기 불법투기, 도박, 청소년들의 비행장소 각종 범죄자들을 유혹하는 범죄 장소로 변모하기도 한다. 이는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회덕목인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시공원 및 놀이터가 시민들의 필수 휴게공간으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이란 인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안전한 휴식 공간으로서의 공원을 주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경찰에서는 근린생활치안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주폭형 노숙인 등 공원 內 주요 불안요소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부천오정경찰서 내동지구대에서는 민·관·경 업무협약을 통해 공원 25시 지킴이를 발족, 협력단체 등과 안전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이 자율방범대 등 지역 주민들과의 합동 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아파트 분양 현수막이 도심 곳곳을 파고들고 있다. 도심 상가, 아파트 주변을 걷다 보면 도로 곳곳에 광고용 불법 현수막이 불과 몇미터 떨어진 곳마다 무분별하게 내걸린 것을 볼 수 있다. 불법 현수막은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아니라 교통·보행자 안전에도 큰 문제가 된다. 행인 중 어린 보행자들이 현수막 줄에 목이 걸려 다친 사례가 많은데 그 이유는 나무와 나무사이에 걸려 있는 현수막이 어린이나 청소년의 키와 비슷한 높이로 걸려 있어 성인에 비해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방과 후 학원을 가기위해 급히 뛰어가다 다치거나 밤에 학원에서 나와 어두워서 현수막 줄을 보지 못한 경우, 핸드폰을 보면서 걷거나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보행자 신호등을 건너 후 현수막 줄을 보지 못해 목이 걸려 치명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시군구설치 지정 현수막 게시시설을 이용하여 설치하는 방법, 건물등의 벽면을 이용하여 현수막 게시시설을 설치하고 설치하는 방법, 사업장 건물 부지 내에 현수막 게시시설을 설치하고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보행자 통행이 빈번한 횡단보도 등 인근 인도에 불법 현수막을 설치할 경우…
이걸 어쩌면 좋을까? 경기북부 기초단체장이 잇따라 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당선 무효 위기를 맞고 있다. 양주시와 구리시, 파주·포천·의정부시 등 북부지역은 어쩌면 모두 시장 선거를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른다. 서울고법은 지난 8일 박영순 구리시장(새정치연합)에 대해 선거법 위반혐의와 관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 80만원을 판결한 원심을 깨고 더 많은 벌금이 선고된 것이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현삼식 양주시장(새누리)은 항소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았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만약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박영순·현삼식 시장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박 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구리월드디자인센터 조성 추진과 관련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요건 충족 완료’ ‘2012년 국토부 승인 그린벨트 해제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시내에 내걸고 전광판 광고를 했다는 것이다. 현 시장 역시 선거 도중 ‘희망재단 설립’, ‘지자체 중 유일하게 박물관·미술관·천문대 보유’ ‘국가재정사업 전환해 2천500억원 시 재정 절감’ 등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의 선거공보물을 유권자들에게 배포한 혐의다. 구리와 양주뿐 아
12일,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이사회가 열린다. 이번 이사회는 10일부터 20일 사이에 지급되는 4월분의 북한근로자 임금지급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인상 조치로 촉발된 지난 3월분 최저임금분쟁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4월분 임금지급 시기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 시기에 맞춰 개성공단 사업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의 잔업 거부와 태업 사례가 일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개성공단기업들이 그대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당장 기업의 이윤도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남측의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여전히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두 기관은 지난달 최저임금인상문제 해결의 협의를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아직도 신경전을 전개하고 있다. 북측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기업, 임금을 지급했지만 북측의 요구대로 최저임금 인상률(5.18%)을 적용하지 않은 기업, 북측 요구의 담보서에 사인하지 않은 기업 등을 상대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압박은 북한근로자들의 잔업 거부와 태업 사례로 노골화되고 있다. 이에 남측은 기업이 북측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임
조선의 역대 왕 중 정조만큼 기록을 많이 남긴 왕은 없다. 특히 일기(日記)에 관한한 독보적이다. 대표적인 게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다. 정조는 1759년 왕세손으로 책봉된 뒤 경희궁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리고 14년을 그 곳에서 생활했다. 당시 정조가 머물던 건물의 2층을 주합루(宙合樓), 1층을 존현각이라 불렀는데 정조가 8세 때인 1760년부터 이곳에서 쓴 일기다. 지금도 일기란 그날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반성하고자 하는 뜻에서 쓰는 것이지만 큰일이 없으면 쓰지 않기도 하고 쓰다가 중도에 포기도 한다. 그러나 정조는 안 그랬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록을 남겼다. 그것도 자신의 사소한 것부터 신상의 위협을 받는다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정조는 왕에 오른 후에도 일기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신하들에게는 이런 글도 남겼다.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이 일찍이 하나의 벽(癖)이 됐다. 아무리 바쁘고 번거로운 일이 있을 때라도 반드시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록해 날마다 세 가지로 내 몸을 살핀다는 뜻을 담았으니 이는 성찰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심력을 살펴보려는 것이어서 지금까지 그만두지 않고 있다.’ 정조는 한 발 더 나아가 그 일기를 ‘승정원일기’와 구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