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우 동짓날 저녁 십오층 북쪽 베란다 캄캄한 데서 담뱃불 반짝 같은 동 삼층 북창 드르륵 열리고 조금 있다가 또 반짝 군청색 하늘 속 별들 한꺼번에 반짝반짝 -- 이면우 시집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창비, 2001) ====================================== 겨울이 한창입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편하게 겨울을 즐기고 풍요로운 날들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대부분의 가장들은 하루의 노곤을 풀기에 추운 날들입니다. 방에서 당연하게 담배를 태우던 아버지를 기억합니다. 지금 그러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한다지요. 하루의 노곤을 태우려 가장들의 불빛이 깜박거립니다. 추운 겨울밤 베란다 창문을 보다보면 종종 반짝거림을 봅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 침묵의 교신을 하며 하루를 풀겠지요. 서로에게 위안을 보내면서요. 그들의 반짝거림을 위로하면서 우리도 불편을 잠깐 외면해보면 어떨까요. 안녕을 기원하면서 말입니다.…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은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폐지될 경우’라는 전제하에 ‘지자체 파산제’를 견제장치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정부도 빚더미에 오른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파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에 해당 지자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자체 파산제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대민 서비스는 가급적 유지하면서 신규 사업 규제,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정문제가 있는 지자체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즉 ‘청산’이 아닌, ‘회생’의 개념에 가깝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에서 파산관리인이 파견돼 예산집행을 사전협의하고 추가로 빚을 내는 것을 제한하는 등 자구 노력을 해나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선출직 자치단체장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지, 지자체의 행정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힌다. 해당 지자체의 반발을 의식한 듯한 설명이지만, 사실상 해당 지자체의 예산권과 일부 인사권을 포함한 자치권을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추진 중인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무분별한 공공사업 추진, 과시적 선심성 행사 등 방만한 지자체 재정 운영에 제동이 걸린다. 파산제가 도입되면 해당 부
1억4만여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국민 롯데 농협 등 3개 카드사에 대해 영업정지 등의 고강도 처방이 내려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일 고객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이들 카드사에게 ‘3개월 영업 정지’ 결정을 통보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14일 금융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제재방침을 확정하고 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중징계도 단행될 예정이다. 금감원이 개인정보관리에 대해 이들 3개 카드사를 특별 검사한 결과, 고객 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의 고객 정보 관리 부실도 추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카드사에 대한 영업정지는 2003년 삼성 LG 외환카드사에 2개월 간 신규 카드회원 모집을 정지시키는 중징계를 내린 이후 11년 만에 이뤄졌다. 신규 가입과 대출 업무뿐만 아니라 카드슈랑스와 여행업 등 부대업무까지 전면 금지돼 해당 카드사로서는 치명적인 징계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고강도의 처방이다. 금감원은 또 모든 업계 카드사와 은행·금융투자·보험·개인신용조회회사 및 대부업체 등 33개 금융회사에 대해 추가로 특별 현장검사를 벌이기로 했다.그러나 이 같은 징계로 정보유출에 대한 문제가 해결
어느 신부님이 죽어 하늘나라에 갔다. 하늘나라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앉아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주문을 받지 않자 “왜 주문을 받지 않느냐?”고 화를 냈다. 그러자 종업원이 “예 신부님, 여기는 셀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부님이 둘러보니 저쪽에는 주문도 받고 서빙도 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신부님은 “왜 저 사람들은 해주느냐?” 물었더니, 종업원은 “저 분들은 평신도들입니다. 신부님은 세상에서 대접을 많이 받고 살았으니 여기서는 셀프이고, 평신도들은 세상에서 많이 봉사했으니 여기선 대접 받습니다.” 그 말을 들은 신부님이 창피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그럼 얼마 전 돌아가신 교황님은 어디 계시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예, 교황님은 지금 배달 나가셨습니다.” 지인이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보내준 어느 주교님의 강론 내용이다. 이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나는 학교가 있다.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다보면 자주 학교를 방문한다. 그때마다 교장실에 들르게 되고, 그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을 알아보기 위해 교장실 뒤편에 붙
설이 지났다. 떡국을 먹었으니 한 살을 더하게 되고 자연스레 나이 듦이 몸으로 온다. 새해에는 아끼는 모든 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고 뜻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2014년은 6·4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었고 바야흐로 선거시기가 찾아왔다. 하여 올 한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6·4 지방선거와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여성의 정치참여, 성과는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이유는 현재 지나치게 낮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으로 인한 정치 분야에서의 성별 불균형 극복과 함께 부정부패와 무능으로 물든 기존 정치문화를 개혁하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전환에 여성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은 2000년 정치관계법을 개정하면서 여성후보 공천할당을 정당법에 명시하고 비례대표 50% 여성할당 강제 및 지역선출직 30% 여성할당 권고를 공직선거법에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오랜 기간 여성단체의 끈질긴 제도개선 운동과 여성 유권자들의 강력한 요구로 만들어진 성과물이다. 이후 꾸준한 제도개선 요구를 통해 여성
지금 대학들은 비상 상태다. 교육부가 구조개혁의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이야기는 벌써 10년을 넘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대학구조개혁방안을 내놓지만 실제로 문을 닫은 대학은 불과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엄포에 불과한 개혁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의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설립된 대학을 교육부가 마음대로 없앤다는 것 자체가 모순덩어리다.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새로운 대학 구조조정 안을 발표하자 대학가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술렁거리고 있다. 교육부가 최근 내놓은 대학 구조조정 안은 전국 339개 대학(전문대포함)을 3년 주기로 3회씩 평가한 뒤 정량 및 정성평가를 통해 대학을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 등 5등급으로 나누어 최우수 등급을 제외한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말썽 많은 내신 등급제에 이어 대학도 돼지고기처럼 등급을 나누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또한 오는 2023년까지 모두 16만명의 대학 입학 정원을 감축시키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목표다. 목표를 정하지 않더라도 지금 대학들은 스스로 정원감축 계획을 세우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실
과거에 책을 낸다는 것은 문인이나 학자들, 언론인, 그리고 각계의 몇몇 전문가들이나 가능한 것이었다. 출판사들 역시 자존심을 내세우며 아무에게나 문호를 열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 한권을 갖는다는 것은 평생의 큰일이었고 사회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책 출판 후 갖는 행사가 출판기념회다. 예전엔 대개 저자가 속한 단체나 후배 동료들이 출판기념회 자리를 마련하고 관계자와 가까운 이들을 초청해 함께 축하했다. 그런데 어느 틈엔가 출판이 비록 대중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손쉬운 일이 됐다. 출판비만 있으면 누구나 저자가 된다. 일부 출판물은 전문작가의 대필이라는 비아냥이 들리긴 하지만. 요즘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 소식이 잦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기초단체장 출마자들은 잇달아 출판기념회 열고 얼굴 알리기에 바쁘다. 우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과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이 각각 ‘1시간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와 ‘나는 오늘도 도전을 꿈꾼다’를 펴내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원혜영 의원과 출마가 유력한 새누리당 박기춘 의원도 2월 중 출판기념회를 갖는다고 한다. 도지사뿐 아니라…
언제였던가! 대학 입학정원도 적고 수업료도 비쌌던 시절, 지방의 국립대학은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라디오를 통해 울려나오는 대학별 합격자 번호에 귀를 기울이며 초조해하기를 몇 번이던가! 합격자는 환희에 차서, 불합격자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대학 교정으로 달려가 다시 한 번 확인하곤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때부터인가 우후죽순처럼 대학이 생겨났다. 인적자원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지만 심해도 너무 심했다. 거의 대부분의 고교 졸업자들이 대학에 진학했다.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는 일도 학교에 찾아가 합격여부를 재확인하는 일도 없어졌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과 더불어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인 서울(in Seoul)’을 고집함에 따라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학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지방의 대학들은 한층 어려워졌다. 이제 지방 국립대학이나 유명 사학조차도 단지 지방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낱 인기 없는 대학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대학 입학정원과 고교 졸업자 수가 서서히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18년을 전환점(turning point)으로 고교
봄에 피는 꽃 중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꽃을 눈 속에 피는 매화(雪中梅)라 한다. 눈 속에서 핀다하여 다른 어떤 꽃보다도 文人佳客(문인가객)들의 詩적 주제로 등장되었고 사랑을 받아왔으며 가치 있는 꽃처럼 여겨왔다. 조선 후기 李裕元(이유원)은 시를 통해 눈 속에 피는 매화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는데 ‘사람들은 눈 속에 피는 설중매만 사랑한다(人愛雪中梅), 봄날에 피는 많은 다른 꽃들에게는 관심조차 없구나(不愛春日開), 꽃이란 때가 되면 알아 제때에 피는 것을(花則知其時), 사람들은 특별하게 피는 꽃만 가꾸려 하는구나(人則異其栽), 설중매가 아무리 다른 꽃보다 일찍 핀다고 하지만(早開頭百花), 봄날 따뜻한 기운은 때가 되면 돌아오게 되는 것을(香氣已自回), 사람들은 제철 아닌 향기만 좋다하고(人以非時香), 부질없이 빨리 꽃이 피기만을 재촉하고 있구나(徒事?鼓催), 하였다. 일찍 핀다는 것만으로, 눈 속에서 핀다는 것만으로 매화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지적하면서 사람이 남보다 먼저 영리하고 밝다고 해서 반드시 높이 올라 출세하거나 꼭 위대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글이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어떤 쪽에 심히 치우친다거나 조급한 마음에 서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