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이야기다. 강모연(송혜교)과 이야기를 나누던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군대에서 온 전화를 받고 병원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참 멋있다.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은 그게 뻥이란 걸 다 안다. 그러나 유시진 대위가 버스정류장에서 노선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모양 빠진다. 이런게 드라마의 판타지고 맛이다. ‘태양의 후예’ 대사도 유난히 맛깔스럽다. 첫 키스 이후 어색하게 만난 유시진 대위가 강모연에게 말한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 심쿵이다. 남자도 그러한데 이 대사를 듣는 여자 마음은 어떠할까? 그냥 그 한마디에 오진다. 연말 김건희 씨 기자회견 뒷맛이 여전히 개운치 못하다.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은 집에서 말하지 왜 국민에게….. 필자도 겸임교수다. 전임교수든 겸임교수든 그 일에 필요로 하는 덕목과 경력, 자질이 있어야 강단에 설 수 있다. 필요로 하는 부문이 모자라는데도 그렇게까지 그 자리가 절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치원 교사도 자격이 필요하다. 무자격자가 유치원 선생님 하면 법령위반이다. 남편 말로는 겸임교수는 시간강사라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고 변호한다. 두리뭉실 화법이 그 부분에선 확실하다. 그래 이게 공정이지. 듣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6일 ‘열린공감TV’에 출연하여, 이재명 후보가 살아남은 것은 현재 국내 기득권 미디어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20세기였다면 신문과 방송의 눈 밖에 난 정치인 살아남을 수 없었을 거라는 이야기다. 레거시미디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대중매체가 쇠락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약화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유 전 이사장이 지적했듯이 박근혜 씨는 그들의 비호로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씨는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국민의 힘 대선후보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직전 대통령을 만들었고, 현재 야당 대권후보를 쥐락펴락할 정도의 ‘약한 힘’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기득권 언론이 ‘낙선운동본부’를 자처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여당 대선후보가 되어 굳건하게 나아가고 있는 것은 이 후보의 강력한 대언론 전투력과 맷집, 투명성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이재명 후보는 험난했던 가정사나 개인 스타일과 관련하여 주류언론의 융단폭격을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검사사칭사건, 음주운전건, 친형강제입원사건, 총각사칭과 여배우 스캔들, 조
2022년 1월 10일 15시. 파리 8구 마들렌느 대성당. 프랑스 전 장관 뤽 페리(Luc Ferry), 작가 라파엘 앙토방(Raphaël Enthoven), 방송인 시릴 아누나(Cyril Hanouna) 등 프랑스의 유명인들과 유고슬라비아 엘렌느 공주 부부 등 해외인사, 그리고 익명의 프랑스인 1000여 명이 모였다. 보그다노프(Bogdanoff) 형제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방송인 보그다노프 이고르(Igor)와 보그다노프 그리슈카(Grichka). 이들은 일란성쌍둥이다. 바늘과 실처럼 항상 붙어 다녔던 그들. 영혼의 반쪽이었을까. 그리슈카가 코로나 19로 세상을 떠나자 이고르도 6일 만에 같은 길을 걸었다.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한 그들의 형상. 할리우드 배우 뺨치게 핸섬했었다. 그런 그들이 우주복을 입고 나타나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고 천체의 신비와 빅뱅, 외계인 등을 '땅 익스(Temps X)'에서 거침없이 보여주면 시청자들은 홀딱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인기는 이 프로를 10년간 장수케 했다. 그 덕에 과학과 공상과학(Science fiction)이라는 딱딱한 주제가 대중과 아주 친밀해졌다. 물론 이고르와 그리슈카는
“죽음의 숫자가 너무 많으니까 죽음은 무의미한 통계숫자처럼 일상화되어 아무런 충격이나 반성의 자료가 되지 못하고 이 사회는 본래부터 저러해서, 저러한 것이 이 사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훈 작가의 ‘빛과 어둠-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부쳐’ 글의 일부이다. 2018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사망 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 활동을 기록한 책 ‘김용균이라는 빛’을 발간하는 자리에서 작가가 소리내 읊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삶의 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생명의 안위보다 그 무엇도 앞세워 이야기할 수 없음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매년 공시하는 ‘안전경영책임보고서’를 보면 2016년 이후 2020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수는 총 39명이다. 이 중 1명은 본사(직영) 직원이지만 나머지는 ‘건설발주’로 구분했다. ‘하청’이 아니라 ‘발주’에 의한 사고사로 표시를 했다. 산재 사망사고 뉴스를 접하다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하청 혹은 협력업체라는 표현이다. 희생자 다수가 직영 직원이 아니기에 하청 업체 근로자, 협력사 직원, 하도급업체 노동
겸허함이 없는 자기완성은 불가능하다. “내가 이렇게 훌륭한데 더이상 무엇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건가.” 높아질수록 더욱 겸손하라. 많은 사람들이 높은 지위와 명예 속에 있지만 인생의 수수께끼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계시된다. 너무 어려운 것, 자신의 역량 이상의 것을 구해서는 안 된다.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진지하게 고찰하라. 자기에게 필요하지 않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지 말라. 지금도 그대 앞에는 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이 펼쳐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견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그러므로 있지 않은 지식을 자랑하지 마라. (전도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모욕을 당하고도 보복하지 않고 평온하게 그것을 참아 넘길 수
교육의 기초는 만유의 본원에 대한 관계를 수립하고, 그 관계에서 생기는 행동의 규범을 수립하는 일이다. 아동 교육에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아동은 그저 인류의 현재 상태에 맞춰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더 나은 상태,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더 나은 생활조건에 맞춰 교육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부모들은 현재의 세상에만 맞춰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을 미래의 더 나은 세상에 맞춰 교육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인류의 미래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칸트) 아이들에게 자기 내부의 신성을 자각시키는 일이야말로 그 부모와 교육자들의 가장 큰 의무라고 나는 생각한다. (채닝) 진정한 교육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선한 일을 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기쁨을 찾아내게 하는 것이다. 결백하고 정직할 뿐만 아니라, 결백과 정직을 사랑하게 하는 것이다. 정의에 어긋남이 없을 뿐만 아닐, 정의를 갈망하게 하는 것이다. (존 러스킨) 종교는 교육의 기초이다. 그런데도 현대 기독교에서는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어린이는 예리하기 때문에 그것을 꿰뚫어 보고, 그것들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르치는 사람들까지 신용하지 않는다. 마음이 갈
이번 대선에서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이 있다. 색깔론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캠페인도 확연히 퇴색되고 있다. 이 자리를 ‘젠더 이슈’나 ‘세대 갈등 문제’가 끼어들 기미는 있다. 선거 때만큼은 국민이 왕임을 실감한다. 응축됐던 민의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선거 진영은 이를 수렴해 어떤 형태로든 해결책을 내놓는다. 국가적 난제도 여론의 힘으로 해결되는 계기가 된다. 대통령 선거 후 6개월은 언론도 승리한 후보의 정책에 비판의 칼날을 유보한다.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다. 특정 집단은 표의 응집력을 발휘할 때 그 힘은 배가 된다. 투표율까지 높으면 그 힘은 태풍이 된다. 이번 대선에서 2030 유권자가 그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4월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이 세대의 위력적인 표심 때문이다. 이념이나 지역정서에 매몰되지 않은 이들의 선택은 초미의 관심사다. 이 세대만을 대상으로하는 여론조사까지 나오고 있다.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세대 갈등’이 아닌 ‘세대 여론’이 옳다. 안도하던 선거판에 난데없는 ‘멸공’ 불청객이 찾아왔다. 그것도 정치적 언사를 극도로 조심하는 국내 기업풍토에서 정용
어머니께서 7년째 병원신세를 지며 힘들게 사시다가 하늘나라로 돌아가셨다. 1935년생 88세, 미수(米壽)시다. 아들과 마지막 통화하시고 한 시간 뒤에 눈을 감으셨다. 나는 그 이틀 전 병원측의 협조로 어머니 곁에서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행운이었다. 임종의 도리도 지키기 힘든 시대다. 돌이켜보면, 아버지 돌아가신 뒤로 빠르고 현저하게 어머니의 체력이 약화되었다. 어머니는 마침내 혼자서 걸을 수 없어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야만 짧은 거리나마 어렵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화장실 출입이 고난도 프로젝트가 되었다. 최근에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식사나 자잘한 목적을 위하여 움직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기능이 전반적으로 제로로 향하는 마지막 시간이었다. 최근에는 구급차를 불러야할 응급상황이 빈발했다. 특히 승하차 과정이 정말 위태로웠다. 그 길고 험난한 시간을 동생이 24시간 보초병처럼 어머니를 보살폈다. 큰 상금이나 무공훈장을 준다고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사명을 자발적으로 감수한 그 아들에게 어머니는 큰 복을 주실 것이다. 그 특별한 보살핌이 자발적이지 않다면 이는 단지 억울한 희생이고 노예 노동일뿐이다. 이 미담을 세상이 알면 좋겠다는 생각
원장님 저 왔어요. 그녀의 목소리다. 워낙에 개원초부터 불편한 증상이 있으면 한의원에 가장 먼저 내원해 치료를 받는 그녀는 협심증이 있고 고혈압으로 양약을 복용 중이다, 오늘 신경을 좀 썼더니 가슴이 뻐근하고 답답하며 소화가 안되어 들렀다 한다, 지난 8월 말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에 가슴통증, 소화불량을 비롯한 허리와 무릎통증 등 증상이 심해지면서 아프고 힘들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서 내원했었는데 그때 침 치료받고 한약복용하고 해서 덕분에 다시 일을 하러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고마움을 전한다. 다만 아직도 가슴이 답답한 증상은 남아 있는데 치료받을 시간이 없어서 내원하지 못했는데 오늘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하러 가려다가 지난번에 나와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몸의 면역을 먼저 챙겨야겠다는 싶어 내원했다 한다. 2022년 1월 한의원의 풍경이다. 원래의 치료에 더해서 지난해 여름부터는 전신 또는 몸의 여러 부위의 통증, 저림, 무기력, 마비 등등 다양한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들을 마주하고 치료한다. 한의약을 적용하는 나라들의 풍경이 다양하다. 대략 90%에 가까운 양의사들이 한약을 직접 처방할 정도로 한약에 대한 선호도·신뢰도가 높은 일본에서 공개된 ‘키타
사람들에 대한 선의는 인간의 의무이다. 만일 우리가 선의로써 사람을 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이 된다. 아무리 비참하고 우스꽝스러운 사람일지라도, 우리는 그를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어떤 사람의 내부에도, 우리들 속에 살고 있는 것과 똑같은 영혼이 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때도, '그래, 세상에는 온갖 사람이 다 있게 마련이니까 참아야지' 하고 생각하라. 만일 우리가 그런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드러낸다면, 첫째로 우리는 옳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며, 둘째로 그들을 결사적인 싸움으로 유인하게 된다. 그가 어떤 사람일지라도 자기 자신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다면 불구대천의 원수로서 서로 싸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우리는 그가 현재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면 좀 더 잘해 줄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에게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사람이라도 선의로 대하며, 그에게 다른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쇼펜하우어) 악의 유혹에 빠진 사람을 잔인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 자신도 남에게 위로받은 적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