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정확히는 실체적 진실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부럽다는 것이다. 반면에 무서운 것은 많이 알고는 있으나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정확한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음 접한 잘못된 정보를 맹신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인지적 편견’이라고 한다. 처음 알게 된 내용이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믿으려는 현상이다. 주변에서 그런 인지적 편견 때문에 진실이 잘못에 묻혀 억울할 때가 많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세월이 약’이고 ‘사필귀정’이란다. 그런데 이것도 옛말이 돼 버렸다. 각종 정보매체와 SNS의 발달로 잘못하면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카더라’에 매장되기 십상이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명인들이 억울함을 자살로 극복하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게다. 북한이 불안하다. 고모부를 없앤 김정은의 잔혹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불안은 우리의 안보·평화와 직결된다. 7천만 민족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젊은이의 ‘욱’하는 성격
강한 질주 본능과 힘, 도약, 강인함을 상징해서인지는 몰라도 말(馬)과 관련된 사자성어가 매우 많다. 그리고 각오를 다지거나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독려의 표현으로 자주 사용된다. 그중 한마지로(汗馬之勞: 말이 땀투성이가 될 정도로 질주한다),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과 호시마주(虎視馬走: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보고 말처럼 힘차게 달린다), 마혁과시(馬革裹屍: 말가죽으로 자신의 몸을 싼다는 각오로 싸움터에 나간다) 등은 새해에 잘 어울린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곧잘 꼽아왔다. 올해는 이런 말의 해(갑오년: 甲午年)다. 특히 60년마다 돌아오는 청마(靑馬)의 해다. 기마(驥馬) 혹은 천리마라고 불리기도 하는 청마는 백마·흑마·적마·황마 등과 달리 상상 속의 동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청마를 좋아한다. 가장 진취적이고 활발하며 강인함과 행운, 성공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해서 청마의 해는 기운이 넘치고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도 갖게 됐다. 서양에서도 청마는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을 의미한다. 청마뿐만 아니라 모든 말은 건강, 남성성, 부, 풍요, 다산
초고도 정보화시대에 진입한 우리사회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이 되었다. 미디어 역사가 스마트폰 등장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정도로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꿔 놓았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채팅, 페이스북, 카카오톡,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실시간 소통 외에도 사진, 인터넷, 음악, 게임 등 온갖 일이 가능해지면서 다들 깨어있는 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스마트폰이 갖는 즉시성, 오락성, 사회성, 문화성으로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하며, 현대인은 점점 스마트폰 중독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햇빛이 비치면 그림자가 생기듯 스마트폰의 편리성 뒤에는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 하나가 ‘디지털 치매’ 현상으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이나 계산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부모형제의 전화번호, 노래가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내비게이션 없이는 길을 찾지 못한다. 이밖에도 권태, 외로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정보피로증후군, 악성댓글로 인한 사생활침해, 명예훼손,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손가락관절염, 목디스크, 안구건
/박노빈 개울가 낭떠러지여야만 굴을 파고 둥지를 튼다, 그 예쁜 물총새는. 절망에서 오색 꿈 깊이깊이 키운다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았다가 샘물이 도른도른 모여 흐르는 찬 개울물 박차고 물무늬 섬광을 물어 아이에게 준다 세속의 노래와 단절한 채 절망의 벽에서 새하얀 비단실 꿈으로 수천 번 동여맨 동안거의 유폐가 처절하여 어둡고 깊을수록 무지개빛 용오름을 뿜는다.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 : 김소월 시 <개여울>에서 파랑새목 물총새과에서 가장 작은 종(種)인 물총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번식하는 여름새이다. 이 시에 묘사돼 있듯이 물총새는 오색찬란한 색채를 자랑한다. 등은 진주빛 도는 청색과 선명한 녹색이다. 멱은 흰색이고 가슴과 배는 밤색이다. 목 측면에는 밤색과 흰색의 얼룩무늬가 있다. 부리는 검은색을 띠며, 기부는 붉은색, 다리는 진홍색이다. 이러한 물총새는 겨울이면 남쪽으로 날아가 월동한다. 이 시에서는 그런 물총새의 습성을 ‘동안거’로 묘사했는데,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얼마나 찬란한 색체를 뽐낼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 이는 인간의 인생사와 맞닿은 이치이기도 하다.…
최근 경기도에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에 의한 발전종합계획 제5차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되었다. 특별법은 미군부대 및 주변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개발제한으로 받았던 불이익을 감안해 반환지역을 공적으로 개발하여 이익을 주민들에게 환원하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으로, ‘발전종합계획’에 반영되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절차가 의제 처리되어 생략됨은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개발구역에 포함되는 주민들의 토지나 건물 등을 강제 수용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군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매우 형식적이고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제5차 변경안에 대한 추진계획이 마치 경쟁을 하듯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12월9일 공청회에 이어, 12월12일 신청확정을 하여, 12월13일 안전행정부로 사업승인신청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지역의 경우 도로, 상·하수도, 전기 등 기반시설이 이미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개발사업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지역이다. 졸속적인 추진절차 반면 이미 여러 지역에서 문제가 된 바가…
필자의 기억에 최초로 기차를 탄 것은 5살 때 아버지와 함께 대구에서 서울로 여행을 갔던 것이었다. 대구역을 출발해서 서울역까지 몇 시간이나 걸렸는지 모른다. 어린 마음에 마냥 즐거워하며 특급열차를 타고 아버지께서 사주시던 카스테라를 맛나게 먹은 기억은 지금도 내 뇌리에 또렷하다. 그리고 당시의 차창 밖 풍경들도 단편적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떠오른다. 이렇게 시작된 기차와 관련한 내 기억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로, 그리고 현재의 나에게 이르기까지 친근함과 향수 그리고 아련한 추억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리 동요에 기차길옆 오막살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동요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차에 친근감을 느끼고, 기차가 일상의 삶 속 깊이 들어와 있는 이웃이며, 친구이며, 동시에 없어서는 안 될 그 무엇으로 각인된다. 그렇다.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 그 이상의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것들이 흠뻑 배인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것이다. 철도와 우리 삶 사이의 감성적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은하철도999이다. 비록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지만 이 만화영화는 우리 삶 속의 철도에 대한 감성을 가장 깊은 곳까지 건드렸다. 그래서 온
2013년이 이제 모두 지나갔다. 2013년은 유난히 일들이 많았다. 매년 사건 사고가 많았던 것이 우리네 역사지만 올해는 유난했던 것 같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해가 거듭될수록 문제는 점점 더 많아지고 사안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올해의 가장 큰 사건은 국정원 대선 개입의혹 그리고 이석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역대 최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 노조 문제도 올해 10대 사건에 포함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들 사건은 정부의 갈등조정 기능을 의심하게 만들었다는 게 공통적이라는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만 해도 그렇다. 정부가 좀 더 일찍 적극적인 조정 역할만 했더라면 문제가 이 정도로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즉 적기에 정부가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하고, 적극적인 국정원 개혁 의지를 피력했더라면 이 문제가 대선불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지금도 국민들 중 상당수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가 현 정권의 정통성과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하면, 좀 더 일찍 그리고 적극적으로 국정원 개혁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제기했더라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한해의 마지막 날을 음력으로 섣달그믐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날은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아련한 추억의 속설도 갖고 있다. 때문에 소당(嘯堂) 김형수(金逈洙)는 이날을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서 “나이 더한 늙은이는 술로써 위안 삼고 눈썹 셀까 어린아이 밤새도록 잠 못 자네”라고 읊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해마다 섣달그믐이 되면 신하들이 왕에게 문안(問安)을 하고, 양반가에서는 조상을 모신 사당에 절을 하는 풍습도 있었다. 또 집안마다 웃어른을 찾아뵙고 묵은세배를 올렸고 친지들끼리 특산물을 주고받으면서 한 해의 끝을 뜻있게 마무리했다. 일반가정에서는 수세(守歲)라 하여 섣달그믐날 밤 사람들이 집에서 화롯가에 둘러앉아 아침이 되도록 자지 않았는데 새해에 복(福)을 받으려는 기원 성격이 짙었다. 때문에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잠을 잘 일이 아니라, 묵은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설계를 하려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교훈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요즘은 ‘제야의 종’을 울리는 것으로 가는 아쉬움과 새해에 거는 기대를 대신한다. 12월31일 밤 12시를 기해 33번을 타종하는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이 시는 곽재구 시인의 등단작이며, 아름다운 서정성이 빛나는 시이다. 이 시의 화자는 역이라는 공간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형상화하고 있다. ‘사평역’이 상징하는 바는 ‘삶의 도정’, 곧 길이다. ‘길&r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