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 정년이 보장되는 철밥통을 차지하기 위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도 공무원 사관학교라 불리는 학원으로 향할 정도로 인기직종이 되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렇지가 못해 대부분 쥐꼬리라 불리는 월급으로 생활했다. 사정은 군인들도 마찬가지여서 직업군인들도 대부분 시골집 셋방에 살았다. 우리 이웃에도 아무개 상사로 불리는 사람이 노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몇 년을 잘 지냈다. 그러나 밤새 안녕이라는 말처럼 초겨울 추위에 노모를 여의었다. 고향은 멀기도 하거니와 고향에 간들 장지 또한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친정아버지께서 예전에도 그와 같은 사람을 도와주신 것처럼 조금도 망설임 없이 묏자리를 내어 주셔서 장례를 무사히 치렀다. 며칠 후 두 내외가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고무신 한 켤레와 군용담배 한 보루를 드리며 부모님 같고 큰 형님처럼 모시겠다는 말을 하며 돌아갔다. 매서운 추위도 물러가고 산골 마을에도 봄이 왔다. 농촌의 봄은 꽃보다 먼저 병아리 장수가 온다. 집집마다 몇 마리씩 사서 처음에는 쌀쌀한 날씨라 라면박스 같은 데 넣어서 키우다 조금 자라면 닭장으로 옮겨 기르는데 어떤 집들은 그냥…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 빌게이츠가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갔다. 빌게이츠는 현재 “핵폐기물로 미국이 800년간 쓸 전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테라파워(Terra Power)라는 회사를 차리고 차세대 원전 개발에 열성을 쏟고 있다. 테라 파워는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를 지어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핵무기 확산 차단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2008년 설립됐다. 원자력 발전은 자연 속에 0.7%밖에 존재하지 않는 우라늄-235를 농축하여 연료로 쓴다. 99.3%를 차지하는 우라늄-238은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라늄-235 1g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 9드럼이나 석탄 3t을 연소했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와 비슷하다. 사용 후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플루토늄이 바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료가 된다. 만약 사용 후 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만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면, 더욱 싼 전력생산은 물론이고 핵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핵무기 확산까지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핵연료 재활용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빌게이츠의 테라파워 또한 4세대 원자로 기술에 큰 관심을 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자료를 지불한 스타로 기록되고 있다. 2011년 교통사고로 인해 알려진 외도사실 때문에 결혼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이혼 대가로 지불한 금액이 7억5천만 달러, 한화 약 9천200억원이었다. 당시 우즈의 재산이 1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됐는데, 무려 75%를 위자료로 내준 셈이다. 아직까지 이 기록을 깬 커플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불륜사실 이외에 성격차이로 이혼하면서 가장 많은 위자료를 지급한 사람은 영화배우 멜 깁슨이다. 2011년, 31년 동안 같이 산 아내 로빈 무어에게 재산의 절반인 4억2천500만 달러(약 6천10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했다. 멜 깁슨은 자신이 받게 될 연금 중 절반도 아내에게 양보했다. 슬하에 7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그들이 이혼을 막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팝스타 마돈나는 이혼하면서 남편에게 거액의 위자료를 준 여성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8년, 10년간 부부생활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무려 1천40억원을 남편 리치에게 주었다. 여성으로서는 최고금액이다. 우리나라 최고 이혼 위자료가 2009년 가수 박진영이 전 아내에게 지급한 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한편 미국 뉴저지, 코
국내 최대의 엘리트 스포츠 축제인 제94회 전국체육대회가 18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2002년 제주도에서 열린 제8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온 경기도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 12연패에 도전한다. 경기도 선수단은 17개 시·도 선수단 중 가장 많은 2천1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이중 선수는 1천568명(남자 968명, 여자 600명)이고 임원은 449명이다. 지난해 대구광역시 일원에서 열렸던 제93회 대회(1천985명) 때보다 32명 늘어났다. 이들 선수단은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달 가까이 각 종목별로 강화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단은 경기도의 12년 연속 정상 수성을 위해 나름대로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지만 예년처럼 신바람이 나진 못한 것 같다. 특히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 코치들은 강화훈련을 하면서도 불안감을 표출했다. 그 이유는 매년 지급되던 강화훈련비가 이번 전국체전을 앞두고는 5일 분밖에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체육회는 추경을 통해 강화훈련비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지난달 열릴 예정이던 추경이 도의회와 도 집행부 간의 갈등으로
오늘날 투표에 관한한 1인 1표와 무기명투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부재자투표의 일종인 우편투표만 유일하게 인정할 뿐 대리투표 등 기타 어떠한 간접투표도 허용치 않고 있다. 하지만 1890년대 벨기에에서는 이런 투표제도도 있었다. 한 선거구에 2년 이상 거주자에 2표, 3년 이상 거주자에게는 3표를 부여했다. 또 25세 이상에 2표, 30세 이상에 3표, 50세 이상에 5표를 주며, 미혼자에게 3표, 기혼자에게는 5표를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졸업자 1표, 중학교 졸업자 2표, 대학교 졸업자 3표를 허용했다. 선거인의 재산·교육·신분 및 그 밖의 조건에 따라 참정권을 부여한 복수투표제와 등급투표제가 그것이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과거로의 여행 같은 이야기지만 엄연히 존재했다. 요즘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 100선’ 선정 인터넷 투표에서 순위를 왜곡하기 위한 중복투표가 성행한 사실이 국감에서 드러났다. 투표수는 한 사람이 수회에서 수백회에 이르고 있다. 중복투표를 조장하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들이다. 자기 고장 관광지 순위를 높이기 위해 사람을 동원한 것이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경새재(본보…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치러낸 남양주시가 유감스럽게도 여러 가지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본보 17일자). 그 중 이석우 시장의 선거법 위반 건은 꽤 파장이 클 전망된다. 이 시장은 추석 직전 개당 20여만원 하는 갈비 세트를 600여만원어치 구입해 슬로푸드국제대회조직위원회 명의로 돌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선물은 지역주민, 시 홍보대사, 정치권 인사들에게 전달됐다 한다. 시장 측은 대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인사들에게 홍보 차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기도선관위는 지난 9일 이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서면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갈비 선물이 슬로푸드 정신과 어긋난다는 점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향토음식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아니다. 생산성의 이름으로 우리 삶의 존재방식을 왜곡하고, 환경과 경관을 파괴하는 문명을 인간적 방식으로 되돌리자는 운동이다. 슬로푸드는 그런 정신이 담긴 음식을 가리킨다.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시장이 선물했다는 갈비 세트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정신이 담겨 있지 않은 듯하다. 선물을 돌리기 전에 이 점을 깊이 짚어봤어야 한다. 지난 1~6일 치러진 슬로푸드 국제대회 자체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된다. 시의 자평
설비투자 자본재의 최대 수입국은 중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서 밝혀진 것으로 그 비중은 25.1%나 된다. 원래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이 설비투자 자본재의 최대 수입국이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22.5%, 미국은 13.5%, 독일은 11.1% 등이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중국산 수입은 전기·전자 부문이 69%로 절대적이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산 제품 수입의존도가 급상승함으로써 이대론 우리산업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해결방법은 기술경쟁력 뿐이다. 이와 관련해 신종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의 ‘한·중 분업구조 변화와 대응전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중 경쟁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 육성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취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부품소재 분야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신 위원은 중국의 생산 가능인구 감소 및 인건비 상승, 내수 진작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소비위주 성장 전략이 더해져 한·중 분업구조는 보완적 협력관계에서 치열한 경쟁관계로 변화 중이라는 것이다. 신 위원은 앞으로 한국이 살아남기…
나는 화부 /신동옥 시커먼 불덩어리를 품에 안으면 나의 기차는 당신을 싣고 간다 당신은 모자를 까꾸로 뒤집어쓰겠지 모가지를 플랫폼에 늘어뜨리겠지 기차가 가네? 아파 당신이 태어나 내뱉은 처음 두 마디 당신의 웃음이 차창을 투과해 미루나무 너설에 감긴다 아파 뒷모습으로 달리는 기차가 있고 그림자도 펄럭펄럭 서산을 넘어요 나는 화부 -신동옥 시집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문학동네 029 화부 앞에는 항상 불덩어리가 이글이글 타오른다. 불덩어리의 생리와 그로 인한 기차 움직임의 원리를 아는 사람이다. 본인이 화부임을 자처한다면 이는 분명 가슴이 뜨거운 남자이리라. ‘모자를 까꾸로 뒤집어써도, 모가지를 플랫폼에 늘어뜨려도’ 사랑하는 사람을 기차에 태우고 한없이 너그러운 남자, 한 여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태울 수 있는 남자, 아픈 사랑의 웃음으로 위안을 얻을 줄 아는 남자다. 불길을 유지해야 기차가 멈추지 않듯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듯 스스로를 화부라고 명명하는 자신감 넘치는 남자이다./성향숙 시인
필자의 유학시절을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아무래도 언어 문제였다. 말이나 글로 내 뜻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해 답답했던 기분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깜깜한 동굴 속을 헤매던 느낌으로 아직 남아있다. 한편으로는, 모국어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기회가 되기도 했다. 200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1차 유네스코 정기총회에서는 강대국 주도의 세계화로 위협받는 약소국가와 지역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을 채택했다. 서문에는 문화다양성이 “자연의 생태학적 다양성만큼이나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조건이며, 이를 보호하는 것은 윤리적인 책무이자 인간적인 세계화”라고 밝히고 있다. 또 본문 5조에서는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언어로, 특히 모국어로써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창조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모든 이들은 그들의 문화 정체성을 존중하는 질 높은 교육과 훈육을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문화생활에 참여하고 그들만의 문화적 관습을 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라고 명시했다. 모국어는 문화적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