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을 자주 찾는 오래된 수원 친구가 있다. 인문학을 전공한 교수도, 고서(古書)를 연구하는 전문가도 아닌데 헌책방을 좋아한다. 친구는 읽을 만한 책을 찾는 쏠쏠한 재미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필히 헌책방에 들러 2시간 정도를 그곳에 진열된 책들과 대화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책도 찾고 때론 읽기도 하며 맘에 들면 그 책을 구입, 친구들에게 권하고 선물도 한다. 임대업을 하는 친구의 서너평 정도 개인 사무실에 가면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들로 가득하다. 장르도 매우 다양하다. 헌책방이 수원 팔달로 남문 근처 한두 곳으로 줄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즐거워하는, 그야말로 헌책방 마니아다. 친구가 책을 구입하는 이유는 물론 읽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책에 대한 욕심은 크고 구입비용은 만만치 않고, 그래서 처음엔 헌책방을 선택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비록 신간은 아닐지라도 쌓아 놓거나 진열된 책을 뒤지다 보면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설레임’이 헌책방을 찾는 이유로 바뀐 것이다. 때문에 조금은 느려 보이지만 좀 더 인간적이고 정겨운 세상을 추구하는 친구의 이 같은 심성이 동반된 헌책방 책 고르기 취미를 나는 좋아한다. 주위에서 사라지는 헌책방 요즘…
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날이다. 그래서 방학을 하고 휴가와 피서를 떠난다. 그런데 방학이면 더욱 바빠지는 곳이 있다. 지역아동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방학이 시작되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은 센터에서 생활한다. 물론 방학이 아니어도 많은 시간을 센터에서 보낸다. 팔달희망지역아동센터는 수원여성회 부설로 올해 14년째를 맞이한다. 초창기 현재 교통우체국(전팔달동주민자치센터) 2층에 자리를 마련하여 운영하던 중 주민센터가 통합(팔달·남향·신안동)되면서 남창동에 독립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남창초, 신풍초, 연무초에 다니는 아동들이 찾아오고 있다. 재정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지역주민과 센터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그동안 많은 아이들이 센터를 이용했다. 문제는 공간의 열악함이다. 오래된 건물에 위치한 센터는 낙후되고 협소하여 여러 가지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계단을 오르면 30평 남짓한 공간에 20명이 채 안 되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자원봉사자들이 북적거리며 생활한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공간이다. 아랑곳 하지 않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생활지도며 미술치료로 정성껏 보살핌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내 신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 개발계획이 승인, 고시됨에 따라 인천항이 거듭 나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19일 본보 보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존 계획상 항만부지로만 돼 있어 개발이 불가능했던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 일부를 복합지원 용지로 개발할 수 있도록 승인을 했다는 것이다. 부지 규모는 67만3천620㎡다. 따라서 이곳에 추진할 계획인 물류단지와 복합 레저 문화단지의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신규 투자 유치, 일자리 및 부가가치 창출, 세원 발굴 등 인천지역을 넘어 국가경제적 차원에서도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진다. 특히 배후부지에 레저형 친수공간 조성이 가능케 됐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인천항 배후부지에 호텔을 비롯 휴양형 리조트, 한류 야외공연장 쇼핑·레저시설 등이 갖춰진다면 인천지역 내 각종 문화자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인천항은 관광객들이 항만 근처에서 하루 이상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변화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올해 인천항에 들어오는 크루즈선만 112항차이다. 크루즈에서 내리는 외국승객들은 내리자마자
좋아질 듯하다가 다시 악화됐던 남북관계에 화해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5개항의 합의서를 채택한 것이다. 사태 발생 후 133일 만이다. 한국전력, KT, 수자원공사로 구성된 남측 시설 점검팀이 17일과 19일 개성공단에 들어가 전력 통신 용수 환경 관련 시설을 점검했다. 그 결과, 4개월여 동안 멈춰 있던 개성공단의 기반시설이 대체로 양호해 재가동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한동안 대화를 거부하던 북측의 대화 재개 이유가 어떻든 남북관계가 긍정적 분위기로 돌아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남북관계는 계속 화해와 상생관계가 돼야 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남북 평화의 상징이자 협력의 보루였다. 개성공단 폐쇄나 금강산관광 중단은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결국 양측에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지난 몇 년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이를 말해준다. 따라서 이번 남북합의는 이런 현실을 잘 인식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한 결과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 통일이라는 역사적 대업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의 전례로 보아 쉽지는 않겠지만 파경과 전쟁의 위기를 부추기는 자존심 경쟁보다는 화
1968년 1월 21일 소위 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이라고 인구에 회자되는 사건은 대한민국의 현대 역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이 사건 이후 우리나라에는 향토예비군이 창설되었고, 군대에는 모든 장병들에게 유격훈련이 실시되었으며, 정부의 모든 기관이 참여하는 을지연습이 시작되었다. 그 외에도 이 사건이 초래한 크고 작은 많은 변화와 제도 개선이 이루어졌으나 그 중에서도 범정부적 차원에서 실시되는 을지연습은 그 의미가 중차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을지연습은 6·25와 같은 전쟁이 일어난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 놓고,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절차를 연습하는 훈련이다. 1968년 5월 11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주관 하에 그 해 7월에 ‘태극연습’이란 명칭으로 처음으로 실시하였으며 ‘을지연습’이란 명칭은 1969년부터 사용하였다. 그 후 군(軍)의 ‘프리덤가디언연습’과 통합하여 2008년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으로 명
수은주가 오르니 별별 수치가 다 올라간다. 날씨 때문에 이혼도 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더위에 ‘욱’해서 벌인 부부싸움이 119구급차에 실려 가고 이혼으로까지 이어진다니 살벌함마저 느낀다. 최근 지상파 방송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보도에 따르면 협의 이혼 신청 건수가 겨울보다 여름에 23%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올해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삼복더위 중 이혼상담이 201건이나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재미있는 것은 감정 격앙된 상태에서 무더워진 여름에 합의 이혼했다가 날씨가 선선해지면 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날씨가 감정적 판단을 이끌어냄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긴 하지만 평생을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부부 사이의 삭막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자아낸다. 이혼으로 이어지는 부부싸움으로 119구급차에 실려 가는 사례도 덩달아 증가해, 지난해 12월에는 50명대이던 숫자가 여름철인 지난 6월부터 8월 사이에는 100명대로 두 배를 넘어 섰다고 한다. 이용한 연령대는 40대가 40%로 가장 많고, 30대(27%), 50대(20%) 순으로 집계됐다. 사실 부부관계 만큼 얄궂은 게 없다. 만남의 행복과 헤어짐의…
부음 /이도윤 죽음은 이별이 아니라 지구의 멸망이다 한 생명에게 죽음은 결별이 아니라 비장한 폭발이다 한 개의 화산이 하늘과 만나는 일 그의 생애가 활자가 되고 한 순간에 신이 된다 엎드려라 곧 신이 될 사람들아 죽음이란 술 한 잔 비우는 일 건배하라 용암처럼 쩡 소리 솟구치게 오, 하늘 아래 이별은 없다 죽음을 알리는 일, 즉 부음이란 슬픔을 넘어 누군가에겐 땅이 꺼지는 사건이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죽음 이후의 그리움은 한없이 커진다. 그래서 그런가? 사별은 어떤 이별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넓게 생각하면 죽음은 진정한 이별이 아니다. 죽음은 영원히 산 자들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구심점이 되어 무덤으로, 집으로 모이도록 남은 자들을 조종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죽은 자들은 이미 ‘신이 되어’ 있다. 그들이 남긴 삶의 이력은 거짓이 없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면서 믿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신 아닌가? 이청준의 소설이 아니라도 죽음은 진정 축제다. 그러므로 독자들이여, ‘곧 신이 될 인간들이여’. 죽음 앞에서 술 한 잔 기울이며 ‘쩡 소리 솟구치게 건배하라&rsqu
한 동네에서 같은 해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어린이집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이 뒷바라지를 하면서 아이들이 친구가 되면서 엄마들도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다. 그 동안 아이들도 다 커서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하면서 서로 바쁘게 살다보니 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치맛바람 동창생 시절로 돌아가 대화는 줄줄 이어졌다. 그러다 우리 나이에 공동의 화제인 건강으로 얘기가 흘렀다. 갱년기 증상에 노화에 따른 여러 가지 증상과 치료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작년이 남편의 회갑이었는데 가족 여행을 하고 아이들의 제안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별세하신 시아버지 사진과 자기 남편의 사진을 한 자리에 놓고 대조해 보니 적어도 이십년 이상 차이가 나더라고 한다. 같은 회갑 사진이 아들은 육십 대의 얼굴인데 아버지는 아무리 보아도 팔십대 노인의 얼굴이었다는 말을 하며 지금은 그 때보다 사는 게 편하고 건강을 돌보며 특히 요즘에는 남자도 외모를 가꾸고 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설명은 나도 동조하기에 충분했다. 덧붙여 자기 집에서는 밥도 귀찮으면 외식을 자주 하고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멀리 가기도 하고 사고 싶은 물건은 좀 비용이 들더라도 구입하는 편이며 오가는 길에
최근 우리에게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남측은 지난 16일 적십자사 총재의 명의로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접촉을 오는 23일 판문점(평화의 집)에서 갖자고 제안했고, 이에 북측은 이틀 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이산가족상봉 실무회담을 금강산에서 갖자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과 북은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판문점과 금강산 중 어디에서 개최할 것이냐를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은 이산가족상봉행사 개최문제와 금강산관광사업 재개문제를 분리해 ‘판문점’에서, 북은 두 문제를 연계해 ‘금강산’에서 갖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서 벗어나 남과 북은 순수한 인도주의적, 동포애적 차원에서 이산가족문제의 해결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우선, 남과 북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이산가족들이 이산의 슬픔과 망향의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남북이산가족 중 대다수의 고령자들이 가족상봉의 한을 풀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있다. 예컨대 1988년 이후 국내의 이산가족상봉 신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