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팜티호아. 기억은 비를 타고 1968년 베트남으로 거슬러 오른다. 그해 2월 22일 한국군은 꽝남성 하미마을에 살던 주민 137명을 학살한다. 팜티호아 할머니는 당시 다섯 명의 가족을 잃고 자신도 수류탄에 두 발목이 잘린다. 가슴에 꼭 품고 있던 열 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은 총탄에, 그리고 임신중인 조카 며느리는 한국군에게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일을 당하고 결국 죽임 당한다. 가족을 불귀(不歸)의 객(客)으로 떠나 보낸 뒤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 살았던 할머니. 아름다웠던 삶을 지옥으로 바꾼 그 군인들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손을 언제나 따뜻하게 잡았다. 지난 3월 열린 하미마을 학살 45주기 위령제에 처음으로 한국 사람이 참가했다. 할머니는 그들에게도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사죄하는 젊은 마음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아무 죄도 없는 너희들이 뭐하자고 여기까지 왔어. 이 불쌍한 것들이 어째….”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넘는 성숙한 인격체, 그 자체다. “다시는 전쟁 같은 건 없어야지, 나 같은 사람 없어야지….” 할머니의 마지막 당부다. 베트남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죄송한 마음이 모여 비가
아마 우리들 중에 상처 없는 사람 없을 것이며, 그 상처 중 진실로 아픈 것들은 분명히 사람 때문에 생긴 것이리라. 그래서 사람들은 동물을 키우고 식물을 키우며 위안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이미 천만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하니 한마디로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배신을 모르고 모든 걸 내어놓고 충성하는 강아지를 키우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람을 따르던 강아지 중 상당수가 사람의 배신으로 길거리로 내던져지고 있으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전국 유기견 보호소로 접수되는 유기견 수를 따져보면 대략 8만 마리. 전문가들은 10만 마리가 넘는 유기견이 한 해에 발생된다고 추정하는데, 고작 10%만이 새 주인을 만나고 2만 마리는 공식적인 안락사로 삶을 마감하며, 나머지는 보신탕집에 팔려가거나 거리를 배회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언젠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광경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버리고 가서 섬에 남겨진 강아지들, 도저히 주인이 자신을 버렸다고 믿지 못하는 강아지들은 주인의 마지막 모습을 잊지 못해 배가 들어올 때마다 항구에 나가 주인이
요즘 문화체육관광부는 외국계 자본이 인천 영종도에 설립 신청한 카지노 심사를 놓고 매우 고민하는 모습이다.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호텔 등 복합리조트 조성을 추진 중인 리포-시저스는 지난 1월 문광부에 카지노 설립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일본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도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카지노호텔을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짓기 위해 지난 2월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문광부의 고민은 이러한 신청에 대해 이달 안에 가부(可否)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이다. 속사정은 다르지만, 외국자본 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 한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고민에 휩싸이긴 마찬가지다. 허가 여부에 따라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자유구역 내 초대형 개발프로젝트가 탄력을 받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일부 언론이 “영종도 카지노는 미국의 리포-시저스사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보도를 했다. 그러자 문광부는 곧바로 자료를 내고 “보도 내용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의 일방적 주장이다. 최종 결과는 6월에 열리는 사전심사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결정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뿐만 아니다. 서
사람꽃/고형렬 복숭아 꽃빛이 너무 아름답기로서니 사람꽃 아이만큼은 아름답지 않다네 모란꽃이 그토록 아름답다고는 해도 사람꽃 처녀만큼은 아름답지가 못하네 모두 할아버지들이 되어서 바라보게, 저 사람꽃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는가 뭇 나비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여도 잉어가 아름답다고 암만 쳐다보아도 아무런들 사람만큼은 되지 않는다네 사람만큼은 갖고 싶어지진 않는다네 나도 갖고 싶다. 그것도 사람을 사람꽃을,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꽃을 갖고 싶다는 시인의 말이 나는 복숭아꽃보다도 모란꽃보다도 연못을 유유히 헤엄치는 금빛잉어의 눈부심보다도 더욱 갖고 싶다. 사람에 부대끼고 미워하고 몸 떨다가도 사람은 끝내 사람인 것이다. 갖고 싶다. 나비처럼 날지는 못할지라도 사람꽃에 뜨거운 숨결로 내려앉아 긴 주둥이 들이밀고서 속삭이고 싶다. /조길성 시인
최근 정부와 한국전력, 지방자치단체가 올 여름 에너지 대란을 해결하기 위하여 앞 다투어 발표한 에너지절약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그 진실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이른 무더위만큼이나 매우 불편하다. 한국전력은 일반용·산업용 수요관리형 선택요금제(CPP 요금제)와 주거용 절전 포인트제를 발표하고, 지방자치단체는 20% 전기절약을 목표로 전력피크시간대(오후 2~5시) 전기사용 자제, 실내온도는 26℃(공공기관 28℃) 이상으로 유지,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선풍기 사용, 여름철 간편 복장,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기의 플러그 뽑기 등 주로 이벤트성 에너지절약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블랙아웃’은 전기사용량이 전기공급량을 초과하여 계통붕괴로 인한 대규모 정전사태를 말한다. 가정에서 가끔 발생하는 정전은 두꺼비집의 퓨즈를 교체하거나 차단기를 다시 정상화시키면 해결되지만, 계통붕괴에 의한 대규모 정전사태는 2003년 미국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것처럼 원상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도 하고 그 피해규모는 상상이며 연쇄적으로 2·3차의 피해를 유발한다. 올 여름 전기사용량이 사상최대치를 경신한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2011년 9월15일…
주유소에 휘발유 등 유류를 공급하는 저유소에 유증기 회수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사고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보도다. 본보 17일자 1면에 따르면 석유류 저장시설인 저유소가 설치·운영되고 있는 곳은 현재 전국에 35개소로, 이중 15개소만 유증기 회수설비가 의무 설치돼 있을 뿐 구리와 용인, 평택 등 경기도내 지역을 포함 20여개 저유소는 이 같은 시설이 전무한 상태라는 것이다. 휘발유 등 유류와 같은 위험물을 취급하는 시설일수록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니 이해가 안 간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임을 놓고 볼 때 지탄받아 마땅하다. 자동차나 탱크로리에 휘발유를 주유할 때 발생하는 유증기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로서 작은 정전기와 스파크에도 점화될 정도로 폭발성이 강하다. 재작년 수원과 화성에서 일어난 주유소 폭발사건도 이러한 유증기가 원인이었다. 특히 벤젠, 톨루엔 등 암을 유발시키는 독성물질도 함유하고 있어 인체에 매우 유해할 뿐만 아니라 햇빛과 반응하여 도심의 오존(O3) 농도를 증가시키는 주범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한국 환경공단이 작년 말까지 경기·인천지역을 포함 부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수원시지부가 지난 13일 이색적인 성명서를 발표했다. 윤성균 수원시 제1부시장을 도청으로 복귀시키라는 내용이다. 윤 제1부시장이 무슨 잘못을 해서 도청으로 돌려보내려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그게 아니다. 윤 제1부시장을 경기도 부지사로 영전시키기 위해 밀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수원시 공무원노조가 이런 성명서를 내놓게 됐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본보 17일자 1면 ‘정무부지사 부활’ 제하의 기사에 있다. 최근 도가 정치인을 부지사로 기용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수원시 공무원노조는 “수원시 재임 이후 부지사로의 영전 또한 관행화 되었음에도 시 행정 1부시장의 영전 소식보다는 경기도지사의 정무기능을 강화한다는 논리에 따라 정치인을 기용하겠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수원시 전 공직자의 사기를 고려해 경기도지사는 윤성균 부시장을 당장 경기도로 복귀시킬 것을 요구했다. 수원시공무원노조의 성명이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전에 먼저 김문수 지사의 판단이 옳은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도는 지난해 3월 ‘경제기능 활성화’를 위해 정무부지사의 명칭을 경제부지
한국여성의 전화는 최근 1983년부터 2012년까지 30년간 접수된 상담전화 78만6천165건에 대해 의미 있는 발표를 했다. 상담내용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정폭력이 39.1%(30만7천81건), 성폭력 16.4%(12만8천988건), 부부갈등 9.5%(7만4천730건), 법률 5.9%(4만6천606건), 가족문제 4.3%(3만3천779건), 기타 성매매, 이혼상담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통계를 보더라도 우리사회에 가정폭력과 성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게 만연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은 ‘가정안에서의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고 했고,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 역시 행동주의 관점보다 인지적 측면을 강조, 인간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모방함으로써 행동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만큼 가족구성원 중에서도 부모의 영향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흔히, 4대 사회악이라고 하는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의 발생원인도 크게 보면 가정의 기본질서의 붕괴에서 온다고 본다.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폭력은 대물림되고 종내 문제아가 되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음은 이미 알려져 있다. 또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