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제 꿈은 아버지처럼 멋있고 늠름한 경찰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은 그렇게 순탄치 않았습니다. 제가 13살이 되던 해, 어느 날 아버지께서는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음주운전을 하셨고,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오던 승합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사고로 어머니께서는 삶을 달리 하셨습니다. 그 사고 후, 아버지는 머리를 크게 다치셔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지만 주변 경찰 동료 분들의 도움으로 계속해서 경찰관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그토록 동경하던 경찰관이 되었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교통외근 부서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교통사고로 인하여 큰 아픔을 겪어본 저에게 가장 적합한 부서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로 무고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한 가정의 행복을 제가 지켜낸다고 생각하면, 무덥고 벌레가 득실거리는 여름철도, 폭우로 인해 우비를 뚫고 젖어든 빗물에 속옷까지 젖으며 고생하는 장마철도, 코끝 찡하고 매서운 추위로 발끝의 감각이 무뎌지는 겨울마저도 저에게는 모두 행복으로 느껴집니다. 저희 교통경찰관들은 ‘교통으로 인
‘원터치 SOS 서비스’는 위기상황에 처한 신고자가 112가 저장된 휴대폰 단축키를 누르거나 112로 직접 신고할 경우 신고자의 인적사항과 위치를 112종합상황실에서 자동 파악하는 신개념 사회안전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는 안전행정부와 경찰청이 2011년 4월 서비스 시범사업을 개시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시해오다 지난해 1월1일 전국으로 확대됐다.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총 78만여명이 가입돼 있고, 모든 여성과 19세 미만의 남성이면 가입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한 여성의 경우 지난해 9월쯤 경찰은 위급상황을 알리는 원터치 SOS를 작동해 접수된 기지국 인근 지역을 수색, 범죄 피해 직전의 여성을 구하고 범인을 검거한 사례가 있다. 원터치 SOS 서비스 이전의 경우 신고가 접수되면 통상 통신수라는 절차를 거치게 돼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원터치 SOS 서비스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청소년의 든든한 안전지킴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서비스 시행 3년을 맞으면서 서비스 기능이 원터치 SOS 서비스 이전과 같이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등 굽은 그늘 /윤승천 열 네 살쯤에 척박한 뒤뜰에 살 수 있을까 하며 심어놓은 나무가 내가 저를 잊은 지도 수 십 년이* 되었는데도 그 때 그 자리에서 뒤틀리고 옹이 투성인 채로 모두 떠난 빈 집에 등 굽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윤승천 시집 한어동에서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꺾꽂이를 배우고 집으로 돌아온 날 우리 집 담 아래에다 셀 수 없이 많은 사철나무 꺾꽂이를 했다. 그것이 조금씩 자라는 줄 알았는데 대학교를 외지에서 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사철나무는 내 키를 넘고 무성해져 더군다나 사철나무 속에다가 박새는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기도 했다. 사철나무는 꺾꽂이해 준 나를 기다렸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방에서 두런거리는 내 목소리에 사철나무는 마음 설레기도 했을 것이다. 내가 자주 둘러보고 그늘 아래 서 보고 애정을 쏟던 사철나무는 그 때 나의 반려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등 굽은 그늘이 등 굽은 그리움, 등 굽은 기다림으로 읽혀지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멋진 시를 윤승천 시인이 보여주었기에 가능하다. 시는 이처럼 공감대를 형성해 감동 깊은 세계로 우리를 끝없이 이끌어가기도 한다. /김왕노 시인
알코올성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소량 마실 뿐인데도 다른 원인 없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처럼 간 내 지방 침착을 보이는 질환으로, 간 내 과도한 지방 축적만이 있는 단순 지방간에서부터 간세포 염증이 심화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및 간경병증에 이르는 질환군을 말합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서구에서는 약 20~30% 유병률을 보이면서 간성 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도 16~33%의 유병률을 보고하였는데, 비만과 당뇨병이 증가하면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임상경과로 간세포 손상이 없는 가벼운 지방간과 간세포 손상이 심하고 염증이 지속되는 지방간염, 일부 환자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진행성 간경변증이 생기는 경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단순 지방간에서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에는 비만, 당뇨병 등과 관련이 있고 지방간염이 있는 상태에서 간경변증으로의 진행률은 10년에 5%에서 많게는 20%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원인 미상의 간경변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주되며 일단 간경병증으로 진행하면 간암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요한다고 하겠습니다. 과체중 혹은 복부비만이…
삶을 살아가는데 예고되지 않은 어려움이 닥치는 게 우리 인생사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기라도 하면 당황해 하고 애태운다. 이럴 때는 으레 생활이 뒤죽박죽되게 마련이다. 심하면 얽힌 생활마저 중간이 잘려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그 단면 속에 왜 그리 복잡한 내용들이 많은지에 대해서도 놀라게 된다. 어려움에 이어 오는 게 불안과 걱정 근심이다. 이런 것들이 오래 되면 두려움과 우울함으로 이어지고 마음엔 부정적 감정의 찌꺼기들이 지속적으로 쌓여 마치 커져버린 눈덩이처럼 치우기도 힘들다. 잊고 살아온 어려움이 닥쳐 내게 근심과 걱정이 시작된 것은 지난주 화요일 출근하자마자 한통의 전화를 받으면서였다. “정준성씨 맞습니까.” “무슨 일이시죠.” “119구급대원인데요. 한유순씨 아시죠.” “네 제 어머닌데요.” “지금 수원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 모시고 왔는데 접수와 처치를 하려면 주민번호가 필요해서요. 번호가 어떻게 되죠.” 덜컥 걱정이 앞서 버벅거리다 간신히 불러준 후 “어디가 다
1920년대 유성영화(有聲映畵)에 환멸을 느낀 그는 무성영화(無聲映畵)로 전향한다. 이후 ‘시티 라이트(1931)’, ‘모던 타임스(1936)’, ‘위대한 독재자(1940)’ 등을 발표한다. 1972년 아카데미상은 그에게 ‘지난 세기 동안 헤아릴 수 없는 기법들이 후대 영화 예술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로 공로상을 수여한다. 찰스 스펜서 ‘찰리 채플린’ 경(Sir Charles Spencer ‘Charlie Chaplin’) 이야기다. 그의 전향은 소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깨인 사람의 피어린 고행의 하나겠다. 이처럼 유성(有聲)이 아닌 무성(無聲)으로 경지에 이르려는 예는 많다. 불가(佛家)의 선종(禪宗)이 대표적이다. 선가(禪家)에서는 교가(敎家) 사람들이 경론(經論)의 문자와 교설(敎說)만을 우선시 한다고 생각했다. 하여, 불교의 참 정신을 잃었다고 판단했다. 정법(正法)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以心傳心) 것이니, 문자가 아닌 체험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를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하고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
김 훈 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학창시절부터 적십자 활동 나눔·봉사 가치관 확립 수원예총 회장직 등 맡아 지역 원로 왕성한 활동 이어져 기본 가장 중요하게 여겨 취임 후 가장 먼저 간 곳 사옥 지하 구호물자 창고 회비 사용처 알릴 방안 모색 도내 시·군 100번 이상 방문 적극적 행보, 지사 변화 이끌어 회비 전하는 곳 어디든 갈 준비 봉사가 기본인 적십자 이념 1250만 도민과 공유 최선 “봉사를 하면 상대방이 풍요롭고, 나는 잃는 것 없이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김훈동(69)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은 ‘봉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덧붙여 김 회장은 “삶의 가치를 더해주는 일인 봉사, 이런 봉사를 구현하는 조직에 몸담을 수 있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인생의 후반기 들어 적십자사와 다시 연을 맺을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2013년 11월 4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이하 적십자경기지사)의 일원으로 발을 내딛은 김훈동 회장은 회장실 보다 사옥 지하의 구호물자 보관창고를 먼저 찾아갔다. 김 회장은 “적십자는 봉사
풋고추 한 개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귤의 네 배나 된다. 풋고추가 익어가면서 새빨갛게 바뀌는 것은 붉은색인 캡산틴(capsanthin)이란 색소가 생겨나서다. 고추가 매운맛을 내는 까닭은 고추의 속명에서 따온 캡사이신(capsaicin)이란 물질 때문이다. 사실 고추의 매운맛은 통증으로 느끼는, 다시 말해 구강 점막을 자극할 때 느끼는 타고 아픈 듯한 통증이다. 그래서 통각이라고도 부른다. 고추가 매운맛을 내는 또 다른 이유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 다른 미생물이나 곤충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자기방어물질’인 것이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과 삼국시대라는 두 설이 있으나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다. 유래가 무엇이든 고추는 풀이 아니라 가지과 나무다. 고추농사는 ‘거저 얻는 것 없다’고 할 정도로 보긴 쉬워도 웬만한 정성과 노력 없이는 재배가 어렵다. 큰 고추 하나에 씨앗은 150여개쯤 들었다고 한다. 한 그루에 70~80개의 고추가 달리니, 그루당 1만1천여개의 씨앗이 생긴 셈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아들을 낳으면 다산(多産)의 상징 고추를 금줄에
사냥 /이시영 빙하가 둥둥 떠다니는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드제도의 한 섬, 굶주림을 참지 못한 북극곰이 동족의 새끼를 사냥하여 물고 가다가 뒤를 슬쩍 돌아다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너무 일찍 녹아 먹잇감인 연어와 바다표범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란다. 인류의 공멸 이전에 자연의 붕괴가 먼저 시작되는 것인가? 눈밭에 점점이 흩어진 어린 곰의 피가 꽃처럼 붉다. -웹진「시인광장」 피 비린내가 갈수록 진동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동족을 사냥한 기억으로 우리는 인간을 버텨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각박해서 누군가 쓰러져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의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아비가 아들을 물고 아들이 아비를 물고, 세상은 아비규환이 되어 더 이상 삶의 본능이 평화라는 것을 기억할 수 없도록. 모두가 지치고 힘들어 하다가 결국 제 동족을, 급기야 제 살을 물어뜯으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을 감고 분별없이 저만이 온전한 존재인 것처럼 독식과 경쟁만이 힘의 결정인 듯 서로를 할퀴며 마음을 무너뜨리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빙하가 녹아 더 이상 먹이가 없어진 북극곰이 동족의 새끼를 물고 가다가 뒤를 슬쩍 돌아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