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참으로 기분 좋게 하는 말이다. 공짜가 생기면 왠지 남다른 혜택을 받은 것 같아서일까. 며칠 전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바꿔주는 행사를 한다며 딸아이가 아직 쓸 만한 전화를 새것으로 바꾸고 즐거워한다. 요모조모 따져보니 그리 큰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우선 공짜로 준다는 말에 현혹된 것이다. 이런 아이를 타박하면서 나 또한 공짜에 자유롭지 못함을 느낀다. 대형마트에서 하나 더하기 하나 행사를 하는 상품이 있으면 대부분 손길이 간다. 특히 공산품의 경우에는 아직 충분히 사용할 양이 남아 있어도 몇 개씩 사다 쌓는다. 아무래도 행사상품은 저렴한 데 반해 필요해서 제값을 다 주고 사면 바가지를 쓴 듯 조금은 억울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식품코너에서 시식을 권하면 못 이기는 척 먹어보고 그냥 돌아서기가 멋쩍어 사게 되고, 특히 반짝 세일하는 코너는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쇼핑 목록에 들어있지 않아도,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어도 욕심을 낸다. 이러다보니 재래시장에서는 몇 만원어치만 사도 일주일 부식이 충분한데 대형마트는 십만원을 훌쩍 넘기고도 다음날 아침상에 올릴 것이 마땅찮다. 풍요속의 빈곤이랄까. 그런 줄 뻔히 알면서도 재래시장보다는 대형마트를 찾
폭리와 거품 감춘 통신요금 통신3사가 유심(USIM) 칩 폭리를 통해 2천억원쯤 챙겼단다. 5천원도 안 되는 칩을 소비자에게는 8천800~9천800원에 팔았다는 것이다. 곱장사다. 이를 밝혀낸 김기현 의원(새누리당) 말대로 적정수준 인하가 절실하다. 이뤄질까? 대한민국 통신비가 비싼 건 세계가 다 안다. 10년째 OECD 최고수준이라고 한다. 통계청이 밝힌 가구당 평균 통신비 지출액은 16만원. 그러나 체감 수준은 이보다 훨씬 높다. 4인 가구라면 한 달 20만원은 가볍게 넘어가기 일쑤다. 20대 자녀를 둔 집이라면 30만원도 쉽게 넘어간다. 매달 꼬박꼬박 통신비를 내고 있지만 속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TV를 켜면 CF 2건 가운데 1건 꼴로 스마트폰을 선전한다. 통신3사 광고가 잇따라 나오는 경우도 있다. 저 많은 광고비가 내 요금에 포함된 거 맞지? 통신요금 체계를 제대로 알고 있는 소비자는 없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폭리고, 거품일까? 유심 폭리만 하더라도 미래창조과학부가 밝힌 게 아니라 국회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로 밝혀냈다. 못마땅하다. 관할 정부 부처는 도대체 뭐하고 있었나? 국민 편이야, 업자 편이야? 최근 불거진 무선전화기 건도
라틴어 탁사(TAXA)는 무언가를 평가하거나 부담을 지울 때 사용되는 말이다. 택시(TAXI)와 세금을 의미하는 텍스(TAX)는 여기서 유래했다. 1880년대 미국에선 택시를 택시캡(Taxi cab)으로 불렀다. 요금을 부과하는 택시와 마차가 이끄는 탈것을 의미하는 캡(Cab)이 합쳐져 생성된 단어다. 지금도 미국과 영국에서는 택시라 부르지 않고 옐로캡, 블랙캡으로 부르는 이유도 이같은 연유다. 초창기에는 이동시간으로 요금을 부과했다. 거리 측정 방식이 없어 시계를 걸어 두고 이동에 걸린 시간으로 계산했다. 즉 1분에 얼마 하는 식이다. 그러다 1891년 독일인 빌헬름 부룬이 이동하는 거리만큼 연료사용량이 달라지는 것에 착안해 바퀴의 회전속도로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인 택시미터(Taxi Meter)를 만들면서 요금 체계가 거리 단위로 바뀌었다. 1912년 4월 이봉래라는 사람은 일본인 2명과 함께 ‘포드T형’ 승용차 2대를 도입, 서울에서 시간제로 임대영업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첫 영업용택시다. 이 땅에 자동차가 들어온 지 9년 만이다. 그 후 1919년 일본인 노무라 겐조가 최초의 택시회사 경성택시를, 1921년엔 조봉승이 조선인 최초로 종로택시회사를 설립하
경기도가 마련한 ‘독거노인 수호천사’ 종합대책이란 게 있다. 작년 12월 발표한 대책인데 소득의 양극화와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생활 곤란 등 보호를 요하는 홀몸노인이 급증함에 따라 보호대책을 수립, 안정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종합대책 주요 내용은 ▲홀몸노인 실태 전수조사 ▲홀몸노인 종합지원센터 설치 ▲홀몸노인 일자리사업 확대 ▲홀몸노인 집수리 지원 등이다. 그러나 도의 심각한 재정난으로 집행예산이 없어 대부분 무산되거나 다른 사업에 포함돼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 계획의 시스템 통합관리와 상담·콜센터 운영, 시·군 센터지원, 교육, 주요사례 관리 해결 등의 역할을 맡을 예정인 총괄센터 독거노인 종합지원센터는 예산이 없어 추진조차 못하고 있단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버택배사업도 예산이 없어 무산됐다. 홀몸노인 집수리 지원 사업은 이미 추진 중인 한부모가정 및 차상위계층을 위한 무한돌봄 집수리 사업에 편성됐다. 이 사업의 예산은 10억원이지만 사업 대상이 장애인·소년소녀가장까지 확대돼 실효성에 의문이 생긴다. 홀몸노인 실태 전수조사 상황도 좋지는 않다는 보도(본보 9일자 1면)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도내 홀몸노인
수원 장안문 일대가 전통문화특구로 조성된다는 소식이 눈길을 끈다. 이 지역이 낙후성도 벗고, 공간적 특성도 살려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차로 내년 6월까지 지어질 전통교육 예절관과 전통식생활체험관이 특구를 선도하게 될 듯하다. 이어 시가 구상 중인 궁중문화체험관과 한옥체험관(게스트하우스)이 들어서면 일단 교육과 체험을 위한 기본 골격은 갖춰질 것이다. 장안문에 인접한 농협 북문지점을 한옥 형태로 고쳐짓는다는 계획도 좋다. 연간 20채씩 한옥 신축을 지원한다는 구상도 나쁘지 않다. 세계문화유산 화성복원사업, 행궁동 일대 마을만들기, 생태교통 수원 2013의 성과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우선 발상이 평이하다. 교육장이나 체험관은 전통문화를 이야기하는 곳 어디에서나 가장 먼저 제기되는 아이템이다. 이들 시설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누구나 다 하는 건축사업 판을 또 벌이는 게 아닌가 하는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다. 이곳만의 특색 있는 예절교육, 식생활체험, 궁중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저 그런 건축사업에 시 예산만 낭비하고 마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한옥 형태로 전통을 가시화하는 것은 좋지만 건물부터…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은 1961년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서양의 대학은 물론이고, 길지 않은 우리나라 대학에 비춰도 비교적 신생 대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도 이 대학은 영화, 음악, 미술 등의 분야에서 최고를 다투는 전문 교육기관이 되었다. 그 성취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설립자의 교육철학이 큰 기여를 했다. 이 대학을 설립한 주체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디즈니 재단이다. 물론 이 대학의 성숙에도 우여곡절은 있다. 애니메이션의 선구자로 큰 부를 쌓은 디즈니 집안에서는 부의 사회 환원과 함께 애니메이션 분야의 지속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대학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재정적 후원자로만 남고, 대학운영은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하였다. 이 뜻에 따라 대학 설립의 책임을 짊어진 사람들은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고자 널리 인재를 구했다. 문제는 그렇게 모인 인재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기 분야에서 능력은 뛰어나나 온갖 말썽꾸러기들이 다 모이게 된 것이다. 그들을 모은 설립 책임자들조차 걱정을 할 정도였다. 이런 사정은 디즈니 측에 고스란히 전해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집안
팔달공고에서 2010년 교명 변경 올 첫 졸업생 취업률 100% 육박 대기업·유망 中企 기술인력 취업 도내 최고 명문고 대열 합류 80여명 교직원 뭉쳐 놀라운 성과 현 수 교장 기업 대표들 찾아 발품 골프연습장까지 쫓아가 요청 결실 삼성전자·협성회 등 업무협약도 학생들 글로벌 리더 성장 자부 매년 전교생 국토순례 ‘걸·만·세’ 이해심 기르는 정규과목 ‘연극’ 등 전인교육 바탕으로 기술인 육성 “우리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100%에 가까운 취업률 보다는 사람이 우선시되는 기술인을 길러내는 인성교육에 있습니다.” 전국 최고의 취업률로 이제는 수원시를 넘어 경기도의 자랑거리가 된 수원하이텍고등학교의 현수(57·사진) 교장이 밝힌 이 학교의 교육방향이다. 수원하이텍고등학교는 지난 2009년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기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국가정책에 따라 전국 21개 학교가 지정된 ‘마이스터고등학교’라는 새로운 개념의 학교다. 신도시로 조성된 수원시 영통구 한켠에서 주민들로부터 괄시를 받았던 팔달공업고등학교가 마이스
지난 4일, 제18대 한신대학교 채수일 총장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식에는 허영길 이사장, 인도네시아 마라나타 크리스천대학 총장 펠릭스 카심 박사, 성공회대학교 총장 이정구 박사를 비롯한 안민석 국회의원 등 지역인사들이 참석했다. 한신대는 필자의 고향이자 문학의 지평을 넓혀준 곳이다. 황지우·최두석 시인, 임철우·최수철 소설가, 유문선·서영채 문학평론가, 주인석 작가 등 우리나라 대표 작가들이 교수로 있는 대학이다. 그 교수님들에게 ‘자장면 같은 글을 쓰지 말라’는 당부와 채찍을 받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면 부끄러운 자화상을 그리게 된다. 채 총장은 73년 전에 한신대를 처음 세우고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와 영광을 돌렸다. 또 17대 총장으로 활동하면서 바쁘게 지내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한 소회도 피력했고, 부족한 지도력에도 학교를 위해 함께 고생해온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연임한 채 총장은 4년 전 17대 총장 취임사를 다시 살펴보았다고 한다. 말만 거창했지 별로 한 일이 없는데, 새로운 약속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 이야기
교감(交感) /이승하 내가 잠든 하룻밤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새로 태어나 빛을 발하는지 헤아리지 못하는 내 혼은 너무 곤궁하구나 내가 노동한 하루 낮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숨져 우주의 한 공간이 어두워졌는지 헤아리지 못하는 내 몸은 너무 빈약하구나 보이는 별과 보이지 않는 별이 말한다. 네 몸은 한 줄기 바람일 뿐, 여기서 부는 미풍과 훈풍과 태풍이 다 바람일 뿐. 지상의 생명은 다 같이 유한하여 사시사철 바람을 감지할 수 있지. 바람 앞에 다 같이 흔들려야 하지. -시집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세계사, 1992) 1992년 서른, 결혼하던 해 필자가 만난 이승하 시집 ‘욥의 슬픔’은 오랫동안 질문에 질문을 더하는 편지였다. 시인의 슬픔인지 나의 슬픔인지 알 수 없는 슬픔의 혼돈은 시인과 나의 ‘교감(交感)’으로 남게 되었다. 많은 인생들이 자기만의 울타리에서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자신이 잠든 하룻밤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새로 태어나 빛을 발하는지, 헤아리지도 못하는 우리 인생의 빈약함을 노래하는 시다. 지상의 생명은 다 같이 유한하여 사시사철 바람을 감지할 수 있지만 바람 앞에 다 흔들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