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육체를 탐한 재벌과 그들의 재력을 탐한 젊음이 공모한 더티 판타지(Dirty fantasy). 재벌가의 뒷 이야기를 파격적으로 그린 영화 ‘하녀(2010)’로 전도연을 칸의 여왕에 등극시킨 임상수 감독이 지난해 세상에 던진 영화 ‘돈의 맛’에 대한 감상이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씁쓸했던 기억이 아직도 오롯하다. 재벌에 대한 환상따위야 이미 개에게 줘 버린지 오래지만, 탐욕의 정점이 육체를 포함한 쾌락에 집중되는 구도는 아니올씨다, 였다. 욕망을 미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에라이.’ ‘돈의 맛’의 인물 대강은 이렇다.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 扮)’과 돈에 중독돼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회장(백윤식 扮)’.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 扮)’. 감독은 이들이 벌이는 돈에 의한, 돈을 위한, 돈의 인생을 권력과 욕정, 집착 등을 섞어 여러 겹의 데칼코마니로 그려냈다.
강변역 /이상국 강변역 물품보관소 옆 벽에는 밤눈*이라는 시가 걸려 있다 추운 노천역에서 가난한 연인들이 서로의 바깥이 되어주고 싶다는 시다 나는 그 시 때문에 볼일이 없는데도 더러 거기로 갔다 바깥이란 말 때문이었다 내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그 시의 바깥에 오래 서 있고는 했다 출처 - 이상국, 『창작과비평』2013년 봄호 세상살이에 떠밀려 방향 감각을 잃고 혼란스러울 때 “내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일부러 “강변역”을 찾아간다. 그리고 서로의 바깥이 돼 주고 싶어 하는 연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시의 바깥에 선다. 여기에는 시를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과 시 속의 연인들의 사랑을 고이 품고자 하는 겹의 의미가 담겨 있다. 시의 형태도 행과 행 사이에 여백을 두어 그 여백이 시 한행 한행을 감싸주고 있는 형국이다. 강변역은 「밤눈」이라는 시를 품고, 그 바깥에는 강물이 강변역을 품으며 흐르고, 그 바깥에는…. 이렇게 세상은 무수한 ‘바깥’들로 이루어져 있다. 까도 까도 껍질뿐인 양파처럼. 무수한 바깥들이 삶을, 세상을, 역사를, 만들어 간다.
수원 권선동에 위치한 화홍고등학교는 지난 1999년 개교해 올해로 14년째를 맞아 ‘잎처럼 꽃처럼 열매를 위하여’라는 교훈으로 학생들 스스로 자존감을 깨우치고 자기주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해마다 인근 지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며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기본 교과교육은 물론 인성교육과 함께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급까지 운영하며 참된 교육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화홍고가 펼치고 있는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을 들여다 본다.<편집자 주> ▲ 꿈을 현실로, ‘변화와 도전! 화홍인의 Dream Up!’ 화홍고는 갓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을 위해 매년 초 ‘변화와 도전! 화홍인의 Dream Up!’ 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각 반 담임교사가 주도적으로 학생들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한 뒤 만남의 시간부터 대입성공 전략과 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를 실시한다. 또 LCSI(종합성격검사)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해 본인 유형의 성격과 특성을 확인하고 다른 성격의 친구들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지내는 방법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양곡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OECD 국가 평균 83%를 크게 밑도는 22.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전체 곡물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쌀의 자급률이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105% 수준이었으나 2011년에는 83%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더욱이 2012년에는 두 번의 태풍으로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22만t가량 줄어든 407만t으로 집계되면서 식량자급률은 더욱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총 곡물 수요량이 연간 1천900만t 정도 되므로 곡물자급률을 5%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100만t의 추가 생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농경지의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 도로나 택지 등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작물별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절실하다. 단기대책으로는 국내에서 생산기반이 가장 잘 조성된 쌀의 자급률 유지가 필요하다. 쌀 자급률을 정부의 목표치인 98% 수준으로 유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약 4% 증가된다. 그렇다면 쌀 자급률이 120% 수준이 된다면? 2012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9.8㎏으로…
최근 소설 사재기 파문으로 출판계는 위기감에 빠졌다. 만연한 출판계 사재기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쉬쉬했을 뿐 ‘사재기 베스트셀러’ 꼼수는 출판계에서 공공연한 영업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온라인서점을 통한 도서기증, 너무나 지나친 할인 판매, 다른 도서를 한 권 더 끼워 팔기, 과도한 경품 증정 등과 아울러 근절되어야 한다. 이제는 ‘출판 윤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자 서평, 판매 부수, 베스트셀러 순위 등을 참고하며 책을 사는 문화가 확산되었다. 그중 온라인 서평 이벤트에는 수십 부의 판매량도 책 발간 초기에는 의미가 크다.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작게라도 노출되기 위한 최소의 양이라는 것이다. 서평은 ‘책에 대한 비평’이기에 ‘가치 판단’을 담고 있다.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상을 적은 글’인 독후감과는 엄연히 다르다. 독자가 저자에게 빠지면서 읽은 결과물이 독후감이라면, 서평은 독자가 저자에게 따지면서 당당하게 읽는 것이다. 호평으로 가득찬 독후감은 흔한 반면에, 서평에는 호
어제 본보 보도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임시 피난처가 크게 부족하다고 한다. 도내 임시 피난처는 24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올 들어 정부가 4대악 척결을 강력하게 내세우면서 일선 경찰서가 관내 병원들과 속속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늘어난 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31개 시군에 24곳이면, 임시 피난처가 없는 시군이 많고, 있더라도 1개 시군에 1~2곳 수준이 고작이라는 얘기다. 이래서야 여성과 아동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라는 구호가 민망하다. 2차 폭력을 막을 장치가 시급하다. 안전행정부는 지난달 30일 ‘국민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가정폭력의 경우 현재 32.2%인 재범률을 매년 4.5%씩 줄여나가겠다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가정폭력 재범률 32.3%는 한 번 폭력이 발생한 가정 3곳 가운데 1곳은 또 욕설·구타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상습적인 가정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려면, 임시 피난처, 쉼터, 장기 쉼터와 같은 보호시설을 크게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 특히 피해자가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해도 갈 곳이 없는 경우가 62%, 친구 또는 친인척 집이 17%라는 통계도 있고 보면, 이러한 사회적 보호시설의 필요
SNS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사람끼리의 교감을 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SNS를 통해 사람들은 개인간, 소집단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공공 커뮤니케이션까지 원활히 할 수 있게 됐다. 가히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SNS의 위력은 선거 때 유감없이 발휘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끈 한 유업회사와 대리점 간의 갑·을 관계도 SNS를 통해 낱낱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관행’처럼 여겨왔던 갑·을 관계를 뒤바꾸는 계기가 됐다. 갑의 횡포가 공개되자 이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을이 똘똘 뭉치자 회사는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처럼 갑의 횡포를 일순간에 무너뜨린 것이 바로 ‘SNS의 힘’이다. ‘SNS의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사건이 바로 ‘윤창중 사건’이다. 주지하다시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국인 미국에 방미공식수행원으로 함께 했다. 그리고 성추행 사건을 저질러 대통령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 성추행 사실은 SNS를 통해 미국과 한국, 전
손해 보는 장사 없다고 하지만 요즘은 정말 손해 보는 장사가 많고, 초보 창업자의 절반 이상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성공확률이 10%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창업의 방법에는 업종부터 입지선정까지 예비창업자가 혼자 다 준비하는 풀코스, 잘되는 점포를 인수하는 하프코스, 프랜차이즈를 통해 자동으로 진행되는 오토코스 등 3가지가 있다. 업종과 입지선정, 마케팅 전략, 재료·인력관리까지 직접 해야 하는 풀코스 창업은 적은 투자비용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특별한 기술이나 경험, 노하우, 전략이 없이 막연한 자신감으로 무턱대고 뛰어드는 초보창업자에게는 거의 무덤과 같다. 오랜 기간 충분히 준비했거나 관련업종에 종사하면서 충분한 기술과 경험이 뒷받침되더라도 막상 시작해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기존 자영업자들도 고전하는 마당에 초보창업자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10% 이하인데 설마 초보 창업자인 내가 그 10% 안에 들어갈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은 자만심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잘되는 점포를 인수하는 하프코스 창업은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정전 60주년 특별기획 나의전쟁 ⑥ 신 성 순 옹 전쟁과 인간, 그리고 16세 목탄 배달원 생활 중 전쟁 피난 중 눈앞서 한강 다리 끊겨 인천 상륙작전 때까지 숨어 지내 고향 가평에 돌아가니 식량 부족 굶주림 면하려 군속 편입 화악산 전투 참가 부상자 이송 1·4후퇴 때 영주까지 밀려나 1주일 교육 받고 공비토벌 나서 전투 치렀지만 민간인 신분 귀향 정식 기록 없어 정전 3년 후 입대 전역 후 오산 비행장 노무원 생활 이후 화성 동탄면 일대에 터 잡아 현재 유공자회 동탄분회장으로 ‘참전’을 이야기 하면 의례 군복을 입고 한쪽 어깨에 총을 메고 있는 군인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전장은 군인들만의 장소가 아니다. 탄약을 나르고 끼니를 전하며, 때때로 병사들의 주검을 수습거나, 유사시 훈련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도 생존을 위해 총자루를 쥐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에는 참전군인들의 모습과 함께 그들을 지원한 노무자들이 모습이 새겨져 있다. 군번도 부여받지 못한채 참전해 치열한 전장을 오간 이들 역시 분명한 참전용사다. ▲ 군속 1935년 가평에서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