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경원 전의원이 1위에 올랐다고 한다. 나는 그 분 이름만 들으면 오랜 기억 하나가 소환된다. 그는 2004년 한나라당 연찬회에 올렸던 ‘환생경제’라는 풍자극의 출연자였다. 아들 ‘경제’를 영양결핍으로 잃고 맨날 술만 퍼먹고 허송세월 하는 가장으로 노무현대통령을 묘사했던 연극은 “000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육실헐 놈”,“개잡놈”등 욕설로 비하해 큰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들은 노대통령 임기 내내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으로 규정했고, 언론은 받아 적었다. 노무현대통령 재임시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4.5%였으며 전해 대비 수출증가율은 18.2%에 달했다. 코스피지수는 취임시보다 3배까지 올랐다. 대한민국에서 그런 호경기는 다시 오지 않았다. 그들이 정권을 잡기위해 폭망한 경제가 필요했을 뿐이다. 2021년 3월 수출이 538억3000만달러,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6.6%나 늘어났다. 역대 최고다. 4월은 작년대비 41%증가로 더 커졌고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를 못구해 수출을 포기할 판이라니 OECD국가 중 발군의 경제회복 성적이다. 그런데도 보수야권은 비판적이다. 백신무능으로 국민경제가 거덜났다면서
자신의 영혼과 세속적인 행복을 동시에 돌볼 수는 없다. 세속적인 행복을 바라거든 영혼을 거부하라. 만약 자신의 영혼을 지키고 싶거든 세속적인 행복을 부정하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분열만 되풀이하다 결국 하나도 얻지 못할 것이다. (에픽테토스) 사람은 선택에 따라 두 종류의 삶을 살 수 있다. 진실한 내면적인 삶과 허위의 외면적인 삶이다. 내면적인 삶은 사람이 단순히 외적인 자극과 겉모습만으로 살지 않고 모든 것 안에서 피안을, 즉 신을 보며, 자신의 생명이 자신의 만족을 위해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신의 이름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실천적으로 발휘하여 그것을 흙 속에 묻힌 채 두지 않는 것을 말한다. (고골리) 의무의 감정은 우리로 하여금 물질적 세계의 현실성을 느끼게 하고, 그 생활에 참여케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그 세계에서 떼어놓고 우리에게 그 비현실성을 드러내 보여준다. (아미엘)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 정신적인 것, 우리가 자신의 내부에서 자기 자신으로 의식하는 것, 오직 그것만이 현실이다.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것은 모두 우리의 감각기관이 만든 것이며 따라서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내 사상을 여러 사람에게 전
선량함이 따르는 겸손처럼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스스로 찾는 것이며,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강과 바다가 저들이 흘러내리는 골짜기를 지배하는 것은 강과 바다가 골짜기보다 낮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은 만약 사람들보다 높아지기를 바란다면 사람들보다 낮게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사람들보다 앞장서고 싶다면 그들 뒤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성인은 설사 사람들보다 높이 있어도 사람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며, 사람들 앞에 서 있어도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니, 그것으로 괴로워하지 않는다. 성인은 누구하고도 말다툼을 하지 않고 세상의 어느 누구도 그와 시비를 벌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끊임없이 그를 기다리는 것이다. (노자) 제자들이 누구를 제일 높게 볼 것이냐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고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의 왕들은 강제로 백성을 다스린다.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백성의 은인으로 행세한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 식탁에 앉은 사람과 심부름하는 사람 중에 누가 높은 사람이냐? 나는 심
태양광 패널을 도심의 건물에 설치할 경우 옥상 이외에 딱히 마땅한 곳은 없다. 건물 벽체에 설치할 시 옥상에서의 발전량 대비 약 78% 정도로 효율이 떨어진다(서울에서 남쪽 방향의 경우). 게다가 인접 건물이 태양 빛을 막는 위치에 있을 경우 효율 저감은 더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건물 외벽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하는 것은 발전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재생에너지 발전 의무화 비율 혹은 계몽적 목적이라 볼 수 있다. 건물 외벽의 검은 패널들을 보면 흰 비단에 검은 패치를 붙인 옷을 입은 신사가 ‘나는 친환경 패션이야’라고 우쭐대는 듯하다. 건축은 그 자체로 문화이며 인간 생활의 그릇이기에 심미성은 그저 장식이 아니고 건물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나의 옆 건물이 친환경이면서도 보기에 수려하다면 내 건물의 자산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내 건물의 임대율이 떨어져 공실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에너지 측면에서는 전기와 가스 소비는 줄어드는 우픈 일이 생긴다. 심미적 요소를 충족하면서도 친환경적 건물로서 기능할 수 있기 위해 개발된 것이 건물일체형 태양광(Building-Integrated PhotoVoltaic)이다. BIPV 개발의 목적이…
봄은 꽃의 계절이기 전에 씨앗의 계절이라고 했다. 하나의 예로, 정월 대보름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씨앗을 심기 전 그 씨앗들을 확인하였다. 조상들은 겨울 동안 곡간에 갈무리해 두었던 씨앗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자 일부러 오곡(五穀)밥을 지어 먹었던 것이다. 5월의 숲은 봄의 완성을 위한 녹색 볼륨으로 충만하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은 자기 본래의 모습과 체질에 맞게 무성해지면서 커다란 숲 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의 봄은 숲과는 달리 예상치 못했던 질병으로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있다. 우리 집에는 외국에서 사업하던 아들이 코로나로 입국하여 친구 사업을 돕다 발목을 심하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장기간 고생하는 아들을 보면서 삶이란 게 능력과 성실만으로 되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 약해질 때가 있다. 서점 나들이를 했다. 아들에게 책이라도 한 권 읽게 하고 싶어서였다.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 는 책을 샀다. 책을 들고 2층으로 가서 아들에게 줄 티셔츠도 하나 골랐다. 카드로 계산하면서 젊은 주인에게 말했다. 코로나 시대에 고생 많겠다고. 웃고 있는 청년에게 다시 말했다. ‘나 같이 나이 든 세대들이 그동안 세상
박근혜 정권 때였다. 지하철 무임승차 단속반이 아내와 나를 가로막았다. 아내가 사용하는 장애인 교통카드 때문이었다. 단속반 완장을 찬 중년 사내는 장애인을 사칭한 무임승차라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멀쩡한 사람이 교통비 몇 푼 떼먹으려고 이래서야 되겠냐는 식이었다. 그런 게 아니라고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았다. 퇴근길에 지친 눈길들이 아내에게 쏟아졌다. 파렴치범을 대하는 눈빛이었다. 찔러오는 눈빛 앞에서, 발가벗겨지기라도 하듯 아내는 장갑을 벗어야만 했다. 엄지를 잃은 손은 어미를 잃은 아이 같았다. 주체할 수 없는 모멸감에 아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엄지손가락을 잃은 아내의 손을 확인하고도 단속반은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역무원들이 일하는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지만 어느 누구에게서도 정중한 사과는 듣지 못했다. 공공근로를 하는 일용직이라 단속이 서툴렀다며 책임을 회피하기에만 급급했다. 역무원들이 입고 있는 조끼가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되어 가슴에 날아와 박혔다. 조끼에는 ‘단결투쟁’이라는 구호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아내 손을 꼭 쥐고 사무실을 걸어 나왔다. 엄지 잃은 조막손이 내 손 안에서 파르르 떨었다. 아내의 손을 쥔 주먹에 힘을 더했다. 떨
동물에 대한 연민은 우리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인데, 세상의 온갖 관습과 암시의 힘에 의해 우리는 동물의 고통과 죽음에 대해 냉혹하고 무자비해지고 있다. 동물에 대한 연민은 선량한 인격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서, 동물에게 잔인한 자는 결코 선량한 인간이 아니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 신을 두려워하라. 그리고 동물을 학대하지 말라. 기꺼이 일해 주는 동안에는 그들을 부리고, 지치면 쉬게 해주며, 말 못하는 그들에게 충분히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어라. (마호메트) 육식은 동물을 죽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동물을 죽이는 것은 행복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다. 인간들이여, 육식을 삼가라. (바라문 법전) 인간이 동물들보다 위에 서는 까닭은, 우리가 동물을 냉혹하게 괴롭힐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동물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 아이들로 하여금 벌레를 죽이지 못하게 하라. 무서운 살인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 동물에 대한 연민의 정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사냥과 육식을 끊음으로써 잃는 만족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인간이 신의 형상을 닮았다는 말은 신을 대신하여 모든 생명들을 잘 보살피라는 말이다.…
보기 나름으로는 2022년 대선보다 더 중요한 일이 현재 진행 중이다. ‘2022교육과정’ 개편작업이 그것이다. 여기서 ‘교육과정’은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을 의미하고 ‘2022’는 교육과정 개편이 확정, 고시되는 연도를 의미한다. 2022교육과정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전국의 유초중고교에서 사용된다. 금년 들어 교육부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2교육과정 개편작업을 주도 중이다. 2022교육과정은 내년 9월경에 확정, 고시될 예정이다. 2022교육과정은 내년 3월 9일에 예정된 대통령선거 결과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아이들과 나라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게 틀림없다. 2022교육과정은 2035년까지 10년간 유효하지만 영향력은 최소 30년, 최장 100년은 간다. 아무리 평균수명이 길어져도 청소년기에 습득한 지식과 가치, 습관과 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본인과 자녀는 물론이고 손자, 증손자한테까지 영향을 미친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2022교육과정 개편작업을 통해 우리사회는 2025년부터 무려 10년 동안 유효 타당할 효과적인 교육 내용과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최소한 2
“정곡을 찌르다”는 본질의 핵심을 꿰뚫었다는 말인 건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정곡은 무슨 뜻일까? 바를 “정(正)”자에 물새인 고니를 뜻하는 “곡(鵠)”자가 합쳐진 단어다. 그러면 왜 난데없이 고니인가? 화살을 쏠 때 과녁의 한 복판이 정곡이다. 활을 바르게 잡고 날아가는 새도 맞춘다는 실력이 여기에 담겨 있다. 그래서 그곳에는 고니 모양의 가죽을 붙였다고 한다. 조선실학의 거장인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이 남긴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적혀 있는 “정곡(正鵠)”의 유래다. 자기의 저서를 “사설(僿說)”이라고 한 까닭은 또 무얼까? “사(僿)”가 잘게 쪼개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그저 소소하게 잡문을 모아놓은 정도라고 겸손히 부른 데서 나온 이름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고증을 기반으로 백과사전처럼 천문학과 지리, 역사와 시, 천주교와 서양과학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박물학적 지식을 담고 있다. - 성호 이익의 실득지학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발견되는 것은 그가 주자학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질문을 통해 점검하고 실제적인 삶을 위해 유용한 지식에 관심을 두었다는 점이다. 그는 이런 것들이 기초가 되어 백성들을 위한 경세(經世)의…
청와대에 이어 민주당도 2030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TF를 꾸린다고 한다.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정치권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치권은 여론에 대해 최소한 이 정도의 “반응성”은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여권의 이런 “부산스러움”이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까가 의문이라는 데 있다. 이런 식의 대응이, 본인들의 깊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면 당연히 성공하겠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젊은 세대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나왔다면, 이들 세대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란 역부족일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우리나라의 2030세대 들이 현존하는 정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지난 군사정권 시절에도, 군사독재에 용감히 맞선 세대들도 이들 젊은 세대들이었고,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민주화 됐다. 민주화 이후에도 2030세대는,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반노의 입장을 취했고, 이명박 정권 때는 반이, 박근혜 정권 때는 반박 그리고 현재는 반문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렇듯 2030세대가 현존하는 권력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하는 이유는, 첫째 권력에 의한 피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