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사후 약 200년이 지난 1796년 4월의 어느 날, 런던의 한 극장(Drury Lane Theatre)에서 그의 미발표 희곡 ‘보르티게른(Vortigern and Rowena)’이 상연된다. 하지만 엉성한 서사와 턱없이 낮은 완성도로 관객들의 비난을 면치 못했고, 첫 공연이 곧 마지막 공연으로 끝나고 만다. 이를 공개한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와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 부자를 향한 세상의 비난과 의심으로 런던 사회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18세기 런던에서 있었던 셰익스피어 유물에 관한 사기극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이 드디어 본 공연으로 돌아왔다. 작품은 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창의인재동반사업 ‘데뷔를 대비하라’ 쇼케이스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돼 정식 공연되고 있다. 작중 인물로는 주변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작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와 그의 아들 헨리, 미지의 신사 H가 등장한다. 셰익스피어 위조 사건의 시작은 단순했다. 헨리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다가 소네트 한 편을 필사한 것. 뒤늦게 필사본을 본 사무엘은 셰익스피어의 친필 원본으로 착각해 주체할
수원시립미술관(관장 홍건표)은 미술관 방향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술사·예술적 가치가 높은 소장품 수집을 위한 ‘2023년 소장품 수집’을 공모한다고 4일 밝혔다. 수집 주제는 크게 ▲여성주의미술 ▲수원미술 ▲우수작품 세 분야로, 여성주의 미술과 수원미술의 경우 작품의 제작 시기가 구체적으로 지정된 것이 특징이다. ‘여성주의미술’ 분야에서는 2000년 이전 제작된 여성의 권리(여성 노동권 등) 신장을 다룬 관련 주제의 작품, 정월 나혜석(1986~1948), 1960년 이전 여성주의 경향의 작품, 국제적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여성주의 작품이 대상이다. ‘수원미술’은 2000년 이전 제작된 수원 미술 주요 작품 및 수원 소집단 활동 작품을, ‘우수작품’은 국내외 국공립 기관에서 전시된 작품 및 소장 이력을 갖춘 작가의 작품이 수집 대상이다. 이번 주제공모를 통해 미술관은 정월 나혜석으로부터 시작된 한국 여성주의 미술사의 계보와 역사를 정립하고, 수원 지역미술과 수원 소집단 미술운동을 중심으로 수원 미술사를 구축하는 등 장기 수집 정책을 이어간다. 또한 가치 있는 근현대, 동시대 미술작품을 수집해 심도깊은 작가, 작품 연구를 진행 할 계획이다. 공모는 5월…
경기문화재단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관장 김종길)은 2023년 세계어린이박물관협회 컨퍼런스에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의 지난 3년간의 운영 사례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 루이지애나 어린이박물관에서 개최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김진희 수석학예연구사의 발표를 통해 동두천시로부터 경기도로 이관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가는 과정들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는 ‘K-기관들의 놀이 기반 학습의 의미있는 순간들 : 한국의 사례 연구’ 특별세션이 김 학예연구사 주도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총 4개 한국 기관들의 주요 사례들을 공유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번 발표에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새로운 이미지’라는 제목의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2020년 경기도로 이관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이 전시를 새롭게 리노베이션하고, 이후 3년간 신규 전시 콘텐츠를 강화해 아동 발달에 맞는 학습적 전시 체험을 제공하는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또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인 ‘전문가의 목소리의 효력’의 방향에 맞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아동 병원 프로그램 ‘ACT 프로젝트’ ▲국립과천과학관의 어린이 메이커 스튜디오 프로그램 ▲한국생산성본부의 노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 원일)가 오는 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역(易)의 음향’ 공연을 진행한다. 2021년 ‘이것이 국악관현악이다’라는 메시지를 내세워 진정한 한국 음향의 오케스트라를 선보였던 ‘역의 음향’ 공연은, 올해 ‘관현악적 시나위’를 최초로 선보인다. 연주자가 곧 창작자였던 우리의 전통을 오케스트라에 대입한 것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단순히 악보를 보며 연주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음악의 주체가 돼 악단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제시하는 공연으로, 전 단원이 참여해 공동 창작한 음악들로 무대를 채운다. 공연은 총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무대인 ‘27개의 파랑’은 국제박영희작곡상 대상 수상 이력의 이예진 작곡가와 프랑스에서 즉흥음악을 공부한 대금연주자 송지윤의 주도로 27인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공연이다. 두 번째 무대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인 원일과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즉흥음악 교수인 가야금 연주자 김도연이 리더로 참여하는 ‘시나위브리콜라주’이다. 세 번째 무대 ‘호호훗’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인 장태평과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음반상을 수상한 즉흥음악 연주자이자 첼리스트인 지박
◆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 위영금 지음 / 들녘 / 300쪽 / 1만 7000원 “우리 언제 밥 한번 먹자.” 오다가다 인삿말처럼 툭 내뱉는 말, 진심으로 밥을 함께 먹고 싶지 않아도 예의상 또는 상투적으로도 자주 하는 말이다. 신간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는 밥 한 끼가 아쉽지 않는 풍요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밥이 곧 삶이고,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저자 위영금은 함경남도 고원 출신으로, 탈북한 지 25년이 지난 새터민이다. 그에게 음식은 현실이었고, 생존의 문제였다. 굶어 죽지 않으려 두만강을 건넜고,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 책은 북한의 지역과 문화, 정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50가지 음식을 통해 북한의 다양한 식문화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강냉이죽에서 시작해 두부밥 등 장마당에 등장한 여러 음식으로 북한 사회의 변화를 볼 수 있다. 김소월, 백석 등 문인의 시와 함께 따뜻하고 정감 있는 일러스트를 더했다. 각 꼭지마다 요리 방법을 간단히 덧붙여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게 책을 구성했다. 저자는 음식은 먹을 것이며 먹을 것의 절반은 기억이고, 원초적인 맛은 어머니의 손맛에서 시작한다고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어린이날’을 맞아 과천 어린이미술관을 재개관해 체험전 ‘예술가의 지구별연구소’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예술가의 지구별연구소’는 4일부터 12월 17일까지 개최된다. 야외조각공원과 어린이미술관이 어우러진 과천관의 성격을 반영한 어린이 체험전이다. 어린이들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인간과 환경의 관계성 속에서 예술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전시이다. 전시는 환경을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는 작가 9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된다. 아픈 지구, 환경오염, 기후변화, 재난 등을 이야기로 담아냈다. 김채린 작가는 새로운 작품에 과거 작품 속 재료를 재활용한 조각 ‘내일이 없던 과거의 오늘’을 선보인다. 연진영 작가는 버려진 패딩으로 제작한 어린이들의 놀이터이자 아지트 ‘퓨어 게르’ 신작을 소개한다. 윤호섭 작가는 기후변화로 아픈 지구를 표현한 작품을 어린이미술관 외관 유리벽에 설치했다. 장한나 작가는 신작 ‘신 풍경’, ‘신 자연’ 등을 통해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어떻게 바다 속에서 살아가는지 관찰하도록 돕는다. 장종완 작가는 사라진 꿀벌들의 이야기를 탐구할 수 있는 작품
의정부문화재단(대표 박희성)은 문화도시 R&D 연구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2023 경기북부 작은연구’의 연구원과 ‘2023 문화시민 동네연구’의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경기북부 작은연구 지원사업’은 경기북부에 대한 생활·문화를 연구하고자 하는 개인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지역이슈를 발굴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개인 500만 원, 단체 700만 원 이내에서 연구비를 지원한다. 또한, ‘문화시민 동네연구 지원사업’은 스스로 삶과 문화에 영향을 주는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은 개인 또는 단체를 모집하며, 활동 분야의 지속가능한 연구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개인과 단체 모두 400만 원 이내 연구비와 연구 과정에 필요한 멘토 매칭을 지원할 예정이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경기북부 작은연구’에서는 문화다양성과 문화공간 등 시민의 삶과 지역에 관련된 연구와 DMZ, 지역예술 등 경기북부 문화정책 이슈와 쟁점에 대한 연구, 문화자치와 같은 문화도시 의정부 조성사업에 대한 연구 등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했다. ‘문화시민 동네연구’에서는 교통약자, 1인가구, 생활문화, 지역공동체활성화 등에 대한 연구
수원시립교향악단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12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가족과 함께 야외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패밀리 파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패밀리 파크 콘서트는 수원시향 예술감독 최희준 상임지휘자가 직접 지휘봉을 잡고, 신영일 아나운서가 사회를 진행한다. 또, 수원 출신 어린이 바이올린 영재인 설요은과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LA POEM)이 함께한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 ‘개선 행진곡’으로 이번 패밀리 파크콘서트의 첫 포문을 연다. 이어 바이올린 협주곡 중 명작으로 꼽히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3악장이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의 협연으로 연주된다. 또한, 수원 출신 어린이 바이올리니스트 설요은이 작곡가 왁스만의 카르멘 환상곡을 연주한다. 설요은의 연주가 마치면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가 멘토로 등장해 바이올리니스트의 고민들을 나누는 멘토-멘티 토크 시간이 마련된다.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미래 연주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나누며 두 바이올리니스트가 함께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을 수원시향과 협연할 예정이다. 마지막 무대는 크로스오버 가수 라포엠(유채훈, 박기훈,…
‘매홀(買忽)’, ‘수성(水城)’, ‘수주(水州)’ 등으로 불렸던 물의 도시 수원(水原). 수원시립미술관은 화성행궁과 팔달산, 팔달문과 장안문 사이 길게 늘어진 도시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통로가 돼 준다. 수원시립미술관이 지난달부터 선보이는 2023 소장품 상설전 ‘물은 별을 담는다’는 수원에 수집된 총 260점의 ‘수원시립미술관 컬렉션(SUMA Collection)’ 중 39명 작가의 작품 46점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 ‘물은 별을 담는다’에서 ‘물’은 물의 도시 수원을 의미하며, ‘별’은 어두운 전시장 속 마치 별처럼 각각의 의미를 빛내는 소장품들을 뜻한다. 전시는 지난 2015년 개관 이후 7년간 물에 별을 담아온 수원시립미술관의 수집 맥락을 돌아보고, 중점 수집 주제인 수원미술, 여성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별을 헤아리고 ▲물언덕을 비추며 ▲성, 별을 넘어서 등 총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먼저, ‘별을 헤아리고’에서는 주요 소장품이 전시된다. 소장품은 무엇인지, 어떻게 수집되는지, 어떤 점들이 고려되는지 등 수집사, 그래프 등을 통해 소장품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나혜석의 ‘염노장’(1930년대 추정) 원본이 처음 공
제19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안산문화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를 주관하는 안산문화재단(대표이사 이성운)가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5가지 방법을 안내한다. ◇ 주제별 작품 골라보기 올해 축제는 ‘광장’에 국한됐던 작품의 폭을 ‘광장’, ‘도시’, ‘숲’, ‘횡단’으로 확장했다. 이에 맞춰 ▲광장(공생과 환대의 공간) ▲도시(안산만의 기억과 서사) ▲숲(생태적 삶에 대한 고민) ▲횡단(경계를 넘나드는 이동) 등 4가지 키워드로 작품을 준비했다. 관람객은 음식을 고르듯 기호에 맞게 프로그램을 골라 볼 수 있다. ◇ 숲에서도 열리는 공연, ‘숲 사이트’ 첫 지정 최초로 안산문화광장과 중앙역 사이 위치한 64호 공원이 ‘숲 사이트’로 지정돼 광장을 벗어난 공원에서도 공연이 펼쳐진다. 여기에 외국 음료를 체험할 수 있는 ‘어느 다국적 상회’와 안산에 위치한 서울예술대학교가 제작한 공간디자인도 마련될 예정이다. ◇ 지속가능축제를 위한 생태친화적 축제 즐기기 이번 축제는 환경을 생각한 지속가능축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첫 해이다. 관람객은 ▲친환경 용지·콩기름 잉크로 제작된 리플렛 사용 ▲리플렛 대신 공식 누리집·소셜미디어 이용 ▲리플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