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초·중·고교 4월6일 개학을 앞두고 등교가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온라인 개학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받는 방식으로 개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세 차례 개학이 연기됐으나 해외에서 확진자 유입이 가속화하고, 집단 감염도 잇따르고 있어 보완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을 도입할 경우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육상 필요한 경우 원격수업이 가능하다고만 규정돼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온라인 수업을 법정 수업일수, 수업시수로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부터 정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수업을 진행할 마땅한 원격수업 프로그램이 있는지, 원격수업 인프라는 어떻게 해결할지, 수업의 질은 담보할 수 있는지 상세한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개학을 불과 열흘 남짓 남겨놓은 상황에서 과연 이런 우려가 충분히 해소될지 의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디지털 격차’에 따른 형평성이다. 지역별, 학교별 온라인 수업 역량이 차이가 나고,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 등의 보유 상황에 따라 ‘디지털 접근성’이 달라진다. 저소득층이나 농어촌 학생 등을 중심으로 스마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다. 왜 아리스텔레스는 다양한 속성을 지닌 인간을 하필 ‘정치적 동물’로 규정했을까.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 혼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살면서 본능적으로 공동체를 이룬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투쟁과 타협 등 온갖 정치행위가 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을 것이다. 다니엘 디포우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는 조난당해 오지에 떨어져 홀로 사는 모습을 그린 명작이다. 그가 고독과 싸우며 혼자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감동을 받는다. 왜 그럴까?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 방영프로는 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그 프로의 ‘자연인들’은 대부분 건강상의 이유나 사업실패 혹은 마음의 큰 상처를 안고 산에 들어가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시청자들은 세상을 등지고 혼자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흥미를 느낀다. 왜 그럴까? 사람은 대체로 공동체를 벗어나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이 큰 죄를 저지르면 재판을 받고 감옥에 들어간다. 그런데 감옥에서 잘못을 저지르면 어디로 보내질까? 독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북만주 하얼빈에서 이 나라를 침략한 이토 히로부미를 극적으로 처단하였다. 극적이라는 것은 독립군 활동을 하다가 그의 소식을 듣고 대기하여 사살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의군참모중장이라는 직책의 독립군이었다. 그는 순순히 포로가 되어 여순법정에서 이토의 죄악 15개를 세계에 알렸다. 의사는 여순감옥에서 「안응칠 역사(安應七 歷史)」라는 자서전과 「동양평화론」을 저술하였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부탁을 받아 수많은 유묵을 남겼다. 그렇게 추운 이국 땅에서 수형 생활 중 이토 사망 5개월 후 일제에 의해 순국을 하셨다. 안 의사의 순국은 3월 26일 오전 10시였고 유해는 동생인 정근, 공근에게 인계되지 않고 여순감옥 뒷산 수인(죄인)묘지에 묻혔다. 그의 유해가 반출되어 한국 땅에 묻힌다면 독립의 의지를 상징하는 성지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조국은 일제로부터 독립하였다. 그러나 그의 유해는 발굴되지 못했고 상해임시정부는 귀국을 한다. 중국은 내전 상태에서 공산당이 정권을 잡아 가려해도 갈 수 없는 곳이 되었고 1991년에 가서야 한·중 수교가 이루어졌
실업자 양산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역 고용복지센터에는 신규 실업자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를 타려는 신청자와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으려는 사업자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각 지방고용노동청의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의 실업급여 신청자는 10만3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전국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체는 1만7천800여곳으로 이미 작년의 11배에 달하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인다는 소식도 들린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소규모 관광, 숙박, 음식, 운송업 등에서 실업급여와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이 많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서비스업과 제조업 전반으로 실업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중소·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에까지 번진 고용 악화는 우려스럽다.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앞으로 실업대란은 불보듯 뻔하다. 코로나19확산 이전에도 재정에 기댄 노인 일자리를 제외하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른바 좋은 일자리는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지금 상황은 그야말로 악화일로여서 더욱 그렇다. 실업은 가정 경제의 파탄을 의미한다. 생계가 막히고 자녀 양육에도 문제가 생기며, 소
그야말로 ‘창궐(猖獗)’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사망자가 속출, 이탈리아에서만 7천명에 육박했다. 특히 세계 최대 발병 지역인 유럽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다. 24일 유럽지역 전체 누적 확진자 수는 최소 20만 명, 사망자는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도 대구의 신천지 교인들로 인해 급속 확산됐으나 지금은 주춤하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은 한국의 선진적인 조치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하는 중이다. 수출도 잇따르고 있다. 25일 밤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의료장비 지원을 적극 요청했다. 그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을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코로나19' 공조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미국은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진단 키트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트럼프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안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의 세계시장은 미쳤다. 우리는 주(州)들이 장비를 갖도록 돕고 있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고 토로한 바 있다.…
허생전(許生傳)은 연암 박지원의 문집인 <열하일기(熱河日記)>에 수록된 <옥갑야화(玉匣夜話)>에 있는 한문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연암이 중국에 연경사절단(燕京使節團)으로 가서 열하로부터 북경으로 돌아오던 중에 옥갑(玉匣)이라는 곳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동행했던 여러 비장(裨將)들과 주고받은 설화(說話)들을 이야기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지은 연대는 분명하지 않으나 박지원이 중국에 다녀온 것이 1780년(정조4)이고 열하일기를 기술한 것이 1793년이므로 이 허생전도 그때쯤 쓴 것으로 보인다. <연암집(燕巖集)>은 박지원이 죽은 후에 아들 종채(宗采)가 편집한 57권 18책의 필사본으로 전해져 왔는데 그중 별집에 있는 열하일기 중 <옥갑야화>에 있는 허생전 이야기는 본래 제목이 없이 한 부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편의상<허생> 또는 <허생전>이라 부른다. 이 이야기는 실학 사상가인 연암이 허생이라는 일사(逸士)를 동원하여 주인공이 벌이는 상행위를 통해 18세기 당시 허약한 국가의 경제구조를 비판하고 양반들의 무능함과 허위적인 의식을 풍자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대강 한양 남산골에 사는 허생이라는 선비가
1914년 7월 28일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다. 그렇게 시작된 1차 세계대전은 1918년 11월 11일 독일의 항복으로 끝났다. 전쟁 2년전 스웨덴 스톡홀름에선 제5회 하계올림픽이 열렸다. 거기서 1916년 제6회 대회 개최지로 독일 베를린이 선정됐고 독일은 대회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러던 독일이 오스트리아와 동맹을 이뤄 대회 개최 2년을 남기고 영국 프랑스 등 연합국과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결국 대회가 취소되고 만다. 하지만 독일은 20년 뒤인 1936년 제11회 올림픽을 개최한다. 2차세계대전 발발 3년 전이다. 그리고 개최지 베를린에서 1940년 개최지로 일본의 도쿄가 결정된다. 그러나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세계 각국의 뭇매를 맞고 자진 반납 하기에 이른다. 개최권은 결국 당시 경쟁국이었던 핀란드 헬싱키로 넘어가고. 하지만 이 또한 1939년 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소련의 핀란드 침공으로 개최가 무산된다. 제12회 올림픽은 그렇게 열리지 못하고 1940년 영국 런던 개최 예정이었던 제13회 대회까지 연달아 취소되는 비운을 겪는다. 올림픽 역사상 세 번의 대회 취소는 이처럼 모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분노란 무엇인가? 분노란 분개하여 성을 냄, 노기(怒氣)라는 말이며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침해당하거나, 손해를 강요당하거나, 또는 위협을 당하거나 등 여러 불합리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다. 기독교에서는 분노를 품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며, 가톨릭에서는 7대 죄악중 하나로 7대 주 선(善)의 인내와 반대 개념으로 보고, 불가에서는 악행의 근본으로 제거해야 한다 하며, 유가에서는 칠정(七情)의 하나인 노(怒)로써 분노는 참아야 한다고 한다. 미국작가인 셰리 스콧은 ‘분노는 당신을 더 하찮게 만드는 반면, 용서는 당신을 예전보다 더 뛰어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라고 말한다. 분노는 어떻게 표출 되는가? 분노의 표출은 다양한 형태로 일어난다. 첫째, 책상이나 벽을 주먹으로 치거나, 온갖 집기들을 걷어차는 등 신체행위로 표출하며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이어 지기도 한다. 둘째, 목소리가 커지고 흥분하는 등 감정이 격앙되기도 한다. 셋째, 두통, 화병, 과민성 대장증후군,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 신체의 고통으로 전이되기도 한다. 넷째, 어떤 사
어제(24일) 열린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50조원 가까운 기업 지원 및 증시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우량·비우량 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인수에 38조원, 증시 안정에 10조7천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애초 계획했던 27조원에서 규모를 대폭 키운 것이다. 이와 별도로 중소·중견 기업에 경영안정 자금 29조원도 수혈하기로 했다. 지난주 1차 회의에서 결정한 50조원 규모 조치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자금 질식에 숨통을 터주기 위한 것이라면 이번 대책은 중견·대기업과 자본시장의 ‘돈맥경화’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팬데믹으로 매출이 끊기면서 자금난에 빠진 기업을 살려 일자리를 지키고, 증시를 부양함으로써 국가 위기로 비화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경제계는 환영했다. 하지만 대책의 약발을 극대화하려면 펀드 조성과 투입이 잡음없이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한다. 돈을 빼려는 투자자들에게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정상 기업은 무너지지 않고, 증시 추락 역시 좌시하지 않는다는 정부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실 지금의 시장 상황이나 기업의 유동성 위기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유머가 화제가 되고 있다. 신천지를 비롯한 종교 집회로 인해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현재까지 불교의 스님 환자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퍼지고 있는 유머가 ‘스님들은 백신을 신고 다녀서 안전하다’는 것이다. ‘백신’은 스님들이 신는 흰 고무신이다. 이 재치 있는 유머는 잠시라도 시름을 잊게 해주지만 곧 씁쓸한 생각이 뒤를 잇는다. 스님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전염되지 않은 것은 사찰의 경우 중앙 종단의 지침을 본·말사, 암자에 이르기까지 잘 따라줘 모든 법회와 모임을 전면 중단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의 경우 지난 2월 모든 법회와 행사를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사찰로 두 차례 보낸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자 이달 19일 다음달 5일까지 중단 기간을 2주 연장한다는 추가 지침을 보냈다. 이 지침을 전국 각 사찰들이 철저히 지켜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조계종은 한국불교 최대의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 행사 일정까지 바꿨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4월 30일(음력 4월8일)인데 봉축법요식을 한 달 뒤인 5월30일(윤달 음력 4월8일)에 봉행하겠다는 것이다. 기독교로 말하면 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