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속도의 충돌>을 언급하고 있다. 기업이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마일로 질주하고 있을 때 시민단체가 90마일로 뒤따르고, 그 뒤를 가족이 60마일, 노동조합이 30마일, 정부 관료조직이 25마일, 학교가 10마일, 정치조직이 3마일로 주행하고 있다고 설정하고 있다. 기업이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비해 다른 분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속도의 충돌을 야기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저해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속도의 충돌>이 아니라 <사고의 충돌>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사고의 충돌>이야말로 <속도의 충돌>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로서 우리 사회 전반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념대립을 예 들어보자. 우파로 대별되는 보수주의자 대 좌파로 대별되는 진보주의자 간의 갈등이 도를 넘고 있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분파와 갈등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처럼 극심한 대립 속에서 극한으로 치닫는 경우는 흔치않다. 사색당쟁의 뿌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반들이 모이기만 하면 남인, 북인, 노론, 소론 등 사색당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말은 2천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최초로 정의한 금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당시 그리스 지역에서 사람들이 도시국가(polis)를 이루고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고 인간은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빈슨 크루소와 척 놀랜드 (영화 ‘캐스트어웨이’ 주인공)가 각각 28년과 4년 동안 무인도에서 살 수 있었던 것도 난파된 배와 항공기에 있었던, 사회가 만든 물품과 식료품, 그리고 사회에서 터득한 삶의 지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공동체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의 운명’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멈춰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우선적 생활준칙이 되었기 때문이다. 본래 이 말은 ‘전염병의 확산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감염 통제 조치 혹은 캠페인’을 말한다. 하지만 이 현상이 장기간 지속하다 보니, 사람들 간 마음의 거리도 멀어져 공동체 소멸 위기국면으로 치달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등, 생활공간에서 사람 간의 거리가 좁아지면 인사말을 건네는 것은커녕 눈길을 맞추는 것조차 금기시되고 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
구약성경에는 10가지 재앙 중에서 8번째 재앙으로 메뚜기떼가 등장한다. 그러면서 성경 곳곳에서 식량을 먹어치우고 사람을 괴롭히는 곤충으로 기록돼 있다. 히브리어로만 메뚜기를 부르는 이름이 9개에 이를 정도니 당시 위협과 두려움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실제 출애굽기에는 “메뚜기가 애굽의 온 땅을 뒤덮고 날아오르니 하늘이 어둡게 되었고 밭의 채소와 나무 열매를 다 먹어 푸른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구절도 등장 한다. 사막에서의 메뚜기는 엄청난 공포의 존재다. 가뜩이나 먹을 것이 부족한 곳에서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살인적 식성 때문이다. 잡식성인 사막 메뚜기는 쌀은 물론, 귀리와 옥수수, 바나나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치운다. 사막 메뚜기 떼가 지나가면서 먹는 농작물은 대략 3만 5천명분의 하루치 식량과 맞먹는다는 기록도 있다.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2배에 해당하는 작물을 먹어 치워서다. 이러한 사막 메뚜기는 이집트 등 아프리카에서 주로 서식하며 1㎢당 최대 1억5천만 마리씩 떼를 지어 날아다닌다. 비행거리도 바람을 타고 하루 최대 200㎞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바람의 이빨’이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 사막 메뚜기 떼가 하늘을 날 때는 거대한 구름 형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날 같은 시간보다 367명 증가한 7천134명, 확진환자 격리해제 130명, 사망자 50명, 검사진행 1만9천37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확진 환자 중 5천667명(79.4%)은 집단 내 접촉자를 통해 감염된 사례이며, 이 중에 신천지 관련 발생 사례는 4천482명(62.8%), 나머지 1천185명은 산발적 집단감염 사례이다. 문제는 집단감염 사례가 전국적으로 흩어져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집단감염의 주요 온상으로 지적되고 있는 곳은 다중이용시설로 방역당국에서도 신경쓰면서 집중관리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 교사, 학부모 들은 스스로 방역 주체가 되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집단이나 모임 등에 참석하지 말아야 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현재, 교사들은 교육부, 교육청의 복무지침에 따라 23일까지 재택근무, 2~3일에 1회 이상 출근 지침을 받아서 진행 중인데, 문제는 교사들의 근무일에 집단 출근해 각종 회의나 업무수행으로 인해 혹시나 모를 집단감염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전국민에게 마스크 공
“집을 옮겨 남쪽으로 내려가/끼니라도 챙겨드리고 싶으나/한 해가 저물도록 병이 깊어져/이내 박한 운명 어쩌리까/이 애절한 그리움을/천리 밖에서 알아주실는지.” 다산 정약용의 부인인 홍혜완이 1807년 겨울 강진의 다산에게 보낸 시다. 홍화보의 외동딸인 혜완은 한양의 남산골에서 나서 곱게 자란 서울 아가씨였다. 요즘으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의 비서관이라 할 수 있는 동부승지 집안였던 반면 다산의 집안은 다산의 5대조부터는 남인에 대한 박대로 3대째 벼슬을 하지 못한 몰락한 양반가다. 다산의 유배시절 부인은 애절한 사랑의 증표로 신혼시절 붉은 치마를 보내준다. 다산은 가위와 다리미를 구해 치마를 작은 책자를 만들기에 알맞은 크기로 재단해서 자르고, 반듯하게 다림질을 했다. 이어 치마 조각을 한지에 붙이고는 틈틈이 아들들에게 주는 글을 비단에 적었다. 그 대표적인 글이 근검이라는 두 글자였고 “경직의방(敬直義方·공경으로 마음을 바로잡고, 의로써 행동을 반듯하게 하라)”이라는 말이었다. 다산은 이를 하피첩이라 이름 지었다. 자녀들을 위한 글과 시를 썼지만 부인의 치마를 정성스레 가위질하고 책으로 재현해낸 뜻에는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담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급기야 ‘마스크 5부제’라는 듣도 보도 못했던 제도까지 생겼다. 정부가 공적 공급물량을 80%로 높이고 마스크 배급제를 본격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산업계 종사자를 위한 물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그 흔했던 마스크는 이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해결 방법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생산시설로는 모든 수요를 맞출 수 없다. 지금 한국의 마스크 하루 공급량은 1천만 개 수준이지만 평균 수요량은 3천만 개나 된다. 이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개성공단 가동을 통해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자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과 부산시의회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한 달에 1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마스크 전문 제조업체가 개성공단에 있고, 면마스크 업체 50여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위생방호복 제조 가능업체도 70여개나 있기 때문에, 한 달이면 가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서 생산되는 마스크를 전 세계에 보급함으로써 팬데믹에 대비 할 수 있으며, 남북 교류를 재개하고, 입주기업이 재가동됨으로써 경제
경기도가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매개가 될 수 있는 도내 콜센터에 대한 긴급 점검과 방역 강화에 나섰다. 대상은 총 82곳이다. 서울 한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그동안 소규모 집단감염은 병원과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더러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서울 콜센터에선 비교적 대규모로 일어난 데다 확진 환자들의 거주지가 수도권 여러 지역에 걸쳐 산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자칫 주춤했던 코로나 확산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번질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 나온 경기도의 조치는 시의적절하다. 현재 도내엔 민간기관 66곳, 공공기관 16곳에서 콜센터를 운영 하고 있다. 근무자가 많은 민간기관 최대 콜센터는 부천에 있는 G사 콜센터로 49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도는 파악됐다. 공공기관 콜센터 중 상담 직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청 콜센터로 64명의 직원이 도청 민원실 2층에서 근무한다. 일선 시·군의 경우 수원시, 성남시, 남양주시, 부천시 등 12개 지자체가 콜센터를 두고 있다. 도는 고위험 사업장인 콜센터 내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해당 사업장에 코로나19 유증상
북한은 코로나보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가 더 위험하다고 보는 건가? 대한민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는 중이지만 북한은 사정이 다른 듯 하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북한을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도발 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허위와 날조로 가득 찬 허황하고 불순하기 그지없는 반공화국 영화와 TV 극들을 내돌리며 모략 선전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고 속 뒤틀리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탈북자들이나 북한 내 사정을 지켜보고 있는 여러 단위들이 전하는 소식을 모아보면, 북한에서도 공개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나 노래, 영화를 어느 정도는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북한 체제에서 말하는 ‘예술’은 자유국가에서 지향하는 ‘개인의 자유로운 창의적 활동’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지도와 당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라 인민을 교양할 수 있는 선전 매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북한의 영화나 드라마, 노래 등 모든 분야의 ‘예술’이 오락적 흥미보다 교양적 선전을 절대적 가치로 우선하는 이유다. ‘우리민족끼리’가 불편한 심사를 드러낸 ‘반공화국 영화와 TV극’이 무엇인지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퇴계는 제자교육과 더불어 자손 교육에도 힘쓴 것으로 유명하다. 집안 식구들에게 보낸 천 편 가까운 편지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아들과 손자 안도에게 보낸 편지는 조손교육의 모범적 지침서 구실을 하며 지금까지 전해진다. 이 같은 교육방식을 우리는 예부터 격대교육(隔代敎育)이라 불렀다. 지금은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맡아 잠자리를 함께하면서 교육한다는 의미로 많은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는 부모와 달리 조건 없는 사랑과 무한한 지지를 주는 조부모의 격대교육은 장점이 많다. 또 격대교육을 경험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자존감이 높고, 도전의식이 강해 학업성적이 좋고 성인이 된 후에도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질로 얻을 수 없는 사랑과 신뢰를 배우기 때문 이라는 게 이유다 요새 노인들의 황혼 육아는 보편화 된지 오래다. 해서 ‘할빠’와 ‘할맘’ 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손주를 직접 키우는 ‘할아버지아빠’와 ‘할머니엄마’의 줄임말이다. 더불어 맞벌이 아들이나 딸의 육아 부담을 떠안은 노년의 격대교육이 빛을 발하고 있다. 워낙 흔한 풍조가 되다보니 이른바 ‘손주돌보미’라는 명칭을 붙여 일부 지자체에서 수당도 지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가장 큰 문제는 마스크 대란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마스크를 신속하게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정부가 보건 마스크 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같은 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인구 1인당 마스크 생산량은 세계 최고”라면서 마스크 수요를 줄여야 한다고 발언했다. 국민들이 마스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현실을 모르는 듯해 빈축을 샀다. 어디를 가나 감염병 방지를 위해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만 출입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 호흡기 점막에 침입하는 능력이 50배나 높다.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환자를 만든다. 체내에 들어가기만 하면 증식도 활발하다. 이러니 국민들이 겁을 먹고 너나없이 마스크를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2m 이내 접근금지에 해당하는 ‘사회적 거리’라는 낱말도 튀어나왔다. 전국적 확산과 함께 불안과 공포 심리가 겹쳐 마스크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 3~4시간 줄 서서 사거나 헛걸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왜 국민들은 마스크를 사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걸 마다하지 않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