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에 든 별 /이주희 숟가락질 설거지 냉장고 문 여닫기 얼마나 하고 싶었던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깁스를 하는 바람에 왼손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백수 생활을 청산하듯 깁스를 풀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물 한잔을 따랐고 봄바람도 한 그릇 받았다 쥐구멍에 든 별이 알밤처럼 보였다 - 시집 ‘마당 깊은 꽃집’ / 푸른사상사 일상이 무의미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밥먹고 씻고 자고 냉장고 문이나 여닫는 일, 이렇게 사는 것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반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명제가 있는게 아닐 것이다. 일상을 별 탈없이 평범하게 이어간다는거, 얼마나 고맙고 중요한 일인지 몸이 아파 불편해 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최기순 시인
최근 인천의 경인항과 인천항, 서구에 위치한 사업장에서 외래 병해충인 ‘열대거세미나방’과 ‘긴다리비틀개미’가 발견돼 검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월 17일 인천의 경인항과 인천항에서 잇따라 발견된 ‘열대거세미나방’은 유충 시기에 벼와 옥수수 등 작물의 잎과 줄기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병해충이다. 열대·아열대가 원산이지만 현재는 세계 104개국으로 퍼져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이 해충에 의한 옥수수 피해 규모는 태국 25~45%, 아프리카 20%, 스리랑카 10%,인도 1.2~9%등이라고 한다. 열대거세미나방이 인천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13일 지난 6월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전남·전북(6월 24일), 경남(6월 28일), 경북·충북(7월 23일), 충남(7월 30일), 강원(8월 2일) 등에서도 나왔다. 그리고 이번에 인천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 5일에는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사업장에서 ‘긴다리비틀개미’가 나타났다. 베트남 호치민 시에서 수입돼 인천항을 통해 입항된 3개 화물의 나무 포장재에서 여왕개미 3마리, 일개미 약 3천600마리, 번데기 약 620마리가 발견 됐다. 사업장 관계자가 환경부 산하 전문기관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다. 사고가 나거나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목적과 요건에 맞게 일을 진행해야 탈이 없다. 의도를 가지고 모종의 ‘작전’을 펼치다보면 꼭 사달이 난다. 오산시와 여주시가 그 짝이다. 망신살이 뻗쳤다. 감사원이 공개한 ‘오산·여주시 기관운영감사’ 결과에서다. 두 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구는 적고, 면적도 작아 20년 동안 기관운영감사를 받지 않았다. 그런데 감사원은 올해 계획에 반영하고 감사를 실시했다. 다소 이례적(?)이다. 그 결과 오산시는 국비 보조금, 여주시는 공무원의 채용에서 탈이났다. 감사원의 결과 발표를 살펴보면 두 지자체들이 왜 이런 꼼수를 부렸는지 속내가 보인다. 먼저 오산시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했다.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도 선정돼 전체 사업비의 절반인 25억 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외형은 아름다웠으나 속사정은 달랐다. 이 공사를 위해 시는 2017년 11월 한 회사와 23억4천만 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2018년 한국인 평균 수명은 82.7세로서 내가 공직에 첫 발을 디딘 1970년대보다 19년이 증가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곧 90세가 될 때가 머지않고 100세까지 늘어날 전망까지 나온다. 노인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65세 인구는 2018년 현재 14.8%로서 노령사회에 진입했고 노령화율은 세계 1위이다. 장수는 축복일까, 재앙일까? 공직 은퇴자들이 장수를 축복으로 누리려면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말하기 전에 먼저 두 개의 예술작품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를 관람했다. 스웨덴의 ‘잉엘만순드베리’의 소설이 원작이며 줄거리는 이렇다. 요양원에 입소해 사는 79세의 메르타 할머니는 정부의 지원금이 깎였다는 이유로 종사자들의 근무태도와 음식의 질이 떨어지고 외출도 불허하는 등 전반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점점 나빠지는 것에 강한 불만을 품게 된다. 그러다 TV에서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 교도소의 내부생활을 자주 보게 접하게 되고, 결국 감옥에 가기 위해 요양원에 있던 4명의 친구와 함께 요양원을 탈출한다. 박물관의 그림을 훔치고 그림을 돌려주는 대가로 5
팔당호를 내려다보는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호수를 눈에 담는다. 눈으로 들어온 호수는 잔잔하다. 강 건너까지 닿은 시선이 주황색 지붕의 건물에서 멈춘다. 초점을 맞추고 보니 길고 네모진 창에 하얀 커튼이 펄럭인다. 아스라한 풍경이다. 식당인가? 분홍색 간판이 보인다. ‘200개의 스푼’ 뭘까? 200개의 스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200개의 스푼을 다 쓸 수 있을 만큼 손님이 많다는 것인가. 몽환적인 강 저편. 하얀 에이프런을 두른 메이드가 긴 식탁에 200개의 스푼을 하나씩 놓는 모습을 상상한다. 중앙에는 촛불이 타오르고 소매에 하얀 수건을 걸친 집사가 와인 잔을 조심스레 내려놓는 모습도 그려진다. 드레스 자락을 말아 쥔 내가 식탁 의자에 우아하게 앉는 모습도. 양식당이겠지. 한식이었다면 200개의 숟가락이라 했겠지. 일식이라면 200개의 젓가락이었을 테고. 상상이 맞은편을 향해 헤엄친다. 커피가 맛있다. 함께 주문한 빵도 맛있다. 그럼에도 시선은 강을 건넌다. 그곳은 여기보다 더 멋질 것 같다. 바람에 나부끼는 커튼이 그렇다고 유혹한다. 어서 오라고. 그곳이 점점 끌린다. 피츠 제럴드의 소설을 영화화 한 ‘위…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커피전문점이 75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9만원짜리 초고가 커피를 출시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커피의 원두는 최고의 커피를 가리는 ‘베스트오브파나마 커피 대회’에서 우승한 것으로, 파운드당 803달러. 주인은 원두 1파운드(4.5㎏)를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구매, 커피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같은 가격이 결정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하루 20잔 씩 팔려나가고 있다고해서 미국인의 유별난 커피 사랑이 세인에 회자됐다. 대중적인 커피 사랑으로 치면 우리도 이에 못지 않다.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1조원을 돌파한 것만 봐도 그렇다. 1년 동안 국내에서 소비한 커피는 약 265억잔으로 추산됐다. 국민 1인당 연간 512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커피시장 성장세를 보면 한국인의 커피사랑을 더욱 실감한다.3조원대 중반이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규모가 커져서다. 265억잔인 소비잔수도 2007년 204억잔에서 10년 만에 30% 증가한 수치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커피믹스가 130억5천만잔으로 가장 많았다. 원두커피는 48억잔, 캔커피 등 각종 커피음료 40억5천만잔, 인스턴트 커피 31억잔, 인스턴트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기록하는 학생생활기록부에는 ‘진로희망사항’이라는 항목이 존재하지만, 학생들은 장래희망이 없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기재하는 학생부의 진로희망사항은 기록을 강요하는 진로가 아닌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진로희망 사유는 현재 고교 2학년까지 기록이 되며, 현재 고교 1학년부터는 진로희망사항 항목이 삭제된다. 지난 6월 3~28일까지 여명 서울시의회 의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시내 중학생 1천3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서울시내 중학생 10명 중 4명은 장래희망이 없다고 응답했다. 장래희망을 결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복수응답에서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름’이 73.1%, ‘장래를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음’이 32.1%, ‘한 가지로 정하기 어려움’이 21.2%, ‘직업 종류 자세히 모름’이 14.9%, ‘가족의 기대와 내 적성이 다름’이 6.1%, ‘기타’가 6.6%로…
바람에게 /여국현 곧추서서 너를 가르고 싶진 않아 네 힘대로 누르고 넘어가렴 쓰러져줄게 휘어잡는 네 손길 휘두르는 대로 올곧이 휘둘려줄게 꺾으면 꺾여주고 흔들면 흔들려주마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내 깊은 속 뿌리까지 뽑아버리려는 듯 난폭하게 달려드는 너 바람아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네 발길 세지면 세지는 만큼 더 맑게 더 창창하게 노래 부르는 뜻을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 여국현 시집 ‘새벽에 깨어’ / 푸른사상·2019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던 김수영 시인의 시「풀」의 대구(對句)시처럼 다가오는 이 시는 오히려 김수영의 풀보다 더 처절하고 순종하는 감성을 지니고 있다. 더 나아가 김소월의 ‘나를 즈려 밟고 가라’는 죽음을 불사한 사랑을 너머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래가 되는 풀의 숙명을 유난스러운 은유(隱喩)없이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네 삶이 언제 바람 한 점 제대로 피한 적이 있던가. 세파가 지나간 자리 언제나 노래가 있었고, 고단함은 노동요(勞動謠)가 되지 않았던가. 여국현 시집에서 발견한 이 시는 바람 앞에 맞서지 않…
까도까도 양파처럼 계속 나온다. 먹거리로 장난치는 업자들 말이다. 돈만 되면 무엇이나 하겠다는 광기(狂氣)로 보여 씁쓸하다. 정식 수입절차 무시는 기본이고 식품과 축산물을 불법적으로 판매까지 했다. 식품위생법질서와 다른 사람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내 지갑만 두둑하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다. 엄격한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이 불법 외국 식품 및 축산물 150개 품목을 판매한 26개 업소를 적발했다. 특사경이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실시한 2차 수사 결과다. 이보다 앞서 지난 5~6월까지 진행한 1차 수사에서도 불법 외국 식료품 판매업소 20곳에서 153개 품목을 적발했다.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업소 모두 형사입건했다. 이 가운데 21개 업소는 검찰로 송치하고 5개 업체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도 지나지 않은 기간동안 46개 업소가 적발된 셈이다. 품목도 다양하다. 두부제품, 소스, 차 등 식품 118개 품목과 치즈, 햄, 훈제계란, 닭발 등 축산물 32개 품목 등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산(産) 햄류…
경기도는 방사능 검사 건수를 올해 1천800건에서 내년 1천900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검사 대상은 도내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되는 식재료 1천370건, 도내 전통시장·마트 등에 유통되는 농수산물·가공식품 검사 530건 등 모두 1천900건이다. 지난 4일 열린 ‘방사성물질 안전급식 지원위원회’는 ‘2020년 방사능 검사계획’을 확정했다. 지원위원회는 경기도의회, 학부모단체, 교육청, 시군학교급식지원센터, 농식품유통원 등의 관계자로 구성돼 있다. 먼저 방사능으로부터 학교 급식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학교 등 급식시설에 납품되는 식재료와 과일 등에 대한 사전수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생이 취약한 분야인 동네마트, 전통시장, 수입 버섯류 등과 같은 방사능오염 우려 중점품목에 대한 집중수거·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도민들의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에 성원을 보내며 더욱 철저한 검사를 당부하는 이유는 수입 식품의 방사능 검출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가의 특정 수입식품에서 방사능 성분이 반복해서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받은 주요 국가별 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