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과 초고령화, 2024년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話頭)다. “앞으로 5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우려와 함께 사회부총리급‘저출생대응기획부’신설 구상까지 나올 정도이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궁금해진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1948년 자유총선거(5.10)로 선출된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제헌국회를 구성하고 제헌헌법을 제정한 후 초대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국민 때문이었다. 국민이 있어야 국가도 있고 국가가 있어야 국민도 있다. 1919년 3·1운동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이후 수많은 애국선열과 재외동포가 기회 있을 때마다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에 경의를 표했던 이유는 국민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지켜줄 내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국제사회에서 자주·독립하려면 든든한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력은 인구수를 비롯한 영토·자원·경제·군사·외교·과학기술·교육·문화·국민성 등의 총합(總合)인데, 국력이 강해질수록 국가 지도자들의 인구문제 관리 역량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미국 닉슨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이자 세게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공동창업자 피터 G. 피터슨(1
올해로 포르투갈은 혁명 50주년을 맞았다. 결전의 날은 1974년 4월 25일이었다. 젊은 장교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국군운동(MFA)이 혁명을 단행했다. 그들이 원한 것은 민주주의, 자유, 식민지 전쟁의 종료, 그리고 포르투갈의 발전이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혁명의 신호를 알렸고, 장교들의 지휘로 공항, 방송국, 군사기지 등 주요 시설이 점령되었다. 혁명 소식을 들은 리스본 시민들은 광장을 가득 메웠다. 그들의 손엔 카네이션이 들려있었는데, 혁명군을 지지한다는 표시였다. 시민들은 집에서 음식과 커피를 만들어 군인들에게 가져다주었다. 이 날 정부 측 경찰의 발포로 인한 사망자가 네 명 있었을 뿐 혁명군에 의한 사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카에타누 총리는 브라질로 망명하였고, 군인들은 시민들이 준 카네이션을 총구에 꽂았다. 무혈로 이룬 ‘카네이션 혁명’은 이렇게 막을 내렸고, 매년 4월에는 ‘자유의 날’을 기리는 카네이션, 사진, 그림들이 즐비하다. 포르투갈은 1933년 개헌과 함께 안토니우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 총리의 독재 치하가 되었다. 파시즘 단체 ‘에스타도 노보’의 중심인물이었던 살라자르 총리는 입법권과 행정권은 물론 거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였다.…
경기도가 올해 기존 청년공간 41개소 외에 청년 생활반경 내 선호도가 높은 민간공간을 ‘생활밀착형 청년공간’으로 조성해 창작·휴식, 취·창업, 동아리 등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년공간에 건강한 만남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청년들의 색다른 교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구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또 다른 기능을 직·간접적으로 발휘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겠다는 견해가 나온다. 청년들은 건전하고 새로운 만남을 늘 기대하는 세대다. 경기도는 올해 사전공모를 통해 선정된 14개 시·군에 ‘경기도 생활밀착형 청년공간’ 약 100개소를 지정할 예정이다. 선정 시·군은 용인시·고양시·화성시·남양주시·안산시·평택시·의정부시·광주시·하남시·양주시·구리시·안성시·양평군·동두천시다. 도는 기존 청년공간 41개소 외 청년 생활반경 내 선호도가 높은 민간공간을 청년공간으로 조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년공간은 지역 청년들의 소통공간 확대는 물론,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 강화·기회 확대 등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기존에는 도비 또는 시·군비를 지원해 별도 조성한 청년공간이 총 41개소(도비 지원 21개소 포함)가 있다. 이곳은 지난해 약 43만 명의…
누군가 그랬다지요. “백상예술대상을 한국이 싹쓸이했다면서?” 물론 우스갯소리일 겁니다. 얼핏 생각해도 비슷한 게 많으니까요. 이를테면,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 공연 포스터를 보고 이렇게 물은 사람이 있었다지요. “어느 나라에서 데려왔데?” 그뿐이겠습니까. 선물 받은 티켓으로 공연을 감상했던 방청객의 소감은 또 어떻고요. “나쁘진 않은데, 가사가 없어서 아쉽더라.” ‘교향곡’에 ‘교양곡’을 오버랩한 우스갯소리라고나 할까요. 따라서 웃긴 했지만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나 역시 꽉 막힌 ‘막귀’에 ‘막눈’이니까요. 책에도 그렇게 적혀 있잖아요. 들은 만큼 들리는 것이 음악이고, 보는 만큼 보이는 것이 미술이라고요. 그러니 어찌 뜨끔하지 않았겠습니까. 듣고 보았던 게 형편없이 짧고 얕은 나로서는 도둑이 제 발 저릴 수밖에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 들은 만큼 들리고, 보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나 역시 쓴 만큼 술술 써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까? 작가라는 명함을 내밀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되었을까? 부끄럽게도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글쎄요.”입니다. 나는 지금도 글을 쓰는 게 어렵고 힘이 듭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에 대해 일부 언론은 가해자가 명문대생, 의대생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가해자가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보도한 언론도 많았다. 순식간에 ‘의대생 살인 사건’으로 사건이 명명되고 여론의 관심이 옮겨갔다. “여자친구 살해한 20대, 수능만점 의대생”, “수능만점 명문대 의대생, 강남 건물서 여자친구 살해”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폭력을 ‘연인 간 폭력’, ‘데이트 폭력’이라고 불렀다.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물리적, 성적 폭력을 사랑싸움 정도로 가볍게 여긴 데에는 이런 명명이 일조했을 것이다. 연인 사이니까 어쩌다 다투는 일은 흔하다는 식의 편견이 쉽게 작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런 이유에서 다소 로맨틱하게 들리는 표현을 대신해서 ‘교제 폭력’으로 부르는 것이 낫다는 주장은 수긍할 만하다. 교제 폭력은 친밀한 사이의 연인을 대상으로 발생한다. 대부분 지속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폭력의 수위가 점점 커지기 쉽다. 최종에는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법은 폭행죄나 협박죄 등으로만 교제 폭력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개장,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인천시 강화군 석모도 미네랄 스파 온천 정상화를 위해 강화군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모도 미네랄 스파 온천이 관광객 유치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낙후 지역 균형 발전 뿐 아니라 인구 소멸 위기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석모도는 지난해 12월 8일 행안부와 섬 연구기관인 한국섬진흥원의 ‘찾아가고 싶은 섬’에도 선정된 바 있다. 각 섬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살리기 위해 선정하는 찾아가고 싶은 섬에는 석모도를 비롯, 흑산도·압해도(전남 신안군), 지심도(경남 거제시), 장사도(경남 통영시) 등도 뽑혔다. 석모도는 강화도 외포항 앞에 있는 작은 섬이다. 이전에는 배를 타고 갔지만 2017년 석모대교가 놓인 이후로 자동차를 타고 편하게 갈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섬이다. 섬에 묵직하게 자리한 낙가산에는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알려진 사찰 보문사를 비롯해 석모도 수목원과 자연휴양림, 미네랄 온천, 외포항 젓갈수산시장 등 관광포인트가 많다. 석모도 해안을 걷는 코스(총 거리 16km, 약 5시간 소요)인 ‘석모도 바람길’을 걸으면서 서해의 아름다운…
2016년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하르당에르비다(Hardangervidda)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던 순록 323마리가 벼락을 맞고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 국립공원 당국은 순록의 사체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하여 세간(世間)의 비난을 받았다. 국립공원 측이 사체를 방치한다고 비난한 이들은 사체를 방치하면 해당 지역에 설치류가 들끓어 생태계가 악화하고 지역 경관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원 당국은 벼락이 자연현상임을 근거로 사체를 그대로 두기로 하였고, 순록 유해는 현재까지 공원 내 언덕에 그대로 버려져 있다. 그런데 비난과는 달리 사체 방치 수년 동안, 이 지역 생태계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지역 환경 연구 결과들은 순록 사체가 쌓인 지역의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남동 노르웨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astern Norway) 사인 프랭크(Shane Frank) 교수는 순록의 떼죽음 이후 이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순록 사체는 갈까마귀와 독수리, 여우 등 사체를 먹고 사는 동물에게 풍부한 먹이를 제공했다. 설치류 급증에 대한 걱정과 다르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학살이 본격화된 지 228일. 사망자만 3만 6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6일에 가자지구 최남단 지역 라파(Rafah)에서 지상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시나이반도 이집트 국경과 맞닿아 있는 라파는 도시 전체가 난민촌이다. 라파는 전쟁 시작 당시 민간인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군이 지정해 놓은 ‘인도주의 구역’이고 지금은 약 15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밀집된 도시이다. 이 중 절반은 어린이다. 폭격 직전에 이스라엘군은 라파 지역에 전단지를 뿌려 민간인들 대피를 명령했지만 동시에 모든 탈출구를 봉쇄했다. 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 그동안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온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라파 지상전 작전에 대해서는 노심초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를 자제하는 모양새로 태세 전환을 하며 대외 이미지를 바꾸려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이어 5월 15일 이스라엘에 지원할 10억 달러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 계획안을 미 의회에 제출하며 결국 이스라엘을 돕고 있다. 한편, 5월 15일은 팔레스타인의 나크바(Nakba) 추모의 날이다. 아랍어로
경기도가 이웃집 아이들을 대신 돌보는 주민에게도 육아수당을 지급하는 획기적인 ‘가족돌봄수당’ 정책을 시행한다. 저출산 풍조가 불러온 국가소멸의 위험 신호에 우리는 어떻게든 재앙을 막아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안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은 현 대한민국에서 절실한 가치를 지닌다. 경기도가 시작하는 신선한 정책이 온 사회가 육아에 온 정성을 모으는 새로운 육아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경기도는 생후 만 24~48개월 미만 아동을 돌보는 4촌 이내 친인척 또는 이웃 주민에게 돌봄 아동수에 따라 월 30만~60만원을 지원하는 ‘경기형 가족돌봄수당’ 신청 접수를 6월 3일부터 시작한다. ‘경기형 가족돌봄수당’이란 민선 8기 경기도의 대표 복지정책 시리즈인 ‘360° 언제나 돌봄’ 중 하나다. 친인척 외 사회적 가족(이웃 주민)까지 돌봄비를 지원하는 건 ‘경기형 가족돌봄수당’이 전국 최초다. 사업 대상은 사전 협의된 화성·평택·광명·군포·하남·구리·안성·포천·여주·동두천·과천·가평·연천 등 13개 시·군 내 대한민국 국적자로서 양육자(부모 등)와 아동(생후 만 24~48개월)이 주민등록상 경기도 거주자여야 하
지난 5월 13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39명에 대한 검찰간부 인사는 매우 이례적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 문제가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수사팀 지휘 라인을 모두 바꾸었기 때문이다. 검찰내부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를 심상치 않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명품 백 수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의혹 등 김여사 관련 수사를 지휘해 왔던 송경호 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중앙지검의 1. 2. 3. 4 차장 전원을 교체해 검찰총장을 식물총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주요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5월 11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 고위급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장관은 이를 묵살했다. 검찰청법(제34조)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되어 있다. 이 내용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검창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행한 인사를 적법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검찰간부 인사는 이원석 총장의 의지와는 다르게 법무부 장관의 일방적인 인사 전횡에 가까웠다. 앞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가 의문이다. 왜냐하면 수사를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