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그렇게 명료하지가 않다. 분위기와 몇 개의 장면들이 마치 환등기(幻燈機)의 슬라이드 마냥 한 장 한 장씩 기억에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영화적으로 사람들에게 있어 유년기란, 풀 숏이나 부감 숏 그리고 롱 숏으로 기억된다. 게다가 비교적 롱 테이크들이다. 클로즈업으로 떠오르는 건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 정도다. 케네스 브래너의 위대한 역작 ‘벨파스트’가 딱 그렇다. 이 영화가 초반에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는 건 흑백과 롱 숏&롱 테이크와 풀 숏 위주로 촬영돼 있기 때문이다. 아홉 살 버디(주드 힐)의 엄마(케이트리오나 발피)의 자태가 꽤나 그윽한 데다 여전히 예뻐 보이는데도 얼굴은 잘 안 보이게 찍혀 있다. 자나 깨나 아들 둘 걱정에 남편과 가정의 앞날에 대한 시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엄마의 표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제대로 잡히기 시작한다. 영화 ‘벨파스트’는 1969년의 벨파스트 사태, 흔히들 북아일랜드 분쟁이라 불리는 극심한 내전의 상황이 배경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핏빛 전투와 테러, 폭탄과 총탄이 난무하는 장면들로 이루어질까. 천만의 말씀이다. 영화의 첫 장면은 벨파스트 어느 동네의 한가로운 모
클래식 전문 공연장에서 즐기는 대중음악 공연 ‘오노프 콘서트’가 시즌 2로 돌아온다. 롯데콘서트홀은 “하림, 정인, 민서, LUCY가 오노프 콘서트 시즌 2 첫 번째 무대의 주인공을 맡았다”며, “공연은 4월 1일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오노프 콘서트는 지난해 정재형, 적재, 권진아, 정승환, 페퍼톤스, 최백호 등이 출연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무대와 객석이 가까운 롯데콘서트홀의 빈야드 스타일(포도밭형 구조)로 인해 아티스트는 관객의 설렘을, 관객은 아티스트의 떨림을 서로 교감할 수 있었다. 이번 무대는 무대와 온라인 이원 콘서트로 진행된다. 온라인 중계는 올레티비, 시즌, 케이브콘, 지니뮤직 스테이지(STAYG)에서 진행된다. 공연 1부는 하림, 정인, 민서의 무대로 꾸며지고, 2부는 밴드 LUCY가 맡는다. 롯데콘서트홀 측은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다양한 어쿠스틱 악기를 통해 롯데콘서트홀 음향을 극대화하는 웅장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가변석을 포함해 띄어앉기 없는 ‘전석 오픈’ 형태로 열린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4·16재단(이사장 김광준)이 2022년 제4회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4회를 맞는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은 세월호 침몰 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가 남긴 교훈을 안전한 사회의 기반으로 이어갈 문화 예술 콘텐츠 창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공모 대상 콘텐츠는 장편 극영화, 다큐멘터리, 단막극 드라마다. ▲세월호 침몰 참사와 피해자, 관련인들의 삶을 다룬 내용 ▲세월호 침몰 참사의 진실을 알리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내용 ▲사회적 재난 참사를 통해 교훈을 전달하는 내용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의 가치를 담은 내용 등을 주제로 한 장편 영상 콘텐츠 기획안, 시나리오, 트리트먼트를 신청 서류와 함께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접수는 6월 1일부터 21일까지. 대상 수상작 1편에 4000만 원, 입선 수상작 1편에 1000만 원을 시상한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레전드 범죄 수사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의 새로운 시즌 ‘CSI: 베가스’가 돌아온다. OCN은 ‘CSI: 베가스’를 18일 밤 9시 TV 최초로 방영한다고 17일 밝혔다. ‘CSI: 베가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수사하던 과학 수사대가 20년 전 증거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해체 위기에 놓이자 전(前) 수사반장 ‘길 그리썸’(윌리엄 피터슨)이 귀환해 이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은 수사 드라마다. 전 시즌인 ‘CSI: 과학수사대’는 2000년 첫 방영을 시작으로 2015년 종영까지 기간 중 7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드라마로 선정되는 것은 물론 21세기 가장 많이 시청된 드라마로 꼽히는 레전드 미드다. 국내에서도 방영 시 수많은 팬들을 양산하며 미드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 속편에는 원년 멤버인 ‘길 그리썸’을 비롯해 ‘세라 사이들’(조지아 폭스), ‘짐 브래스’(폴 길포일), ‘데이비드 하지스’(윌리스 랭햄) 등도 출연한다. 여기에 현 과학 수사대 반장 ‘맥신 로비’(폴라 뉴섬) 등 개성 넘치는 새 인물들이, 이전보다 더욱 발전된 기술로 무장한 과학 수사대의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CSI: 베가스’는 총 10회차이며 2편씩 연속…
문재인 정부의 성과와 과오를 담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간 ‘가불선진국’이 예약판매 시작 2시간 만에 완판됐다. 조 전 장관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판사 메디치미디어의 예약판매분 완판 공지글을 공유했다. 출판사 측은 “자사 공식몰에서 23일까지 예약판매하려고 준비했던 수량이 오늘 2시간 만에 모두 소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식몰에서의 일반판매는 24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며, 17일부터는 온라인서점 예약판매를 진행한다”고 했다. 이번 예약판매분은 1000부였다. 24일 정식 출간을 앞둔 이 책에는 한국이 경제력 부분에선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에도 복지와 노동 등 사회권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므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조 전 장관의 인식이 담겼다. 출판사 측은 조 전 장관이 책에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법무부 장관을 맡으며 자신이 담당한 사법 분야뿐 아니라 민생복지·지방분권·노동인권·부동산·경제민주화 등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을 되돌아봤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 마음에 없는 소리 / 김지연 지음 / 문학동네 / 320쪽 / 1만 4500원 단편소설 ‘작정기’로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 만장일치의 주인공이 됐던 김지연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됐다. 책에는 등단작 ‘작정기’를 비롯해 2021년, 2022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인 ‘사랑하는 일’, ‘공원에서’ 등 총 9편을 수록했다. 작품 속에는 지나간 이에 대한 회상, 예기치 못한 재회,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받는 비난 등 다양한 ‘나’가 등장한다. 자신 안에 아주 많은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을 보여 주며 누군가를 되새기거나 지난날을 곱씹는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그려낸다. 표제작 ‘마음에 없는 소리’의 ‘나’는 만 35세가 넘도록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어 고민 끝에 할머니의 식당을 이어받아 김밥 가게를 연다. 친구인 ‘민구’는 ‘나’의 가게가 손님을 끌기엔 역부족이라 하면서도 종종 찾아와 김밥을 포장해가고, ‘화영’은 여기저기 전화해 손님을 모아 준다. ‘승호’는 ‘나’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시기에 좋아하던 친구였다. ‘나’는 반년 만에 포기했고, 승호는 2년을 더해 공무원이 됐다. ‘나’는 세 친구와 가끔 만나 시간을 보내고 지낸다. ‘굴 드라이브’의 ‘나’
◆ 불을 끄고 노래하면 안 될까요 / 노희준 지음 / 강 / 292쪽 / 1만 4000원 1999년 문예지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노희준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그동안 장편소설들을 위주로 독자를 찾았던 작가이기에 소설집 형태는 오랜만이다. 책에 담긴 8편의 작품 모두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라는 놀라움을 준다. 표제작 ‘불을 끄고 노래하면 안 될까요’는 시각장애인 남자와 성폭행의 상처를 가진 여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소리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말과 말 사이로 내는 소리와 가사 없는 노래로 소통하는 듯하다. 사람들의 말과 그 소리의 모양이 다른 것을 봐온 남자는, 말과 소리의 모양이 일치하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낀다. 여자는 남자의 상상을 채워주고 싶어 자신을 꾸미곤 했다. 남자는 “외로움마저 잃게” 될까봐 여자 앞에서 평범한 시각장애인 흉내를 낸다. 둘은 여자의 앨범 녹음을 위해 녹음실에 들어와서야 서로의 치장을 내려놓는다. 한동안 녹음에 고전하던 여자는 갑자기 불을 끄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한다. 빛이 사라진 뒤, 비로소 여자는 “노래 속으로 사라”진다. 그 생생한 음성은 남자의 흑백 세계를 “선명하게 번지는 색깔”로 바꿔나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관장 정성희)은 2021∼2022년 '경기도 실학연구 및 진흥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사)다산연구소(이사장 박석무)를 사업수탁수행기관으로 선정하고 다산연구소 내 경기실학연구센터(센터장 김시업)를 설립했다. 실학박물관과 경기실학연구센터는 15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학연구 및 자료발굴’, ‘실학교육문화프로그램 운영’, ‘국내외 학술대회’ 등 3개 영역에서 총 사업비 4억 8000만 원 규모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균 경기실학연구센터 연구실장은 “연암 박지원의 법고창신(法鼓創新)과 다산 정약용의 공렴(公廉) 정신을 바탕으로 경기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존 실학 관련 자료를 활용해 실학 대중화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사업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도민과 함께 하고, 도민으로부터 동력을 얻어, 도민에게 돌려주는 사업”이라는 양 기관의 사업 계획에 걸맞은 도민 참여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오는 5~8월 공직자,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실학 정신을 기반으로 한 공정과 청렴 교육을 진행한다. 실학을 전공한 학계 전문가들이 각 시·군 도서관 및 박물관을…
◆ 꽃잎 한 장처럼 / 이해인 지음 / 오리여인 그림 / 샘터 / 368쪽 / 1만 6000원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시 ‘꽃잎 한 장처럼’ 중에서) 우리에게 언제나 따뜻한 위로는 건네는 이해인 수녀가 돌아왔다. 신작 시 30여 편을 수록한 책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써내려간 글이다. 급변한 우리 삶의 모습들, 그 속에서도 교훈을 얻고 희망을 찾고자 한 마음을 담았다. 이해인 수녀는 이번 책 제목에는 '꽃'을 피하려고 했지만 요즘 마음에 담고 있는 꿈과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시가 바로 ‘꽃잎 한 장처럼’이기에 책 제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1부와 2부에 최근의 시와 일간지에 연재됐던 시 편지를, 3부에는 기념 시와 글들을 실었다. 마지막 4부에는 지난 1년간 일상생활을 메모해 둔 일기 노트의 일부를 담았다. ◆ 당신의 모든 순간이 시였다 / 박신규 지음 / 미디어창비 / 248쪽 / 1만 7000원 2010년 ‘문학동네’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신규 시인이 첫 번째 산문집을 펴냈다. 작가는 ‘아프다’는 말도 못할 만큼 무너져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관장 김진엽)은 참여 예술 프로젝트 '예술가의 놀이법'을 오는 7월 30일까지 수원시립어린이미술체험관에서 진행한다. '예술가의 놀이법'은 어린이들이 미술관에서 직접 현대미술 작품과 함께 ‘놀이’를 경험하며 ‘감각’을 확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 설치미술가 신혜정, 인터렉티브 아티스트 김휘아, 설치조각가 노인우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미션 수행 프로그램 '촉각 구르기', '청각 잡기', '시각 붙이기'로 구성됐다. 어린이들은 작품감상과 놀이 그리고 감각을 활용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촉각 구르기'는 신혜정 작가의 미술관 안에서 어린이의 기억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의 과정을 촉각적인 놀이 경험으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이다. '청각 잡기'는 김휘아 작가의 작품 '외계인의 침'(2021)을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의 괴리감과 생경함을 활용한다. '시각 붙이기'는 노인우 작가의 장소 특정적 설치작품을 통해 기억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발현되는 인간의 관점을 빛과 그림자 조각으로 창작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작품 관람 및 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 작품 관람 및 상시 워크숍의 경우 사전 예약 없이 현장 참여가 가능하다. 작가 워크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