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우리나라는 압축성장을 해오면서 시대변화에 따른 직업의 변화도 많았다. 1960~1970년대는 산업화 초기로서 무역과 건설업이 빠르게 성장을 했다. 따라서 무역업종사자나 건설기술직이 유망직업으로 각광받았다. 또한 이 시기에는 전차 대신 지하철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전차운전사가 사라지고 지하철 기관사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1980년대에는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집약적 산업이 성장하면서 은행, 증권회사와 같은 금융산업이 성장하였다. 또한 군사정권의 정권 유지 전략의 일환으로 시행된 3S 정책으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전자 산업이 부상하였다. 이 시기에 사라진 직업으론 버스안내원과 전화교환원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인터넷 혁명의 도래로 웹 개발, 웹 프로그래머, IT벤처기업가가 새롭게 등장한다. 금융산업의 황금기로 펀드매니저, 외환딜러, 애널리스트, 선물거래서 등의 직업이 고액 연봉자로 등극한다. 또한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M&A 전문가, 경영컨설턴트 직업이 유망해졌다. 구조조정, 명퇴 등의 영향으로 공무원, 교사 등 고용 안정성이 높은 직업에 대한 선호현상이 커졌다. 사라진 직
“아, 진짜 멘붕이다! 계속 이 점수 나오면 자살각(자살하기에 알맞다는 뜻의 신조어) 아니냐?” 필자가 상담한 한 부모는 자녀의 방문 앞에서 이 같은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입시준비에 한창 바쁜 고3이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살’이라는 무서운 단어를 농담처럼 나누는 것을 듣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혹시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다. 물론 청소년기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우 치열한 입시전쟁과 진로에 대한 고민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그렇다면 이런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은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부모와 교사들은 청소년들이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지만 자녀들의 성적을 위해서는 성품조차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그 현실의 냉혹함을 자녀가 깨닫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아직 전두엽이 덜 발달하고 감정의 기복도 큰 편이라 어른들이 바라는 것처럼 이성적이고 원시적(遠視的)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너는 공부는
독작獨酌 /조창환 겨울 저녁 세상의 구석에 홀로 앉아 오래 바다를 바라보는 일은 독작獨酌과 같다 슬로비디오처럼 파도가 멈춘다 외롭고 쓸쓸하고 허전하지만 거나하게 취한다 무장해제 당한 한 생애가 속에서부터 뜨거워진다 집중인지 방심인지 갈매기 몇, 파도에 몸 맡기고 있다 울컥 바보가 허무에 몸 맡기고 흔들리는 한 컷의 흐린 그림자 - 시집 ‘허공으로의 도약’ 이백의 ‘月下獨酌’이 떠오릅니다. 꽃 사이에서 달을 맞아 그림자와 벗하며 술을 마시는 詩仙 이백의 흥취와 동해 바닷가에 터를 잡고 바다를 벗하는 시인의 풍류가 어찌 다르다 할 수 있을까요. 온갖 난삽한 시들이 판을 쳐도 무릇 시의 본령이 서정임을 감안할 때 시인의 거처야말로 시심의 무궁무진한 텃밭이겠지요. 거기에 외롭고 쓸쓸하고 허전한 감성으로 바라보는 일망무제의 바다는 몇 말들이 술동이를 들이켠 듯 시인을 취기로 몰아갑니다. 바다를 들이키고 무장해제 당한 시인은 한 생애를 돌이키며 뜨거워지나 봅니다. 오, 그 때가 더더욱 겨울이라니, 저녁이라니! 그 달아오르는 취기를 어쩌겠습니까. 시를 낳을 수 밖에요. 오로지 영혼의 결기를 채찍질하기 위해 세상과 절연하듯 멀리…
불타는 나무 /장승진 우리는 가끔 누워서 침을 뱉는다 그러나 누워본 적도 다녀 본 일도 없는 너는 조용히 그냥 서서 바람도 눈비도 상처까지도 받아들인다 너는 불평하지 않는다 너는 날뛰지 않는다 너는 속이지 않는다 너는 이용하지 않는다 너는 자랑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는 이 가을 아름답게 불타오른다 - 장승진시집 ‘환한 사람’ 욕망이란 참으로 내려놓을 수 없는 욕구이다. 본능적으로 맛을 탐미하는 미각처럼 우리를 달리게 한다. 그것이 바로 출세이며 삶의 완성이라 생각하는 우리는 그러한 와중에 불평하고 날뛰고 너를 속이고 자랑하고 너를 이용하는 온갖 일들을 일으킨다. 그런 갈등 속에서 내가 나를 향해 침을 뱉는 일이란 얼마나 많은가. 깨닫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말자 다짐을 하는가, 하지만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무를 보라. 저 아름답게 불타오르고 있는 나무는 낙담하여 누워 본 적도 없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녀 본 일도 없고 오로지 한 자리에 서서 온몸을 때리는 바람도 눈비도 상처까지도 받아들인다. 이렇듯 어떤 일의 완성이란 이런 것이다. 묵묵히 어떠한 것에도 흔들림 없이 주어진 본분을 받들어…
경기도 발달장애 청소년 10명이 내년에 히말라야 랑탕 등반에 도전한다. 히말라야 랑탕은 해발 5천742m나 되는 높은 지역으로 등반이 쉽지 않다.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체력훈련은 물론이고 산소가 희박해 고소적응 훈련까지 필요하다. 이런 험한 산을 향해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도와 도 장애인체육회가 내년 히말라야 랑탕 등반에 도전할 경기도 발달장애 청소년 극기캠프 대원 10명(예비 3명)을 최종 선발했다. 도는 지난 7월 극기캠프 참가를 신청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근 산에서 산악훈련을 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제주도 한라산 등반에 성공하기도 했다. 선발된 청소년들은 건강과 체력에서 문제가 없는 상태다. 이들은 이달 26일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4천95m)에서 적응 훈련을 마친 후 내년 4월쯤 히말라야 등반에 나선다고 한다. 우리는 이들이 힘든 훈련과정과 등반 과정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 만년설이 뒤덮인 히말라야의 위대한 자연을 느끼고 세상에 자신감을 갖게 되길 바란다. 이 자신감은 앞으로 문밖으로 당당하게 나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앞으로 발달장애인들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대부분 발달장애인
‘아베 노부유키의 저주’가 실제 존재한다면, 필자는 그것이 망언이 아니라 아베의 중대한 실수라는 이견이다. 왜냐하면 그의 말 속에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재조명, 긍정적인 미래를 찾을 수 있는 해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그는 조선의 역사가 위대했음을 분명히 알려줬고, 그 위대한 역사를 조작·훼손하며 우리가 영원히 반목·갈등하고 단결할 수 없는 장치로 식민사관을 심어뒀음을 고백했다. 또 100년이 지나도 그들의 진법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노예적 삶을 사는 동안 자신들이 돌아올 것임을 장담하며 그의 후손들도 끝없이 한반도를 정복하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예견했다. 당시 조선총독부의 마지막 총독으로 패전과 함께 짐 싸기 바빴던 그에게 이성 보다는 감성이 지배된 탓에 나온 최대의 실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에겐 분명한 질문과 과제가 남는다. 도대체 우리의 역사가 얼마나 대단했기에, 그리고 일본인들이 어디까지 훼손시켰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조선사편수회 회원으로 한국사를 왜곡 말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이마니시 류는 오른손 수술을 6번 받고서 끝내 감각이 없자 왼손으로 글쓰기 연습을 해 조선사를 완료했다는…
지난 주말 개최됐던 ‘김대중 마라톤 대회’는 지금 국민의당 상황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했던 안철수 대표는 “안철수 물러가라”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반면 박지원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 지지자로부터 달걀 세례를 받아야 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지금 국민의당이 거의 둘로 쪼개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의 직접적인 계기는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 중의 한사람인 박주원 전 최고위원이 ‘김대중 비자금’ 허위 폭로에 직접적으로 관련됐다는 의혹 보도 때문이다. 이 보도로 안철수 대표가 이끌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논의는 물거품이 될 처지에 몰렸다. 당내에 안철수 대표에게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호남쪽 인사들이 더 이상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남 지역구 의원 전원이 안철수 대표의 통합논의를 반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중진급 이상의 호남 출신 의원들이 주로 안 대표의 행보에 적극적으로 반대했지만, 초재선 의원들의 경우 일부는 안철수 대표의 행보에 그다지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들이 이제는 안 대표로부터 등을 돌릴 수밖
개 같은 사랑 /최광임 대로를 가로지르던 수캐 덤프트럭 밑에 섰다 휘청 앞발 꺾였다 일어서서 맞은편 내 자동차 쪽 앞서 건넌 암캐를 향하고 있다, 급정거하며 경적 울리다 유리창 밖에 개의 눈과 마주쳤다 저런 눈빛의 사내라면 나를 통째로 걸어도 좋으리라 거리의 차들 줄줄 밀리며 빵빵거리는데 죄라고는 사랑한 일밖에 없는 눈빛, 필사적이다 폭우의 들녘 묵묵히 견뎌 선 야생화거나 급물살 위 둥둥 떠내려가는 꽃잎 같은, 지금 네게 무서운 건 사랑인지 세상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간의 생을 더듬어 보아도 보지 못한 것 같은 눈 단 한 번 어렴풋이 닮은 눈빛 하나 있었는데 그만 나쁜 여자가 되기로 했다 그 밤, 젖무덤 출렁출렁한 암캐의 젖을 물리며 개 같은 사내의 여자를 오래도록 꿈꾸었다 감동이 크다. 이런 시 한편 쓰면 기분이 몇 년간 좋게 갈 것 같다. 수캐 한 마리로 시를 풀어내면서 사랑에 대한 갈증을 적나라하게 나타냈다. 사랑에 목마른 사내나 개나 여자나 바퀴 아래 수캐와 뭐가 다를 것인가. 사랑이 목숨보다 더 귀하다는 노래도 있지만 사랑에 목숨을 건 사랑의 진수를 이 시가 보여준다. 사랑에 목숨을 충분히 걸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반문 하지만 우리 생의 출발점도
수년 전 차가운 바람이 드세게 몰아치는 어느 날 우연히 찾아 들었던 곳이 쇳대박물관이었다. 그 때의 추억을 더듬어 간만에 대학로를 찾았다. 오늘은 대학로에 자리한 쇳대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이른 아침 마로니에공원을 지나 대학로 골목길을 한참을 찾아 ‘쇳대’라고 적힌 독특한 박물관 외관을 만난다. 계단을 올라 박물관 입구로 올라 내부로 향한다. 4층 상설전시관으로 먼저 올라보자. 4층 전시실 입구 통로에는 각종 열쇠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어 인테리어 효과뿐만 아니라 쇳대 박물관의 특색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쇳대’는 ‘열쇠’를 뜻하는 사투리이다. ‘쇳대’라는 말은 신세대들에겐 낯선 단어일 수 있으나 우리에게는 꽤나 익숙한 단어다. 어려서 할머니를 비롯해 부모님들로부터 접했던 말이어서 나름 친근한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4층 전시실을 들어서니 입구에서 싱그러운 자연들판에 자리한 동자석이 반긴다. 어두운 전시실과는 다른 밝음에 한참을 바라보다 쇳대박물관 전시실 내부로 눈길을 돌린다. 오른쪽으로 돌아서니 은입사 자물쇠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은입사 자물쇠는 자물쇠 표면에 은선으로 문양을 장식한 자물쇠이다. 세월의 흔적 탓인지 은선은 제 빛을 내지 못하고…
올해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에서 일부 학교들이 미달 사태가 벌어져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인천시의 경우 2018학년도 특별 전형을 끝낸 특성화고 26곳 중 절반인 13개 학교가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성화고 모집 정원은 모두 5천942명으로 이 가운데 70%인 4천200여 명을 특별 전형으로 뽑는다. 그래서 특별전형 미달은 일반전형이 끝나더라도 미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미달현상은 지난 2년 간 지속돼온 것으로 학부모 학생들의 인문계 선호에다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쳐 빚어지고 있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이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심해져 경남북 전남북 등의 특성화고 미달은 심각한 지경이라고 한다. 반면에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문계 고교에는 지원자가 갈수록 몰려들어 불합격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성화고교의 설립 취지는 적성에 맞춘 고졸 수준의 기능인력 양성, 중견·전문 기술자 양성을 위한 직업기초교육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함과 아울러 학벌보다 능력 위주의 사회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고졸 취업생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특성화고와 이른바 마이스터고교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정부가